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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특집이슈

[월간정세변화] 중앙아시아 국가들, 중국과 협력 강화

러시아ㆍ유라시아 일반 EMERiCs - - 2024/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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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라시아 대륙의 중심, 중앙아시아 


중앙아시아 5개국(CARS: Central Asia Republics), 아시아·유럽·중동을 연결하는 지정학적 위치 

러시아 제국의 침략으로 소련 시절 공산화 되었던 중앙아시아는 소련이 붕괴한 이후 국제 무대에서 중요한 지역으로 다시 부상했다. 역사적으로 중앙아시아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문화와 문물의 전달자  역할을 해왔으며, 유목 문화와 불교, 이슬람 문화 등 다양한 문화들이 번성했다. 중앙아시아의 중요성은 유라시아 대륙의 주요 경제 및 정치 중심지에 위치한 전략적 위치에서 비롯된다. 이러한 지리적 위치는 이 지역의 내륙 국가들에게 상당한 도전이 되기도 하지만,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육상 무역 및 운송 경로가 점차 재부상하는 상황에서 중앙아시아 지역 국가들과 주변국에 기회가 되기도 한다. 보통 중앙아시아는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구소련 중앙아시아 5개국을 지칭하는 말이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5개국을 넘어 아프가니스탄과 중국의 신장위구르자치구까지 포괄하는 개념으로 중앙아시아를 사용하기도 한다.


지정학적 혼란 속 러시아-중국과 밀접한 관계 유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러시아는 인센티브와 위협을 결합하여 중앙아시아 국가들과의 관계를 이익에 맞게 조정해 왔다. 러시아는 서방의 개발 협력 프로그램을 중앙아시아에 침투하여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한 위장된 계획으로 인하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과 협력해 왔다. 한편 중앙아시아 5개국(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거리를 두고 균형을 맞추기 위해 다양한 경로를 통해 외교 정책을 재조정하고 있다.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강화되면서 이 지역은 러시아가 서방의 제재를 우회할 수 있는 통로가 되었으며, 이에 러시아에서 중앙아시아 국가들로 유입되는 자금과 기업, 노동력이 크게 증가했다.  


러시아의 접근 방식과는 달리 중국은 중앙아시아 지역의 경제 대국임에도 불구하고 2013년 일대일로 이니셔티브 출범 당시에 비해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꾸준히 중앙아시아 국가들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2023년 5월 시안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들이 모인 제1회 중국-중앙아시아 정상회의 이후, 오랫동안 기다려온 중국-키르기스스탄-우즈베키스탄 철도 건설에 대한 진전이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타지키스탄을 통해 중국으로 더 많은 투르크메니스탄산 가스를 수송하기 위한 중앙아시아-중국 가스 파이프라인 D 노선도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 또한 시진핑 주석의 2023년 3월 모스크바 방문 이후 발표된 공동 성명은 중앙아시아에서의 '제한 없는' 우호 관계와 협력을 명시적으로 언급하고 있어 중앙아시아 지역이 다시 주목받게 됐다. 이외에도 서방, 터키, 이란, 그리고 걸프 지역 국가들도 중앙아시아 국가들과의 협력 확대에 나섰다.


적극적인 투자로 중앙아시아에서 영향력 확대하는 중국 


일대일로를 통한 중앙아시아 투자 확대

일대일로를 통해 중국은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큰 투자국으로 떠올랐다. 중국은 서방 국가와 러시아가 제공할 수 있는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막대한 투자를 중앙아시아에 할 수 있는 유일한 국가이다. 그러나 일대일로를 통한 성공은 상대적인 것으로, 실제로는 투입된 자금의 일부가 부패와 행정 문제로 손실되고 프로젝트가 더 높은 지속 가능성의 기준을 따르지 못하고 있으며 수익성 역시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는 더 많은 현지 일자리와 지식의 이전으로 이어질 수 있는 높은 경제적 성과를 달성한다는 목표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 결과가 어떻든 중국의 중앙아시아에 관여의 확대는 장기적인 현상이며, 이는 소련 붕괴 이후 중앙아시아 역사와 경제 발전의 전환점이 되었다.


