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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특집이슈

[월간정세변화] 전쟁 2년… 우크라이나 지원을 둘러싼 각국의 입장 차이

우크라이나 EMERiCs - - 2024/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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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전 직후부터 우크라이나 지원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한 서방국


2014년부터 시작된 EU의 우크라이나 지원…2022년 러시아의 침공 이후 급격히 증가

유럽연합(EU)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영토였던 크림반도를 합병하고 우크라이나에 유럽 지향적인 정부가 설립된 이후부터 우크라이나에 지원을 제공해왔다. 2021년 EU는 국내총생산(GDP)에 따른 회원국들의 갹출로 분쟁 지역을 지원하기 위한 유럽평화기금(EPF: European Peace Facility)를 설립하였다. 유럽평화기금은 분쟁 지역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되었으며, 2027년까지 120억 유로(약 17조 3,287억 원)을 조성할 계획이었다.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EU는 EPF 대부분을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데 사용하게 되었다. EU 공식 발표에 따르면, EU는 EPF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총 61억 달러(약 8조 1,404억 원) 규모의 살상 무기와 안전 장비 등을 제공했다. 


이외에도 개별 유럽 국가들의 지원까지 합치면 유럽의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규모는 280억 유로(약 40조 4,336억 원)에 달한다. EU 국가 중 우크라이나에 군사적 지원을 가장 많이 제공한 상위 5개국은 독일, 덴마크, 폴란드, 프랑스, 체코 순이다. 특히 독일은 미국 다음으로 많은 군사적 지원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정부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23년까지 독일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군사 지원 규모는 총 74억 유로(약 10조 6,860억 원)에 달한다. 한편 폴란드는 35억 유로(약 5조 542억 원), 2023년 11월 기준 프랑스는 32억 유로(약 4조 6,209억 원) 규모의 군사 지원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영국 등 비(非)EU 회원국들도 막대한 지원 제공

미국은 전 세계에서 우크라이나에 가장 많은 군사적, 인도적, 재정적 지원을 제공한 국가이다. 2023년 10월 기준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 규모는 총 750억 달러(약 100조 875억 원)를 넘어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안보 지원, 무기 및 장비 지원금 및 대출금은 전체 지원 규모의 61%인 463억 달러(약 61조 7,873억 원)이며, 재정 지원은 35%인 264억 달러(약 35조 2,308억 원), 인도주의적 지원은 4%인 27억 달러(약 3조 6,031억 원)에 달했다.


영국과 NATO 회원국들도 미국, 독일과 함께 우크라이나에 막대한 지원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영국 정부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영국 측은 우크라이나에 120억 파운드(약 20조 2,177억 원)의 지원을 약속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022년 2월 이후 영국 정부는 군사 지원으로 71억 파운드(약 11조 9,621억)를 지출하였다. NATO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정치적인 지지를 표명하고 있다. 미국, 유럽, 아시아, NATO 동맹국 등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원 규모는 총 1,780억 달러(약 237조 5,410억 원)를 넘어서는 것으로 추산된다.


전쟁 장기화에 피로도 증가…EU 내에서도 의견 갈려


헝가리와 슬로바키아, EU의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 비판

EU는 우크라이나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으나, 모든 EU 회원국들이 우크라이나 지원을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 헝가리와 슬로바키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이 오히려 전쟁을 장기화하고 있다며 지원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특히 헝가리는 여러 차례 EU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반대 의견을 밝혔다. 지난 2023년 10월 빅토르 오르반(Viktor Orban) 헝가리 총리는 EU가 우크라이나에 500억 유로(약 72조 1,365억 원)를 추가 지원하는 안에 공개적으로 반대하여 법안 통과가 지연된 바 있다. 또한 로베르토 피초(Roberto Fico) 슬로바키아 총리도 우크라이나의 부패 문제를 지적하며 추가 지원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혔고, 이에 슬로바키아 정부는 더 이상 우크라이나에 군사적인 지원을 제공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EU,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 패키지 승인 반대하는 헝가리에 경제적 보복 예고하면서 EU 내분 감지 

