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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러시아, 지역 시민사회 활동가 구금에 항의하는 소수민족 시위 발생

러시아 EMERiCs - - 2024/02/08

☐ 러시아, 지역 시민사회 활동가 구금에 항의 시위 발생     

◦ 러시아 바시코르토스탄 자치공화국에서 반정부 시위 발생      
- 2024년 1월 17일 러시아 볼가 연방 관구(Volga Federal District) 소속 자치공화국인 바시코르토스탄(Bashkortostan)에서 군중 시위가 발생하였다. 1월 17일 바시코르토스탄 남동부의 바이막(Baymak)에서 지역 시민사회 활동가 파일 알시노프(Fail Alsynov)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한 지방법원의 결정에 반대하는 시위가 최초 발생하였고, 이후 약 400km 떨어진 자치공화국 수도 우파(Ufa)로 확산되었다. 1월 19일 우파 시내에서는 경찰 추산 약 1,500명, 지역 언론 추산 수천 명의 군중이 모여 알시노프의 석방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전개하였으며, 경찰은 곤봉과 최루탄으로 시위대를 강제 해산시키고 수십 명 이상을 연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러시아 독립언론 모스크바 타임즈(Moscow Times)는 바시코르토스탄 검찰이 시위대에 대한 최소 139건의 행정 처분 및 형사 기소를 진행 중이라고 보도하였다. 
- 라디 하비로프(Radiy Khabirov) 바시코르토스탄 대통령은 2024년 1월 18일 성명을 통해 이번 시위를 군중 폭동(mass riot)으로 규정하고 그 배후를 밝히겠다면서 시위대를 국외의 사주를 받은 극단주의자들로 규정했다. 1월 19일 바시코르토스탄 행정법원 공보실은 보도 자료를 내어 바이막에서 일어났던 최초의 시위 가담자 17명에게 8일에서 15일의 구류 처분을 내렸고,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SK) 바시코르토스탄 지부는 이들을 대상으로 최고 15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는 군중 폭동 혐의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하였다. 드미트리 페스코프(Dmitry Peskov) 러시아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번 시위가 군중 무질서 또는 폭동으로 볼 수 없는 한 개인 관련 사건이며 전적으로 지방정부의 소관이라고 그 의미를 축소 논평하였다. 
- 한편, 2024년 1월 27일 러시아 내 집회·결사의 자유와 시위 현황을 모니터링하는 독립 비정부기구 오베데-인포(OVD-Info)는 지난 19일의 우파 시위에 참여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되었던 젊은 남성이 구금 중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 남성은 당일 현장 근처에 있었을 뿐 시위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이후 알려지지 않은 장소에서 경찰에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경찰은 그 가족에게 남성의 사망을 통보하였으나, 남성의 누이는 현지 매체에 그의 시신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 바시코르토스탄 정부, 지역 시민사회 활동가 기소 및 징역형 선고                 
- 알시노프는 바시코르토스탄을 구성하는 튀르크계 소수민족인 바시키르(bashkir)인으로, 지역 내 시민사회에서 현지어인 바시키르어(語) 및 문화 보존과 환경보호 운동을 조직해 온 활동가였다. 그는 대학 졸업 이후 바시키르 민족주의 단체 ‘쿡 부레(Kuk Bure, 바시키르어로 ‘하늘색 늑대’)’에 가담하였고, 이후 2014년 적극적인 바시키르어 보존을 주장하고 바시코르토스탄 내 무분별한 천연자원 개발을 반대하는 시민단체 ‘바시코르트(Bashqort)’를 창립하였다. 알시노프는 2020년경부터 지역 내 금과 대리석 광산 개발을 반대하고 해당 지역을 환경보호 구역으로 지정해 줄 것을 바시코르토스탄 공화국 정부 측에 청원하는 시민 운동과 집회를 주도해 왔다. 그는 또한 바시키르인의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과 동년 9월 러시아 정부의 부분 동원령에 매우 비판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 2023년 10월 말 바시코르토스탄 검찰은 알시노프가 동년 4월의 바이막 지역 금 광산 개발에 반대하는 집회에서 중앙아시아와 코카서스 출신 이주 노동자들을 모욕하고 민족 갈등을 조장하였다는 혐의로 그를 기소하였다. 하비로프 대통령은 알시노프를 ‘반역자’로 지칭하며 그가 반정부·극단주의 운동을 조직하고 러시아군을 모욕하였다고 주장하였다. 그의 재판을 담당한 바이막 지방법원은 2024년 1월 17일 알시노프에게 징역 4년 형을 선고하고 그를 법정 구속하였다. 이에 알시노프의 변호사와 지지자들은 바시코르토스탄 정부가 바시키르어로 진행된 알시노프의 당시 발언을 의도적으로 곡해하였으며, 정치적인 의도로 그를 기소하였다고 비판하였다. 한편 그가 몸담았던 민족주의 성향 단체 ‘쿡 부레’와 ‘바시코르트’는 바시코르토스탄 대법원에 의해 2020년 ‘극단주의 단체’로 지정, 강제 해산되었다.
 
