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기후변화에 직접적으로 영향받는 쌀 산업 보호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 경주
최근 엘니뇨 등 이상기후 현상으로 인한 쌀 가격 급등…가계 및 기업에 악영향 미쳐
인도네시아는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쌀 생산국이며 쌀은 인도네시아 식탁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다. 그러나 인도네시아 국민들은 지난 몇 달 동안 치솟는 쌀값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2024년 3월 말 전국 일부 지역의 쌀 가격이 킬로그램(kg) 당 1만 2,000~1만 7,000루피아(약 1,056원~1,487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쌀값이 여전히 치솟고 있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극심한 기후 변화로 인한 작황 부진으로 전국적으로 쌀 생산량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그는 쌀 가격 인상은 인도네시아뿐만 아니라 전 세계 모든 국가에서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인도네시아 국가식량청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2024년 1월부터 2월까지 매달 250만 톤, 즉 500만 톤 이상의 쌀이 필요하다. 그러나 인도네시아는 1월에는 90만 톤, 2월에는 130만 톤만 생산할 수 있었다.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정부가 중저소득층을 대상으로 매달 10kg의 쌀을 제공하는 쌀 지원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엘니뇨 현상은 인도네시아 쌀 부족 현상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엘니뇨 발생에 따른 건기가 길어짐에 따라 쌀 생산량이 약 18% 감소하고 있는데, 이는 저소득 가정과 소규모 농가에 영향을 미치는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현재의 식량 위기는 저소득 가구의 식량 안보에 위협이 되며,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네시아 통계청에 따르면 엘니뇨 발생에 따라 2023년 1~9월 간 쌀 생산량은 약 4,500만 톤으로 전년 동기 약 110만 톤 감소하고, 경작지 면적도 줄어들었다.
엘니뇨는 열대 동태평양의 수온이 장기 평균 기온보다 섭씨 0.5°(화씨 0.9°) 이상 상승할 때 발생한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이 현상으로 인해 무더운 건기가 발생하여 산불이 발생한다. 인도네시아 말루쿠 주의 주도인 암본의 파티무라 대학교 연구진들은 30년 동안 부루섬 와아포 지역의 지하수를 측정하여 엘니뇨와 라니냐로 인한 변화를 기록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진은 "엘니뇨 강우 조건에서는 연간 지하수 부족량이 403mm(15.9인치)로 평상시의 172%인 반면, 라니냐 강우 조건에서는 연간 지하수 잉여량이 775mm(30.5인치)로 평상시의 222%였다"고 결론지었다. 연구진은 라니냐 기간 동안 쌀 재배 기간은 연중 중단되지 않지만 엘니뇨 기간에는 1월에서 5월 사이에만 쌀을 생산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쌀 부족 및 가격 급등 현상에 대한 대응으로 인접국으로부터 ‘쌀 수입’ 적극 추진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2023년 12월 정부가 인도 및 태국 등으로부터 쌀 수입 약정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조치는 인도네시아가 2024년의 식량 공급을 확보하고,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인도네시아는 2024년 엘니뇨를 우려하여 약 300만 톤의 쌀 수입 계획을 발표했다.
2024년 2월 인도네시아 정부는 상기 쌀 수입에 더해 추가적으로 160만 톤의 쌀 수입을 추진하고 있다. 싱가포르의 한 쌀 트레이더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의 쌀 수입 쿼터 증가 소식으로 인해 세계 쌀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인도네시아가 태국산 쌀 최대 수입국으로 부상함에 따라 주요 수출 허브인 태국과 베트남의 가격은 2008년 이후 최고치에 근접하고 있다. 한편, 인도네시아 국가식량청(Bapanas)의 아리프 프라세토 아디 청장은 정부가 무슬림 명절 이둘 피뜨리를 앞두고 캄보디아에서 2만 2,500톤의 쌀을 수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쌀 수입 조치를 두고 주요 당사자 간 반응이 엇갈리고 있는데, 농민들은 쌀 수입을 통해 가격 하락 압박이 나타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비상" 상황에서 인도에서 100만 톤의 쌀을 수입할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충분한 쌀 공급을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주식인 쌀 생산량이 감소하여 가격 상승과 함께 수입량이 증가하여 식량 안보가 위협받자 군에 농민들의 모내기를 돕도록 명령했다. 엘니뇨 현상으로 인한 건조로 모내기가 예정보다 늦어지자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바빈사(Babinsa)로 알려진 마을의 군 감독관들에게 최근 내린 비를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쌀 생산 증진을 위한 기후변화 적응 및 완화 노력