중국이 일대일로를 추진한 이후 중앙아시아에서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현지를 취재한 미국의 소리(Voice of America)에 따르면, 키르기스스탄의 제2 도시 오쉬(Osh)에서는 중국 주도의 인프라 개발이 진행 중이며, 타지키스탄의 제2 도시 후잔드(Khujand)에서는 상인들 대부분 중국 물품을 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중국은 중앙아시아의 광물 자원과 연결성을 높이기 위한 인프라 건설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시진핑 주석, 중국-중앙아시아 정상회담 개최… ‘시안 선언’ 발표 

지난 2023년 5월 일대일로 10주년을 맞아 실크로드가 시작되는 중국 시안(Xian)에서 중국-중앙아시아 5개국 간 정상회의가 개최됐다. 당시 중국과 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은 △ 공동의 운명을 지닌 밀접한 공동체 구축 △  중앙아시아 5개국-중국 정상회담, 외교 및 협력을 위한 장관 및 실무담 회담 개최를 위한 메커니즘 마련 △ 중앙아시아 5개국과 중국 간 독립, 주권, 영토적 온전성 보존과 국내외 정책의 독자성 지지 △ 국가 안보, 정치적 안정 및 헌법 질서 보장 및 국가 권력의 정당성 훼손과 색깔혁명 촉발 방지 △ 무역 및 경제 협력을 위한 잠재력의 실현 등 다면적으로 상호 이익이 되는 협력을 추진하기로 합의한다는 내용의 ‘시안 선언(Xian Declaration)’을 발표하였다. 이외에도 여행, 기후 대응, 문화 협력 확대에 대한 논의도 활발히 진행되었다.


2024년 3월 30일에는 중국 시안에서 중앙아시아 5개국과 중국 사무국이 출범식이 개최됐다. 중앙아시아 5개국-중국 사무국 출범은 지난 2023년 시안 선언에서 결정된 바에 따른 것이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출범식에서 진행한 축사를 통해 4년 전 출범한 중국-중앙아시아 메커니즘에 따른 참가국 간 기존 협력을 높이 평가하며, 사무국 설립은 중국과 중앙아시아 5개국이 상호 호혜적인 발전을 위해 더욱 협력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전 세계에 보여준다고 밝혔다. 


철도 건설로 물류 운송망 확장… 개별 국가들과 다양한 경제 협력 진행 

중국-키르기스스탄-우즈베키스탄 철도: 각국의 기회와 과제 
중국-키르기스스탄-우즈베키스탄 철도(이하 CKU 철도)는 2023년 5월 중앙아시아 5개국-중국 정상회담에서 발표되었다. CKU 철도에 투입되는 투자액은 총 37억 달러(약 5조 1,023억 원)에 달하며, 총연장은 523km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CKU 철도 중 중국 구간이 213km, 키르기스스탄이 260km, 우즈베키스탄 내 구간은 50km이며, 고도 2,000~3,500m에 이르는 중국 서부와 키르기스스탄의 험난한 지형을 횡단하게 된다. 착공이 지연되던 CKU 철도의 건설은 결국 2024연내에 착공하는 데에 합의했지만, 정확한 시기나 자금 출처는 확정된 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CKU 철도가 처음으로 기획된 것은 1996년으로, 지난 30년간 3개국은 노선에 대한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였다. 중국과 우즈베키스탄은 노선을 최대한 짧게 하길 희망하였으나, 키르기즈 측은 자국 내 인프라 및 경제 활성화를 위해 더 긴 노선을 건설하고자 했다. 또한 키르기스스탄의 산악 지형은 철도를 건설하는 걸림돌이 되기도 했다. 지리 문제 뿐만 아니라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지정학적인 요소도 건설이 지연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전문가들은 CKU 철도는 지역 내 국가들에게 기회일 뿐만 아니라 도전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중국은 CKU 철도를 통해 러시아를 통과하지 않고 유럽으로 접근할 계획이다. 우즈베키스탄도 2022년 중국인 대상 무비자 정책으로 중국인들이 유입되면서 경제가 활성화되기 시작하였으며, 키르기스스탄도 이와 같은 정책을 추진할 게획이다. 중앙아시아 국가 정부는 중국과의 협력 증대를 경제적 성과를 촉진하고 러시아의 영향력을 약화시킬 기회로 보고 있지만, 중국인 관광객 증가와 이주에 따른 잠재적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도 없지 않다. 또한 1990년대 국경선 획정 과정에서의 토지 분쟁, 중국과 중앙아시아 간의 토지 거래 논란과 같은 역사적 불만은 중국의 영향력에 대한 대중의 반감을 발생하기도 했다.

