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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특집이슈

[월간정세변화] 칸 전 총리의 승리로 끝난 파키스탄 총선 그러나 ‘부정선거’ 논란 증폭

파키스탄 EMERiCs - - 2024/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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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총선 실시 전 유죄판결을 받은 칸 전 총리 

 
파키스탄 경제위기와 함께 ‘임란 칸(Imran Kahn) 전 총리’ 불심임 투표 가결(2022.4월) 

지난 2022년 4월 칸 전 총리는 불신임 투표로 퇴출됐다. 당시 총 342명의 파키스탄 의원 중 칸 전 총리를 불신임한 의원의 수는 174명이었다. 칸 전 총리는 지지자들 앞에서 야권이 미국과 결탁하여 자신을 퇴출시켰으며, 자신은 앞으로도 이들과 투쟁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발언했다. 한편 야권은 칸 전 총리 정부가 폭등하는 물가를 잡지 못하였다고 지적하였으며, 여당인 이슬람운동당(PTI)도 분열되어 일부는 칸 전 총리의 불신임에 표를 던지기도 했다. 또한 파키스탄 정계에 큰 영향을 가진 군부도 당시 정부를 지지하지 않아 칸 전 총리는 정계에서 지지를 받지 못하였으며, 파키스탄의 정치는 매우 혼란한 상황이었다. 이후 야당이었던 파키스탄 무슬림연맹 나와즈파(PML-N)을 이끌던 셰흐바즈 샤리프(Shehbaz Sharif)가 총리직을 이어받았다. 샤리프 총리는 유능한 행정가로 알려졌으며, 파키스탄에서 세 차례 총리직을 역임하였던 나와즈 샤리프 전 총리의 동생으로 정계에서도 신망을 얻고 있었다.

샤리프 총리는 집권 이후 악회된 파키스탄 경제를 회복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 샤리프 총리는 국제통화기금(IMF: International Monetary Fund)로부터 30억 달러(약 4조 380억 원) 구제 금융을 확보하였으나, 파키스탄의 경제 위기는 해결되지 못했다. 2024년 1월 기준 파키스탄의 연간 인플레이션은 약 30%에 가까워졌으며, 전체 인구 중 40%가 빈곤층(poverty level)으로 분류됐다. 파키스탄 정부는 IMF의 구제 금융 합의 조건으로 항공사 등 국영 기업의 민영화를 추진하였으나, 3월에도 민영화는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파키스탄 국제항공(PIA) 이사회는 항공사의 구조조정 및 민영화 조치 계획을 승인(3.25)하였으며, 이후 파키스탄 증권거래위원회의 승인을 받기 위한 조치가 시행될 예정임.

불신임 투표 가결 이후, 국가기밀누설죄, 부정부패 등 혐의로 전격 구속

한편 칸 전 총리는 총리직에서 퇴출된 이후에도 예고한대로 지지자들과 정치적 투쟁을 이어갔다. 하지만 2022년 11월 집회에서 칸 전 총리는 총을 맞기도 하였으며, 부패 혐의로 수사를 받기도 했다. 특히 칸 전 총리가 설립했던 빈곤 완화, 교육, 보건 비정부기구였던 알 카디르 신탁의 부패 혐의가 제기되면서 그에게 구속 영장이 발부되었다. 경찰이 그를 구속하려하자 지지자들은 결집하여 경찰과 대치하였으며, 지지자와 경찰 간 충돌로 부상자가 발생하였다. 결국 칸 전 총리가 법원에 자진 출두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지지자와 경찰은 대치를 멈췄다. 법원에 출두한 칸 전 총리는 결국 구속됐다. 그는 2023년 출소하였으나, 2023년 8월 국가기밀누설 혐의로 재차 구속되었다. 파키스탄 법원은 칸에게 징역 3년형을 선고하였다. 이후에도 감옥에서 칸 전 총리는 여러 차례 비공개 재판을 받았으며, 국가 원수로서 취득한 선물을 개인적으로 판매하였다는 혐의 등 다양한 혐의가 인정되어 10년형이 추가로 선고되었다. 이로써 칸 전 총리는 10년간 선출직 선거 출마가 제한되었다. 그의 측근이었던 쿠레시 전 외교부 장관도 유죄 판결을 받았으며, PTI당은 성명을 통해 판결이 부당하는 입장을 밝혔다.

칸 전 총리 뿐만 아니라 그의 부인인 부슈라 비비(Bushra Bibi)도 법원으로부터 유죄를 선고받았다. 법원은 부슈라 비비도 칸과 함께 국가 선물을 불법으로 매각된 의혹을 인정하여 14년형을 판결했다. 해당 사건을 맡은 라왈핀디(Rawalpindi) 법원은 칸 전 총리와 부슈라 비비에 10년간 공직 출마 제한 및  각각 벌금 787만 파키스탄 루피(약 3,785만 원)을 부과했다.