2021년 11월 대만 국립 중정대학교가 주최한 워크숍에서 개발 기획자와 농업 현장 담당자들은 인도네시아의 농업 부문에 대한 기후 변화 문제와 완화 및 적응 전략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농업계는 특정 강우량 또는 강우량 부족, 태풍으로 인한 잠재적 피해에 적합한 재배 유형을 선택하는 데 있어 집단적 지식, 지역적 지혜와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이들의 경험을 활용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왔다. 또한, 국가계획청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연간 2,300만~4,800만 톤의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고 있는데, 이는 1인당 연간 115~184kg에 해당하는 양이라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을 줄여 식량 손실을 막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한편, 드론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농법도 쌀 부족 대응에 중요한 역할을 하리라 기대되고, 디지털 플랫폼은 농민들이 정보를 공유하고 최선의 실천법을 배울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베트남, 국내 쌀 가격 상승 추세.. 인도의 쌀 수출 금지는 오히려 쌀 산업 성장의 기회로 작용
쌀 비축량 부족 문제 직면.. 가격 증가 추세
베트남의 쌀 곡창지대에서는 쌀 공급이 더 이상 풍부하지 않아 쌀 가격이 전례 없는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 2023년 12월 7일부터 14일까지 산지 평균 쌀 가격은 킬로그램당 9,000동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창고에 보관된 일반 쌀도 1등급은 1kg당 10,300동, 껍질을 벗긴 쌀은 15,738동, 5% 깨진 쌀은 15,386동, 15% 깨진 쌀은 15,150동, 25% 깨진 쌀은 14,580동으로 가격이 상승했다. 2024년에도 제한된 공급 속에서 쌀 가격은 지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베트남 통계청(GSO) 응웬 티 흐엉 총국장은 3월 29일 하노이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의 주요 지표인 베트남 소비자물가지수(CPI)가 2024년 1/4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3.77% 상승했다고 밝혔다. 흐엉 국장은 국내 쌀 가격이 급등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쌀 수출 산업, 인도의 쌀 수출 금지 등 글로벌 공급 제약속에서 강력한 성장세 시현
인도 정부가 2023년 7월 쌀 수출 금지 조치를 취한 이후 글로벌 쌀 수요 및 가격이 증가하여 베트남에게는 기회로 작용할 공산이 커졌다. 그러나 기후 변화 등 요인이 베트남 쌀 농가에 제기된 도전 과제로 남아있다. 한편, 글로벌 쌀 공급이 줄어드는 가운데 필리핀, 인도네시아, 중국 같은 국가들이 쌀 수입을 늘려 나가면서 베트남의 2024년 쌀 수출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2023년 베트남 쌀은 세계 최고의 쌀(World Best Rice)로 선정되는 등 호재를 맞이하여 수출액도 기록적인 수치를 기록했다. 2023년 베트남의 쌀 수출량과 가격은 사상 최고치인 830만 톤, 47억 8,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베트남 쌀 수출업체는 2024년에도 베트남 쌀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2024년 1/4분기 베트남 쌀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된다. 2030년까지 베트남 쌀 수출 시장 개발 전략에 따라 농업 당국은 지방과 주요 쌀 재배 지역에 수출용 고품질 곡물을 더 많이 생산하고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한 구조조정을 실시하도록 명령하고 있다.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쌀 수출 전략 전환… 성공적인 정책으로 평가
베트남식품협회 응웬응옥남(Nguyen Ngoc Nam) 회장은 베트남의 쌀 수출은 2019~23년 연간 620만~630만 톤으로 양보다는 고품질 및 특수 제품으로 크게 전환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베트남의 쌀 수출이 2023년에 830만 톤을 기록해 1989년 쌀 수출을 시작한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이 중 고가 및 특수 쌀의 비중이 증가해 지난해보다 38.4% 증가한 47억 달러를 벌어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시아가 베트남 쌀 수출의 주요 시장으로 여겨졌지만 최근 미국, 유럽, 중동, 호주가 베트남 쌀의 새로운 수입국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필리핀은 2023년 베트남 쌀 수출 매출의 34%(287만 톤)를 차지하면서 최대 수입국이 되었다. 인도네시아가 중국을 제치고 필리핀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베트남 쌀 수입국이 되었으며 말레이시아, 일본, 독일, 스웨덴이 새로운 수입국 목록에 추가되었다. 베트남 쌀은 가격 경쟁력과 품질 면에서 필리핀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품종이다.
