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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의 극동개발 정책과 방향

러시아 박지원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전문위원 2024/02/20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의 극동지역 개발의 의미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 러시아 정부의 극동지역 개발은 경제적으로 크게 두 가지 방향성을 갖는다. 첫째는 동북아시아 경제권으로의 편입을 통해 극동지역의 빠른 경제성장을 추진하는 것이며, 둘째는 이를 통해 다른 러시아 지역과의 경제적 격차를 축소하는 것이다. 

극동지역의 경제적 상황은 다양한 측면에서 모스크바를 중심으로 한 러시아 서부지역과 큰 격차를 보이는데, 러시아 전체 영토에서 극동지역은 40.6%에 해당하는 넓은 면적을 차지하지만 인구 비중은 5.4%에 불과하며 지역총생산, 평균임금 등의 경제지표가 러시아 평균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2022년 기준 극동지역 1인당 월평균 소득은 4만 6,842루블(약 70만 원)로, 모스크바 중심 중앙관구의 6만 1,448 루블(약 90만 5,000원) 대비 76% 수준에 그치고 있다.1) 극동지역의 집중적인 개발을 통해 단기간 내에 경제수준을 향상시켜 서부지역과의 불균형 해소 및 국토 균형성장을 추진하는 것은 러시아 정부의 중요한 과제이다.

그리고 이를 위한 수단으로 러시아 정부는 동북아시아 주요 국가인 한·중·일 산업 가치사슬의 분업체계에 연계되어 극동지역의 산업부문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했다. 현재는 동북아에서 생산된 완제품을 러시아로 수입하는 창구 역할을 하는 데 그치고 있으나, 동북아 국가들의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낙후된 산업의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추격(catch-up)’ 전략을 전개하고자 했다. 한·중·일 등 선진 산업국가의 투자 유치를 통해 △선박조립 △에너지 △물류 △식품가공 △첨단 제조업 등의 분야에서 러시아의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목표였다.     

투자 촉진을 위해 정부는 다양한 제도와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외국 투자 기업에 대한 특혜를 제공해왔다. 경제특구(SEZ), 선도개발구역(Advanced SEZ), 자유항(Free Port) 등에 투자한 기업에 대해 연방세, 재산세, 토지세 등을 면제해 주었으며, 입주기업의 현지 활동과 관련한 행정절차를 간소화하는 등의 조치로 한국·일본·중국 기업 등을 중심으로 극동지역에 대한 투자 확대는 지속되었다.  
  
현재 러시아 정부의 극동지역 개발 추진방향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극동지역 개발은 러시아 정부의 주요 정책 우선순위에서 벗어난 것으로 보였다.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직후 극동지역의 개발에 대한 문제는 사실상 러시아의 중요 이슈가 아니었는데, 2022년 제7차 동방경제포럼에서는 극동지역의 물류 중요성 등이 논의되었으나 주로 서방의 제재에 대한 러시아의 입장과 대응이 주요 주제였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 러시아 대통령은 2023년 9월 동방경제포럼에서 “극동지역 개발은 21세기 러시아의 최우선 과제”라고 언급하며2) 개발 중요성을 새롭게 각인하는 발언을 했다. 또한 미하일 미슈스틴(Mikhail Mishustin) 러시아 총리는 2023년 10월 자신이 주재한 극동지역개발 관련 회의에서 2024년 연방 예산 할당액을 기존 640억 달러(약 84조 5,500억 원)에서 800억 달러(약 105조 6,800억 원)로 증액하는 등 지역 개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3) 

2023년 9월 10일부터 13일까지 블라디보스톡에서 개최된 제8차 동방경제포럼에는 러시아에 비우호적인 국가 포함 총 62개국에서 7,000명이 넘는 인원이 참가했으며, 러시아는 지난 10년간 극동지역의 개발 성과를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협력·평화·번영을 위하여」를 주제로 100여 개의 프로그램이 개최되었으며, 향후 극동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발전시켜야 할 분야로 물류·관광·신기술 등이 언급되었다. 

