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역내 평화달성을 위한 노력에도 불구, 분쟁 가능성은 지속 증가
오로모 반군과 3차 평화협상을 개최하였으나, 최종 결렬
2023년 4월 시작되었던 에티오피아 정부와 오로모해방군(OLA: Oromo Liberation Army) 간 평화 협상이 11월 말 결실 없이 마무리됐다. 양측은 협상 결렬의 원인을 서로에게 전가했다. 레드완 후세인(Redwan Hussein) 에티오피아 총리 국가안보자문은 OLA 측이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후세인은 상대 측의 비협조적인 접근과 비현실적인 요구가 협상 실패의 이유라고 설명했다. 한편 OLA는 성명을 통해 에티오피아 정부가 안보, 정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협상 결렬 이후 동아프리카정부간 개발기구(IGAD: Intergovernmental Authority on Development)는 향후 추가 협상에 낙관적인 예측을 내놓기도 했다.
평화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에티오피아 정부는 OLA을 테러 단체로 간주하고 있다. OLA는 과거 반군이었던 오로모해방전선(OLF: Oromo Liberation Front)의 분파로, 에티오피아 전체 인구 중 약 35%를 구성하는 오모로인들(Oromos)의 권리를 위해 싸운다고 주장한다. OLA는 주로 오로모인들의 고향으로 알려진 오로미아 지역의 서부와 남부에서 주로 활동하며 전투원의 수는 약 3,000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1년 5월 에티오피아 의회는 OLA를 테러 단체로 지정하였다. 2023년 12월에는 OLA에 협력한 혐의로 평화대표부 장관이었던 타예 덴데아(Taye Dendea)가 긴급 구속되기도 했다.
에티오피아-소말리랜드(Somaliland) 간 양해각서(MOU) 체결, 역내 정세 불안 요소 가중
에티오피아는 소말리랜드와 양해 각서를 체결하면서 아프리카의 뿔(Horn of Africa) 지역에 긴장이 고조됐다. 양해 각서의 구체적인 내용이 밝혀지지 않았으나, 에티오피아는 소말리랜드의 항구를 사용하여 홍해(Red Sea)로 접근을 보장하는 내용인 것으로 밝힌 바 있다. 아비 아흐메드(Abiy Ahmed) 에티오피아 총리는 성명을 통해 이번 각서가 에티오피아의 해양 접근을 보장하고, 항구 접근의 다각화의 길을 열 것이라고 밝혔다. 후세인 자문도 에티오피아가 소말리랜드의 해안 20km를 임대하여 군사 가지와 상업적인 용도로 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티오피아는 에리트리아가 독립한 1993년 이후 지부티를 통과하는 경로를 주요 무역로로 활용해 왔다. 소말리랜드는 소말리아 내 미승인국으로, 소말리아는 소말리랜드를 자국 영토로 간주하고 있다.
에티오피아가 양해 각서 체결을 발표하자 소말리아는 반발하였으며, 국제사회는 우려를 밝혔다. 에티오피아와 소말리랜드가 양해 각서를 체결하자 소말리아는 에티오피아에 강력하게 항의했다. 파르한 지말레(Farhan Jimale) 소말리아 정부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홍해에 접근하기 위해 소말리랜드와 양해 각서를 체결한 에티오피아의 결정이 소말리아의 주권과 독립을 완전히 침해하는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한 소말리아 정부는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하여 영토를 수호하겠다고 밝혔다. 미국과 아프리카연합(AU)은 분쟁 격화 가능성에 우려를 표명했다. 또한 아랍 연방은 소말리아와의 연대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에티오피아 현지 전문가는 이번 소말리랜드와의 MoU가 지닌 중요성을 강조했다. 테르 마조크(Ter Majok) 주바대학교(Juba University) 평화안보학연구소 교수는 에티오피아의 해양 접근권 확보가 국가 지도부의 전략적 비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여 매우 중요하며, 브릭스에 참여한 에티오피아가 더 큰 경제, 정치적 협력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동아프리카 이슬람 무장조직 알샤바브(Al-Shabab), 에티오피아-소말리랜드 양해각서 체결 수용 불가 및 무장 투쟁 선포
