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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발트 3국, 중국의 강한 반발에도 대만과 교류 및 협력 강화
중동부유럽 일반 EMERiCs - - 2024/02/16
☐ 발트 3국, 대만과 교류 및 협력 강화
◦ 발트 3국, 대만과 정치적 교류 및 협력 강화
- 2024년 1월 14일 발트 3국 의회는 공동 성명을 통해 1월 13일 실시된 대만 총통(대통령) 선거에서 라이칭더(Lai Ching-te) 민주진보당 후보가 당선된 것을 축하하며 이번 총통 선거가 인도-태평양 지역의 모범 사례로서 대만 민주주의의 강건함을 보여 주었다고 높이 평가하였다. 마르코 미켈손(Marko Mihkelson) 에스토니아 의회(Riigikogu) 외무위원회 위원장, 리하르드스 콜스(Rihards Kols) 라트비아 의회(Saeima) 외무위원회 위원장, 그리고 지기만타스 파빌리오니스(Žygimantas Pavilionis) 리투아니아 의회(Seimas) 외무위원회 위원장은 또한 대만과 발트 3국이 민주주의, 법치, 그리고 인권에 기초한 정치 체제를 운영한다는 공통점을 가지는 동반자적 관계로 이웃의 공세적인 권위주의 국가에 맞서 연대하고 있음을 강조하였다.
- 발트 3국은 대만과 정치적 교류 및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중국과의 마찰을 우려해 ‘타이베이(Taipei) 대표부’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다른 국가들과 달리, 리투아니아는 2021년 11월 자국 수도 빌뉴스(Vilnius)에 유럽 최초로 ‘대만(Taiwan)’이 명기된 대만대표부를 설치하였다. 에스토니아는 지난 2023년 11월 마르구스 차크나(Margus Tsahkna) 외무장관의 공식 성명을 통해 수도 탈린(Tallinn)에 비외교적 성격의 경제 및 문화 대표부 설치를 받아들인다고 발표하였다.
- 발트 3국과 대만 간 고위급 교류 또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우자오셰(Joseph Wu Jaushieh) 대만 외교부장은 2023년 11월 6일부터 12일까지 발트 3국을 순방, 탈린 소재 국제 국방·안보센터(International Centre for Defense and Security) 등 외교 안보 관련 연구기관에서 열리는 세미나에 참석하고 3국 내 정계, 학계 및 시민사회 인사들과 폭넓게 교류하였다. 이에 앞서 동년 8월 발트 3국 의회 외무위원장이 이끄는 사절단이 대만을 방문, 차이잉원(Tsai Ing-wen) 대만 총통을 비롯한 고위 관료들을 만나 우크라이나 전쟁과 양안 관계 등 지정학적 안보 현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였다. 가장 최근에는 2024년 1월 25일 마타스 말데이키스(Matas Maldeikis) 의원이 인솔한 리투아니아 의회 산하 대만 관계 그룹(Parliamentary Group for Relations with Taiwan)’ 사절단이 대만을 방문, 차이잉원 총통을 접견하고 외부적 안보 위협에 함께 맞서는 양국 간 상호 이해와 우호, 그리고 높은 수준의 효율적인 협력을 강조하였다. 사절단은 라이칭더 총통 당선자 또한 접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 발트 3국, 대만과 국방 및 기술 협력 강화
- 발트 3국과 대만은 2020년대 들어 국방 분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2023년 8월 11일 발트 3국 의회 사절단은 타이베이를 방문, 차이잉원 총통을 접견한 자리에서 3국이 대만군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교육훈련 프로그램 참여에 대해 논의하였다. 차이잉원 총통은 구체적으로 NATO가 발트 3국에 운영 중인 사이버안보(에스토니아), 전략 커뮤니케이션(라트비아), 그리고 에너지 안보(리투아니아) 훈련 및 교육 시설(COE: Centre of Excellence)을 언급하면서, 이들 분야에서 이루어지는 교육훈련이 대만과 발트 3국 간 협력 증진과 지역 안보 강화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2024년 1월 31일 발트 3국 의회 의장단의 미 국무부와 하원 지도부 면담에서 빅토리야 치밀리테-닐센(Viktorija Čmilytė-Nielsen) 리투아니아 의회 의장은 유럽의 우크라이나와 함께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대만이 가지는 전략적 중요성에 대해 언급, 마이크 존슨(Mike Johnson) 미 하원의장 등에게 관련 지원책이 담긴 법안의 조속한 통과를 부탁하였다.
