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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특집이슈

[월간정세변화]홍해 리스크, 세계 물류 위협으로 부상 (확전 우려, 해상 및 항공운임 급등)

아프리카ㆍ 중동 일반 EMERiCs - - 2024/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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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티 반군 對 미/영 연합군 간 분쟁,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강화


후티 대변인, 가자 지구에서 발생하는 대학살을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고 언급 


예민의 시아파 반정부 무장단체인 후티(Houthi)가 홍해를 통해 이스라엘로 향하는 모든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Hamas) 간 교전이 첨예화되고 있는 가운데 후티 측은 성명을 통해 가자지구에 필요한 식품과 약품이 공급되지 않으면 이스라엘로 향하는 선박의 국적을 불문하고 즉각 목표로 삼겠다고 설명했다. 발표 전 후티는 가자 지구를 공격하는 이스라엘을 향해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가했으나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이후 후티 측은 지난 2023년 11월 19일 홍해에서 상선을 납치하고 드론, 미사일, 쾌속정을 활용하여 20여 척 이상의 상선을 공격했다. 1990년대 조직된 후티는 2004년 반란을 일으킨 이후 2014년 내전을 일으켜 활동 중이며, 현재 홍해와 접한 예멘 서부의 사나(Sanaa)를 장악하고 있다. 또한 후티 하마스, 헤즈볼라 등과 연대하여 이란이 이끄는 ‘저항의 축’(axis of resistance)에 동참하고 있으며, 이스라엘과, 미국 등 서방국과 대적하고 있다. 미국 측은 후티의 배후에 이란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란은 이를 거부하고 있다. 


미국-영국, 해상연합군을 구성하여 대응공격 개시 (확전 우려 가중)


후티가 홍해를 통과하는 선박들을 대상으로 공격을 가하자 미국과 영국은 대응공격에 나섰다. 미국과 동맹국들은 ‘번영의 수호자 작전’(Operation Prosperity Guardian)을 발표하고 군사 행동에 나섰다. 조 바이든(Joe Biden) 미국 대통령은 공격이 방어적인 행동이었으며, 필요한 경우 추가 군사 행동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1월 22일 미국과 영국은 전함과 잠수함에서 토마호크 미사일과 전투기를 활용하여 8곳을 대상으로 공격을 가했으며, 그 결과 후티 반군의 미사일 저장고, 드론, 발사대를 제거했다. 미국과 영국 뿐만 아니라 호주, 바레인, 캐나다, 네덜란드도 정보 및 감시 등의 방법으로 군사 작전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6개국은 성명을 통해 후티 측의 지하 저장소 및 미사일, 항공 감시 역량과 관련된 장소를 타격하였다고 확인하였다. 또한 6개국은 홍해 지역 내 긴장을 완화하고 안정성을 회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으며, 후티 반군 측에 경고를 전하기도 했다.  유럽연합(EU) 측도 홍해에 전함을 파견하겠다고 발표했다. EU는  2월 말까지 홍해 내 선박들을 보호하기 위해 흑해부터 걸프에 이르는 광범위한 군사 작전에 나설 것이며, 해당 작전에 최소 3척의 대공 구축함 또는 포위함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흑해에서도 군사 작전이 이루어지자 국제사회는 중동에서의 갈등의 더욱 확산되는 것에 우려를 표명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2023년 10월 이후 전쟁이 장기화 되는 것에 피로감을 토로하기도 했다. 한편, 미국은 후티반군을 ‘특별 지정 국제테러리스트’(SDGT)로 지정하고, 자금줄을 차단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후티 사태에 대한 국제사회의 반응 및 대응
 
유엔 안보리, 홍해상에서 후티 반군의 공격에 대해 강하게 규탄(strongly condemn)
반면, 이란은 미/영의 공습이 명백한 국제법 위반임을 지적
 
1월 10일 흑해 연안에서 후티의 공격이 시작되자 유엔 안보리는 이를 강력하게 규탄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유엔 안보리는 후티 측의 공격이 세계 무역에 차질을 빚고 가자에서의 전쟁이 확산될 가능성에 우려를 표했으며, 공격을 중단하고 나포한 선박을 해방할 것을 촉구했다. 안보리가 채택한 결의안에는 회원국의 항해권과 자유를 훼손하는 공격으로부터 자국 선박을 방어할 수 있는 권리를 재확인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외에도 안보리 회원국들은 예멘의 주권과 영토적 온전성의 존중 및 지역 긴장을 유발하는 공격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고, 신속하고 효율적이며 효과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한편, 홍해와 주변 지역의 상황이 더욱 악화되지 않도록 주의와 자제를 촉구했다.

