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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아르헨티나의 새 대통령 하비에르 밀레이, 기대와 우려

아르헨티나 Sebastian Sterzer Universidad Nacional de Luján Buenos Aires, Argentina Researcher 2023/12/08

You may download English ver. of the original article(unedited) on top.

서론
아르헨티나 국민은 새 대통령으로 극우 성향 비주류 정치 신인 하비에르 밀레이(Javier Milei)를 선택했다. 경제학자이기도 한 밀레이 당선인은 2차 선거에서 56% 득표율을 기록하며 44%를 얻은 세르히오 마사(Sergio Massa) 후보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 후 알베르토 페르난데스(Alberto Fernandez) 대통령과 관저에서 만나 인수인계 절차를 마무리 지었다. 취임식은 2023년 12월 10일에 진행된다.

밀레이 당선인은 종종 반체제적, 반엘리트적 담론을 주장하고 소셜 네트워크(SNS)를 기반으로 대중의 지지를 얻어 정치계의 ‘아웃사이더’로 불리며,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전 대통령이나 자이르 보우소나루(Jair Bolsonaro) 브라질 전 대통령과 비교되곤 한다1). 자유주의 시장을 지지하는 밀레이 정부가 공약을 이행할 수 있을지, 기대와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24년 전망
밀레이 후보의 당선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일단 긍정적이다. 당선 직후 첫 주식시장 개장일이었던 11월 21일 화요일 부에노스아이레스 주식시장의 주가지수는 22% 이상 상승해 30년 만에 가장 높은 일일 상승률을 기록했다2). 밀레이 후보의 당선이 자유주의 사상을 추종하는 시장 관계자에게 긍정적인 신호를 주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경제학을 전공한 밀레이 당선인의 경제 정책은 시장경제의 순기능을 옹호하고 정부나 중앙 당국의 간섭을 최대한 배제해야 한다고 보는 오스트리아 경제 학파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다3).

밀레이 당선인은 △공공 지출과 세금을 줄이고 △중앙은행을 폐쇄하고 △ 아르헨티나 통화 페소를 미국 달러로 대체하겠다고 공약했다. 뿐만 아니라 낙태 금지, 총기 규제 완화 등을 약속했으며, 미국과 이스라엘을 필두로 하는 반사회주의 국가들 만을 동맹국으로 인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밀레이 후보는 선거기간 내내 중국과 브라질을 비판했는데, 중국 및 브라질과 기업 간의 거래는 자율로 남겨 두겠지만 국가적인 차원에서는 관계를 맺지 않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중국과 브라질은 아르헨티나의 주요 무역 상대국이다.

현재 아르헨티나 경제 문제는 심각한 상황이다. 연간 인플레이션이 140%를 기록했는데, 이는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높은 수치이다. 아르헨티나 국민 5명 중 2명 이상이 빈곤 상태에 있으며, 아르헨티나 통화 페소의 가치는 폭락했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2020년 4월, 아르헨티나에서 광범위하게 적용되는 비공식 환율로 1달러는 80페소였지만 11월 마지막 주 기준 1달러는 1,000페소에 육박한다.

밀레이 당선인은 부채 해결을 통한 재산권 보호를 약속했다.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는 2018년 1월 중앙은행이 통화를 안정시키고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위해 만든 렐리크(Leliq)4)이다. 렐리크는 페소 시장을 긴축하고 달러 전환을 막기 위해 발행한 부채 증권으로, 잔액 규모가 200억 달러(한화 약 26조 2,200억 원)에 달하는 반면 준비금은 약 2,100만 달러(한화 약 275억 원)에 불과하다5). 밀레이 당선인은 재산권 침해 없이 시장 솔루션을 통해 렐리크를 해체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밀레이 당선인은 초인플레이션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환율 문제보다 렐리크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어떤 경우라도 달러 가격은 시장에 의해 결정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정부의 역할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가 보이는 대목이다6).

