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이란 대통령 선거 결과와 그에 따른 정책 변화 및 경제 전망
이란 홍성민 중동경제연구소 소장 2024/08/05
2024년 7월 이란 대선에서 보수파를 누르고 개혁파 마수드 페제시키안(Masoud Pezeshkian) 후보가 제9대 대통령에 당선되자 전 세계의 이목은 다시 이란으로 집중되고 있다. 페제시키안 당선인은 2024년 6월 28일 1차 투표에서 득표율 1위를 기록하여 2위인 사이드 잘릴리(Saeed Jalili) 후보와 함께 결선에 진출했고, 7월 5일 결선에서 54.8%를 얻어 대통령으로 최종 선출되었다. 그러나 국제사회의 떠들썩한 관심과는 다르게 이란 국민은 진보 성향의 대통령 페제시키안 당선인이 어떤 변화를 보일지 침묵 속에 지켜보는 자세다. 결선 투표에서 10%p 정도 오르긴 했지만 50%에도 미치지 못한(49.8%) 저조한 투표율은 이란 국민의 대통령에 대한 기대 수준을 반영한다.
2021년 취임한 강경 보수 성향의 에브라힘 라이시(Ebrahim Raisi) 전 대통령이 지난 5월 19일 불의의 헬기 추락사고로 사망하면서 갑자기 치러진 이번 조기 대선 결과 3년 만에 개혁 성향의 행정부가 들어서게 됐지만, 페제시키안 당선인의 앞날은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란의 정치 체제를 고려하면 당장 급격한 변화가 예상되지는 않지만, 페제시키안 당선인 앞에는 변화를 요구하는 산적한 대내외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우선 이란은 50여 년에 걸쳐 미국과 유럽의 제재를 받으며 경제가 파탄지경에 이르렀다. 특히 2018년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행정부의 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 Joint Comprehensive Plan of Action) 일방 탈퇴와 그에 따른 제재로 인한 경제적 타격이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이와 함께 2년 이상 지속된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이란의 경제는 최악의 상황이다. 더구나 최근 10년간 달러 환율이 20배로 치솟았고 40% 이상의 인플레이션과 20%에 달하는 청년 실업률 등 심각한 경제문제는 당장 해결해야 할 시급한 과제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통령으로 당선된 페제시키안은 충분한 사전 준비 없이 갑작스럽게 이란이라는 수레의 운전대를 잡게 되었다. 앞에서 큰 사자가 길을 막고 뒤에서는 하이에나 떼가 달려드는 가운데 낡은 수레를 끌고 가파른 언덕길을 올라가야 하는 상황이다. 그 수레에는 이전투구(泥田鬪狗)에 지친 국민이 있다. 이처럼 험난한 국내의 경제문제와 미국-이스라엘에 대한 외교 문제, 서방과의 핵 합의를 포함한 대외문제 역시 이란의 장래와 관련한 최우선 해결과제라고 할 수 있다.
정치적 불감증을 반영한 저조한 투표율
2024년 6월에 시행된 1차 투표에서 모든 후보가 과반 획득에 실패하면서 최종 당선인은 7월 5일 결선 투표에서 결정되었다. 이란에서 결선으로 대통령 당선인을 가린 것은 2005년 마무드 아마디네자드(Mahmoud Ahmadinejad, 2005~2013년 재임) 제6대 대통령 이후 19년 만의 일이다. 이번 대선은 라이시 전 대통령의 유고에 따른 보궐선거로, 원칙적으로는 2021년 8월 3일 시작된 라이시 대통령의 임기에 맞추어 약 1년 후 임기가 종료되어야 하지만, 이란 헌법수호위원회가 새 대통령의 임기는 라이시 전 대통령의 잔여 임기 1년이 아닌 4년이라고 밝히면서 페제시키안 당선인은 2028년까지 이란의 대통령직을 수행하게 되었다.
