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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러시아, 유력 야권 정치인의 대통령 선거 후보 등록 무산...수감 중이던 야권 지도자는 옥사

러시아 EMERiCs - - 2024/02/23

☐ 러시아, 유력 야권 정치인의 대통령 선거 후보 등록 무산      

◦ 러시아 정부, 유력 야권 정치인의 대통령 선거 후보 등록 불허     
-  2024년 2월 8일 러시아연방 중앙선거관리위원회(중앙선관위)는 유력 야권 정치인이자 전 러시아 하원(국가두마)의원인 보리스 나데즈딘(Boris Nadezhdin)의 대통령 선거 후보 등록을 거부하였다. 중앙선관위는 거부의 근거로 원외 정당 소속 인사의 경우 후보 등록을 위해 필수적인 10만 건 이상 지지 서명의 무효 비율이 5%를 초과해서는 안 된다는 선거법 조항을 제시하였다. 중앙선관위는 공식 접수된 10만 4,734건의 나데즈딘 지지 서명 중 약 8.7%인 9,147건이 무효한 것으로 판명되었다고 최종 발표하였다. 앞서 동년 2월 5일 중앙선관위는 나데즈딘이 1월 31일 제출한 서명에 대한 1차 집계 결과 약 15.3%가 무효하다고 판별하였으며, 이에 맞서 나데즈딘은 무효 처리된 서명을 상쇄하기 위한 추가 서명을 제출한 바 있다. 
- 2024년 2월 15일부터 21일까지 러시아연방 대법원은 중앙선관위의 결정에 불복하여 나데즈딘이 제기한 세 건의 소송을 모두 기각하였다. 나데즈딘은 지지 서명 접수 및 검수 절차상 중앙선관위의 직권 남용과 불투명성을 문제 삼아 후보 등록 거부 철회 및 서명 재집계를 요구하였으나, 대법원은 중앙선관위의 결정에 법적인 하자가 없다고 답변하였다. 원외 정당 또는 무소속 후보에게 10만 건 이상의 지지 서명을 요구하는 현행 러시아 선거법 조항은 지난 2012년 2월부터 적용, 그동안 반정부 성향 정치인과 시민사회 활동가들의 대통령 선거 출마를 제도적으로 봉쇄하는 데 이용되었다. 

◦ 러시아 대선, 푸틴 대통령과 친크렘린 성향 후보들만 출마           
- 2024년 2월 15일 러시아 관영 타스(TASS)통신은 중앙선관위 발표를 인용하여 무소속인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 현직 대통령, 러시아연방 공산당(KPRF) 소속 니콜라이 하리토노프(Nikolay Kharitonov), 러시아 자유민주당(LDPR) 소속 레오니드 슬루츠키(Leonid Slutsky), 그리고 현재 하원 부의장인 ‘새로운 사람들(Novye Lyudi)’ 소속 블라디슬라프 다반코프(Vladislav Davankov) 등 4명의 대통령 선거 후보 등록을 확인하였다. 푸틴 대통령은 공식적으로는 무소속이지만 사실상 하원 내 다수당이자 전 여당인 통합러시아당(Edinaya Rossiya) 후보로 분류되고 있으며, 나머지 3인 또한 현 러시아 정부와 우크라이나 전쟁(‘특별군사작전’)에 우호적인 원내 야당 소속이다. 중앙선관위는 동년 2월 17일부터 대중매체를 통한 선거 운동을 허락하였으며, 2월 26일부터 시작되는 최소 3번의 방송 토론회 일정을 공지하였다. 이번 투표는 3월 15일부터 17일까지 3일에 걸쳐 실시된다.     
- 나데즈딘은 원외 정당인 중도 자유주의 ‘시민 이니셔티브(Grazhdanskaya Initsiativa)’ 소속으로 2024년 1월 대통령 선거 출마를 정식으로 선언하였다. 그는 동년 1월 26일 미국 일간지 워싱턴 포스트(Washington Post)와 인터뷰에서 러시아 국민이 현재의 정부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으며, 지난 수년 동안 집회와 결사의 자유가 제한되었음에도 적극적인 정치 참여의 경험을 쌓아 온 많은 유권자의 마음이 이번 선거에서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나데즈딘은 현재 대통령 선거 출마 의사를 밝힌 정치인 중 유일하게 우크라이나 전쟁에 반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2018년 이후 주요 야권 인사들이 투옥되거나 국외로 망명한 현재 러시아에서 푸틴 대통령에 맞설 ‘진짜’ 야권 후보로 여겨졌다. 그러나 그의 뚜렷한 반전 성향과 더불어 야권 결집의 위험성 때문에 압도적 승리를 통한 5선을 바라는 푸틴 대통령과 그의 정권이 나데즈딘의 선거 참여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였다. 

