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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한국 기업의 헝가리 투자 잠재력
헝가리 Balazs Laki Edutus University Master Lecturer 2024/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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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지리적으로 유럽의 중심에 위치한 헝가리는 지난 수년에 걸쳐 외국인직접투자(FDI)의 주요 목적지로 떠올랐다.1) 헝가리는 육상 무역로의 교차점이라는 전략적 입지 덕분에 유럽 시장으로의 접근성이 매우 우수하며, 여기에 더해 기업 친화적 경제정책과 혁신을 장려하는 시스템을 함께 갖추고 있다. 헝가리에 진출하는 외국 기업은 현지의 경제성장과 기술적 진보를 촉진하는 데 기여할 수 있고, 그 대신 낮은 법인세율과 인건비, 활발한 R&D 지원과 같이 사업 확장을 용이하게 해주는 헝가리 내 기업환경의 특장점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최근 헝가리는 디지털 헬스 솔루션, 스마트 기술 등 한국의 중소 기업들이 강점을 보이는 부문에 대한 맞춤형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국제 비즈니스 허브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헝가리의 투자 매력
FDI는 자본 투입, 기술이전, 경영기법 전수, 더욱 넓은 시장으로의 접근성 제공 등의 혜택을 바탕으로 투자 대상국의 경제적 지평에 변화를 가져온다. 이 점에 주목한 헝가리는 1980년대 후반부터 한국을 비롯한 외국으로부터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다양한 유인책과 지원제도를 수립했고, 그 덕분에 FDI가 투자 대상국에 부여하는 다양한 전략적 혜택을 누릴 수 있었다.2) 이와 같은 헝가리의 투자 유인책은 단순한 정책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국제협력을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촉진한다는 목표를 지닌 입체적 경제전략의 성격을 띤다.3)
헝가리는 동·서유럽 양 방향으로 접근이 용이하다는 지리적인 이점에 더해, 숙련된 노동력, 경쟁력 있는 인건비, 혁신 본위 산업정책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외국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국가이다. 특히 한국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자동차, 전자기기, IT 분야의 중소기업들이 유럽 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한 관문으로서 투자에 적합하다고 할 수 있는데, 2017년 이후 한국 기업의 헝가리에 대한 직접 투자액은 여타 국가들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그림 1> 참조).
<그림1> 아시아 주요국의 헝가리 직접 순투자액 추이(단위: 100만 유로)
자료: 헝가리 중앙은행 통계국(National Bank of Hungary Statistics, 2024)
현재 9%로 설정된 법인세율도 헝가리의 경쟁력 중 하나로, 이는 대체로 20%를 넘어서는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의 기업세율에 비해 매우 낮은 EU 최저 수준이다. 낮은 기업세율은 투자 이윤 극대화를 추구하는 해외 투자자들의 투자 결정에 매우 큰 영향력을 갖는 요소인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다국적기업이 투자처를 선정할 때 낮은 기업세율을 핵심 기준으로 고려한다고 소개하면서 조세정책이 FDI 유치에 영향을 미치는 전략적 요소임을 강조한 바 있다.4)
아울러 헝가리 정부는 FDI 유치 전략의 일환으로 현지 일자리 창출, 기술 진보, 지역 발전에 기여하는 투자 사업을 대상으로 직접 지원금도 제공하고 있다. 헝가리 투자진흥청(HIPA)은 2019년에 도합 43억 유로(약 6조 3,000억 원) 상당의 지원금을 제공함으로써 1만 3,500개의 기대 일자리 창출효과를 거두었다고 보고한 바 있으며, 해당 투자액은 자동차, 전자기기, IT 등 한국 중소 기업의 주력 업종을 중심으로 다양한 부문에 투입되었다.5)
한편 헝가리는 세제혜택 등의 형태로 R&D를 지원하는 정책을 시행하면서 기업의 혁신을 장려하고 있다. 헝가리 연구∙개발∙혁신청(NRDIO: National Research, Development and Innovation Office)에 따르면 2018년에 헝가리 경제가 R&D에 투입한 자금은 국내총생산(GDP)의 약 1.53%에 달했는데,6) 이와 같은 적극적 투자는 혁신 본위 경제를 창조하고 중소기업의 R&D 재정 부담 완화를 통해 이들의 성장과 발전을 촉진하고자 하는 헝가리의 정부의 의지를 보여준다.
FDI 유치를 위한 헝가리의 행정개혁 노력
헝가리는 FDI 유치를 지원하는 다양한 경제적 유인책을 마련함과 동시에 FDI 관련 행정절차를 간소화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유럽 시장으로의 진출을 희망하는 외국 기업들이 주목할 만한 국가이다. 행정절차 간소화는 관료조직의 특성으로 인한 장애요인을 최소화하고, 해외 기업들이 보다 쉽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돕는다. 우선 복잡한 등록절차가 해외 투자자 유치를 저해한다는 문제를 인지한 헝가리 정부는 직접 투자에 필요한 문서요건과 소요시간을 대폭 줄인 등록절차를 새로이 마련했다. 특히 HIPA는 해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납세번호 부여, 사회보장제도 및 기타 기관에의 등록 등 필수 행정절차를 한 곳에서 처리할 수 있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해 투자자들의 행정 부담을 경감하고, 고객들이 사업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나가고 있다.