- 발트 3국 중 리투아니아는 대만과 적극적인 기술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2023년 9월 22일 리투아니아 연구 이사회(Lithuanian Research Council)는 대만 국립 과학기술 이사회(Taiwan National Science and Technology Council)와 레이저, 생명공학, 반도체 분야 연구개발 협력에 대한 양해 각서를 체결하였다. 빌뉴스 주재 대만대표부는 양해 각서의 체결을 통해 양국이 기술과 경제 분야에서 향후 협력 증진을 기대한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또한, 아우슈리네 아르모나이테(Aušrinė Armonaitė) 리투아니아 경제혁신부 장관은 2023년 10월 6일 일본 언론과 인터뷰에서 현재 대만 반도체와 다른 첨단기술 기업들의 리투아니아에 대한 투자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면서 양자 간 본격적인 반도체 분야 협력 계획을 밝혔다.
- 리투아니아 네트워크 장치 기업 텔토니카(Teltonika)는 2023년 1월 대만 산업기술연구소(ITRI: Industrial Technology Research Institute)와 전체 사업비의 약 70%인 1,000만 유로(약 142억 9,200만 원)를 대만 측이 출자하는 조건으로 리투아니아 내 합작 반도체 생산 공정 설립 계약을 체결하였다. 또한 타이베이에 본부를 둔 한 투자회사는 동년 6월 리투아니아의 생명공학과 생명과학 분야에 약 2억 달러(약 2,640억 원)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 발트 3국, 중국의 외교적, 경제적 반발 직면
◦ 발트 3국과 중국, 외교 및 경제적 협력관계 쇠퇴
- 2020년대 들어 발트 3국과 중국 간 외교 및 경제적 협력관계는 점차 쇠퇴하고 있다. 리투아니아는 2021년 11월, 에스토니아와 라트비아는 2022년 8월 중국과 중동부유럽 국가 간 경제 협력체인 중국-중동부유럽 협력체(Cooperation between China and Central and Eastern European Countries, 17+1)에서 탈퇴하였다. 한편 발트 3국은 2023년 4월 구소련으로부터 독립한 국가들의 주권을 구체적으로 명시한 국제 협약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루샤예(Lu Shaye) 프랑스 주재 중국 대사의 발언에 크게 반발, 각국 주재 중국 대사관 관계자를 초치하고 중국 정부에 해명을 요구하였다. 리투아니아는 동년 7월 발간한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대만과의 무역 관계를 ‘전략적 우선순위’로 언급하고 중국을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을 추구하는 권위주의 국가로 명시하였다.
