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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아르헨티나, 새 정부 정책 속속 실행...마찰도 일어

아르헨티나 EMERICs - - 2023/12/29

☐ ‘충격 요법’ 시작한 밀레이 정부

◦ 부처 감축, 페소화 절하
- 하비에르 밀레이(Javiero Milei) 신임 대통령의 파격적인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2023년 12월 10일 취임한 밀레이 대통령은 집무 개시 첫날 18개 정부 부처를 9개로 줄이는 법안에 서명하며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또한, 자신의 여동생 카리나 밀레이(Karina Milei)를 대통령 비서실장에 앉혔는데, 이를 위해 밀레이 대통령은 친족을 대통령실 또는 부처 공직자로 임명할 수 없도록 한 기존 규정을 수정했다.
- 조직 개편 며칠 후, 밀레이 정부는 공식 환율을 대폭 변경했다. 고정 환율 제도를 택하고 있는 아르헨티나의 정부 고시 환율은 1달러(한화 약 1,303원)당 385아르헨티나페소(이하 페소)였으나, 이를 800페소로 수정하여 외환 시장에서 페소 가치를 절반 미만으로 떨어뜨렸다. 비공식 외환 시장의 환율이 1달러당 1,000페소 선이며, 밀레이 대통령이 줄곧 환율 정상화를 주장했으므로 공식 환율을 높일 것이라는 관측은 있었다. 그러나 시장은 새 환율이 대략 650페소 정도가 될 것으로 전망했기에 실제 환율 조정 폭은 예상을 크게 뛰어넘었다.

◦ 보조금 삭감에 공공사업 중단...단기적인 고통 예고
- 밀레이 정부는 보조금 삭감 정책도 즉각 실시했다. 루이스 카푸토(Luis Caputo) 신임 경제부(Ministerio de Economia) 장관은 새 정부의 정책 방향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2024년부터 대중교통과 에너지 부문에 지급하던 보조금 규모를 줄이며, 더불어 진행 중이던 일부 공공사업도 한시적으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 카푸토 장관은 이와 같은 조치가 모두 정부의 재정 건전성을 개선하고 아르헨티나 경제를 정상화하기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정부에 돈이 없다” 는 말로 정책 취지를 설명하기 시작한 카푸토 장관은 “페소 절하와 정부 지출을 줄이기 위한 보조금 삭감 및 공공사업 중단으로 단기적인 고통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 밀레이 대통령, “공약 후퇴 없을 것”

◦ 기준금리 체계 변경에 에너지 부문 비상사태 선포
- 밀레이 대통령의 ‘충격 요법(shock therapy)’은 금리 정책에서도 나타났다. 새 정부는 기준금리 산정 기준을 기존의 28일 단기 국채 금리에서 하루짜리 역레포(reverse repo)로 변경해 기준금리를 133%에서 100%로 낮추었다. 밀레이 정부는 이를 통해 정부의 이자 비용 지급 부담을 완화한다는 방침이다. 
- 또한, 밀레이 대통령은 그동안 정부 보조금을 가장 많이 지급하던 분야 중 하나였던 에너지 부문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요금 인상과 민영화 시작을 예고했다. 밀레이 정부는 2024년 새해부터 전력과 천연가스 시장 감독 기구에 대한 감사를 시작하고, 동 감독 기구의 이사회를 다시 선출하여 규제 기준을 크게 바꿀 예정이다. 정부는 해당 정책을 발표하면서 “지나치게 낮은 요금으로 민간 투자가 부진했던 환경 개선”을 언급했는데, 이는 사실상 에너지 부문에 민간 참여 비율을 높이고 요금을 올리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 달러 법정 통화 지정, “반드시 실행”
- 한편, 밀레이 대통령은 가장 큰 논란을 낳았던 공약인 중앙은행 폐쇄와 달러 법정 통화 지정과 관련한 정책은 아직 내놓지 않고 있다. 여기에, 경제부 수장에 달러 도입에 비교적 부정적인 카푸토 장관을 임명하고 중앙은행 총재에는 비교적 온건파에 해당하는 산티아고 바실리(Santiago Bausili) 전 장관을 지명하자, 밀레이 대통령이 중앙은행 폐쇄 공약을 철회할지도 모른다는 관측이 제기되었다.
- 그러나 밀레이 대통령은 중앙은행 폐쇄 공약에 대해 “철회는 생각해 본 적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밀레이 대통령은 “지금은 정부 재정 개선이 가장 시급할 뿐”이라고 말해, 초기에 구상한 ‘충격 요법’ 정책을 모두 실행하고 나면 그보다 더 급진적인 정책도 얼마든지 시작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 강도 높은 정책에 마찰과 갈등도 있어