☐ 러시아, 수감 중이던 야권 지도자 돌연 사망                

◦ 수감 중이던 야권 지도자 돌연 사망...러시아 전역 추모 움직임 강제 진압      
- 2024년 2월 16일 러시아연방 아먈로-네네츠 자치구(Yamalo-Nenets Autonomous Okrug) 하르프(Kharp) 소재 제3교도소(IK-3) 측은 수감 중이던 저명한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Alexei Navalny)가 현지 시간 오후 2시 17분 사망했다고 공식 발표하였다. 교도소 측은 나발니가 당일 야외 산책 이후 갑자기 쓰러져 의식을 잃은 후 응급 의료 처치에도 소생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사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현재 러시아연방 수사위원회(SK)와 연방교정청(FSIN)이 본 사건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발니는 2022년 6월 이후 모스크바 인근 블라디미르주(Vladimir oblast) 멜레호보(Melekhovo) 소재 제6교도소(IK-6)에 수감되어 있었으나, 2023년 12월 약 20일 동안의 연락 두절 끝에 북극권에 위치해 수형 환경이 가혹하기로 악명높은 제3교도소로 이감되었음이 밝혀졌다.
- 러시아 정부는 나발니에 대한 추모 열기를 극도로 경계하고 있다. 나이젤 케이시(Nigel Casey) 러시아 주재 영국 대사와 린 트레이시(Lynne Tracy) 미국 대사는 2월 19일 소련 시절 정치적 탄압의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솔로베츠의 돌(Solovetsky Stone)’ 기념비에 헌화하며 나발니의 죽음을 애도하였다. 한편 러시아 독립언론 모스크바 타임즈(The Moscow Times)는 2024년 2월 16일부터 18일까지 러시아 전역 36개 도시에서 나발니의 죽음을 공개적으로 추모하던 최소 401명의 시민이 허가되지 않은 집회에 참여한 혐의로 체포되었고, 이 중 러시아 제2의 도시인 상트페테르부르크(St. Petersburg)에서만 200명이 구금되었다고 보도하였다.
- 나발니는 변호사 출신으로 2011년 비영리 단체 반부패 재단(FBK)을 설립한 이후 푸틴 대통령을 비롯한 러시아 최고위층의 숨겨진 자산과 권력 남용 등을 폭로하였고, 동년 12월의 러시아 하원의원 선거 부정에 항의하는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를 조직하면서 푸틴 대통령의 최대 정적이자 러시아 야권의 구심점으로 부상하였다. 나발니는 2020년 8월 시베리아 톰스크(Tomsk)에서 모스크바로 돌아오는 국내선 비행기 안에서 독극물 중독 증세를 보여 독일로 긴급 이송, 5개월 동안의 치료 끝에 2021년 1월 러시아로 귀국하였으나 바로 사법당국에 체포되어 극단주의 선동, 횡령, 법정 모독죄 등의 혐의에 대해 총 31년 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었다. 