☐ 바시코르토스탄 시위, 우크라이나 전쟁 중 러시아의 치부 드러내                 

◦ 바시코르토스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민족주의 감정 고조        
-  모스크바에서 남동쪽으로 약 1,400km 떨어진 바시코르토스탄은 우랄산맥 남부와 카자흐스탄 북서부 국경에 가까운 러시아연방 내 자치공화국으로, 약 36%의 러시아인과 29%의 바시키르인이 다수를 차지하고 주민의 약 38%가 이슬람을 믿으며 석유 등의 천연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하비로프는 지난 2018년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 러시아 대통령에 의해 바시코르토스탄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지명, 이후 2020년 지방선거를 통해 정식 취임한 후 러시아 에너지 재벌과 함께 자치공화국 내 광물자원의 적극적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그는 일방적인 사업 추진으로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바시키르인 전통 공동체와 마찰이 일자 이를 비판하는 지역 내 시민단체들을 극단주의자로 몰아 해산시키고 활동가들을 체포, 구속해 지역사회에서 이미 신망을 잃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시키르인 반정부 활동가 루슬란 가바소프(Ruslan Gabbasov)는 이러한 상황에서 알시노프가 바시키르 공동체의 대변인으로 지역사회에서 상당한 인기를 누리고 있었다고 설명하였다. 
- 이에 더하여, 우크라이나 전선에 배치된 러시아군 중 상당수가 북 코카서스, 시베리아, 극동 등 상대적으로 인구가 희박하며 경제적으로 낙후된 지역 출신으로, 러시아 정부가 의도적으로 모스크바와 같은 대도시 대신 변방의 비 슬라브 소수민족 청년들을 전장으로 내몰고 있다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일례로, 러시아 독립언론 메두사(Meduza)는 자체 자료를 바탕으로 지난 2022년 9월 21일 러시아 정부의 부분 동원령 발동 이후 전체 예비군 중 실제 동원 인원 비중 상위 5개 중 3개 지역이 부랴티아(Buryatia), 다게스탄(Dagestan), 칼미키아(Kalmykia) 등 비 슬라브계 자치공화국이라고 보도하였다.
- 지역 언론과 시민운동가들은 바시코르토스탄에서도 군 복무 연령을 초과한 40세 이상의 지역 시민들에게도 동원 영장이 발부되는 등 지역 징병사무소가 무차별적인 징집을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바시코르토스탄 공화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약 30명의 예비군이 동원되었다고 밝히고 있으나, 미국발 유럽, 중동 전문 자유 유럽 방송(Radio Free Europe/Radio Liberty)의 볼가 연방 관구 지국 ‘이델 레알리(Idel.Реалии)’는 지난 2023년 8월 당시 우크라이나에서 전사한 바시코르토스탄 출신 러시아 군인이 828명에 달하며, 이들 중 최소 128명이 부분 동원령에 따라 징집된 인원이라고 보도하였다. 이후 이델 레알리는 후속 보도를 통해 바시코르토스탄이 볼가 연방 관구 소속 14개 주와 자치공화국 중 가장 많은 우크라이나전 전사자를 냈다고 덧붙였다. 

◦ 바시코르토스탄 시위, 3월 대통령 선거를 앞둔 푸틴 정권에 부담으로 작용       
- 2024년 1월 우파에서 발행한 시위는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이래 러시아 내에서 발생한 최대 규모의 군중집회로 기록되었다. 복수의 러시아 정치 분석가들은 개전 이후 반전 시위 및 모든 종류의 집회를 극도로 제한했던 현 정권에게 이번 시위가 적지 않은 정치적 부담을 주었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 러시아 정치분석가 안드레이 포틸리친(Andrey Potylitsyn)은 특히 2024년 3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푸틴 대통령의 지지율에 민감한 크렘린이 지역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하비로프 대통령의 사퇴와 자치공화국 대통령 보궐선거를 추진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 한편, 2024년 1월 26일 바시코르토스탄 정부는 대규모 시위 1주일 만에 우파 시내에서 친정부 관제 집회를 개최하였다. 하비로프 대통령은 직접 연단에 올라 ‘공화국과 지역사회를 분열시키려는 극단주의’에 단호히 맞설 것임을 역설하며 러시아 연방정부와 바시코르토스탄의 강력한 연대를 호소하였다. 이날 집회를 위해 자치공화국 정부는 관내 54개 구(raion)에 필수 참석 인원을 할당하고, 공무원과 각급 학교 학생을 광범위하게 동원하였다. 

< 감수 : 이평래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Idel.Реалии, Отправят ли в отставку Радия Хабирова на фоне "Баймакского дела"? Мнения экспертов, 2024. 02. 07. 
Reuters, Man dies after being detained in Russia's Bashkortostan: rights group, 2024. 01. 28. 
The Moscow Times, Russia's Bashkortostan Holds Pro-Government Rally Amid Crackdown on Protesters, 2024. 01. 26. 
Meduza, В Башкортостане тысячи людей вышли на акции против приговора местному активисту. Как и почему они решились на это в России 2024 года? Рассказывает «Верстка», 2024. 01. 20. 
Radio Free Europe/Radio Liberty, Hundreds Gather In Ufa To Support Imprisoned Activist Amid Crackdown, 2024. 01. 19.  
Radio Free Europe/Radio Liberty, Bashkortostan Protests Peel Back The Layers Of Authoritarian Politics In Putin's Russia, 2024. 01. 19.  
BBC, Bashkortostan protests against jail term reach regional capital Ufa, 2024. 01. 19. 
The Guardian, Hundreds of protesters clash with police in Russian republic of Bashkortostan, 2024. 01. 17. 
Idel.Реалии, Как минимум 128 мобилизованных из Башкортостана погибли на войне в Украине. Всего погибшими признаны 828 уроженцев республики, 2023. 08. 01.  
Meduza, По независимым подсчетам, в России мобилизовали 213 тысяч человек. Но это данные только из двух третей регионов — то есть, видимо, еще больше Шойгу утверждал, что в армию по всей стране призвали 200 тысяч, 2022. 10. 05. 
The Moscow Times, Ethnic Minorities Hit Hardest By Russia’s Mobilization, Activists Say, 2022. 09.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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