2024년 대선에서 개혁파 페제시키안이 당선되었지만, 역대 대통령들과 마찬가지로 이란 대통령의 권한은 매우 제한적이다. 국방, 안보, 외교 등 주요 국가정책과 관련해서는 이란의 최고지도자가 절대 권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향후 이란의 정책 변화 향방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Ali Khamenei)와 새 대통령 페제시키안의 협력에 달려 있다. 특히 페제시키안은 근소한 차이로 선거에서 승리했기 때문에 보수층을 끌어안기 위해 가급적 최고지도자의 뜻을 따를 것이 예상되는데, 하메네이의 영향력이 향후에도 이란 대내외정책에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젊은 혁명가였던 하메네이는 경직된 이념가이기는 하지만 권력 유지를 위한 유연성도 잘 알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하메네이는 이란의 국제적 고립과 국내적 경제난을 해결하고 투표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개혁주의자의 대권 도전을 허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페제시키안은 시대적 요청에 따른 행운아 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85세로 고령인 하메네이의 후계자가 오리무중인 가운데 이란 내부의 권력 투쟁은 페제시키안의 정책 추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1939년생인 하메네이는 1981년부터 1989년까지 이란의 제3대 대통령을 역임했으며 1989년 6월 4일에 사망한 아야톨라 루훌라 호메이니(1902~1989)의 뒤를 이어 집권 중 이란의 최고지도자가 되었다. 현시점에서 이슬람공화국 이란의 장래는 대통령보다는 최고지도자의 손에 달려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전 보건부 장관이자 하원의원이었던 페제시키안은 엄격한 원리주의자로, 전 외무차관이자 북한과 탈레반 사이에서 하메네이와 가까웠던 사이드 잘릴리 후보, 전 테헤란 시장이었던 보수파 모하마드 바케르 칼리바프(Mohammad Baqer Qalibaf) 이란 의회 의장을 포함한 다양한 보수주의자들과 경쟁하면서 유일한 개혁주의 후보로 등장했다. 칼리바프 후보를 지지했던 이란혁명수비대(IRGC)는 충격에 휩싸이기도 했지만, 하메네이의 입장에서는 오히려 온건 개혁파 페제시키안 당선인이 더 나은 선택지였을 수 있다.
서방에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인 페제시키안 당선인은 어렵사리 대통령 후보 자격을 얻었기에 선거유세 기간에는 보수층의 지지를 받는 모하마드 칼리바프 의장과 사이드 잘랄리 전 외무차관의 승리가 예상되었다. 젊은 층의 지지를 받는 페제시키안 후보가 다크호스로 등장하긴 했지만, 보수층의 지지는 여전히 강력했다. 이란 선거관리위원회는 6월 29일 1차 투표의 개표결과 페제시키안 후보가 42%인 1,040만 표를 획득하여 1위가 되었다고 밝히자 AP와 AFP 등 서방의 유력 통신사들은 보수파가 쉽사리 50%를 넘길 것이라는 예측이 빗나갔다고 평론했다. 모흐센 에스라미 선관위 대변인이 발표한 투표 결과에 따르면 잘릴리 후보는 38%인 940만 표를 얻어 2위, 선거 초반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던 혁명수비대 출신 칼리바프 의회 의장은 333만 표를 얻었으며 시아파 성직자 모스타파 푸르모하마디(Mostafa Pourmohammadi) 후보는 20만 6,000표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란 내무부는 결선 투표율이 49.8%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1979년 이란 이슬람공화국이 건국된 이후 사상 최저였던 지난 6월 1차 투표율 39.9%보다는 약 10%p 정도 상승한 수치이지만, 70%를 넘겼던 역대 대선과 비교하면 매우 저조한 결과이다. 이러한 사실은 이란 국민이 정치, 특히 선거에 관심이 없어졌다는 의미이며 어찌 보면 변화에 대한 기대가 사라진 정치적 불감증의 표현이라 볼 수 있다.
석유 의존도가 높은 이란 경제... 강대국, 특히 미‧중의 정책에 크게 의존
이란 경제는 지난 수십 년 동안 다양한 도전에 직면해 왔으며, 국가와 국민 모두에게 엄청난 희생이 강요되었다. 국민의 생활을 크게 압박하고 있는 높은 인플레이션과 저성장은 이란 경제의 핵심과제이다. 특히 서방과의 적대관계를 심화시킨 이란의 전략적 선택은 미국이 주도하는 제재의 연장으로 이어졌고, 이란 정부는 반미 전선 내에서 우호국의 지원을 받기 위해 석유 자원을 활용해야만 했다. 현 정부의 경제 정책이 얼마나 지속 가능한지는 불분명하지만, 특히 히잡 착용 문제로 불거진 2022년 민중 봉기의 여파는 국가에 부정적인 사회 경제적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이란은 석유수출국기구(OPEC) 가운데 세 번째로 산유량이 많은 국가이다. 전 세계 총생산량의 약 3%에 해당하는 일일 약 300만 배럴(bpd)을 생산하고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제재조치에 따른 후유증이 매우 크다. 금융제재를 피하고자 시장 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위장 기업이 참여하는 금융 메커니즘을 이용하기에 수익의 상당 부분이 중개인에게 흡수되고 있다. 석유 수익 감소의 또 다른 요인은 중국에 대해 값싼 석유 공급량을 줄이자 무역 마찰이 발생했다는 점이다.