◦ 서방과 우크라이나, 나발니 추모하며 러시아 정부 강력 비난    
- 나발니의 사망이 알려진 후 미국, 유럽연합(EU), 그리고 우크라이나는 즉각 정부 차원의 논평을 통해 그를 추모함과 동시에 러시아 정부가 나발니의 혐의를 정치적으로 조작하여 혹독한 환경에서 장기간의 수형 생활을 강요하는 등 사실상 그를 죽음으로 몰아갔다고 강력히 비난하였다. 조 바이든(Joe Biden) 미국 대통령은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자청하여 나발니의 죽음이 푸틴과 그의 ‘깡패들(thugs)’의 책임이라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강도 높게 비난하였다. 샤를 미셸(Charles Michel) EU 이사회 상임의장 역시 나발니가 민주주의와 자유 등 자신의 이상을 위해 자신의 전부를 희생했다면서, 러시아 정부가 그의 비극적 죽음에 전적인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였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Volodymyr Zelensky)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나발니의 죽음이 푸틴 정권의 폭압성을 단적으로 나타내는 증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러시아 정부는 나발니의 죽음을 둘러싼 서방의 비난에 공개적으로 반박하였다. 아나톨리 안토노프(Anatoly Antonov) 미국 주재 러시아 대사는 백악관의 반응이 러시아 내정에 대한 부당한 간섭이자 추가 제재의 구실을 찾기 위한 것이라고 비난하였다. 드미트리 페스코프(Dmitry Peskov) 러시아 대통령실 대변인 또한 사인이 불명확한 상태에서 서방의 비난은 과격하고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공식적인 조사 및 부검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어떠한 이야기도 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공식 성명을 내어 나발니의 죽음에 대한 서방의 즉각적인 비난이 아무것도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러시아에 대한 무조건적인 반대만을 일삼는 그 위선을 보여준다고 주장하였다. 
- 나발니의 사망이 발표되던 그 시각 그의 아내인 율리아 나발나야(Yulia Navalnaya)는 독일 뮌헨(München)에서 열리는 뮌헨 안보 회의(München Security Conference)에 참석 중이었다. 나발나야는 비보를 접한 후 특별 연설을 통해 만약 남편의 사망이 사실이라면 푸틴 대통령과 그의 정부에 분명한 책임을 지우기 위해 회의에 참석한 모든 국가가 힘을 모아 러시아의 폭압적인 정권을 타도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후 나발나야는 2024년 2월 19일 벨기에 브뤼셀(Brussels)에서 EU 외무장관들과 회동, 남편의 일을 이어받아 반정부 투쟁을 계속 전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감수 : 이평래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РБК, Верховный суд признал законным отказ ЦИК в регистрации Надеждина, 2024. 02. 21. 
Euronews, ‘I'm not afraid': Navalny's widow vows to continue his work as she meets EU foreign ministers, 2024. 02. 19.  
BBC, US and UK ambassadors to Russia lay Navalny tributes, 2024. 02. 19. 
The Guardian, Kremlin accused of ‘covering tracks’ as whereabouts of Alexei Navalny’s body remain uncertain, 2024. 02. 18. 
The Moscow Times, На акциях памяти Навального задержали 400 человек за два дня, 2024. 02. 18. 
TASS, МИД РФ: реакция Запада на сообщение о смерти Навального продемонстрировала его лицемерие, 2024. 02. 17. 
News.ru, Надеждин подал третий иск в Верховный суд, 2024. 02. 17.  
The New York Times, Navalny’s Wife Makes Dramatic Appearance After Reports of His Death, 2024. 02. 16. 
The Guardian, Western leaders point finger at Putin after Alexei Navalny’s death in jail, 2024. 02. 16. 
BBC, Putin critic Alexei Navalny dies in Arctic Circle jail, says Russia, 2024. 02. 16. 
TASS, Месяц до выборов. Четыре кандидата, первые рекорды и нововведения ЦИК, 2024. 02. 15. 
Радио Свобода, Верховный суд не удовлетворил два иска Надеждина о проверке подписей, 2024. 02. 15.  
Meduza, ЦИК отказал Борису Надеждину в регистрации кандидатом на выборы президента РФ, 2024. 02. 08. 
The Washington Post, This man wants to run against Putin. Thousands of Russians are helping him, 2024. 0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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