미개발 천연자원 다량 보유한 중앙아시아, 중국의 에너지 파트너로 부상
2023년 중앙아시아 5개국-중국 정상회담에서 참가국 정상들은 중앙아시아 내 천연자원 공동 개발도 주요 의제로 논의하였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의 천산 산맥과 타지키스탄의 파미르 산맥, 카자흐스탄 초원과 고지대에서도 독특한 자성, 내열성, 인광 특성을 지닌 희토류가 상당량 발견되고 있다. 모나자이트, 지르콘, 인화석, 인산이트륨 광, 황록석, 갈염석, 컬럼바이트는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풍부한 희귀 금속과 광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중국이 아직까지는 자국 내 풍부한 희토류를 보유하고 있어 중앙아시아에서 희토류를 당장 개발하려 하지 않겠으나, 자중국 경제의 거대한 규모와 전 세계적으로 희토류 분야를 통제하려는 중국 공산당의 의식적인 노력으로 인해 중국이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희토류 개발 사업에 뛰어드는 것은 시간 문제일 것이라는 설명을 내놓기도 했다.

개별 국가들과도 경제협력 확대
카자흐스탄은 중국과의 교역이 크게 늘어났다. 2023년 12월 말까지 카자흐스탄과 중국 간 교역액은 2022년 대비 30.4% 늘어난 315억 달러(한화 약 43조 4,385억 원)를 기록했다. 카자흐스탄의 대중국 주 수출품은 석유, 천연가스, 금속류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주 수입품은 의복, 기계류, 자동차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카자흐스탄 전체 무역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2.5%, 전체 수입과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27.4%와 18.7%였다. 이외에도 카자흐스탄은 러시아산 석유를 중국으로 전달하면서 17억 달러(한화 약 2조 3,443억 원)의 수입을 얻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우즈베키스탄에게도 중국은 최대 무역 상대국이다. 지난 2023년 우즈베키스탄 전체 무역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2%에 달했다. 우즈베키스탄은 2024년에도 중국과의 무역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2024년 양국의 교역액은 200억 달러(한화 약 27조 5,800억 )에 달할 전망이다. 지난 1월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Shavkat Mirziyoyev)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은 중국을 국빈 방문하여 시진핑 중국 주석과 회담하여 양국 간 협력을 논의하였으며, 3월에는 중국 광물 기업이 우즈베키스탄 구리 프로젝트에 참여할 것이라는 발표도 있었다.

키르기스스탄은 러시아와 카자흐스탄을 제치고 중국의 주요 투자처로 부상했다. 중국은 키르기스스탄의 에너지, 인프라 프로젝트와 제조, 광업, 금융 분야를 중심으로 투자를 확대해왔다. 키르기스스탄 국가통계위원회 통계에 따르면, 2023년 중국의 키르기스스탄 외국인직접투자(FDI) 규모는 7억 9,820만 달러(한화 약 1조 1,055억 원)에 달했다. 또한 지난 4월 초 키르기스스탄 수도 비슈케크(Bishkkek)에서 개최된 키르기스스탄-중국 비즈니스포럼에서 양국은 11억 5,100만 달러(한화 약 1조 5,837억 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였으며, 특히 양국은 키르기스스탄 내 드론 제조 공장, 풍력 발전소 건설 프로젝트 추진에 합의했다.