다만 렐리크와 관련하여 밀레이 대통령이 수 차례 해결의 시급성과 순조로운 해체 의지를 강조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명확한 해결 방안은 도출되지 않은 상태이다. 어떠한 경우에도 아르헨티나 정부가 피해야 할 상황은 인플레이션의 추가 상승으로, 정부는 중앙은행을 통해 렐리크 자산을 다른 자산으로 변경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방안을 포함하여 렐리크 자산 관리를 위한 조치를 폭넓게 시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르헨티나 통화의 달러화와 관련해서는 달러로 부채를 발행하거나 국채로 전환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달러 부족이 심화되며 추가 대출이 필요한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하는데, 이자율이 높고 상환 기간이 짧은 대출은 피해야 한다. 

대외 무역적인 측면에서 수입 흐름은 빠르게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자유주의 사상에 따라 수출입 시장 활성화를 위해 시장 개방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가용할 수 있는 달러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시장 개방은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전통적으로 자유경제 시장에서 수입량 증가는 가정에서 사용되는 주요 소비 물품 가격 하락으로 이어진다. 

또 하나의 주요 문제는 아르헨티나 예산보다 큰 공공지출 규모이다. 중앙은행을 통해 내부적으로 부채를 해결해야  한다. 시장에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면 인플레이션이 발생한다. 밀레이 정부는 이 문제를 우선 해결해야 할 것이다. 공공사업을 동결시켜 지출을 줄이고,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위해 민영화를 제안했다.

민영화 문제는 가장 많은 논쟁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밀레이 당선인은 언론과 YPF 석유 회사를 민영화하겠다고 공약했는데, 의회의 격렬한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YPF는 국가 지분이 51%인, 아르헨티나에서 가장 큰 석유 회사이다. 구조조정을 통해 더 많은 민간 투자자의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의도로 읽히는데, 많은 투자자가 관심을 두고 있으며 밀레이 후보의 당선 소식이 전해지자 뉴욕 증시에서 YPF의 주가가 40% 상승하기도 했다7).

YPF 외에도 민영화 후보 기업으로 에너지 기업 에나르사(ENARSA)와 아르헨티나 항공(Aerolíneas Argentinas) 등이 있다. 사회 문제 또한 개선이 시급한데, 국방 및 안보 강화, 정보 법 개정 및 교도소 개혁 등이 포함된 밀레이 당선인의 사법 개혁 계획이 어떻게 진행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밀레이 정부의 여당인 자유전진당(La Libertad Avanza)은 신생 정당으로 보유 의석이 상원 72석 중 7석, 하원 257석 중 38석에 불과하다8). 급진적인 사법 개혁에 필요한 정치적 지지와 여건이 부족한 상황이다. 공기업 민영화나 경제 달러화 등 논란 많은 개혁 시행을 위해서는 야당을 비롯하여 다른 당 소속 의원들과 협상해야 한다. 입법 자치 없는 통치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밀레이 정부는 공약 달성을 위해 동맹 야당과 협력해야 한다9). 밀레이 당선인 소속 정당이 주지사를 배출하지 못한 것도 약점이다. 밀레이 당선인과 정치적으로 정 반대 성향인 페론주의자10) 주지사 및 시장들과의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쉽지 않은 도전이 될 것이다. 밀레이 당선인은 결선투표 전 마우리시오 마크리(Mauricio Macri) 전대통령 및 패트리샤 불리치(Patricia Bullrich) 전 후보와 보수 연합인 투게더 포 체인지(Together for Change) 블록 협상을 마무리 지었다. 아직 공식 발표는 없었지만, 밀레이 정부 통치성 보장의 핵심이다. 투게더 포체인지 블록은 하원 94석을 차지한다. 패배한 페론파 연합이 108석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여전히 과반 달성에는 부족하고, 공약 달성을 위해 갈 길은 험난해 보인다. 상원도 마찬가지이다. 투게더 포 체인지 블록 의원은 21명이고 페론파는 33명이다. 더욱이 현재 투게더 포 체인지는 선거 이후 해체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결론
하비에르 밀레이 당선인의 승리는 아르헨티나 역사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 밀레이 당선인은 정계에 입문한 지 2년 만에 정당 대표가 되었고, 이제 대통령이 되었다. 하지만 중앙은행을 포함한 기존 기관, 노조와 야당의 저항에서 자유롭지 않다. 소수 여당으로 중앙은행을 없애고 정부의 시장 개입을 줄이겠다는 밀레이 당선인의 파격적인 공약을 달성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다. 인플레이션, 사회적 불안, 건강, 교육 및 인프라 등 삶의 질 개선 등을 위해서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밀레이 당선인에게 표를 던진 국민 대부분은 당선인의 극우 자유주의적 이념에 투표한 것이 아니다. 현 정부는 코로나 19 전후에 국민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했고 코로나 19 기간 동안 비리 문제도 드러났다. 국민은 변화가 필요했고, 변화에 투표한 것이다.

