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영역 건너뛰기
지역메뉴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이란, 서방 국가와 대립 구도에서 경제적 저항 행보 지속

이란 EMERICs - - 2023/12/15

☐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발발 이후 가속화되는 이란의 핵 개발에 대한 우려

◦ 이란, 농축우라늄 생산 지속
- 지난 11월 15일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10월 28일 기준 이란의 농축우라늄 보유량이 4,486.8kg로 9월보다 691.3kg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2015년 핵 협상 타결 시기 이란이 보유하던 양의 22배 가까이 되는 수준이다. IAEA는 특히 농도 60%의 고농축우라늄은 9월보다 6.7kg 증가한 128.3kg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 우라늄 농축 수준이 60%에 다다르면 핵무기 제작에 필요한 농도 90%의 고농축우라늄 생산 직전 단계에 이른 것으로 평가되며, 핵무기 제작에는 농도 90%의 고농축우라늄 42kg 이상이 필요하다. 로이터통신(Reuters)은 핵무기를 제작할 것이 아니라면 그렇게 많은 고농축우라늄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는 익명의 고위 외교 인사의 발언을 보도했다.

◦ IAEA, 이란의 사찰 방해 규탄
- IAEA는 이란이 사찰에 비협조적이라고 지적했다. 이란은 지난 2022년에는 핵 시설에 설치된 IAEA의 감시 카메라 가동을 중단했으며 지난 9월에는 IAEA 사찰단에 대한 승인을 취소했다. IAEA는 이란의 이러한 방해 행위가 우라늄 농축 시설을 포함한 핵 시설에 대한 IAEA의 감독 능력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 이란은 IAEA 사찰단에 대한 승인 취소가 미국, 프랑스, 독일, 영국이 핵 사찰을 정치적으로 악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IAEA의 촉구에 대해 이란은 사찰단에 대한 승인 취소는 적법한 행위였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 이란의 공식적 입장은 핵무기를 제작할 뜻이 없다는 것이다. 12월 11일 이란 인터네셔널(Iran Internatinal)은 나세르 칸아니(Nasser Kanaani) 이란 외무부 대변인이 이란의 핵개발은 국제 규범에 따라 평화적인 목적을 위해 이루어지고 있으며, 누구도 위협하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난관에 부딪힌 이란 핵 문제

◦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미국과 이란 관계에 악영향
- 싱크탱크 국제위기그룹(International Crisis Group)의 이란 연구팀 팀장인 알리 바에즈(Ali Vaez)는 9월 이란이 수감자를 석방하고 미국은 이란 자산 일부의 동결을 해제하는 등 양국 간 긴장이 완화되는 변화가 나타났으며 이란이 농축우라늄 생산 속도를 줄이는 등의 결실이 있었다고 보았으나, 이란의 지원을 받는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한 현 상황에서 미국이 이란과 접촉하려 할 가능성은 크게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 12월 12일 모함마드 에슬라미(Mohammad Eslami) 이란 원자력청장은 미국이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를 해제해야 이란도 2015년 체결된 협상 조건을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란은 핵 협상이 진전되기 위해서는 미국이 먼저 양보할 것을 요구하는 입장이지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한 상황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하마스를 지원하는 이란에 경제제재 완화와 같은 양보를 제공하기는 어려운 상황으로 분석된다.

◦ 미국과 서방, 중동 내 갈등 확산 우려로 이란에 대한 강경 대응에도 소극적
- 로이터통신은 익명의 외교관의 발언을 인용해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으로 중동 내 갈등 확산에 대한 우려가 고조된 상황에서 미국이 이란의 핵 개발을 막기 위해 압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보도했다. 익명의 유럽 외교관은 이란을 더 압박하면 이란이 실제로 핵무기 제작이 가능한 농축우라늄 생산에 들어갈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 엘로이즈 파예(Heloise Fayet) 프랑스국제관계연구소(French Institute of International Relations) 연구원은 레바논 헤즈볼라(Hezbollah) 등 중동 내 반(反)이스라엘-친(親)이란 성향의 무장 조직과 이란 사이의 관계가 얼마나 긴밀한지 정확히 판단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란을 지나치게 압박할 경우 이란이 이들 무장 조직을 이용해 이스라엘을 위협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에 서방 정책 결정자들이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고 분석했다.
- 실제로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은 11월 IAEA 이사회에서 이란이 핵 개발을 지속하는 것을 비판하면서도 구속력 있는 결의안은 채택하지 않았으며, 이를 이란을 자극하지 않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하는 시각도 있다.

