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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페루 법원, 후지모리 전 대통령 일가에 호의적 판결... 카스티요 전 대통령 판결과 차이 보여
페루 EMERiCs - - 2024/01/19
☐ 부패와 인권 침해 관련 스캔들로 권좌에서 내려온 후지모리 페루 전 대통령
◦ 일본인 후예 후지모리, 국립농업대학장에서 대통령까지
- 1938년생인 알베르토 후지모리(Alberto Fujimori)는 페루에 정착한 일본인의 자손으로, 1990년부터 2000년까지 대통령직을 세 차례나 연임한 인물이다.
- 1990년 선거에서 대통령으로 당선되기 전 후지모리는 국립농업대학교의 학장이었으며, 페루 국영방송인 채널 7에서 TV 쇼를 진행하면서 유명세를 얻었다. 후지모리는 1990년 대선에서 유명 작가인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Mario Pedro Llosa)를 제치고 대통령이 되었다.
◦ 명암 공존한 후지모리 전 대통령 임기
- 경제 분야에서의 후지모리 전 대통령은 하이퍼 인플레이션을 겪던 페루 경제를 안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 반면 정치, 사회 분야에서의 후지모리 전 대통령은 독재, 인권 침해, 부패 문제 등으로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집권 초기에는 강제로 의회를 해산하고 입법, 사법을 독점하였으며, 인권 탄압에 저항하는 인권 단체를 사이비 단체로 규정하는 등의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 부패와 인권 침해 관련 스캔들에 대한 비판이 거세짐에 따라 후지모리 전 대통령은 2000년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이유로 브루나이를 방문하였다가 일본에 들르는 중 대통령직 사퇴 문건을 의회에 전달했다. 이후 페루 의회는 후지모리 전 대통령 임기 시절 67명 학생의 구금·실종 사건, 횡령 등에 관한 특검을 발족하여 수사를 진행했다. 후지모리 전 대통령은 일본과 칠레에서 도피 생활을 이어가다 2007년 9월 페루로 이송되었으며, 2009년 4월 재판에서 인권 침해 혐의가 인정되었다.
☐ 후지모리 전 대통령, 오랜 복역 끝에 가석방
◦ 후지모리, 일부 사면... 결국 가석방
- 2012년 후지모리 전 대통령은 설암(舌癌)을 이유로 후말라 당시 대통령에게 사면을 요청하였으나, 2013년 오얀타 후말라(Ollanta Moisés Humala Tasso) 당시 대통령은 후지모리의 사면 요청을 거절하였으며, 2차 사면 요청을 했던 2016년 역시 퇴임 전 검토할 시간이 없다는 이유를 들며 사면을 검토하지 않았다.
- 2017년 후말라 전 대통령의 후임인 페드로 쿠친스키(Pedro Pablo Kuczynski) 당시 대통령은 건강을 근거로 후지모리의 일부 범죄를 사면했다. 후지모리의 사면 발표 이후 이를 규탄하는 시위가 발생하였으며, 여당 의원 일부도 사퇴하는 등 거센 반발이 일기도 했다.
- 다만 2017년 이후에도 페루 사법부는 후지모리 전 대통령에 대한 다양한 범죄 사실을 검토하였으며, 사면을 미루어왔다. 2022년 3월 7인의 헌법재판관 중 4명이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사면에 찬성하였으나 헌법재판소는 후지모리의 사면 일자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며, 2023년 12월 5일에야 가석방이 이루어졌다.
◦ 거센 반발 부딪친 후지모리 전 대통령 가석방
-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사면과 가석방 소식이 알려지자 인권 단체는 반발했다. 쿠친스키 당시 대통령이 사면을 발표한 이후인 2022년 4월 미주인권위원회(IACHR, Inter-American Commission on Human Rights)를 비롯한 여러 인권 단체는 가석방을 반대한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가석방이 이루어진 이후에도 인권단체와 인권 탄압 피해자, 유가족들은 가석방 결정에 유감을 표명하기도 했다.