한편 사업 대상지에 핵심인력을 얼마나 원활하게 파견할 수 있는지도 해외 투자의 성공 여부를 판가름하는 중요 요인이다. 헝가리는 비EU 국가 출신 외국인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노동 허가 및 비자 발급을 가속화하는 정책을 시행해 외국계 기업이 고숙련 전문인력, 임원, 핵심 근로자 등 필수인력을 효율적으로 헝가리에 파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특히 EU 차원의 블루카드(Blue Card)와 같은 특수 비자를 활용하면 비EU 국가 출신 고급 인력이 헝가리에서 체류하며 근로하는 과정이 간소화되어 행정절차상 지연을 최소화하고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력을 원활하게 확보할 수 있다. 또한 노동 허가나 비자 분야에서도 헝가리는 자국 내 창업을 희망하는 비EU 회원국국민을 위한 스타트업 비자(기업가 비자)를 신설해 대상자들이 간단한 절차만 거치면 헝가리에서의 체류 및 근로 자격을 손쉽게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해외 투자자들을 위해 자국의 기업환경을 개선하고자 하는 헝가리의 의지는 다양한 국제 지표 순위에서도 잘 드러난다. 예를 들어 세계은행의 2020년도 기업환경평가(Doing Business) 보고서에서 헝가리는 190개 국가∙지역 중 52위를 차지하며 FDI를 포함한 제반 행정절차와 규제를 간소화하려는 노력의 성과를 보여주었다. 해당 보고서는 특히 헝가리가 시행한 창업 절차 및 건설 허가 발급 간소화, 국가간 무역 촉진 등의 개혁을 주요 평가점으로 소개했다.7) 8)
헝가리는 전자 거버넌스 분야에서도 효과적인 기업 지원을 위한 공공 서비스 디지털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헝가리는 자국에서 활동하는 기업을 지원하는 디지털 인프라를 확충해 EU 집행위원회(EC)가 집계하는 2022년도 디지털경제∙사회지수(DESI: Digital Economy and Society Index)의 세부항목인 기업의 디지털 기술 도입 분야에서 EU 평균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와 같은 평가는 헝가리가 국내 디지털 서비스와 인프라를 확충해 국가경제의 경쟁력을 신장하고 외국계를 포함한 각종 기업에 우호적인 방향으로 행정절차를 개혁한다는 취지 아래 시행 중인 디지털 복지 프로그램(Digital Welfare Program)이 거둔 성과로도 볼 수 있다.9)
이외에 헝가리는 국제연합(UN)이 집계한 2022년도 전자정부 설문조사(E-Government Survey)에서도 온라인 서비스 제공, 전자 방식의 참여, 정부 서비스의 디지털화 측면에서 가장 큰 진전을 거둔 국가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헝가리가 전자정부 분야에서 낸 성과는 기업들이 규제 및 행정절차를 이행하는 과정에 효율성을 부여함으로써 해외 투자자들에게 더욱 높은 수준의 투명성과 접근성을 부여하는 효과를 낸다.10)
한국 기업의 헝가리 진출 성공사례
삼성전자, 삼성SDI, 한국타이어, SK이노베이션, KDB국민은행, LG전자, 롯데, 두산 등 전 세계적으로 활발한 기업활동을 펼치고 있는 한국의 주요 기업들이 이미 헝가리 시장에 진출해 있다. 또한 헝가리의 전략적 입지, 경쟁력 있는 기업환경, 정부의 정책적 지원에 주목한 한국의 중소기업들도 FDI를 통해 헝가리에 진출을 꾀하고 있는데, 이는 다양한 비즈니스 주체들의 협조와 혁신, 전략적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한 헝가리로 들어오는 해외 투자의 성공을 견인하는 중대 요소라는 점은 분명하다.
HIPA측 자료에 따르면 헝가리에서는 위에서 언급한 자동차, 전자기기, IT가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는 주요 분야로, 특히 최근 들어서는 자동차 산업이 헝가리의 산업생산액 중 약 21%를 단독으로 담당하는 수준으로까지 성장했다.11) 현재까지 이들 분야에 투자한 한국 기업의 사례에는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이 있으며, 이 중 삼성SDI는 괴드(Göd)에 소재한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확장하는 사업에 12억 유로(한화 약 1조 7,500억 원) 이상을 투자하면서 1,200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할 예정이다. 한국 기업들이 이처럼 헝가리에 많은 관심을 둔다는 사실은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헝가리가 전략적으로 중요한 입지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말해준다.