친러시아, 친푸틴 성향을 보여온 헝가리의 오르반 총리는 2023년 12월 EU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재정 지원에 재차 반대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오르반 총리는 EU의 우크라이나 재정 지원에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제동을 걸었다. 오르반 총리는 총 500억 유로에 달하는 지원금을 4년간 매년 125억 유로(약 18조 348억 원)으로 분할하여 지원할 것과 EU가 헝가리에 지급을 보류해왔던 코로나19 팬데믹 회복 기금을 제공할 것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한편 EU는 오르반 총리가 우크라이나 지원에 거부권을 행사하는 경우 헝가리 경제를 압박하겠다고 대응했다. 이전부터 EU는 헝가리의 인권, 법치 문제를 근거로 들며 EU 기금 제공을 거부해왔다. 오르반 총리와 EU 간 갈등으로 예정되었던 우크라이나 지원이 수 개월 지연되었다.


슬로바키아 총리, ‘전쟁을 끝내는 방법은 자금 지원이 아니라 우크라이나의 영토 포기’ 발언 

헝가리뿐만 아니라 슬로바키아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과 우크라이나의 NATO 가입을 반대하고 있다. 피초 총리는 슬로바키아 공영방송에 출현하여 러시아의 침공을 끝내는 방법은 지원이 아니라 우크라이나의 영토 주권 포기라고 발언했고, 현 슬로바키아 정부는 우크라이나의 NATO 가입을 반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3년 12월 취임한 피초 총리는 취임 전부터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및 NATO 가입 반대, 대러제재 반대 입장을 표명해왔다. 또한 피초 총리는 오르반 총리의 입장을 지지한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피초 총리는 오르반 총리와의 합동 기자회견에서 헝가리의 거부권 행사에 관하여 주권을 위해 싸우는 국가(헝가리)를 처벌하는 것에 반대하며, 헝가리에 대한 비난에도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가장 많은 우크라이나 전쟁 난민 수용한 폴란드, 2023년 10월 폴란드 총선 직전 우크라이나와 갈등 최고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폴란드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인도적, 정치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동부 유럽에서 폴란드는 우크라이나 지원에 가장 앞장선 국가였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문제로 2023년 9월부터 폴란드와 우크라이나 간 관계가 악화됐다. 폴란드를 비롯한 동부 유럽 국가들은 자국 농민을 보호하기 위해 EU의 우크라이나 곡물 수입 금지 조치가 이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는 우크라이나 곡물 수입 금지 조치를 연장하지 않기로 한 EU 결정에 반하는 것이었다. 폴란드인들은 우크라이나산 곡물이 자국에 수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폴란드-우크라이나 국경을 폐쇄했다. 그러자 우크라이나 지도자들은 이러한 폴란드 측의 행위를 용납할 수 없으며,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Mateusz Morawiecki) 폴란드 총리가 우크라이나에 군사 지원을 하는 대신 자국 국방에 투자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2023년 12월 취임한 도널트 투스크(Donald Tusk) 신임 폴란드 총리는 기존 정부의 입장을 번복하고 다시 친유럽 비전을 추구할 것이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강력한 지원을 약속했다. 투스크 총리는 폴란드가 미국의 충실한 우방이자 NATO의 헌신적인 회원국으로 남을 것이라고 강조하였으며, 과거 정부와 같이 사법권 독립과 성소수자 권리 문제로 EU와 갈등을 빚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네덜란드, 2023년 12월 총선에서 극우 정당 승리하며 우크라이나 지원 중단 우려
2023년 11월 22일 네덜란드 총선에서 우파 정당인 자유당(PPV: Party for Freedom)이 150석 중 37석을 확보하며 가장 많은 의석을 확보했다. 자유당 지도자인 헤이르트 빌더르스(Geert Wilders)는 공약으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삭감하겠다고 밝혀왔는데, 그가 이끄는 자유당이 연립 정권의 중핵을 구성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도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그러나 연립정부 구성에 수 개월이 걸리는 네덜란드 정치 특성상 총선 이후 아직까지 빌더르스 대표의 의사가 정부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고 있다. 지난 2월 5일 네덜란드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제공권 장악을 위해 F-16 전투기를 추가로 제공하였으며, 2024년간 약 27억 달러(약 3조 6,077억 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마르크 뤼터(Mark Rutte) 네덜란드 총리는 네덜란드 정부가 러시아의 침략에 대응하는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겠다는 변함없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으나, 빌더르스 대표가 다수당 대표로서 총리에 취임한다면 향후 네덜란드 정부의 입장이 바뀔 가능성도 있다. 