☐ 후지모리 가문, 여전히 정계에서 영향력 커... 한편 카스티요의 보석 수용 안 돼
◦ 후지모리 가문, 페루 정계에서 영향력 유지... 페루 법원, 아들 켄조의 출장도 허용
- 후지모리 전 대통령이 구속되었음에도 그의 자손들은 페루 정계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후지모리의 전 대통령의 딸인 케이코 후지모리(Keiko Fujimori)는 2006년부터 의원으로 활동 중이며, 2016년, 2021년 대선에 출마했다. 2016년 대선 이후 2018년 케이코는 자금 세탁 혐의로 구금되었으며, 법원이 2020년 구금 명령을 번복하면서 2021년 다시 대선에 출마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 아들인 켄지 후지모리(Kenji Fujimori)도 2011년부터 의원으로 활동했다. 켄지 후지모리는 2017년 쿠친스키 전 대통령의 탄핵에 앞장서기도 했으며, 이러한 시도가 좌절되자 2018년에도 재차 탄핵을 준비하다 표결 뒷거래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었다. 이에 법원은 켄지 후지모리가 수도 리마(Lima) 밖으로 여행할 수 없게 제한을 두었다. 그럼에도 2023년 1월 켄지는 법원에 출장 허용을 요청하였으며, 페루 법원은 2023년 12월 29일부터 2024년 1월 3일까지 리마를 벗어나도 좋다고 허가했다.
◦ 카스티요 전 대통령의 보석 요구는 수용되지 않아
- 페드로 카스티요(José Pedro Castillo Terrones) 페루 전 대통령은 페루 법원이 국제적인 기준에 맞춰 인권을 수호하고 정의를 구현하여야 하지만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사면과 켄지의 여행 허가 결정은 그렇지 못하다고 불만을 표했다.
- 카스티요 전 대통령은 좌파 성향의 정치인으로 후지모리 일가와 대립각을 세워오면서 성장했다. 그는 후지모리 전 대통령과 대립하여 왔으며, 지난 2021년 대선에서도 케이코 후지모리와 경쟁했다. 카스티요 전 대통령은 2021년 7월 임기를 시작했으나, 노조와 정치 지도자들, 기업인들로부터 지지를 받지 못하였으며, 2021년 연말과 2022년 연초 두 차례 탄핵 시도가 있었다. 카스티요 전 대통령은 의회를 해산하고자 하였으나, 실패하고 결국 탄핵 후 구속되었다. 카스티요 전 대통령 측은 이러한 구속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보석을 청구했으나 페루 법원은 그의 주장과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 감수 : 김영철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AFP, Peru prosecutor seeks 34-year sentence for ex-President Castillo, 2024.01.12.
Peru Reports, Alberto Fujimori’s son, Kenji, receives four-year suspended sentence for corruption, 2024.01.11.
bnn, Peru’s Judicial Power Grants Kenji Fujimori Permission to Travel for Work Amid Pending Verdict, 2023.12.26.
teleSUR, Peru: Supreme Court Ratifies Prison to Pedro Castillo, 2023.12.24.
Mundo, Perú niega desacato a Corte IDH por excarcelación de Fujimori, 2023.12.22.
Al Jazeera, ‘Regime of impunity’: Victims react to Fujimori’s prison release in Peru, 2023.12.14.
The Conversion, Release of Alberto Fujimori in Peru rekindles fears of backsliding on human rights, 2023.12.14.
Bloomberg, Peru to Free Ex-President Fujimori, Defying International Court, 2023.12.06.
Reuters, Peru courts block ex-President Fujimori's pardon, green light trial of daughter, 2023.12.02.
Jurist, Peru dispatch: Constitutional Court’s affirmation of ex-president’s pardon opposed by international tribunal privileges politics over rights, 2023.12.03.
MercoPress, Peru: Lower Court rules against releasing Fujimori, 2023.12.02.
Al Jazeera, Peru court authorises release of ex-President Alberto Fujimori, 2022.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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