동아프리카에서 활동하는 알샤바브는 이번 양해각서 체결에 강경한 입장을 피력했다. 알샤바브의 공식 대변인인 알리 모하무드 라게(Ali Mohamud Rage)는 알샤바브 측이 에티오피아와 소말리랜드 간 체결한 양해 각서를 반대하며, 해당 각서가 소말리아의 주권을 침해하는 한편, 위 합의가 배신자들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무게는 이번 각서가 시행되는 경우 얄사바브가 이를 공격 대상으로 삼을 것이며, 모든 소말리인들이 고국을 지키고 고국을 정복하려하는 국가에 대항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모잠비크, 과거 테러범 장악 영토(북부 카보 델가도 지역) 90% 이상 회복.. 대테러 중심 협력 강화
모잠비크 軍의 북부 카보 델가도(Cabo Delgado) 지역 장악 이후에도 계속되는 테러공격
지난 2023년 12월 말 티아고 남펠레(Tiago Nampele) 모잠비크 군사령관은 북부 지역인 카보 델가도에 있던 테러리스트들을 패퇴시켜 90~95%의 영역을 회복하였다고 밝혔다. 남펠레 장군에 따르면, 현재 패퇴한 테러리스트 잔당은 마코미아(Macomia) 지역 북동부인 카투파(Caputa) 숲에서만 200~250명의 소규모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펠레 장군은 테러리스트들에게 현재 고정된 기지가 없으며, 모잠비크군이 르완다군과 함께 공격 방법과 시기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남펠레 장군은 르완다군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며, 모잠비크의 대테러 작전을 지원한 르완다에게 감사를 표명했다.
지난 2017년 10월 카보 델가도는 테러리스트들의 공격을 받아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모잠비크 현지 매체에 따르면, 카보 델가도를 향한 테러리스트들의 공격으로 3,000명 이상의 시민이 사망하였으며, 90만 명 이상이 피난길에 오르면서 인도주의적인 위험 사태를 촉발했다.
모잠비크군이 카보 델가도에서 테러리스트들을 축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으나, 카보 델가도에서는 무장단체의 활동이 끊이질 않는 상황이다. 지난 1월 초에는 이슬람주의 무장단체가 의료봉사단원을 공격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슬람주의 무장단체는 카보 델가도 지역에서 4명을 살해하였으며, 사망자 중 한 명은 국경 없는 의사회의 보건증진 담당자(health promoter)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테러리스트들이 군부대를 습격하여 군인 5명을 사살하고 무기와 보급품을 약탈한 일도 있었다.
모잠비크, 주요국과의 대테러분야 협력 강화
모잠비크는 유럽 국가들과도 안보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2023년 12월 18일 헬레나 카레이라스(Helena Carreiras) 포르투갈 국방부 장관은 모잠비크 수도 마푸토(Maputo)를 방문하여 모잠비크와 EU 간 국방 협력을 논의하였다. 카레이라스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모잠비크 내 EU 훈사훈련단(EUTM-MOZ)을 운영 유지에 공감하였으며, 앞으로도 훈련단이 모잠비크 계속 활동하여야 한다고 언급했다. 현재 EUTM-MOZ는 117명으로 구성되었으며, 그 중 65명이 포루투갈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모잠비크는 인도와도 대테러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1월 9일 필리프 뉴시(Filipe Nyusi) 모잠비크 대통령은 인도 간디나가르(Gandhinagar)에서 개최된 ‘2024년 활기찬 구자라트 세계정상회의(Vibrant Gujarat Global Summit)’ 에 참가하여 나렌드라 모디(Narendra Modi) 인도 총리와 회담했다. 양국 정상은 국방, 대테러, 에너지, 보건, 무역과 투자, 농업, 수자원 안보 등 양국 관계 발전을 논의했다.
