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23 반군의 활동 증가, 대규모 이주민 발생 초래
콩고민주공화국 정부군 對 M23 반군 간 갈등의 주요 배경
콩고민주공화국 동부에서는 M23을 비롯한 100개 이상의 무장 단체가 활동하며 국내 분쟁이 격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정학, 종족 및 국가 간 경쟁, 천연 자원을 둘러싼 경쟁이 분쟁의 첨예화에 기여한다. 특히 콩고 내에서 활동 중인 M23 반군의 기원은 1994년 르완다에서 발생한 학살 사건에 기인한다. 당시 르완다에서는 후투인들(Hutus)이 투치인들(Tutsis)과 온건파 후투인들 약 80만 명을 학살한 사건이 있었다. 또한 국제적으로 콩고민주공화국 내 자원을 둘러싸고 르완다와 우간다 간 관계도 첨예해졌다. 이후 국내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콩고민주공화국 정부는 동부에서 활동하는 반군들과 평화 협정을 체결하려 하였으나, 2009년 3월 23일 평화 협정 체결에 실패하였다. 투치인들을 포함한 반군들은 이날을 기념하기 위하여 단체 이름을 M23(3월 23일)로 짓고 2012년부터 북키부주(North Kivu Province)에서 반정부 활동을 시작했다. 분쟁과 인권 침해를 모니터링하는 키부 안보 트래커(Kivu Security Tracker)에 따르면 2017년 이후 약 8,000명이 폭력으로 인해 사망했다. 또한 국제연합(UN)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기준 550만 명의 난민이 발생하였으며, 이 중 2022년에만 등록된 신규 난민의 수는 70만 명에 달한다.
최근 동부 주요 도시 고마 인근에서 교전 격화… 이주민 급증
2024년 들어 M23의 활동이 재개됨에 따라 콩고민주공화국 동부 지역 안보가 불안정해졌다. M23은 북키부주의 마시시(Masisi)를 공격하였으며, 북키부주의 주도(主都) 고마(Goma)로 진격하자 지역 내 전략적 요충지인 사케(Sake) 마을의 민간인이 대피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다수의 언론에 따르면, 사케 마을이 M23에 점령되면 콩고민주공화국 군의 물류에 지장이 생겨 전력이 하락할 것으로 알려졌다. 콩고민주공화국 육군 대변인도 사케 지역의 고속도로를 장악하기 위해 군과 M23 간 전투가 격화되고 있다고 확인했다. 3월에는 콩고민주공화국 동부의 니안잘레(Nyanzale) 마을이 M23 손에 넘어갔다. 현지 관료에 따르면, M23의 공격으로 최소 15명이 사망했다.
상황이 악화되자 지난 2023년 12월 재선에 성공한 펠릭스 치세케디(Felix Tshisekedi) 콩고민주공화국 대통령의 능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었다. 전문가들은 치세케디 대통령이 지역 안정을 약속하고 이를 위한 노력을 경주하여왔으나, 민간인들의 고통이 더욱 커지고 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콩고민주공화국은 2023년부터 M23에 대응하기 위해 라틴 중남미 용병을 고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콩고민주공화국이 고용한 중남미 용병의 수는 약 2,500명에 달한다. 유엔은 용병 업체인 프론티어 리소스 그룹(Frontier Resources Group)이 콜롬비아, 멕시코, 아르헨티나 출신 용병을 2023년 6월과 7월 콩고민주공화국에 다시 파견한 것을 확인했다.
정부군-M23 반군, 교전 등 폭력사태에 대한 상이한 입장
정부군과 M23 측은 상대방이 폭력 상황을 고조시키는 데 책임이 있다며 서로를 비난했다. 1월 17일 M23은 콩고 정부군의 드론 공격으로 인해 2명의 지휘관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M23은 성명을 통해 콩고민주공화국 정부가 최전선에서 자신들을 공격하고 후방에서는 암살 행위를 자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M23 측은 정부군 측의 이러한 공격에 상응한 대응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콩고민주공화국 정부 측도 M23이 철수 약속을 이행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지난 2023년 1월 치세케디 대통령은 M23이 2022년 11월 아프리카 지역 지도자들이 중재한 평화협상을 준수하지 않고, 민간인들에게 폭력을 가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2023년 1월 다보스(Davos)에서 개최된 세계경제포럼에 참석한 치세케디 대통령은 국제사회의 압박에도 M23이 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여전히 건재하다고 언급했다. 당시 M23는 정부가 휴전을 존중하고 있지 않으며, 이러한 행동으로 무장단체의 무장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는 입장을 대변인을 통해 밝힌 바 있다.
