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원자력발전으로 지속 가능한 에너지 미래로 전진
카자흐스탄, 탄소 중립 위한 해결책으로 원자력 에너지 선택
카자흐스탄 정부는 이전부터 원자력발전 도입을 검토해왔다. 지난 2012년 발표된 에너지 마스터 플랜 초안에서 카자흐스탄 정부는 2023년까지 원자력 비중을 4.5%로 늘리는 목표를 제시하였다. 2012년 12월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Nursultan Nazarbayev) 당시 카자흐스탄 대통령은 카자흐스탄 2050 전략을 발표하면서 원자력발전의 규모를 2030년까지 1.5GWe로, 2050년 2.0GWe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나자르바예프 당시 대통령은 전력 부문에서 대체 및 재생에너지 비중 50%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 하지만 약 10년이 흐르는 동안 카자흐스탄에서는 원자력발전과 관련된 구체적인 논의가 이어지지 않았다가 2021년 9월에야 카씸-조마르트 토카예프(Kassym-Jomart Tokayev) 카자흐스탄 대통령은 카자흐스탄이 원자력발전소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당시 토카예프 대통령은 2022년 카자흐스탄 정부와 국부 펀드가 카자흐스탄의 원자력 에너지 발전 가능성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023년 12월 UAE 두바이(Dubai)에서 개최된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8)에서 알마사담 사티칼리예프(Almasadam Satkaliyev) 카자흐스탄 에너지부 장관은 원자력발전소에 관해 언급했다. 사티칼리예프 장관은 COP28에서 원자력 개발이 카자흐스탄 경제 발전을 위해 유망한 분야라고 강조했다. 또한 사티칼리예프 장관은 COP28에서 미국과 함께 화석 연료 부문에서 메탄 배출을 줄이는 정책과 프로젝트의 마련과 이행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최대 우라늄 생산국 카자흐스탄
카자흐스탄은 원자력 발전을 하고 있지 않지만, 카자흐스탄의 우라늄 매장량은 매우 풍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자흐스탄의 우라늄 매장량은 세계 2위로 전체 매장량의 12%에 달하며, 2019년 기준 전 세계 우랴늄 생산량에서 카자흐스탄의 비중은 43%를 차지하며 가장 높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우라늄 가격이 감소하였으나, 카자흐스탄의 우랴늄 산업은 회복 탄력성을 유지했다. 카자흐스탄의 우라늄 산업을 선도하는 기업은 국영 기업인 카자톰프롬(Kazatomprom)으로, 해당 기업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우라늄 생산 기업으로 알려졌다. 카자흐스탄의 우라늄 광산 13곳 중 3곳의 우라늄은 온전히 카자톰프롬을 통해 생산되며, 나머지 10곳에서는 카자톰프롬과 외국 주주들이 합자기업을 설립하여 우라늄을 생산하고 있다. 2020년 카자톰프롬의 우라늄 생산량은 1만 736tU를 기록하였으며, 이는 다른 주요 세계 우라늄 기업인 오라노(Orano), 카메코(Cameco), 우라늄 원(Uranium One)보다 훨씬 높은 수치이다. 카자흐스탄은 원자력발전에 필요한 주요 자원을 이미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카자흐스탄, 원전 건설 결정위해 국민투표 진행
카자흐스탄 에너지부는 에너지 믹스의 다각화와 화석 연료 의존 및 이산화탄소(CO2) 배출을 낮추기 위해 원자력 발전소의 재도입을 제안했다. 카자흐스탄 에너지부는 원자력발전소의 필요성을 정당화하기 위해 지난 2018년 타당성 조사를 준비해왔다. 2022년 5월 카자흐스탄 원자력발전을 위한 정부간 위원회는 울켄(Ulken) 지역의 타당성 조사 내용을 검토하고 이를 승인했다. 카자흐스탄 에너지법에는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위해서는 현지의 동의를 구해야만 한다는 조항이 명시되어 있으며, 이에 따라 알마티주(Almaty) 지방정부는 공공 토론을 진행 중이다. 카자흐스탄 에너지부는 원자력발전소 건설 파트너로 한국수력원자력, 중국 핵공업그룹, 러시아의 로사톰(Rosatom), 프랑스 EDF 를 거론했다.