◦ 중국, 통화 스와프 중단...긴급 대출받은 새 정부
- 급진적인 정책으로 새 정부가 난처한 상황에 처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극우 성향의 밀레이 대통령은 여러 차례 중국을 비판했고, 중국이 원한 아르헨티나의 브릭스(BRICS) 가입도 거부했다. 이에, 최근 중국은 이전 알베르토 페르난데스(Alberto Fernández) 전 대통령 시절 맺은 65억 달러(한화 약 8조 4,695억 원) 규모의 통화 스와프 계약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 외환이 부족한 아르헨티나는 중국으로부터 구한 외환을 대외 부채 상환에 사용했기에, 통화 스와프 중단은 국가 디폴트를 초래할 수도 있다. 밀레이 정부는 곧 도래할 국제통화기금(IMF, International Monetary Fund) 구제금융 원리금 상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중남미개발은행(CAF, Corporacion Andina de Fomento)에서 9억 6,000만 달러(한화 약 1조 2,508억 원)를 긴급히 대출받았지만, 계속 이러한 방식으로 외환을 조달할 수는 없다. 

◦ 시위 강경 진압에 인권 침해 논란도
- 밀레이 정부는 대내적으로도 보조금 삭감 정책 등에 반발한 시위에 맞닥뜨렸다. 빈곤층이 40%가 넘는 상황에서 대중교통과 에너지 보조금 삭감은 실제 생활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으며, 이에 새 정부가 출범하고 불과 보름 만에 수천 명의 시민이 밀레이 정부에 반대하는 길거리 항의 시위를 가졌다.
- 밀레이 정부가 이러한 반정부 시위대에 대응 비용 청구를 예고하면서 정책 갈등에 인권 침해 논란까지 더해지는 모습이다. 예산 부족을 이유로 시위 대응 병력 운용 비용을 국민에게 전가하는 것은 과거 군부 독재 정권 시절보다 집회의 자유를 더 심각하게 탄압하는 행위라는 비판이 일어났다. 하지만 밀레이 대통령은 그의 과격한 언사와 행보처럼 시위 대응 비용 청구 정책도 밀어붙이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 오랜 기간 고질적인 경제 침체를 겪으며 국가 디폴트를 수차례 반복했던 아르헨티나가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밀레이 대통령의 주장처럼 극단적인 요법이 필요할 수도 있다. 하지만 중앙값에서 멀리 떨어진 행보는 언제나 논란을 야기하듯, 새 정부의 정책도 벌써 여기저기서 마찰을 빚고 있다. 밀레이 대통령이 앞으로 높은 수위의 정책 기조를 이어갈 수 있을지, 그리고 그러한 정책이 정말로 아르헨티나 경제 부활의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을지 관심있게 지켜보아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 감수 : 김영철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Reuters, Argentina devalues peso, cuts spending to treat fiscal deficit 'addiction', 2023.12.13.
CNN, Argentina to devalue peso by over 50% as part of emergency economic reforms, 2023.12.13.
CBS News, Argentina announces a 50% devaluation of its currency as part of shock economic measures, 2023.12.12.
Straits Times, Argentina’s inflation tops 160%, spotlighting challenge for President Milei, 2023.12.14.
Anadolu Agency, Argentina's inflation soars to new record of 160.9% in November, 2023.12.14.
Reuters, Argentina minister warns of 'substantially higher' December inflation, 2023.12.14.
Buenos Aires Herald, CAF approves US$1 billion loan to Argentina with IMF support, 2023.12.15.
Merco Press, IDB will continue to support Argentina, 2023.12.16.
Buenos Aires Times, Argentina still plans to dollarise, Milei’s economy chief says, 2023.12.15.
Merco Press, Argentina to buy electricity from Brazil due to storm, 2023.12.18.
Buenos Aires Times, Milei government issues decree declaring Argentina energy emergency, 2023.12.18.
Reuters, Argentina to switch benchmark interest rate as analysts warn of FX pressures, 2023.12.19.
XM, Argentina to switch benchmark interest rate as analysts warn of FX pressures, 2023.12.18.
Buenos Aires Times, Argentina's Central Bank cuts key rate to 100% by swapping main policy tool, 2023.12.19.
Buenos Aires Times, China puts brake on Argentina's US$6.5-billion currency swap amid Milei tensions, 2023.12.19.
South China Morning Post, China suspends US$6.5 billion currency swap agreement with Argentina, reports say, 2023.12.21.
Reuters, First protests in Argentina as groups react to Milei austerity plan, 2023.12.21.
France 24, Argentinian protest organisers will have to cover security costs, government says, 2023.12.23.
BNN Breaking, Argentine Protest Organizers Face Security Costs, Sparking Controversy, 2023.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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