☐ 이란, 비서방 국가와의 관계 강화와 원유 수출로 경제 자립 모색 

◦ 이란, 중국과 러시아 등 비서방 국가에 밀착
- 서방과 관계 개선을 모색하는 대신 이란은 러시아, 중국 등 비서방 국가와 정치적, 경제적 관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대표적으로 중국은 이란의 최대 무역 상대국으로, 제재로 인해 판로가 막힌 이란산 원유의 최대 수입국이다. 비석유 품목에서도 중국은 이란의 최대 수출국으로 2023년 3월~11월 기준 이란의 전체 비석유 품목 수출 규모인 322억 달러(한화 약 42조 4,718억 원) 중 대(對)중국 수출 규모는 91억 달러(한화 약 12조 29억 원)로 1위다. 
- 한편 이란과 러시아의 관계도 긴밀해지는 양상으로, 12월 7일 세이예드 에브라힘 라이시(Seyyed Ebrahim Raisi) 이란 대통령이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을 가졌으며 이에 앞서 12월 5일에는 이란과 러시아 양국 외무부 장관이 서방의 경제제재에 맞서 공동으로 협력한다는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어 12월 12일 러시아 외무부는 이란과 또 다른 중요한 협약을 체결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 중국과 러시아 외에도 아랍에미리트(UAE), 이라크, 튀르키예, 파키스탄 등 역내 인접 국가가 이란의 주요 무역 상대국으로, 이란은 인접국과의 경제 협력을 강화하여 경제제재에 따른 외교적, 경제적 고립에 대응하고 있다.

◦ 재정 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원유 수출 늘리는 한편 세입 확대 추구
- 자바드 오우지(Javad Owji) 이란 석유부 장관은 원유 수출량을 늘리기 위해 산유량을 현재 하루 340만 배럴에서 2025년에는 하루 400만 배럴까지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의 원유 수출량도 늘어나고 있다. 2023년 평균 이란의 대중국 원유 수출량은 하루 105만 배럴이었으나, 10월에는 2017년 수출량의 약 60% 수준인 하루 최대 180만 배럴까지 늘어난 것으로 관측된다. 
- 12월 5일 라이시 대통령은 2024년 3월~2025년 3월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이란 정부는 내년에 하루 135만 배럴의 원유를 배럴당 65유로(한화 약 9만 2,482원)에 수출해 약 110억 달러(한화 약 14조 5,090억 원) 규모의 수입을 거둘 것으로 예상했으며, 원유 부문 수입 외에도 사치품에 부과되는 세금을 대폭 인상하여 재정 수입을 전년도 예산안보다 약 50% 늘린다는 계획이다.

< 감수 : 김은비 국방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Iran International, Iran Calls For Sanctions Relief To Fulfill Nuclear Commitments, 2023. 12. 12.
Reuters, Russia says it's working on major new agreement with Iran, 2023. 12. 12.
Iran International, Iran Dismisses Fears Over Its Nuclear Program, 2023. 12. 11.
Iran International, Russia, Iran Officially Join Hands Against Western Sanctions, 2023. 12. 05.
Tehran Times, Raisi submits national budget bill to Majlis, 2023. 12. 05.
Tehran Times, Iran’s 8-month non-oil export exceeds $32b, 2023. 12. 04.
VOA, Gaza War Leaves West Hesitant to Crack Down on Iran Nuclear Program, 2023. 11. 24.
Reuters,  Iran enriches more uranium as Gaza war rages, US vote looms, 2023. 11. 17.
The Arab Gulf States Institute in Washington, Can Iran Sustain Its Oil and Gas Export Surge?, 2023. 11. 17.
Reuters, Iran's nuclear enrichment advances as it stonewalls UN, IAEA reports show, 2023. 11. 16.
The Times of Israel, Iran’s stockpile of enriched uranium is 22 times above 2015 deal’s limit, says IAEA, 2023. 11. 16.
VOA, Will Iran Seek to Leverage Its Nuclear Program as Middle East Tensions Soar?, 2023. 10. 25.

[관련 정보]

본 페이지에 등재된 자료는 운영기관(KIEP)EMERiCs의 공식적인 입장을 대변하고 있지 않습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