콩고민주공화국, M23 배후에 르완다가 있다고 규탄하며, 양국 관계 극도로 악화… 국제사회도 對르완다 규탄에 동참
콩고민주공화국 대통령, 르완다 대통령을 히틀러에 비유하며 맹비난
콩고민주공화국 측은 르완다 정부가 M23을 지원하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비난해왔다. 특히 지난 2023년 12월 치세케디 대통령은 대통령 선거 유세 중 폴 카가메(Paul Kagame) 르완다 대통령을 히틀러에 비유하면서 팽창주주의적 목표를 비난했다. 르완다 측은 M23 지원 의혹을 부인하였으며, 1994년 학살에 참여하였던 전투원들이 모두 콩고민주공화국 군에 통합되었다고 주장한다.
한편 양국 간 직접적인 군사적 충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나이로비(Nairobi)에서 활동 중인 안보 컨설턴트 브라이언 기틴지(Brian Githinji)는 현재 상황이 악화되면 콩고민주공화국과 르완다가 군사적 충돌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언급했다. 기틴지는 양국 간 전쟁이 발생하면 이 지역에서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유엔도 양국의 직접 대치 위험을 언급한 바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폴란드는 르완다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안제이 두다(Andrzej Duda) 폴란드 대통령은 르완다를 방문하여 르완다가 위험에 처하면 폴란드가 지원하겠다며 향후 국방 협력 가능성을 언급하였다. 특히 두다 대통령은 르완다가 폴란드와 가치를 공유하고 있으며, 폴란드가 르완다와 이해와 우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폴란드-르완다 간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후 폴란드는 르완다에 군용 드론과 드론 대응 체계를 핵심으로 하는 첨단 군사 기술을 제공하기로 약속하면서 콩고민주공화국과 르완다 간 갈등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의 對르완다 규탄 입장 발표
서방국가들은 르완다를 비난했다. 미국은 르완다가 M23에 무기 지원을 멈출 것을 요구하는 반면, M23에 적대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미 국무부는 성명을 통해 미국과 유엔의 제재를 받는 M23이 르완다의 지원을 받아 행동하여 폭력이 더욱 악화되었다며 강력하게 비난했다. 또한 유엔도 르완다가 콩고민주공화국에 직접 개입하였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유엔 보고서에는 르완다의 M23 지원에 대한 증거가 더욱 늘어가고 있으며, 2023년 12월 대선을 앞두고 M23의 민간인 공격 빈도가 높아지고, 정치적 불안정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내용도 담겼다. 프랑스도 외무부 성명을 통해 르완다를 비난했다. 프랑스는 르완다가 M23에 대한 지원을 전면 중단할 것을 촉구하였으며, 콩고 동부 지역의 상황이 매우 우려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한편 영국은 직접적으로 르완다를 비난하지 않았다. 영국 측은 르완다 정부와 난민 신청자 송환 합의를 체결한 이후 르완다가 개입된 문제에 매우 타협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미국의 소리(Voice of America)는 보도했다.
르완다는 콩고민주공화국 동부 지역 문제에 우려를 표명하면서 국제사회가 해당 문제의 본질을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르완다는 콩고민주공화국 정부가 루안다(Luanda)와 나이로비(Nairobi)에서 합의된 프로세스를 포기하고 오히려 군사력 을 증강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르완다는 자국이 M23 반군을 지원한다는 미국 측의 주장에 항의하면서 이와 관련된 해명을 내놓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지난 2월 아프리카연합 정상회의 기간 개최된 소규모 정상회담에서 카가메 대통령은 치세케디 대통령을 포함한 지역 지도자들에게 콩고민주공화국 동부 지역에서 갈등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 특히 르완다 측은 투치인들의 대량 학살과 직접적 연관이 있는 르완다의 민주해방군(Democratic Forces for the Liberation of Rwanda)이 콩고민주공화국 군이 협력하여 지난 20년간 르완다 영토를 공격해왔으며, 이러한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엔 평화유지군,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철수 개시… 안보 공백에 대한 우려 제기
Felix Tshisekedi 대통령, 유엔 평화유지군의 초기 철수 촉구 이후, 공식 철수 개시
콩고 측은 자국 내에서 활동했던 유엔 평화유지군의 효용성에 지속적으로 의문을 제기해왔다. 치세케디 대통령은 유엔 총회연설에서 평화유지군이 제 역할을 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며 조기 철수를 요구했다. 또한 치세케디 대통령은 콩고민주공화국이 평화 달성의 핵심 당사자가 되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콩고민주공화국 군이 반군을 제압할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지에 관한 회의론이 나오기도 했다.
