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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특집이슈

[월간정세변화] 유럽의회 선거 이후 중동부유럽 내 정세 변화

중동부유럽 일반 EMERiCS - - 2024/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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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회와 중동부유럽 주요 국가들의 정치적 상황


유럽의회 선거, EU 정치 향방을 결정 지을 시험대


2024년 6월 6일부터 9일까지 치러진 유럽의회 선거는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이번 유럽의회 선거에 따라 EU의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 지속 여부가 결정되며, EU 회원국 내 정치 향방을 볼 수 있는 중요한 시험대로 평가 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EU 내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 난민 문제, 고물가 현상으로 인해 보수 및 극우 정당이 지지를 받았으며, 슬로바키아 등에서는 친러시아 성향이자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에 반대하는 정당이 정권을 창출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치러진 유럽 선거는 선거 이전부터 극우 정당의 득세로 인해 반(反)이민 정책 강화, 친(親)기업 정책 기조로의 전환이 점쳐졌다. 또한, 슬로바키아 대선(5월 23일), 리투아니아 대선(5월 12일), 프랑스 총선(6월 30일), 오스트리아 총선(9월 29일) 등 중요한 선거가 유럽의회 선거와 같은 해에 치뤄져, EU의 정치적 향방뿐만 아니라 선거 가늠좌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EU의회 선거 결과 개요


일부 정치 전문가들은 이번 유럽의회 선거에서 중도 성향 정당들이 선방하고, 강경 우파 정당들이 약진한 것으로 평가했다. 전통적으로 유럽의회를 주도했던 중도우파 성향의 유럽국민당(EPP)은 지난 선거 대비 13석 는 189석을, 중도좌파 성향의 유럽사회민주당(S&D)은 -3석이 줄어든 136석을 차지했다. 한편 중도 계열인 중도자유당은 지난 선거 대비 28석 상실한 74석을 얻었다. 한편 강경 우파 정당인  유럽보수개혁당(ECR)의 의석은 지난 선거 대비 14석 늘어난 83석을, 정체성민주당(ID)은 9석 늘어난 58석을 확보했다. 극우 정당인 독일대안당(AfD)과 헝가리의 피데스(Fidesz)-KDNP 의석 수는 각각 15석과 11석에 달했다. 이번 유럽의회 선거에서 강경 우파와 극우 성향의 정당이 확보한 의석은 총 167석으로, 이들이 단일 연대를 추진할 경우 제2당도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이번 선거로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 강경 우파가 부상하였으며, 독일의 극우정당도 유럽의회에 입성했다. 이로 인해 EU 회원국의 국내외 정치는 변화를 맞이하였다. 프랑스는 의회를 해산하고 조기총선을 실시했으며, 독일은 여당이 역대 최악의 득표율을 기록하였다. 대외적으로도 EU의 정책 방향성도 달라질 수 있으며, 정책의 추진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강경 우파와 극우가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헝가리의 피데스-KDNP당의 의석은 비교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피데스-KDNP는 13석을 얻었으나, 이번 선거에서는 11석으로 줄어들었다. 이는 빅토르 오르반(Viktor Orban) 헝가리 총리와 결별한 피터 마기아르(Peter Magyar)가 창당한 정당이 강력한 야당으로 부상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폴란드 보수 세력의 분열이 나타난 유럽의회 선거

유럽 매체인 유로뉴스(Euronews)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유럽의회 선거 전 폴란드 내에서는 보수 세력이 유럽의회 선거에서 성공할 것으로 전망됐다. 위 여론조사에서 폴란드 국민들의 정치적인 성향은 강한 우파 성향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폴란드 유권자 중 80%가 보수정당에 투표할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폴란드 내 보수 정당인 법과정의당(PiS)과 시민연합(Civic Coalition, KO) 간 EU 원칙, 법치주의, 제도적 독립에 대한 상이한 입장 차이 때문에 연합에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여당이었던 PiS와 현재 여당인 KO는 사법개혁, 미디어의 자유, EU와의 관계에서 다른 지향점을 보이고 있다. 먼저 사법 개혁에서 PiS당은 사법 개혁을 추진 중이며, 이는 EU로부터 사법 독립을 훼손한다는 비난을 받았다. 한편 KO는 사법 개혁에 반대하며 사법 독립성의 회복을 지지하는 입장이다. 미디어의 자유 부문에서도 PiS는 공영 미디어를 통제하고, 언론의 자유를 제한한다는 비난을 받았다. 반면 KO는 미디어 자유를 장려하고 정부의 미디어 통제에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PiS는 이민과 주권 문제 등 현안에 있어서 EU와 대립하였으나, KO는 EU 정책에 동조하여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유럽의회 선거에서 도널드 투스크(Donald Tusk)가 이끄는 KO가 37.1%의 득표율을 얻어 21석으로 폴란드 내에서 1위에 올랐다. 한편 PiS는 36.2%, 20석으로 KO와 비등한 의석을 확보했다. 극우 정당인 콘페데라치아(Konfederacja)당은 12.1%로 3위를 차지하며 역대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투스크 총리는 기쁨과 함께 계속 발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면서 폴란드가 EU의 지도국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PiS 지도자인 야로스와프 카친스키(Jarosław Kaczyński)는 선거 패배에 대해 인정하면서 결과를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유럽의회 선거와 헝가리의 정치 지형 변화 추세