이와 같은 대외적 요인으로 촉발된 이란 경제의 최대 난제 중 하나는 극심한 인플레이션이다. 수 차례의 통화 평가절하로 리얄화 가치는 떨어지고 인플레이션은 심화되었다. 2023년 3월 평균 소비자 가격의 전년 대비 인플레이션은 거의 64%에 달했고, 일부 식품 품목의 인플레이션은 90% 이상 치솟았다. 설상가상으로 이스라엘의 가자(Gaza) 전쟁이 시작된 이후 리얄은 계속 평가절하되고 있다. 이란의 리얄화는 미국의 제재 강도가 커질수록 가치가 급락하고 있다. JCPOA가 성사된 2016년 1달러당 비공식 환율 기준으로 약 3만 4,000 리얄 수준이었던 환율은 미국이 핵 합의를 파기한 2018년에는 17만 리얄로 오르더니 2024년 7월에는 61만 리얄로 8년 만에 약 20배 가까이 올랐다.
이에 더해 환율 하락에 따른 지속적인 높은 인플레이션은 계속 이란 경제를 자극하는 아킬레스건이 되고 있다. 지난 라이시 행정부가 2024년 물가상승률 목표치 30% 달성하려고 노력했으나, 반복되는 예산 적자를 비롯한 여러 구조적 문제로 인해 실패했다. <표 1>에서 보듯이 이란 경제는 미국의 제재조치가 시행된 2018년을 전후하여 커다란 변화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인플레이션은 심각한 수준이며, GDP 성장률 또한 정체를 면치 못하고 있다.
현재 거시경제 지표와 GDP 구성을 보면 이란이 서비스 기반 경제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서비스 부문의 성장은 지난 12개월 동안 고용 기회를 창출했으며, 지난 6년 동안 점진적인 실업률 감소에 기여했다. 하지만 청년 실업률은 15%가 넘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가계에 부담을 주고 있고, 사회 불안과 해외 이주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페제시키안 당선인이 선택할 정책적 대안은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다름 아닌 서방세계와의 고립상태에서 벗어나 석유 수출을 통한 재정수입을 늘리고 자유로운 무역을 통해 소비재 수입을 증대시키는 방법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핵(核) 개발 포기라는 변수가 있고 이스라엘과의 마찰을 피해야 하는 난제가 있기에 획기적인 정책대안을 마련하지 않는 한 쉽사리 이란 경제를 회복시키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란의 경제는 약 60% 정도는 국가 계획의 거대 공공부문이 개입된 혼합 경제체제이다. 이란 경제의 또 다른 특징은 보냐드(Bonyad)라는 종교 단체의 존재이다. 보냐드는 이란 GDP의 약 10~20%를 차지하는 이슬람 재단으로, 제조, 무역, 부동산 개발 부문을 포괄한다. 2008년 기준 보냐드는 대략 500만 명의 이란인을 고용하고 있으며, 모든 책임은 이란 최고지도자에게 있다. 보냐드 재단의 총예산은 중앙 정부지출의 30% 이상을 차지한다.
종교적 자선 단체인 보냐드는 정부의 감독이 없는 거대한 민간 독점기관으로 발전했으며, 이슬람 공화국을 지원하는 단체에 수익을 전달한다. 세금이 면제되고 정부로부터 막대한 보조금을 받는 보냐드는 이란 경제의 아킬레스건으로 불리며 수익성이 높은 암시장에도 깊이 관여하고 있다. 보냐드와 같은 종교단체 내부의 민간경제에 뿌리 깊은 단체나 기구들의 부정부패는 시장경제가 작동하기 어려운 구조이다. 페제시키안 당선인이 하메네이를 비롯한 강경 보수단체들이 장악하고 있는 민간경제단체를 어떻게 개혁할 것인지도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급격한 개혁보다는 기존의 틀을 유지하는 선에서 대외정책을 추구할 것
2024년 이란 대선의 특징은 변화를 요구하는 젊은 층이 현 상태를 지지하는 사람들보다 우세했다는 점이다. 하메네이의 영향력과 이란의 정치 상황을 고려하면 페제시키안 당선인의 정책은 ‘변화를 추구하지만, 급격하거나 많은 개혁을 실행하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서방, 특히 미국과 관계개선은 쉽지 않은 과제가 될 것이다.