미국과 영국이 후티를 공격하자 이를 지지한다는 성명이 이어졌다. 1월 11일 호주, 바레인, 캐나다, 덴마크, 독일, 네덜란드, 뉴질랜드, 한국, 영국과 미국은 공동 성명을 통해 흑해를 통과하는 선박을 공격한 후티의 불법성을 비난하고, 이러한 공격이 세계 무역에 끼치는 영향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1월 23일 한국을 비롯한 24개국은 재차 미국과 영국의 추가 공격을 지지하는 공동 성명을 냈다. 이번 공동 성명에는 알바니아, 호주, 바레인, 캐나다, 크로아티아, 체코, 덴마크, 에스토니아, 독일, 기니비사우, 헝가리, 이탈리아, 케냐,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몬테네그로, 네덜란드, 뉴질랜드, 북마케도니아, 폴란드, 루마니아가 동참했다.

한편 이란은 미국과 영국의 공습을 강력하게 비난했다. 이란은 예멘을 공격한 미국과 영국의 군사 행동이 자의적인 것이며, 예멘의 주권과 영토적 온전성, 그리고 국제법을 명백히 위반했다며 미국과 영국을 규탄했다. 나쎄르 카나니(Nasser Kan’ani)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이러한 자의적인 공격이 지역 내 불안정을 더욱 악화시키는 결과 밖에 낳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더 나아가 카나니 대변인은 미국과 영국의 공격이 팔레스타인 민족을 향해 이루어지고 있는 이스라엘 시온주의자 정부 공격의 일환으로 이루어졌다고 논평하기도 했다. 이전 호쎄인 아미르-압돌라히안(Hossein Amir-Abdollahian) 이란 외교부 장관은 예멘을 서아시아 지역의 현실과 안보의 일부라고 언급한 바 있다.

후티 사태가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 

홍해 항로 봉쇄에 따른 해상운임 및 글로벌 공급망 교란

후티가 세계 주요 해상 무역로 중 하나인 홍해 항로를 봉쇄하자 글로벌 공급망에 문제가 생겼다. 후티 반군의 공격에도 머스크(Maersk)를 비롯한 물류 업체들은 홍해 항로를 지속적으로 이용하고 있으나, 공급망 문제로 항공, 해상 운송료가 상승하고, 운송도 지연되었다. 글로벌 물류 관리자들을 취재한 미국 경제 전문 매체인 CNBC 보도에 따르면, 상하이에서 영국으로 향하는 40피트 컨테이너의 해상 운송료는 1만 달러(한화 약 1,338만 원)로 올랐다. 미국, 영국 연합군이 작전을 시작하기 전 상하이-영국 해상 운송료는 20피트 컨테이너 1,900달러(한화 약 254만 원), 40피트 컨테이너 가격은 2,400달러(한화 약 320만 원)이었다. 주요 선사가 홍해 우회를 결정한 이후 운송료가 대폭 상승하였으며, 후티와 미국, 영국 연합군 간 전투가 이어지자 세계적인 공급망 교란 문제가 더욱 악화됐다. 유럽과 아시아를 오가는  해상 물류의 40%가 홍해를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티 반군 및 서방 연합국과의 확전 우려에 따른 유가 /금값 급등

홍해 지역에서의 군사적 충돌이 이어지자 유가와 금값도 급등했다. 2024년 1월 11일 백악관이 후티에 공격을 가하자 3월 인도 브렌트유 선물 가격이 2.4% 상승한 79.8달러(한화 약 11만 원)를 기록하였으며, 천연가스 선물 가격도 영국 열량 단위당 3.2달러(한화 약 4,280원)로 2.1% 비싸졌다. 골드만삭스(Goldman Sachs)는 후티 공격이 계속될 경우 유가가 두 배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골드만삭스 석유연구처장인 다안 스트루이벤(Daan Struyven)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홍해 해로 운송 문제가 이어지면 유가가 3~4달러 상승할 수 있으나, 한 달 가량 문제가 이어지면 20%, 더 나아가 두 배까지 오를 수 있다는 예측을 내놓았다.
 
설상가상 파나마 운하…. 전례 없는 가뭄에 따른 선박 통행량 제한

홍해 항로의 대안이 될 수 있는 파나마 운하 역시 가뭄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뭄으로 파나마 운하를 통해 이동하는 선박의 수는 전년 대비 36% 줄어들었다. 파나마 당국은 가뭄으로 인해 2024년 5~7억 달러(한화 약 6,687억~9,362억 원)의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이전 추정치였던 2억 달러(한화 약 2,675억 원 원)보다 훨씬 높은 수치이다. 홍해와 파나마 운하 활용이 제한되면서 세계 무역에는 큰 차질이 생기게 되었다.