알베르토 페르난데스(Alberto Fernández) 정부의 현실성 없는 가격 고정 규제로 잠재적 지연 인플레이션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밀레이 당선인 취임 이후에도 수 개월, 최소 1년 이상 인플레이션 문제 해결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그럼에도 밀레이 정부는 취임 후 경제 문제 해결에 우선순위를 둘 예정이다. 이미 언급한 대로 렐리크 문제 해결을 필두로 경제활동과 저축 및 투자 활성화에 새로운 동력을 얻어 아르헨티나가 국제적인 차원에서 경제적 지위를 회복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 각주
1)  Corrêa, A; & Carmo, M. (21 November, 2023). En qué se parecen y en qué se diferencian Milei, Trump y Bolsonaro. BBC.
2) Galarraga Gortázar, N. (21 November, 2023). Así le hemos contado los resultados de las elecciones presidenciales en Argentina. El País. https://elpais.com/argentina/2023-11-21/reacciones-y-resultados-de-la-elecciones-en-argentina-en-vivo.html
3) Barría, C. (20 November, 2023). Qué es la Escuela de Austria en la que se inspira Javier Milei y cómo influye en sus radicales ideas económicas. BBC News Mundo. https://www.bbc.com/mundo/articles/c4n9qxr84z2o
4) (역주) 렐리크: 무분별한 페소화 발행이 초래한 과도한 유동성을 흡수하려고 중앙은행이 발행한 고금리 단기 채권. 
5) Dólar: Javier Milei explicó cómo piensa salir del cepo (20 November, 2023). Ámbito. https://www.ambito.com/economia/dolar-javier-milei-explico-como-piensa-salir-del-cepo-n5879999
6) https://www.ambito.com/economia/las-dos-primeras-medidas-que-va-tomar-javier-milei-eLas dos primeras medidas que va a tomar Javier Milei el 10 de diciembre (20 November, 2023). Ámbitol-10-dediciembre-n5879905
7) Privatizar sectores clave como petroleras o medios de comunicación: el proyecto económico de Milei para Argentina (21 November, 2023). RTVE.es. https://www.rtve.es/noticias/20231121/javier-milei-privatizaciones-economia-argentina/2461528.shtml
8) Nicas, J. (19 November, 2023). Javier Milei gana la presidencia de Argentina, una victoria para la ultraderecha mundial. The New York Times. https://www.nytimes.com/es/2023/11/19/espanol/elecciones-argentina-resultados-milei.html
9) ¿Cómo gobernará Milei con minoría en el Congreso para sus reformas? (20 November, 2023). Voz de América. https://www.vozdeamerica.com/a/como-gobernara-milei-con-minoria-en-el-congreso-para-sus-reformas/7362586.html
10) (역주) 페론주의:1946-1955년, 1973-1974년 집권한 후안 도밍고 페론 대통령과 부인 에바 페론이 내세운 대중 영합적 경제 사회정책. 외국 자본 배제, 산업 국유화, 복지 확대와 임금 인상을 통한 노동자 수입 증대 등이 주요 내용. 밀레이 당선 전까지 페론주의자들이 정계를 좌지우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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