투르크메니스탄은 중앙아시아 국가 중 중국에 가장 많은 천연가스를 수출하는 국가이다. 지난 2023년 1~10월 투르크메니스탄이 중국에 수출한 천연가스는 총 80억 7,000만 달러(한화 약 11조 1,043억 원)를 기록하였다. 이외에도 투르크메니스탄은 카자흐스탄과 함께 중국-카자흐스탄-투르크메니스탄-이란 운송회랑 개발에 합의했다. 양국은 양국간 철도 및 해운 분야 협력을 확대한다는 내용의 각서를 체결했다.

타지키스탄은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가장 큰 수혜국인 것으로 알려졌다. 타지키스탄은 2016년 발표한 <국가 발전 전략 2030>에서도 일대일로를 통한 중국과의 긴밀한 협력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타지키스탄은 중국으로부터 투자를 받아 운송, 전력 인프라 분야를 개발해왔다. 이외에도 중국은 타지키스탄에 기후 변화와 환경 모니터링을 위한 ‘슈퍼’ 관측소를 건설하기도 했다. 해당 관측소는 아프가니스탄과 우즈베키스탄 국경과 인접한 샤흐리투스(Shahritus)에 건설됐다. 이 또한 일대일로를 통한 양국 간 협력의 일환으로 알려졌다.

중앙아시아 역내 중국의 소프트파워 확대 노력

반중정서 진화와 글로벌 이미지 개선을 위한 소프트 파워 프로젝트 추진
중국이 활발하게 중앙아시아에 진출하는 만큼 중국에 대한 반감도 확대되었다. 지난 2019년 카자흐스탄에서는 중국 공장 55곳이 카자흐스탄으로 이전한다는 발표 이후 대규모 반중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대는 중국 공장이 환경에 미칠 영향과 중국 노동자들이 카자흐스탄에서 일자리를 잃을 가능성에 대해 우려했다.결국 정부는 공장 이전 계획을 포기했지만, 해당 시위를 통해 카자흐스탄에서 중국의 영향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 국내외적으로 알려졌다 2021년 1월부터 6월까지만 해도 카자흐스탄 내에서는 중국과 관련된 시위가 23건이나 기록되기도 했다.

중국,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문화교류, 교육 협력 및 관광 활성화 시도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은 문화 교류, 교육 협력, 관광 활성화 등을 통해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소프트파워를 강화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우즈베키스탄 전문가들을 초청하여 국제문제연구원, 사회과학원 등 중국 전문가들과 회담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양국 싱크탱크 간 교류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중국은 키르기스스탄과도 잇따라 관광 및 문화교류, 교육 부문의 관계 확대를 위한 고위급 회담을 이어갔다.이외에도 중국은 중앙아시아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교육 기회를 제공하면서 중앙아시아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고자 했다. 중국은 중앙아시아 각 대학 내 공자학원을 설치하여 중국어를 비롯한 중국학 수업을 개설하였으며, 중국학을 연구하는 학생에게 장학금과 중국 유학을 지원하기도 했다.

중앙아시아 지역 안보 공백, 중국에게는 기회로 작용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전에는 러시아가 중앙아시아 지역 안보 협력 주도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독립한 이후 러시아는 지역 내 주요 안보 제공자의 역할을 해왔다. 러시아는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포함된 유라시아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인 집단안보조약(CSTO) 체결을 이끌었으며, 중앙아시아에 주둔군을 파견하여 아프가니스탄 등으로부터 유입되는 극단주의, 테러 단체의 위협을 억제해왔다. 중국이 본격적으로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안보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기 시작한 것은 국경 구획을 위한 조직이었던 상하이 5(Shanghai Five)가 상하이협력기구(SCO)로 격상되면서부터였다. 중국은 러시아,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함께 극단주의, 분리주의, 테러에 대항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중국이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안보 협력을 하는 주된 이유는 서북 지역인 신강위구르자치주 내 활동 중인 분리, 독립주의자들을 통제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중앙아시아 안보 문제에서 기회와 인센티브를 모두 확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중앙아시아 내 영향력을 확대하고자 하는 중국에 기회로 작용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 되면서 러시아 정부는 중앙아시아에 이전과 같은 수준의 안보 협력을 제공할 수 없게 되는 한편, 중앙아시아는 러시아의 일방적인 행위를 우려하게 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은 오랫동안 러시아가 막대한 영향력을 끼쳐온 온 중앙아시아 지역에 대한 관여를 높이고 있다. 더욱이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한 이후 중앙아시아 지역 내 역할이 감소함에 따라 중국은 중앙아시아 지역 내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기회와 인센티브를 모두 갖게 됐다.