물류 분야에서는 극동지역을 아시아태평양 지역과 연결하는 물류의 핵심지역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철도·해상·항공 부문의 인프라를 개선하는 과제가 주로 논의되었다. 특히, 북극항로(Northern sea route)의 활성화가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관광부문에서는 아시아 지역의 주요 관광지로서 극동지역을 브랜드화하며 지역 내에서 관광 중심지로 활성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여기에 더해, 인공지능, 무인항공기, 의약품 등 고부가가치 산업에 대한 경쟁력을 강화하고 이를 주권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하여 극동지역의 중요성이 강조되었다.

또한, 최근 러시아 정부는 극동지역에서 중국과의 연대를 위한 다양한 정책들을 내놓고 있는데, 중국에 블라디보스톡 항구의 사용권을 제공한 것은 대표적인 예이다. 정부는 중국에 블라디보스톡 항구 사용권을 부여하여 중국 동북 지역의 물류·운송 여건 개선에 크게 도움을 주었다. 2023년 6월 1일부터 극동지역의 블라디보스톡 항구를 중국에게 개방하여 중국이 이를 자국 항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행정절차를 간소화한 것이다. 이는 2023년 3월 양국 정상이 합의한 ‘2030년까지 러-중 간 경제협력계획(Pre-2030 Development Plan on Priorities in China-Russia Economic Cooperation)’에 근거한 것이었다. 이에 따라, 동북 3성에서 해상운송을 위해 기존에 약 1,000km를 이동해야 했던 운송 거리가 크게 단축되어 중국으로서는 동북지역 물류 효율성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장기적으로 중국 동북 3성과 극동지역을 연계하는 산업 및 물류 축의 발전을 강화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림 1> 블라디보스톡항 이용 중국 도시


자료: Think China


중국과 러시아와는 아무르(Amur) 지역을 중심으로 양 국가를 연결하는 철도 건설을 완공하였으며 향후 물류 허브 조성 계획도 갖고 있다. 러시아 니즈네레닌스코예(Nizhneleninskoe)와 중국 통장(Tongjang)시를 연결하는 철도교가 2022년 11월 개통하였으며 이 철도의 개설로 러-중 간 철도 운송루트가 약 700km 단축되었다. 철도의 길이는 2.2km이며 연간 화물 운송량은 2,000만 톤에 달하는데, 러시아는 주로 철광석과 석유제품을, 중국은 소비재를 수출한다. 또한, 이 철도가 연결되는 배후지에는 물류 허브를 조성하여 양국 간 물류 이동이 원활히 진행되도록 촉진할 계획이다. 

<그림 2> 러-중 연결 아무르 철도 


자료: CGTN 


또한 양국은 시베리아의 힘 2(Power of Siberia 2) 가스파이프라인 건설을 위한 주요 경로를 최종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파이프라인이 완공되는 2030년 이후에 중국의 에너지 수급 문제가 해소될 것으로 보여 경제성 문제 해결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와는 별개로 2023년 11월, 러 극동 달레첸스크(Dalechensk)와 중국 후린(Hurin)시를 연결하는 파이프라인 건설을 확정 짓고 연간 100억㎥의 천연가스를 추가로 거래하기로 합의하였다. 유리 트루트네프(Yuri Trutnev) 러시아 부총리는 2023년 12월 기준, 극동지역에서 중국 자본 90억 달러(약 10조 9,000억 원)가 투자된 49개 프로젝트가 시행 중이며 러시아 극동지역과 중국 동북지역 간 교역액은 2022년 22억 달러(약 2조 9,000억 원)에서 2023년에는 27억 달러(약 3조 5,600억 원)로 증가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4)

극동지역에서 사실상 협력이 어려워진 한국과 일본 대신, 러시아는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러시아와 베트남 양국은 2023년 6월 극동지역 협력과 관련한 회의를 갖고, 극동지역 산업부문에 대한 베트남의 투자 가능성 여부를 타진하였다. 여기서 베트남 기업은 토목, 건설, 가구 제작, 광물개발, 식품가공, 하이테크 분야 등에서 극동지역 러시아 기업과 협력할 수 있다고 밝혔다.5) 이미 2022년 5월 러시아 선사 페스코(FESCO)는 블라디보스톡에서 베트남 호치민을 연결하는 항로를 개설하고 호치민 항을 환승 항구로 삼아 他동남아 국가에 수출할 수 있는 루트를 마련했으며, 이후 러시아의 다른 선사들도 블라디보스톡-호치민을 연결하는 루트를 개설했다. 베트남은 반대로 극동지역과의 교역을 원활히 하기 위해 이 지역에 내륙항(dry port) 건설을 고려 중이다. 