응웬응옥남 회장은 쌀 수출을 위한 최선의 방법을 만들기 위해서는 베트남 농부, 수출업체, 정책 입안자들의 보다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과 공동의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부 쌀 생산자들이 건강에 민감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붉은 쌀과 프리미엄 장립종과 같은 품종을 도입했다고 말했다. 국제 원자재 무역회사인 발렌시 인터내셔널(Valency International)의 동남아시아 지역 책임자인 데쉬 랏나는 “최근 베트남의 쌀 품질이 개선되고 있으며, 인도가 쌀 수출을 금지함에 따라 앞으로 쌀 수출 시장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응웬응옥남 회장은 “기업과 관리자들이 쌀 브랜드 개발과 함께 수출을 늘리고 제품 품질을 개선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인도네시아 주재 베트남 수출업체들이 태국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인도네시아에서 베트남 쌀을 알리기 위해 상무관 팜더꾸엉(Pham The Cuong)은 쌀 더 많은 홍보 행사를 준비하고 박람회에 참석할 것을 권고했다. 그는 특히 쌀의 품질과 적시 납품을 보장하고 모든 검역 요건을 충족하는 것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필리핀, 상승하는 쌀 가격에 대처하기 위해 국내 생산량 증가 및 해외 수입에 적극적인 노력 전개
쌀 가격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박 가중… 농업부는 생산성 향상을 통한 가격 안정화 추진
필리핀 2월 인플레이션은 1월의 2.8%에서 전년 동월 대비 3.4%로 상승하여 3.0%로 상승할 것이라는 예상보다 훨씬 높았다. 전월 대비 0.6% 상승한 물가는 쌀을 중심으로 한 식품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다시 한번 상승했다. 쌀 가격은 공급 부족으로 인해 전년 동월 대비 20% 이상 상승했다. 전체 식품 인플레이션은 전년 동월 대비 4.6% 상승했는데, 이는 엘니뇨 현상의 영향으로 1월에 기록한 3.5% 상승률에서 회복된 수치다. 한편, 운송 인플레이션은 1월의 -0.3%에 비해 1.2%로 안정세를 보였다.
필리핀 농업부는 엘니뇨 현상의 영향을 많이 받은 다른 지역을 지원하기 위해 동부 비사야(Eastern Visayas) 지역의 2023년 쌀 생산량을 초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필리핀 농무부 전문가인 앤드류 오라이스(Andrew Orais)는 “올해 더 높은 수확량을 보장하기 위해 연초부터 농부들에게 몇 가지 개입을 확대했다”고 말했다. 필리핀 쌀 연구소가 공유한 데이터에 따르면 이 지역에서 작년에 84만 4,372톤(mt)의 팔레이(껍질을 벗기지 않은 쌀)를 수확했으며, 이는 2022년에 기록한 84만 345톤보다 약간 높은 수치다.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엘니뇨 피해를 입은 41개 주 중 동부 비사야의 6개 주 중 어느 한 곳도 엘니뇨 피해 지역 목록에 포함되지 않았다.
2024년 국내 쌀 생산 증가 등으로 인해 쌀 수입 예상치 소폭 감소 전망
필리핀은 현지 수확량이 더 많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세계 최대 쌀 구매국으로서 올해 당초 예상보다 더 많은 쌀을 수입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농무부 해외농업국(USDA)에 따르면, 필리핀은 현지 농장의 '작황 부진'으로 인해 올해 410만 톤(MT)의 쌀을 수입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는 지난 2월의 이전 추정치인 390만 MT보다 20만 MT, 5.1% 증가한 수치다. 그런데, USDA는 최신 보고서에서 "필리핀 국내 생산이 수요의 소폭 증가를 충당할 것"이라며 올해 쌀 수입량이 기존 예상치인 410만 톤 대신 400만 톤(MT)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쌀 공급 활성화 및 생산성 증대를 위한 국제협력 추진
필리핀과 캄보디아는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제50차 아세안-호주 특별정상회의 부대행사로 열린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과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와의 양자 회담에서 쌀 공급 협력을 강화하기로 논의했다. 필리핀 대통령 홍보실은 “필리핀은 캄보디아가 농업, 특히 쌀 무역에 참여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이 하노이(Hanoi)를 방문한 가운데 양국이 쌀 무역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 양해각서에 따라 베트남은 필리핀 민간 부문에 연간 150만~200만 톤에 달하는 백미를 경쟁력 있고 저렴한 가격으로 5년간 공급하기로 합의했다. 필리핀과 베트남은 정책, 계획, 규정 및 기타 쌀 무역 관련 활동에 대한 정보도 교환하기로 했다.
한편, 인도는 지난 10월 필리핀 가뭄으로 쌀 부족 현상 당시 특별거래(special deal)를 통해 필리핀에 쌀을 수출하였는데, 마르코스 대통령은 말라카냥 궁전에서 열린 수브라마니암 자이샨카르(Subrahmanyam Jaishankar) 인도 외무부 장관과의 전화 통화에서 쌀 공급에 대한 감사를 표했다. 그는 인도와의 무역이 농산물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계속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필리핀 농업부는 필리핀의 쌀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국제미작연구소(IRRI, International Rice Research Institute)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확대할 계획이다. 3월 6일 라구나주 로스 바뇨스에서 열린 IRRI 관계자들과의 회의에서 프란시스코 티우 로렐 주니어(Francisco Tiu Laurel, Jr.) 농업부 장관은 “특히 기후 변화에 맞서 쌀 생산량을 더욱 늘리기 위해 연구소가 개발한 종자 품종과 기술을 상업적 규모로 선보이기 위해 DA가 IRRI와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IRRI 이사회 의장인 카오 두 팟(Càô Dúc Phat)은 티우 로렐의 제안을 환영하며, 주요 쌀 생산국이자 필리핀의 주요 수입 쌀 공급국으로 부상한 베트남의 사례에서 보듯이 IRRI가 개발한 혁신이 효과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