헝가리에서는 유럽 선거를 앞두고 오르반 총리를 지지하는 대규모 집회가 개최됐다. 지난 6월 1일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에서는 오르반 총리가 주관한 ‘평화의 행진’ 시위에 수만 명이 참석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전쟁 반대 구호를 외치며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이러한 기세로, 유럽의회 선거에서 오르반 총리가 이끄는 헝가리 여당인 피데스당은 44%의 득표율로 헝가리에서 가장 많은 수인 11명의 유럽의회 의원을 배출했다. 하지만 피데스당에 대한 지지율은 2022년 총선 대비 11% 하락하였으며, 18년 만에 최대의 패배로 기록됐다. 한편 정치 신예인 피터 마기아르(Péter Magyar)가 이끄는 티자(TISZA)당은 30%의 득표로 창당 3개월만에 7석을 얻어내면서 기존 야당 유권자들을 흡수하였다. 마기아르는 부정부패 척결과 민주주의 회복을 공약으로 내걸며 유권자들의 주목 받았다.

오르반 총리는 유럽의회 내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오스트리아, 체코 정당과 손을 잡았다. 피데스당은 오스트리아 극우 정당인 자유당과 체코 야당 아노(ANO)당과 함께 유럽을 위한 애국자 연합을 구성했다. 더 나아가 오르반 총리는 향후 다른 정당과의 협력을 통해 유럽의회 내 가장 큰 우파 세력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를 표명하였으며, 이를 통해 기존 유럽 엘리트들이 야기한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주 위기, 경기 침체를 해결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리투아니아, 낮은 투표율 속 보수당 선전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리투아니아에서는 중도 좌파 정당인 사회민주당(Social Democratic Party, LSDP)이 앞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선거조사 기관인 유럽 일렉츠(Europe Elects)는 야당인 사회민주당은 27% 앞선 것으로 나타났으나 리투아니아 내에서 투표율이 낮게 나올 것으로 예측되어 최종 결과는 다르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을 가능성이 점쳐졌다.

유럽의회 선거 결과가 발표되자 선거 조사 전문가들의 전망이 적중했다. 이번 유럽의회 선거에서 리투아니아의 투표율은 28.3%로 동유럽에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리투아니아의 낮은 투표율로 인해 집권 보수당인 국토연합-리투아니아기독민주당(Homeland Union-Lithuanian Christian Democrats, TS-LKD)이 총 11석 중 3석을 확보하며 선전했다. 한편 사회민주당은 2석을 얻는 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 결과로 10월로 예정된 다음 리투아니아 내 총선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우며, 투표율이 더욱 높은 50~60%에 달하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번에 새로 선출된 유럽의회 의원(MEP)들은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일부 정당은 결과에 만족한 반면, 다른 정당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예를 들어 사회민주당은 낮은 투표율에도 불구하고 연이은 성공을 자축하는 반면, 리투아니아 농민당과 녹색당 연합은 실망감을 표명했다.

체코 우파 포퓰리즘 정당인 ANO당의 승리… 극우 지지 세력 증가 우려

페트르 파벨(Petr Pavel) 체코 대통령은 선거 전부터 유럽에서 극우 정당에 대한 지지가 늘어나고 있는 것에 우려를 표명했다. 파벨 대통령은 이러한 추세를 무시할 수 없다고 언급하면서 사람들을 극단주의로 이끄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공동의 노력을 촉구했다. 그는 극단주의 이데올로기에 대한 지지 증가에 기여하는 사회 경제적 요인과 정치적 불만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배경 하에 체코에서 치러진 유럽의회 선거에서는 안드레이 바비쉬의 ANO당이 26%의 득표율로 전체 21석 중 7석을 차지하며 승자로 떠올랐다. 시민민주당, 기독민주당, TOP 09로 구성된 정부 연합인 SPOLU는 22.3%, 6석으로 2위를 차지했다. 정부 연합은 지난 선거 대비 2석을 상실하였으며, 이는 여당 연합의 패배를 의미한다.