2023년 9월 국정 연설에서 토카예프 대통령은 최초의 원자력발전소 건설 여부를 국민투표를 통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원자력발전의 발전이 경제와 정치의 중요한 현안이 되었으며, 국민들 모두 원자력발전소의 건설 여부에 엇갈리는 입장이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고 언급했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세계 최대 우라늄 생산국인 카자흐스탄이 영토 내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할 권리가 있다고 첨언했다. 한편 연설에서 토카예프 대통령은 원자력발전소 건설에 관한 국민투표의 구체적인 날짜를 밝히지 않았다. 대통령 연설 이후 에너지부는 관련 국가 기관, 의원, 전문가, 시민 활동가들과 함께 대통령의 지시 이행과 관련된 모든 현안을 철저히 검토하여 이를 국민들에게 공유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자흐스탄, 원전 건설 우려도 많아
원자력발전소 건설 타당성 조사가 진행된 울켄에서는 일부 시민들이 우려를 표명하였다. 울켄은 1980년대 건설된 비교적 젊은 마을로, 본래 남카자흐스탄 수력발전소(South Kazakhstan Hydroelectric Power Plant) 건설 노동자들을 위해 마련된 도시였다. 하지만 남카자흐스탄 수력발전소가 완공되지 않자 울켄은 기존 건설 목적을 상실하면서 주민들의 숫자도 줄어들었다. 울켄에 건설이 검토된 원자력발전소는 1,000~1,400MW 규모의 원자로 두 기로 구성될 것으로 알려졌다. 카자흐스탄 현지 매체인 아스타나 타임즈(The Astana Times)는 울켄이 지진이 활발한 지역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일부 환경 운동가들은 과거 카자흐스탄이 소련의 핵무기 실험장으로 사용되었던 점과 핵실험장 주변에 피해가 발생했던 점을 지적하며 원자력발전소 운영과 안전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과거 소련이 실시한 715회의 핵실험 중 456회가 카자흐스탄의 세미팔라틴스크(현재 세메이)에서 이뤄졌으며 이로 인해 주변 주민들은 심각한 피해를 입은 바 있다. 토카예프 대통령도 지난 9월 국정 연설에서 이를 언급하며 과거의 아픔을 돌아보고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국민투표가 필요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카자흐스탄 원자력 발전소 정보
BN-350 고속 증식로
카자흐스탄에서도 원자력발전소가 운영된 바 있다. 소련 시기인 1973년 카자흐스탄 서부 카스피해(Caspain Sea)와 접해있는 지역인 악타우(Aktau, 전 셰브첸코Shevchenko)에는 러시아의 민아톰(Minatom)의 감독 아래 BN-350 고속 증식로가 건설됐다. BN-350 고속 증식로는 본래 1,000MWt으로 설계되었으나, 750MWt 이상으로 가동되지 않았다. 소련이 붕괴되고 카자흐스탄이 독립하자 카자흐스탄은 초인플레이션 등 경제 위기를 겪었으며, 이에 따라 BN-350 고속 증식로의 운영도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독립 이후 핵 연료 구입 자금이 확보되었을 때인 1993년에야 BN-350 고속 증식로는 520MWt만 가동됐다. BN-350 고속 증식로는 1999년 폐쇄될 때까지 27년간 최대 135MWe의 전력을 생산하였으며, 해당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의 약 60%가 열 생산과 담수화에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VBER-300 원자로와 VVER-1200 원자로
과거 카자흐스탄이 대용량 원자로를 활용했던 것과 달리 카자흐스탄은 소형 원자로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자흐스탄 정부가 관심을 갖고 있는 VBER-300 원자로는 300MWe 규모로 지역 도시에 전력을 공급하는 데 적합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3년 카자흐스탄 정부가 진행한 타당성 조사에서 악타우와 발하쉬(Balkhash), 동카자흐스탄주(East Kazakhstan Region)의 쿠르차토프(Kurtsatov) 등에 VBER-300 원자로 도입이 검토되었다.