2023년 12월 콩고민주공화국의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유엔 안보리는 콩고민주공화국 내 평화유지군을 철수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당초 계획한 철수보다 1년 앞당겨진 것이다. 유엔은 콩고민주공화국 동부 지역에서 발생한 폭력 사태를 우려하고 있으나, 콩고민주공화국 정부의 요청을 수용하여 평화유지군을 철수하겠다고 밝혔다. 위 결정에 따라 유엔 평화유지군은 2월 말부터 철수를 시작하였으며, 철수는 3단계에 걸쳐 진행된다. 이로써 지난 13년간 평화유지군 임무를 종료된다. 유엔과 국제사회는 안보 상황을 우려한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혔으나, 콩고민주공화국 정부 측은 동부 지역의 안보 공백을 메꿀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콩고민주공화국 내 확산되는 反 유엔평화유지군 정서
콩고민주공화국 측이 유엔평화유지군 철수를 요구했던 배경은 국내에서 반유엔 평화유지군 정서가 널리 퍼졌기 때문이다. 지난 2023년 8월 콩고민주공화국 내에서는 유엔 평화유지군에 반대하는 폭력 시위가 발생하였으며, 이로 인해 최소 48명이 사망했다. 사망자에는 유엔 평화유지군에 파견된 군인들도 포함됐다. 시위대는 유엔 평화유지군이 반군에 제대로 대응하고 있지 못하며, 더 나아가 평화유지군의 배후에는 르완다가 있다고 주장했다. 콩고민주공화국 내에서 유엔 평화유지군에 대한 반감은 더욱 커져갔으며, 정부와 의회도 평화유지군의 조기 철군을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콩고민주공화국 내 확산되는 무력분쟁사태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대응
유엔안보리, M23 등 콩고 내 반군 지도자 6명에 대한 표적제재 단행
지난 2월 콩고민주공화국 동부 지역에서 폭력이 확대되는 가운데 유엔 안보리는 인도주의적 상황 악화를 야기한 6명을 제재 목록에 등재했다. 안보리의 제재 대상에는 FDLR의 장군, 우간다 무장 단체인 연합민주군(ADF: Allied Democratic Forces) 고위 지도자 2명, M23 대변인, 콩고 주권을 위한 국민연합(NCPSC : National Coalition of the People for the Sovereignty of Congo)이 포함됐다. 로버트 우드(Robert Wood) 주UN 미국 차석은 위 인물들이 수많이 자행된 인권 침해의 책임이 있다면서 제재 이유를 밝혔다. 또한 우드 부대사는 콩고민주공화국 내 분쟁을 조장하는 이들에게 자금과 무기가 유통되는 것을 막기 위해 위 제재가 최신화되고 온전히 이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아프리카 공동체(EAC: East African Community), 콩고민주공화국 분쟁 종식 및 평화증진에 대한 약속 재확인
유엔뿐만 아니라 지역기구도 콩고민주공화국 분쟁 해결을 촉구하며 이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피터 마투기(Peter Mathuki) EAC 사무총장은 EAC 지역군(EACRF)의 성공적인 배치가 미래 평화유지 활동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ACRF는 지난 2023년 12월 21일 콩고민주공화국 내 임무를 완수하였으며, 평화 기여에 진전을 이룬 것으로 평가받는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콩고민주공화국 분쟁 지원 위해 약 2,900명 병력 투입
남아프리카공화국 정부도 콩고민주공화국을 지원하겠다며 나섰다. 시릴 라마포사(Cyril Ramaphosa)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은 콩고민주공화국 동부에서 활동 중인 반군에 대응하기 위해 남아프리카 국방군 2,900명 파견을 명령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실은 이번 파견을 통해 자국이 국제적 의무를 이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실 측은 2023년 12월 15일부터 2024년 12월 15일까지 자국 군을 파견할 것이며, 이는 공화국 헌법 201(2)(c)항 규정을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