- 2023년 1월 발트 3국 공동 연구진은 NATO의 지원으로 라트비아 리가 스트라딘스 대학교(Riga Stradiņš University)에서 수행한 ‘발트 3국에서 중국의 역할과 인식: 국가 안보 및 NATO에 대한 영향’ 연구 프로젝트를 통해 현재 발트 3국과 중국 사이의 관계가 역사적인 최저점에 놓여 있으며 가까운 미래에 개선될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하였다. 연구진은 발트 3국과 중국이 대만, 티베트(달라이 라마), 러시아 등의 문제에서 이견을 보이고 있으며, 특히 리투아니아와 에스토니아가 라트비아에 비해 중국에 더 비판적인 것으로 조사되었다고 주장하였다. 연구진은 그러나 라트비아와 에스토니아의 러시아인 디아스포라는 상대적으로 중국에 더 호의적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 중국, 리투아니아와 에스토니아에 외교적 반발 및 경제 보복
- 중국 정부는 에스토니아 정부의 대만대표부의 설립 계획에 대해 2023년 11월 1일 왕원빈(Wang Wenbin) 외교부 대변인의 정례 브리핑을 빌어 강하게 반발하며 에스토니아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할 것을 요구하였다. 동년 11월 7일 궈샤오메이(Guo Xiaomei) 에스토니아 주재 중국 대사 역시 에스토니아-중국 의회 그룹의 투마스 키비매기(Toomas Kivimägi) 의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탈린에 대만대표부가 들어선다면 중국 정부가 에스토니아로부터 대사관을 철수시킬 수 있다고 경고하였다. 그러나 크리스티 카렐손(Kristi Karelsohn) 에스토니아 외무부 아시아국 국장은 자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대만이 19개 유럽연합(EU) 회원국과 심지어는 러시아에도 대표부를 운영하고 있으며, 에스토니아 주재 대만대표부 개설이 에스토니아가 EU 본부가 위치한 벨기에에 그 대표부를 두는 것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설명하였다.
- 중국은 2021년 빌뉴스 주재 대만대표부 설립 이래 리투아니아에 고강도의 외교적, 경제적 보복 조치를 가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21년 11월 리투아니아 주재 중국 대사를 소환하고 양국 외교관계를 대사급에서 대리대사급으로 격하시켰으며, 이에 따라 리투아니아 주재 중국 대사관은 중국 대표처(Office of Chargé D’affaires)로 축소 개편되었다. 또한 중국은 2022년 2월 쇠고기 등 리투아니아 상품의 수입을 금지하는 등 무역 제재를 가하였다. 빌뉴스 주재 중국 대표처는 2024년 1월 리투아니아 의회 사절단의 대만 방문을 문제 삼아 동년 2월부터 리투아니아 국민에 대한 비자 발급을 전면 중단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 감수 : 김철민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Delfi, China might have stopped issuing visas to Lithuanians over lawmakers’ visit to Taiwan, 2024. 02. 07.
Voice of America, Baltic Speakers Back Supporting Ukraine Amid US Debate on Aid, 2024. 02. 01.
Taiwan News, Lithuania lawmaker commends president for safeguarding Taiwan democracy, 2024. 01. 25.
ERR.ee, Baltic parliamentary committee chairs laud Taiwan's latest elections, 2024. 01. 14.
Euronews, Estonia ready to let Taiwan open Tallinn office, despite China warnings, 2023. 11. 10.
ERR.ee, Estonian diplomat: Taipei representation name very important to China, 2023. 11. 09.
Voice of America, Taiwan Seeks Deeper Relations with Baltic States Despite Chinese Opposition, 2023. 11. 09.
POLITICO, China warns Estonia to dump plan for Taiwan office, 2023. 11. 08.
Nikkei Asia, Lithuania seeks deeper tech engagement with Taiwan: minister, 2023. 10. 06.
Euractiv, Taiwan encourages companies to invest in Lithuania to deepen bilateral cooperation, 2023. 10. 03.
Taipei Times, Taiwan hopes to join Baltic COEs: Tsai, 2023. 08. 11.
POLITICO, Lithuania defies China over Taiwan ties in new Asia strategy. 2023. 07. 06.
POLITICO, Baltics blast China diplomat for questioning sovereignty of ex-Soviet states, 2023. 04. 23.
Associated Press, German, Lithuanian lawmakers show support in Taiwan visit, 2023. 01. 10.
The Baltic Times, Baltic-China relations are at a low point – study, 2022. 12. 29.
Associated Press, Baltic lawmakers meet Taiwan’s Tsai, stepping up cooperation, 2021. 1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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