EU 의회 선거 이후 격동의 변화를 맞이하는 EU

유럽의회 선거, 극우파의 약진과 반 EU 정서 확산

이번 선거 이후 유럽의회 내에서 반 EU를 표방하는 정치 블록의 세가 더욱 커졌다. 헝가리의 주도로 결성된 우파 정당 연합인 ‘유럽을 위한 애국자 연합(patriots for Europe)’에 라트비아 출신 빌리스 크리스토판스(Vilis Kristopans) 의원이 가입한 것을 시작으로 유럽의회 내 우파 정당의 입지는 더욱 확대됐다. 이러한 유럽의회 내 극우 포퓰리즘 정당의 약진으로 향후 EU 의사 결정에 미칠 영향이 주목받고 있다. 유럽의회에 진출한 극우 포퓰리즘 정당은 노골적으로 EU의 정책 노선, 특히 우크라이나 지원을 반대하였으며, EU 회의주의, 친러시아 기조를 여러 차례 강조해왔다. 

전문가들은 이번 극우파의 약진으로 차기 유럽의회는 더욱 양극화되고 분열된 모습을 보일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극우 세력의 통합 정도와 중도 세력이 우파 정당과 협력하려는 의지가 우경화의 영향을 결정할 것으로 예측했다. 유럽의 극우 세력은 크게 3가지로 분류된다.  먼저  유럽 보수주의자 및 개혁주의자(ECR)는 본질적으로 보수적이고 개혁적인 성향을 가진 정당들이 포함된다. 이들은 그린딜(Green Deal) 정책과 친(親)이민 정책에 반대하며, EU 정체성과 종교를 강조하는 성향을 보인다. 두번째는 비교적 새로 결성된 단체인 유럽을 위한 애국자(PfE)로, 유럽의회에서 세 번째로 큰 정당이다. 헝가리의 피데즈, 이탈리아의 레가, 프랑스의 라셈므 국민, 스페인의 복스 등의 정당이 포함되어 있다. 이들은 유대-기독교적 뿌리를 지키고 불법 이민에 맞서며 그린 딜에 반대하며 유럽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주권 국가 유럽(ESN) 그룹은 국민 국가의 배타적 권한 강화를 강조한다. 이들은 그린딜과 이민에 반대하며 정체성과 종교를 강조하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으나, 비전과 유럽의 통합 정도에 관하여는 합의를 보지 못하고 있다. 먼저 ECR 측은 EU의 해체보다 개혁에 중점을 두며, 국가에 더 많은 권한을 부여하는 형태의 EU를 지지하지만, 유럽 통합을 완전히 거부하지 않는다. 한편 PfE는 국민국가의 배타적인 권한 확대를 추구하지만, 유럽 통합을 완전히 거부하지 않는다. ESN은 PfE에서 더 나아가 유럽연합이 1992년 마스트리히트 조약 이전처럼 회원국에 매우 제한된 권한을 지닌 유럽경제공동체(EEC) 수준으로 회귀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극우파의 약진에 대응하여 친 EU파 결속

이번 선거에서 극우파가 약진하였음에도, 전문가들은 중도 성향의 정당이 여전히 다수를 차지하면서 EU 통합을 위한 노력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았다.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가 여전히 높은 투표율을 보였으며, 이는 극우 정당이 부상에도 중도 세력이 다수당을 차지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중도주의 정당이 극우보다 소폭이지만 다수를 유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실제로 중도 우파인 유럽인민당이 유럽의회 내에서 가장 큰 단체로 남아있으며, 중도 좌파 성향인 사회당과 민주당, 자유주의 성향의 리뉴1(Renew1)당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이들 연합은 계속해서 통합을 위한 의제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투표 결과로 유럽 통합이 지속되고 민주적인 가치가 보호되며 국방 협력 강화를 보장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선거 결과를 통해 EU가 여전히 안정적이며 통합된 세력이라는 분명한 신호를 발신했다고 전문가들은 평했다. 

한편 몰타 출신 유럽의장인 로베타르 메솔라(Roberta Metsola)가 재선을 도전한다고 밝히면서 극우 세력 약진과 더불어 큰 관심을 받았다. 그녀는 데이비드 사솔리(David Sassoli) 전 대통령의 사망으로 2022년 유럽의회 의장직을 계승했다. 재임 기간 메솔라 의장은 유럽의 정치적 분열을 넘어 합의를 이끌어내고 디지털 혁신, 기후 변화, 법치주의와 같은 현안에서 성과를 내면서 각광받았다. 임기가 끝난 그녀는 재선 캠페인을 통해 스스로를 유럽의회에 영감을 불어넣고 통합할 수 있는 젊지만 경험이 풍부한 리더로 자신을 내세웠다.

이외에도 EU 집행위원회를 이끌었던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Ursula von der Leyen)도 집행위원장을 연임하게 되면서 EU의 향배가 더욱 예측 가능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코로나19 팬데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경험하면서 EU의 위기 관리에 앞장서 왔다. 그녀는 우크라이나 지원, 녹색 전환, 유럽의 안보 및 국방 역량 강화, 경제 회복에 중점을 둔 정책을 시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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