헝가리 정부는 HIPA를 비롯한 정부기관을 통해 해외 투자자들에게 부지 선정 지원, 승인 절차 신속화, 지역 연구기관 및 대학과의 연결 주선 등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이와 같은 포괄적 지원제도는 한국 등 여러 국가에서 헝가리로 진출하는 기업들이 현지 사업을 신속히 전개할 수 있도록 돕는다.
헝가리에 투자한 한국의 전자기기 및 자동차 분야 기업은 현지의 견고한 제조업 기반과 숙련 노동력을 활용해 지역 및 유럽 공급망의 핵심 구성원으로 부상했다. 대표적으로 자동차 부품과 2차전지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한국 중소기업 신흥12)의 모너(Monor) 생산공장을 들 수 있다. 아울러 헝가리 정부는 녹색기술과 디지털화 구상에 정책적 노력을 집중해 전기차 배터리 부품이나 사이버보안 솔루션 등 각종 첨단부문에서의 투자를 유치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특히 국가 사이버보안 인프라를 확충하고 디지털 혁신을 진작하는 데 방점을 둔 헝가리의 디지털화 구상은 IT 기업의 활동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해주었고, 이에 따라 사이버보안 솔루션에 전문성을 지닌 한국 기업들이 헝가리 정부기관이 제공하는 기술 특화기업용 지원금이나 세제혜택을 받아 현지 사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SK 이노베이션 헝가리 법인이 위치하고 있는 이반사(Iváncsa)와 코마롬(Komárom)에는 많은 ICT, 통신, 건설 전문 한국 중소기업들이 진출하여 기업활동을 하고 있다. 의료 부문에서 혁신을 추구하는 한국 기업 삼양 홀딩스 바이오팜은 헝가리에 봉합사 공장을 설립하고 유럽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13)
해외 투자자들의 헝가리 투자는 전략적 국제협력이라는 틀 안에서 쌍방 모두의 성장과 성공을 도모할 수 있는 기회이며, 한국 중소기업을 포함한 해외 투자자 모두를 위해 역동적이고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려는 헝가리 정부의 노력은 현지 투자에 관한 희망적 시나리오의 원천이 되어준다. 앞으로도 계속될 세계 경제의 진화 과정에서 한국 기업과 헝가리가 맺고 있는 장기적 파트너십은 국제협력 및 투자 구상의 성공 잠재력을 보여주는 모범적 선례가 될 것이다.
결론
기존에 이루어진 한국 중소기업들의 헝가리 진출과 사업 확장은 지금까지의 성공은 물론, 미래의 큰 잠재력도 함께 보여준다. 기업 친화적 경제정책과 혁신 유인책, 해외로부터의 투자에 개방적인 기업환경 등이 전략적으로 어우러진 헝가리는 글로벌 사업을 전개하고자 하는 한국 중소기업을 위한 유럽 지역의 이상적인 허브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초기 투자부터 시작해 지금에 이르러서는 현지 전자기기, 자동차, IT 분야의 핵심 주체로 부상한 한국 중소기업의 성공사례는 한국식 혁신과 헝가리식 경제정책이 만들어내는 역동적 시너지를 잘 보여주며, 이와 같은 파트너십은 당사기업의 성업은 물론 양국 모두의 경제 발전과 기술 진보에도 기여한다.
본고에서 소개한 사례들은 미래 투자자들이 헝가리의 투자 친화적 생태계가 제공하는 혜택을 알아볼 수 있는 연구 소재이자, 개별 기업 차원을 넘어선 국가간 협력과 경제적 통합이 진전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계기이기도 하다. 세계의 경제지평이 진화를 거듭하는 상황에서 한국 중소기업이 헝가리에서 진행하는 사업은 해외 투자를 통한 시너지 달성의 좋은 선례가 되어주며, 기업 친화적 경제정책, 유럽에서의 중심적 입지, 혁신 장려제도와 같은 헝가리의 전략적 이점을 잘 활용한다면 앞으로도 많은 중소기업들이 유럽 시장에 진출해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 중소기업의 헝가리 진출은 양 당사자 모두의 글로벌 성장전략에서 근본적 중요성을 지니는 투자 형태라고 할 수 있다. 한국 기업들은 위에서 소개한 헝가리의 다양한 이점을 십분 활용해 현지에서의 혁신, 공조, 성공 기회를 잡을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헝가리는 단순한 투자처를 넘어선 기업 성장의 파트너가 되어줄 수 있다.
* 각주
1) Hungarian Central Statistical Office, 2024
2) KOTRA, 1987
3) EBRD, 2024
4) OECD, 202
5) HIPA, 2024
6) NRDIO, 2021
7) The World Bank, 2020
8) World Economic Forum, 2023
9) European Commission, 2022
10) United Nations, 2022
11) HIPA, 2024
12) (역주) SHINHEUNG SEC, https://shsec.co.kr/?module=Default&action=DefaultEn
13) (역주) https://zdnet.co.kr/view/?no=20230614165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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