인도 역시 러시아의 주요 협력 대상인데, 러시아의 북극항로와 극동 항구를 통해 인도의 첸나이(Chennai)까지 연결되는 항로 개설에 대해 러시아와 논의 중이며, 이 항로를 통해 주로 석탄, 원유, 액화천연가스(LNG) 등의 천연자원 수입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더 나아가 인도의 국영 선박제조사인 고아 조선소(GOA shipyard limited)는 러시아 유나이티드조선(USC)과 합작으로 선박제조와 수리 분야에서 협력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6)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이미 인도는 러시아에 24척의 화물 운송용 선박 판매를 확정했다. 

전망 및 시사점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 러시아 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추진되었던 극동지역 개발은 전쟁 발발 이후 성장 모멘텀을 찾기 어려웠으나, 2023년 들어 다시금 적극적인 육성 정책이 전개되기 시작했다. 특히, 한국과 일본으로부터의 투자와 경제 협력이 사실상 어려워진 상황에서 러시아는 이를 대신할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의 협력이 절실하다.  

중국에 대한 지나친 의존을 경계하고자 하는 러시아 정부도 현재로서는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 다른 대안이 미약한 상황에서 중국과의 협력은 불가피하며, 이런 맥락에서 중국과의 물류 연결, 블라디보스톡 항구 사용권 부여, 에너지 판매, 제조업 투자유치 등은 극동지역 경제발전을 위해 필요한 조치였다. 러시아는 전쟁이라는 어려운 상황에서 극동지역 경제발전이라는 실용적인 측면에 우선적으로 초점을 맞추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극동지역에 대한 러시아 정부의 개발 의지는 분명하며 향후 아시아 국가와의 협력을 통해 이를 실현해 나갈 것으로 판단된다. 러시아 정부는 극동지역 경제개발을 위해 중국을 포함하여 베트남, 인도 등의 아시아 국가와의 협력을 지속적으로 강화 및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향후 인도네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 국가와의 관계 구축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 각주
1) ФЕДЕРАЛЬНАЯ СЛУЖБА ГОСУДАРСТВЕННОЙ СТАТИСТИКИ, 「СОЦИАЛЬНО-ЭКОНОМИЧЕСКОЕ ПОЛОЖЕНИЕ ДАЛЬНЕВОСТОЧНОГО ФЕДЕРАЛЬНОГО ОКРУГА в 2022 году」2023, с. 53.
2) “Путин назвал приоритет России на ⅩⅩⅠ век,” 12, сен. 2023, https://rbc.ru/politics/12/09/2023/650001b89a79 47ca2d6bdd2b, (검색일: 2023년 12월 13일)
3) “Мишустин заявил о выделении в 2024 году 80 млрд рублей развитие Дальнего Востока.” 31, окт. 2023, https://rg.ru/2023/10/31/reg-dfo/mishustin-zaiavil-o-videlenii-v-2024-godu-na-razvitie-dalnego-vostika-bolee-80- mlrd-rublej.htmi, (검색일: 2023년 12월 13일)
4) “Trade turnover between Russia Far East, Northeast China to reach $27bln,” https://tass.com/economy/1721991 ?utm_source=google.co.kr&utm_medium=organic&utm_campaign=google.co.kr&utm_referrer=google.co.kr, (검색일: 2023년 12월 21일) 
5) “Vietnam, Russia’s Far East region seek to boost trade cooperation,”https://en.vietnamplus.vn/vietnam-russias –far-east-region-seek-to-boost-trade-cooperation/254814.vnp, (검색일: 2023년 12월 21일)
6) “Indian yards to build 24 tankers, bulkers and container ships for Russia,” https://tradewindsnews.com/shipyar ds/indian-yards-to-build-24-tankers-bulkers-and-container-ships-for-russia/2-1-1550020, (검색일: 2023년 12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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