2014년 나자르바예프 당시 대통령은 카자흐스탄 정부가 원자로의 설치, 투자처 확보, 건설 시간표 등 문제를 해결할 것을 주문하였으며, 이에 따라 2014년 4월 당시 카자흐스탄 산업신기술부는 발하쉬 호수 서안의 울켄을 원자력발전소 건설 지역으로 추천했다. 당시 산업신기술부는 울켄 지역이 전력수요가 있고 이미 설치된 전력망을 활용할 수 있다며 울켄의 타당성을 설명했다. 한편 당시 쿠차토프는 2순위로 선정되었으며, 악타우는 선정지에서 탈락했다.
당시 산업신기술부는 쿠차토프에 VBER-300을 두 기 배치하여 2025년부터 운영하고 울켄에는 1,200MWe 생산이 가능한 VVER-1200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카자톰프롬은 2014년 러시아의 로사톰과 1,200MWe 규모의 VVER-1200 원자로 계약을 체결하였다.
첫 원전 건설 앞둔 우즈베키스탄
세계 5위 우라늄 생산국 우즈베키스탄
우즈베키스탄은 우라늄을 비롯한 광물 자원이 풍부한 국가로 세계 5위의 우라늄 생산국이다. 우즈베키스탄은 중국, 일본과 우라늄 개발을 위해 활발한 협력을 이어가고 있으며, 러시아산 원자로를 도입하여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하는 것도 계획 중이다. 우즈베키스탄은 자국 내에서 생산된 전력으로 자국 전력 수요를 모두 충당하지 못하고 있으며, 주변국인 타지키스탄과 키르기스스탄으로부터 전력을 수입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즈베키스탄은 전력 생산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천연가스 비중을 낮추기 위해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고려 중이다. 우즈베키스탄은 2030년까지 원자력발전을 통해 전체 전력의 15%를 생산할 계획이다.
우즈베키스탄, 원자력 발전소로 첫걸음
원자력발전소 건설에 관심을 보여온 우즈베키스탄은 러시아와의 협력을 통해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추진 중이다. 지난 2017년 12월 우즈베키스탄은 러시아와의 평화로운 목적으로 원자력 사용 협력에 관한 정부 간 합의를 체결하였다. 2018년 3월에는 원자력발전소 건설 예정지 10곳을 선정하였으며 ,9월에는 로사톰과 VVER-1200 원자로 건설을 약 2028년부터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10월 우즈베키스탄 내 투다쿨 호수(Lake Tudakul) 동서부 연안과 부하라(Bukhara) 인근이 원자력발전소 건설 예정지로 주목받았다. 우즈베키스탄은 러시아와의 원자력발전소 건설 계약이 마지막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곧 체결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우즈베키스탄 측에 따르면, VVER-1200 원자로 2기가 건설될 계획이며. 2028년 운영을 목표로 삼고 있다.
우즈베키스탄, 러시아와 협력
우즈베키스탄은 원자력발전소 건설과 운영을 위한 기술적, 안정적 지원을 얻기 위해 주로 러시아와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원자력발전 이외 분야에서도 우즈베키스탄은 러시아와의 협력을 확대 중이다. 지난 2023년 10월 6일 러시아 대통령궁인 크레믈(Kremlin)을 방문한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Shavkat Mirziyoyev)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 러시아 대통령은 양국 간 산업 협력을 위한 로드맵을 발표했다. 양국 대통령은 양국 간 다면적인 협력에 만족감을 표했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양국 간 산업 협력이 역동적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러시아의 대우즈베키스탄 투자가 늘어나고 있으며, 향후 지역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