야권 정치인들의 총격 사망 등 선거 전 불안 요소 가중

칸 전 총리 이외에도 그가 속했던 PTI당도 당 심볼 사용 금지와 폭력 사태 등으로 선거 운동에 어려움을 겪었다. 파키스탄 법원은 PTI당의 상징이었던 크리켓 배트 모양을 상징으로 사용할 수 없다는 판결을 내려 PTI당 후보들은 무소속으로 출마를 결정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선거 운동 중 이번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하였던 PTI 출신 레한 제브 칸(Rehan Zeb Khan)이 총격으로 사망하기도 했다. 또한 주바이르 자말리(Zubair Jamali) 발로치스탄 내무부족부 장관에 따르면, 발로치스탄주(Balochistan province)에서도 파키스탄 인민당(Pakistan’s People’s Party)과 파키스탄 무슬림연맹당 후보 사무실이 공격을 받아 최소 15명이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정치적 불확실성 속 총선 시행 (2024.2.8)

칸 전 총리가 이끄는 PTI 출신 무소속 후보 최다 당선 

선거 전부터 칸 전 총리 문제, 후보자 사망 및 폭력 사태 등 우여곡절을 겪었던 파키스탄에서 2월 총선이 진행됐다. 2월 8일 선거에선 총 336명의 의원을 선출하게 되며, 이 중 226명은 선거구, 60명은 여성, 10석은 비무슬림이 배정됐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파키스탄 무슬림연맹 나와즈파가 여당으로, 크로켓 배트 심볼 사용이 금지된 PTI당은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총선 결과 PTI 출신 무소속 출마자들이 가장 많은 의석을 확보했다. 선거 이후 파키스탄 선거위원회가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PTI 소속 무소속은 93석, 여당인 무슬림연맹 나와즈파 75석, 인민당 54석을 얻었다. CNN 등 서방 언론들은 파키스탄 내 경제 상황이 지속적으로 악화되는 가운데 젊은 유권자들이 PTI당 출신 무소속 의원들을 지지하였다고 설명했다. 젊은 유권자들은 파키스탄 국민들이 처한 상황과는 완전히 동떨어진 엘리트 정치인들과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 칸 전 총리의 PTI당을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선거위원회의 집계가 늦어지면서 불안정했던 정국이 더욱 혼란스러워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칸 전 총리와 샤리프 총리는 각각 자신의 당이 선거에서 승리하였다고 주장했다. 옥중에 있는 칸 전 총리는 AI를 활용하여 총선 승리 연설했다. 한편 샤리프 총리도 이번 총선에서 다수 당을 차지하였으며, 다른 당들과 정부 구성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개표지연에 따른 선거 불복 시위 확산

이번 선거에선 총선 결과 발표가 지연되면서 투표 이후로도 혼란이 이어졌다. 파키스탄 선거위원회 측은 통신 장애로 개표가 지연되었다고 설명하였으나, 이러한 해명은 야권과 유권자들을 충분히 납득시키지 못했다. 선거위원회는 투표 이전부터 인터넷 연결 없이도 문제 없이 개표가 가능하다고 여러 차례 밝힌 바 있었기 때문이다. 야권 정치인들과 지지자들은 이번 선거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며 시위에 나섰다. 파키스탄의 제2도시인 라호르(Lahore)에서는 수천 명이 시위에 운집하였으며,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하여 시위 참가자 수십명이 구속되기도 했다. 또한 발로치스탄 내 시위대는 고속도로를 폐쇄하며 시위를 벌였다.  발로치스탄 내 시위가 확대되자 잔 아카크자이(Jan Achakzai) 발로치스탄 정부 대변인은 시위대에 선거 결과를 수용하고 고속도로에서 시위를 해산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일부 정치인들도 총선 결과 발표 지연에 항의하며 정계 은퇴를 선언하기도 했다.

現 샤리프 총리 소속 정당인 PML-N을 포함한 모든 정당이 과반수(132석) 달성 실패… 주요 정당 간 연정 추진
  
선거 결과 발표 이후 여당인 여당인 PML-N을 포함해 총선에 참여한 모든 정당이 과반수 의석 확보에 실패하면서 각 정당은 연합을 통해 의회 내 다수당 지위를 차지하고 정부를 구성하려는 움직임에 나섰다. 이번 선거에서 75석을 확보한 여당 PML-N은 54석을 확보한 파키스탄 인민당과 연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PML-N당의 지도자인 샤리프 총리와 인민당을 이끄는 부토 외교부 장관은 정부 구성을 위해 양당이 협력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또한 PML-N당은 지도자인 샤리프를 다음 총리 후보로 지목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파키스탄 인민당도 총리 후보로 임명된 샤리프를 지지하겠다고 표명했다. 