TESLA 독일 공장, 부품 조달 문제로 인해 전격 생산 중단 결정 (홍해 사태 발발 이후 생산 중단을 선언한 최초의 기업) 

테슬라 독일 공장은 1월 29일부터 2월 11일까지 대부분의 차량 생산을 임시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홍해에서의 선박 공격이 이어지자 운송로를 전환하는 과정에서 부품 부족 현상이 발생하여 테슬라 독일 공장이 생산 중단을 발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해에서의 물류 문제로 생산 중단을 발표한 것은 테슬라가 최초였다. 이외에도 중국 자동차 기업인 지리(Geely)와 스웨덴 가구 기업인 이케아(IKEA)도 부품 조달 문제로 배송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자동차 산업 전문가들은 테슬라뿐만 아니라 다른 자동차 기업들도 홍해 갈등으로 유사한 문제에 직면할 것으로 예측했다. 삼 피오라니(Sam Fiorani) 자동차전망솔루션 부회장은 테슬라가 배터리를 공급 받는 중국 등 아시아로부터 부품 조달에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유럽 자동차 제조사와 분석가들은 전기차 부문이 예측한대로 성장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기도 했다.

소비자 관점에서는 향후 ‘슈링크 플레이션’ (Shrinkflation) 혹은 ‘상품 주문 불가’의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 농후

이외에도 전문가들은 홍해 물류 문제가 자동차 생산 뿐만 아니라 경제 전반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전문가들은 전세계 소비자들이 제품의 크기가 줄지만 가격은 그대로인 ‘슈링크 플레이션’을 겪게 되거나 생필품 공급 부족 등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여야 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또한 한 전문가는 결국 비용 상승을 감당해야 하는 것은 최종 소비자라고 말하기도 했다.

후티 사태를 바라보는 중국의 입장 (일대일로 확장의 기회로) 

주유엔중국대사, 홍해 사태 해결을 위한 당사자들의 건설적이고 책임있는 역할 촉구 

후티를 비난하는 UN 안보리 표결이 이루어진 이후 장준(Zhang Jun) 주유엔중국대사는 관련 당사자들이 홍해 내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건설적이고 책임 있는 역할을 할 것을 촉구했다. 장준 대사는 후티가 안보리 결의안을 준수하고 민간 선박의 항해 교란 행위를 중단하여 항행의 자유를 존중할 것을 촉구하는 한편, 관련 당사자들이 UN 헌장과 국제법을 준수하고 결의안을 곡해하여 홍해 지역에 새로운 긴장을 초래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더 나아가 미국과 영국이 후티를 공습한 이후 중국은 우려를 표명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마오 닝(Mao Ning) 중국 외무부 대변인은 중국이 홍해에서의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우려하며, 관련 당사자들에 갈등을 확대하지 않게 최대한 자제하여야 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홍해 사태를 포함,  중동 위기를 대하는 중국의 접근법

홍해 갈등이 발생한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중국의 경제가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오히려 홍해 문제가 중동 내 영향력을 높이려는 중국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논평을 밝히기도 했다. 중국은 이스라엘-하마스 갈등에서 신중한 정책을 펼쳤다. 이스라엘-하마스 갈등에서 외국의 개입을 반대하고 중립을 표명하면서 중국은  미국과 차별된 모습을 보여왔다. 지난 2023년 11월 20일에도 왕이(Wang Yi) 외교부장은 아랍 및 무슬림 국가 외교부 장관들을 환영하면서 아랍과 이슬람 국가의 우호국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홍해 물류 사태의 대안으로서 중국과 유럽을 잇는 화물열차 수요 급증 

해상 물류에 차질이 빚어지자 그 대안으로 육상 물류에 관심이 쏠렸다. 일부 중국 수출업자들은 과거 홍해를 통해 수출하던 물품들을 중국-유럽 고속철도를 활용하여 유럽에 운송했다. 송웨이(Song Wei) 베이징외대 교수는 홍해 사태 이후 중국과 파트너 국가들, 지역들이 일대일로를 통한 연결성을 주목하게 됐으며, 세계 물류의 안전과 안정성을 보장하는 중국-유럽 고속철도의 역할이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국 최대 연휴인 춘제를 앞두고, 급증하는 물류 운송에 있어 대안으로 철도가 부상하면서, 중국 수출업체들의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참고로, 철도 운송은 선박보다는 운임이 비싸다고 할 수 있으나, 수송기간의 측면에서는 약 절반 가량(12일 정도)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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