대부분 보수 인사들은 미국과의 거래나 대화는 잠재적 위협으로 보고 있다. 그렇기에 페제시키안 당선인은 이스라엘과의 긴장 고조나 차기 미국 대통령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온건하며 완만한 접근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최대한 이슬람 체제에 충실하고 이슬람공화국이 잃어버린 정당성을 회복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다. 이러한 정책이 충실히 실천되면 임기 중에 최고 권력을 잡을 수도 있는 좋은 여건이 기다리고 있다는 점도 알고 있다.
이슬람 공화국에서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를 제외한 성직자들의 권력은 점차 약화되었다. 현재 정권 파벌들이 권력을 놓고 내부 갈등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하메네이의 통치는 체제를 하나로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다. 헌법에 따르면 의회가 하메네이의 후임자를 찾지 못할 경우 대통령, 사법부 수장, 의회가 이끄는 수호위원회의 성직자로 구성된 임시위원회가 구성된다. 페제시키안 당선인은 이번 대선에서 하메네이의 뒤를 이을 지도자로 급부상하였다.
제6대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처럼 개혁주의자들이 종종 실패했던 선례가 있으므로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억압받는 민중들 사이에서 정치적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어떤 정책을 펼지는 중대한 관심사다. 제7대 대통령 개혁파 로하니와는 다르게 페제시키안 당선인은 경제에 관해서는 자유시장주의자가 아닌 사회민주주의적 성향이 강하다. 페제시키안 당선인이 하메네이 사후 권력을 잡게 된다면 이란의 개혁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따라서 페제시키안 당선인은 외교정책에서 핵 문제를 포함해 서방과 협력하며 제재를 완화하고 국가의 경제 상황을 개선할 뿐만 아니라 지역 전쟁의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한 계획에 큰 비중을 둘 것이다. 아랍 국가들과의 관계도 과거 라이시 대통령이 추구했던 것처럼 화해 분위기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현 상황에서 미국의 제재조치가 전면 해제되지 않는다면, 이란 경제는 계속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대내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과 실업률, 성장 둔화 등 경제난이 해결되지 못하면 정정(政情)의 불안은 쉽게 해소되지 못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페제시키안 당선인의 첫 번째 도전은 보수가 우세한 의회의 승인이 필요한 내각을 구성하는 문제다. 페제시키안 당선인은 오랫동안 단합된 보수 집권층의 동의를 얻어 내기에 충분한 사전준비 없이 전 대통령의 사고사로 인해 갑작스럽게 대통령이 되었다는 한계가 있다. 보수 세력은 집권 개혁주의자들의 도전에 맞서기 위해 최대한 서둘러 단결할 가능성이 있다. 그 가운데서도 외무장관의 임명은 향후 이란의 장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예를 들어, 대선 기간 중 페제시키안 당선인의 외교정책 고문을 맡았던 자바드 자리프(Javad Zarif) 전 외무장관이 기용될 경우 보수 세력의 반발이 거세질 수도 있다.
중국은 이란산 원유가 저렴하면서도 품질이 좋아 이란의 석유 수출량의 약 80%를 소화하는 최대 시장이다. 이란은 제재를 우회하여 할인 가격으로 중국에 원유를 판매하고 있는데, 이러한 이란의 정책은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전쟁에 개입하는 형태가 되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 관련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은 중동 내에서 미국의 개입에 방해가 되고 있다.
미국 현 행정부의 최우선 과제는 국내 유가 안정이다. 미국이 이란의 수출량을 줄이면 국제유가가 치솟을 수 있다. 이러한 사태가 발생하면,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이 상승할 것이기에 조 바이든(Joe Biden) 대통령 역시 대선을 앞두고 모험을 피하려 할 것이다. 하지만 금년 11월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이란은 다시금 큰 회오리바람에 휩싸일 가능성이 있으며 그 여파는 중동 전체로 옮겨져 중동에서 미‧중 간의 충돌에 불을 댕길 수도 있다. 더 나아가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 전쟁이 확전될 경우, 이란은 다시 국제정치의 무대에 등장할 수도 있다.
갑자기 쌍두마차의 조종석에 앉게 된 페제시키안 대통령 당선인의 채찍이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이란이라는 수레가 가파른 언덕길을 안전하게 오르려면 수레바퀴의 양축이 균형을 이뤄야 하는데, 국내 경제를 담당하는 바퀴는 해외경제를 담당하는 커다란 바퀴와 균형을 이루지 못하기에 불안하다. 이란 국내의 경제문제는 강대국, 특히 미국의 대외정책에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서방은 물론 미국과의 마찰을 최대한 피하려 들 것이다. 결론적으로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개혁을 실행하되 급격한 큰 변화 대신 소폭의 완만한 변화를 추구하는 대내외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예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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