한편 칸 전 총리 측은 선거 결과 발표가 늦어지자 선거의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훔친 표로 정부를 구성하는 것이 잘못된 것이라고 경고하였으며, 선거 부정을 한낮의 도둑질이라고 표현했다. 칸은 부정 투표가 국민을 기만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칸 전 총리가 이끌던 PTI당 출신 무소속 당선 의원들도 의회 내 다수당 지위를 차지하기 위해 다른 정당들과 연대하겠다고 밝혔다. PTI 출신 의원들은 연방 정부와 펀자브(Punjab) 지방 정부 구성을 위해 소수 이슬람주의 정당인 MWM(Majlis-e-Wahdat-Muslimeen)과 협력하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PTI당 출신들은 카이베르파크툰크와주(Khyber Pakhtunkhwa province)에서도 주정부 구성을 위해 또다른 이슬람 정당인 JI(Jamaat-e-Islami)와도 연대할 계획이다. 라오오프 하산(Raoof Hasan) PTI당 대변인은 칸 전 총리를 대신하여 파키스탄 인민당, PML-N당, MQM(Muttahida Qaumi Movement) 이외의 정당들과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유롭고 공정한 총선 미실시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 강화… 향후 정세는 더욱 불안정해 질 것으로 전망

미국 및 유럽연합(EU), 개표 결과 지연에 대한 조사 촉구  

파키스탄 총선 이후 개표 지연 문제가 발생하자 서방 국가들은 지연 문제를 분명히 해명할 것을 촉구했다. 미국과 영국 유럽연합(EU: European Union)은 각각 파키스탄 선거 절차에 우려를 표명하는 한편, 개표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를 밝혀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과 EU는 활동가 구금과 선거 개입, 부정 선거 의혹에 관한 수사가 모두 충실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EU는 성명을 통해 이번 선거가 일정 수준에 미치지 못하였으며, 일부 정치인들이 선거에서 경쟁할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집회와 표현의 자유도 보장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일부 미국 의원들도 파키스탄 군부가 선거 결과와 결과 발표 지연에 개입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또한 미국과 영국, 그리고 EU는 다음 파키스탄 정부와 협력하긴 하겠으나, 특정 후보나 정당을 축하하지 않을 것이라고 첨언했다.

PTI 및 칸 전 총리, 정치탄압 및 대규모 투표 조작 가능성 의혹 제기 … 향후 정세 불확실성 가중 

선거 전부터 파키스탄 당국은 칸 전 총리를 비롯하여 그가 속한 PTI 당에 탄압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자지라(Al-Jazeera)에 따르면, PTI당의 주요 당직자들은 협박에 못 이겨 PTI를 탈퇴하였으며, 현장 체포를 피하기 위해 대외 활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또한 파키스탄 선거위원회는 PTI당 출신 정치인들의 선거인 등록을 거부하다. 법원은 칸 전 총리를 비롯한 주요 당직자들의 선출직 출마를 막았다. 또한 앞서 언급한 것처럼 PTI당은 법원 판결로 자당의 심볼인 크리켓 배트 모양을 사용하지 못하게 됐다. PTI 당직자는 파키스탄 당국이 자당 주요 당직자들을 탄압하였으며, 이는 역사상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선거가 긍정적인 면도 있었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CNN은 이번 선거에서 파키스탄 정치에 큰 영향을 행사해왔던 군부의 영향력이 축소되었다고 설명했다. CNN에 따르면, 군부 측은 샤리프 총리의 PML-N당을 지지하였으나, PML-N 당은 의석 과반 확보에 실패하였으며, PTI당 출신 무소속 후보들보다 적은 의석만을 얻게 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파키스탄의 정치는 여전히 혼란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측했다. 미국 평화연구소(USIP)는 새로 탄생할 정부가 연정으로 구성될 수밖에 없으며, 의회 내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지 못해 정치적 불확실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보았다. 이러한 문제로 인해 신생 정부는 경제, 안보 등 산재한 문제 해결에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샤리프 총리, 의회에서 파키스탄 총리로 임명… 2번째 임기 시작

3월 2일 샤리프 총리는 파키스탄 하원인 국회에서 총리로 선출됐다. 아야즈 사디크(Ayaz Sadiq) 파키스탄 국회 대변인은 샤리프가 총리로 선출되었음을 선포했다. 국회에서 이루어진 총리 투표에서 샤리프 총리는 총 336명의 의원 중 201명의 지지를 받았다. 한편 다른 당이 내세운 총리 후보자였던 오마르 아유브 칸(Omar Ayub Khan)은 PTI당과 SIC당(Sunni Ittehad Council)의 지지를 받아 92표만 득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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