크로아티아 대통령,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무기 공급 비난 
한편 크로아티아에서는 대통령이 서방 국가들의 우크라이나 지원을 비난하면서 크로아티아 대통령 사이트가 우크라이나 내에서 접속이 차단되기도 했다. 조란 밀로비치(Zoran Milanovic) 크로아티아 대통령은 서방의 군사 지원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연장시킬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우크라이나 외교부는 크로아티아 대사를 초치하여 항의했다. 다만 크로아티아는 의원내각제 국가로 대통령의 권한이 크지 않아 밀로비치 대통령의 의사가 국가 정책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고 있다. 

EU, 500억 유로 규모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 패키지 승인…미국 상원은 안보 패키지 법안 부결 

EU의 우크라이나 자금 지원, 2023년 10월 오르반 총리의 거부권 행사 이후 잠정 중단…2024년 1월 지원 재개에 극적 합의
2월 1일 EU가 정상회담을 통해 우여곡절 끝에 우크라이나 지원에 합의했다. 이번 합의로 EU 27개국은 2024년부터 2027년까지 총 500억 유로(약 72조 2,450억 원)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게 되며, 이 중 330억 유로(약 47조 6,817억 원)는 대출의 형식으로, 170억 유로(약 24조 5,633억 원)는 지원금의 형식으로 제공된다. 지원금은 동결된 러시아 자산에서 조성될 수 있다고 EU 측은 밝혔다.

우크라이나 지원이 승인되자 EU는 헝가리의 국가 주권 수호법에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2월 7일 EU는 헝가리의 해당 법안이 EU의 민주 가치와 기본 권리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해당 법안은 헝가리 내에서도 비난을 받았다. 헝가리 야권은 권위주의 정부가 새 법을 통해 정적과 미디어, 그리고 시민사회를 압박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오르반 총리는 위 법안이 외국의 지원을 받는 정치인들과 단체를 단속하여 외국의 영향력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미국, ‘안보패키지’ 법안 두고 상하원 분열·공화당 내분… 이민자 관련 국경 관리,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2025년 대선까지 정치적 득실 변수로 작용
미국 내에서도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의견이 엇갈렸다. 미국 공화당은 2023년 12월 상원에서 600억 달러(약 80조 1,960억 원) 규모의 신규 우크라이나 지원안을 부결시켰다. 조 바이든(Joe Biden) 미국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지원안 통과를 위해 공화당과 상당한 타협을 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고, 민주당 측도 지원안 타결을 위해 망명 정책 수정을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2024년 2월 미국 상원은 1,180억 달러(약 157조 6,952억 원) 규모 초당적 국경 안보 패키지 법안을 공개하였다. 해당 법안이 공개되자마자 하원 의장은 즉시 반발했다. 마이크 존슨(Mike Johnson) 하원 의장은 해당 법안이 자신의 예상보다 훨씬 열악한 내용이 담겼으며, 국경에서의 혼란을 막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 상원에서 합의가 되더라도 하원에서 합의가 이루어지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초당적 국경 안보 패키지 법안은 상원에서도 부결됐다. 삼고초려 끝에 2월 13일 우크라이나에 601억 달러(약 80조 2,500억 원)를 지원한다는 내용을 포함한 안보지원 예산안이 상원에서 통과되었으나, 2월 말까지 휴원을 선언한 하원의 통과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이다.

서방의 지원금에 의존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경제…미국의 추가 군사 지원 없이는 러시아의 승리로 끝날 가능성도
미국의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이 불투명해지자 우크라이나의 전세가 더욱 불리해졌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EU가 제공하는 지원금은 주로 공무원 임금 지불과 경제 활성화 등 비 군사적 목적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한편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기로 한 지원은 군사적인 지원이 주를 이룬다. EU 측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500억 유로의 지원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으며, 추가 지원을 위한 재원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천문학적인 규모의 전후 재건 비용까지 고려하면 미국의 지원 여부는 우크라이나에게 상당히 중요하다. 세계은행의 추산에 따르면, 장기적으로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해 필요한 금액은 4,110억 달러(약 549조 1,782억 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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