아프리카 분쟁 해결을 위한 다국적협력의 우수사례로서 모잠비크
모잠비크는 아프리카 내 분쟁 해결의 성공 사례로 평가받는다. 세계경제국제관계학연구소 소속 모리세 오콜리(Maurice Okoli) 교수는 아프리카연합(African Union)의 서아프리카 국가 경제 공동체 (Economic Community of West African States) 안보위원회 등 아프리카의 많은 지도자들이 모잠비크의 무장단체 대응 방법에 주목하여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콜리 교수는 모잠비크가 이슬람주의 무장 단체로부터 위협을 받을 때 르완다와 남아프리카개발공동체 군사지원단(SAMIM: Southern African Development Community Military Mission)으로부터 지원을 받았다. 이외에도 식민지배를 하였던 포르투갈과 미국의 군사 훈련 지원도 모잠비크의 테러 대응에 큰 도움이 되었다. 이러한 외부 지원으로 모잠비크 내 상황이 안정화될 수 있었다고 오콜리 교수는 설명했다.
콩고민주공화국, 반군의 격렬한 무장투쟁 속 유엔평화유지군 철수 촉구… 유엔안보리 평화유지군 조기 철수 합의
콩고 대통령, 국내 평화 달성에 있어 유엔평화유지군에 의존하는 것은 ‘허상’(illusory) 이자 ‘역효과’(counterproductive) 를 양산하고 있음을 지적
지난 2023년 9월 UN 총회 연설에서 펠릭스 치세케디(Felix Tshisekedi) 콩고 대통령은 UN 평화유지군 효용성에 대한 의문 제기했다. 치세케디 대통령은 콩고민주공화국 평화 달성의 핵심 당사자인 UN 평화유지군이 반군 진압 능력을 갖추지 못하였다고 지적하는 한편, 조기 철수를 요청하기도 했다. 실제로 콩고민주공화국 내부에서는 UN 평화유지군에 대한 반감이 매우 큰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는 반UN 시위가 이어졌으며, 이로 인해 공식적으로 사망한 사람의 수는 43명에 달한다.
한편 반군의 활동은 계속 이어지는 중이다. 지난 2023년 11월부터 동부 지역에서 반군인 M23의 공세적인 행동이 재개되었다. M23은 2021년부터 콩고민주공화국 동부에서 활동 중인 무장단체 중 하나로, 북키부 지역(North Kivu province) 일부를 장악 중이다. M23 등이 활동하자 동아프리카공동체 지역군(East African Community Regional Force)은 관련 당사자들에게 동아프리카 지역 지도자들이 중개한 정전 합의에 복귀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유엔아동기금(UNICEF), 콩고 분쟁으로 인해 다수의 아동들이 사망, 부상, 성범죄 등에 노출되어 있다고 지적
유니세프는 콩고민주공화국 내부에서 발생한 분쟁으로 인해 아동들이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유니세프 발표에 따르면, 2023년 상반기 아동에 대한 폭력행위 등이 전년 동기 대비 약 4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니세프는 콩고민주공화국 내에서의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며 이러한 문제를 완화할 수 있는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유니세프는 콩고민주공화국 내 10만 명 이상 아이들에게 인도주의적 물품을 제공하기도 했다.
2023년 10월 말 국제이주기구(IOM, 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Migration)은 콩고민주공화국 내 고조되는 갈등과 폭력으로 인해 다수의 이주민이 발생하였다고 발표했다. IOM에 따르면, 콩고민주공화국에서 폭력을 피해 이주한 이주민 수는 약 690만 명에 달하며 대부분이 북키부주, 남키부주(South Kivu) 등 자원이 풍부한 동부 지역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안보리, 2023.12월부터 평화유지군 철수에 공식 합의
유엔 안보리는 콩고민주공화국의 요청을 수용하여 2023년 12월부터 평화유지군 철수에 합의했다. 유엔 안보리 측은 주둔국의 허가 없이 평화유지군이 활동할 수 없어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유엔 측 발표에 따르면, 2024년 연말까지 모든 평화유지군이 철수할 계획이며, 1단계로 2,000명 가량이 4월 말까지 철수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무장단체의 활동 재개와 대통령 선거와 중앙, 지방 의원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평화유지군이 철수하였다며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한편 콩고민주공화국 정부는 유엔 평화유지군을 철수시키고 남아프리카개발공동체(SADC) 지역군의 지원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1월 4일 SADC는 성명을 통해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말라위, 탄자니아의 군대가 지역군을 구성하여 콩고민주공화국에 파견하겠다고 밝혔다. SADC는 콩고민주공화국 동부 지역의 안보 상황이 불안정해지고 더욱 악화되는 가운데 지역적인 대응을 위해 지역군을 파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