불안정한 국제 정세가 중국에게는 기회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의 행동, 독립국가연합(CIS)의 국내 불안, 주권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안보 협력을 위한 새로운 협력국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특히 중국은 러시아에 대한 불안감을 활용하여 중앙아시아 지역 내에서의 법 집행 및 보안 역량 강화를 돕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2022년 9월 시진핑 주석은 중앙아시아 순방 일정 중 카자흐스탄의 영토 온전성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또한 시 주석은 2023년 5월 시안 개최된 중국-중앙아시아 정상회의에서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안보, 주권, 독립, 영토적 온전성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강대국 간 글로벌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중국은 미국의 중국 포위망에 대응하기 위해 지역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들을 취하면서 우호국을 늘려가고 있다.

높은 성장 가능성과 많은 기회를 가진 신흥시장 중앙아시아… 지정학적 균형 유지가 관건

부채의 함정 , 과도한 대중국 의존은 우려할 부분
한편 중앙아시아 내에서도 중국의 과도한 투자에 우려를 표명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중국의 원조는 원조, 양허성 차관, 무역 협정, 투자 거래가 혼합된 패키지로 제공되는 경우가 많으며, 이러한 패키지에는 중국의 특정 요구 사항 또는 암묵적인 조건이 포함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중국이 제시하는 조건 중에는 하나의 중국 정책을 지지하고 중화인민공화국이 중국 전체의 합법적인 정부임을 인정하라는 내용이 있다. 또한 중앙아시아와 관련성이 높은 또 다른 유형의 조건부 원조는 ‘묶음형 원조’라고도 하며, 이 방식은 중국으로부터의 자금이 중국 기업의 이익과 연계된 패키지로 제공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형식의 원조에는 인프라 및 기술 지원 프로젝트에 대한 양허성 차관은 계약에 따라 조달되는 자재, 장비, 기술 및 서비스의 절반 이상이 중국에서 조달되어야 한다는 조항이 포함된다. 이러한 중국의 지원 방식은 서구의 지원 방식과는 차별된다.

한편 미국 내에서도 중국에 대항하기 위하여 중앙아시아 내 희토류 확보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미국의 싱크탱크인 국제세금투자센터(International Tax and Investment Center)는 미국이 행동에 나서지 않으면 중국이 친환경 에너지, 신 무기 체계 및 기타 첨단 기술 분야에서 결정적인 우위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제세금투자센터는 희토류의 용도가 확대됨에 따라 지정학적, 지경학적 긴장이 급격히 고조되는 시기에 희토류 확보를 위한 글로벌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지난 2024년 3월 미국은 중앙아시아 내 비즈니스 환경 재편을 위해 B5+1 포럼을 개최했다. 미국은 B5+1 회담을 통해 외부 투자를 방해하는 무역 장벽을 허물고 지역 시장을 촉진하기 위한 논의를 위해 중앙아시아 5개국의 민간 및 공공 부문 지도자들이 모이는 연례 모임을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국무부는 3월 15일에 성명을 발표하여 이번 회의의 성과를 높이 평가하였다. 미 국무부는 성명을 통해  국무부의 지원을 받아 국제민간기업센터(CIPE)가 중앙아시아의 지속 가능하고 포용적인 경제 성장을 추구하는 B5+1 활동을 계속 주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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