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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튀르키예 여당, 지방선거에서 주요 도시 모두 내주는 참패 당해

튀르키예 EMERiCs - - 2024/04/05

☐ 정의개발당, 집권 22년 만에 처음으로 전국 투표에서 야권에 패배

◦ 튀르키예 여당, 지방선거 참패
- 튀르키예 여당인 정의개발당(AKP)이 지방선거에서 주요 도시를 야당에 모두 내주는 참패를 당했다. 3월 31일 튀르키예의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을 선출하는 선거에서 야당인 공화인민당(CHP)이 튀르키예 경제 중심지인 이스탄불(Istanbul)과 수도 앙카라(Ankara)를 비롯하여, 이즈미르(Izmir), 안탈리아(Antalya), 아다나(Adana), 부르사(Bursa) 등 주요 도시를 석권했다.
- 4월 2일 현재 튀르키예 선거관리위원회의 개표 작업이 모두 완료된 가운데, 공화인민당이 전체 지방(il) 81개 가운데 35개 지방에서 당선인을 냈던 반면, 정의개발당은 24개 지방에서 승리하는 데 그쳤다. 친(親)쿠르드 성향 야권 정당인 민주당(DEM Parti)은 동부 지역의 쿠르드인 밀집 지방 10곳에서 승리했고, 연립정부 구성 정당인 민족주의자 행동당(MHP)은 8개 지방에서 승리했다. 

◦ 정의개발당, 텃밭에서도 야권에 밀려
- 튀르키예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전국 투표에서도 공화인민당이 전체 유효표 4,604만 6,499표 중에서 1,739만 1,548표를 확보해 정의개발당을 약 100만 표를 따돌렸다. 2002년 정의개발당이 집권한 이후 치러진 각종 선거에서 야당에 전국 투표에서 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는 정의개발당이 텃밭이나 다름없었던 산업 도시 부르사를 야당에 내줬을 뿐만 아니라, 콘크리트 지지층으로 여겼던 아나톨리아 내륙 지방에서도 야권의 공세에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 특히, 공화인민당은 이스탄불에서 보수 성향 유권자가 많이 거주하는 에윕술탄(Eyupsultan) 및 베이오을루(Beyoglu) 지구뿐만 아니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의 주소지가 있는 이스탄불의 위스퀴다르(Uskudar) 지구에서마저도 승리를 거머쥐어 정의개발당 선거진영에 충격을 안겼다. 또한, 정의개발당의 후보들은 이스탄불의 파티(Fatih)와 윔라니예(Umraniye) 등 보수 성향이 짙은 표밭에서도 공화인민당의 추격을 간신히 따돌리고 2~3% 차 근소한 승리에 만족해야 했다.
- 한편, 이번 선거의 최대 관심사였던 이스탄불 광역시 시장 선거에서는 야권의 차기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에크렘 이마모을루(Ekrem Imamoglu) 공화인민당 후보가 득표율 51.14%로 정의개발당 후보를 약 100만 표차로 거뜬히 누르고 재선(再選)에 성공했다. 

☐ 튀르키예의 정치 지형을 바꿀 역사적인 결과라는 평가 나와

◦ 야권의 잠재적 대선 후보 모두 승리
- 정치학자인 버크 에센(Berk Esen) 교수는 “공화인민당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정치 경력에 가장 오점이 되는 커다란 선거 패배를 안겼다”고 평가했다. 외즈귀르 외젤(Ozgur Ozel) 공화인민당 총재는 “역사적인 투표에서 터키의 얼굴을 바꾸기로 결정한 유권자들이 이번 선거의 주인공이다”고 발언했다.
- 군중들은 이스탄불에서 가장 오래된 지역 중 하나인 사라차네(Sarachane)의 시청 앞에 모여 튀르키예 국기와 함께 국부(國父)인 케말 아타튀르크(Kemal Ataturk)와 에크렘 이마모을루(Ekrem İmamoğlu) 시장의 사진이 그려진 현수막을 흔들며 환호했다. 에크렘 이마모을루 시장은 “우리 시민들의 신뢰와 믿음이 보답을 받았다”고 화답했다. 에크렘 이마모을루 시장은 같은 당 소속으로 앙카라 시장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만수르 야바슈(Mansur Yavas)와 함께 2028년 대선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에 도전할 야권의 대항마로 꼽힌다.

◦ 에르도안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도 먹구름
- 이스탄불 소재 사립대학인 외졔인 대학교(Özyeğin University)의 에우렌 발타(Evren Balta) 교수는 “이번 선거로 튀르키예의 선거 지도가 바뀌었다”고 발언했다. 영국 매체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는 이번 선거에서 정의개발당이 승리했더라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임기 연장을 꾀하는 새 헌법 도입을 추진하기가 한층 더 쉬워졌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버크 에센 교수는 정의개발당이 전국 투표에서 밀리면서, 에르도안 대통령이 국민 투표가 수반되는 헌법 개정에 선뜻 나서기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지자들에게 이번 선거 결과가 ‘전환점’이 되었다고 인정하면서도 2028년 총선에 맞춰 재도약하겠다고 약속했다. 버크 에선 교수는 이제 에르도안 대통령이 재선을 노리기보다는 후계자를 찾기 위한 계획을 서둘러야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에크렘 이마모을루 이스탄불 시장은 선거관리위원회를 모독한 혐의로 징역 2년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은 바 있고, 해당 사건은 현재 항소심에 계류 중이다.

< 감수 : 김철민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BBC, Turkish local elections: Opposition stuns Erdogan with historic victory, 2024.04.02.
The Economist, Turkey’s President Recep Tayyip Erdogan suffers an electoral disaster, 2024.04.01.
Le Monde, Elections municipales en Turquie : la large victoire de l’opposition constitue un désaveu cinglant pour le camp d’Erdogan, 2024.04.01.
Le Monde, Municipales en Turquie : Erdogan reconnaît « un tournant » pour son camp, largement battu par l’opposition, 2024.04.01.
NTV, YEREL SEÇİM 2024 https://secim.ntv.com.t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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