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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몽골, 푸틴 대통령 국빈 방문...ICC 체포 영장 집행 거부
러시아 / 러시아ㆍ유라시아 기타 EMERiCs - - 2024/09/20
☐ 러시아 대통령, 몽골 국빈 방문
◦ 몽골 국빈 방문한 푸틴 대통령, 몽골 대통령과 공식 회담
- 2024년 9월 2일부터 3일까지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 러시아 대통령은 몽골을 국빈 방문하여 오흐나깅 후렐수흐(Ukhnaagiin Khurelsukh) 몽골 대통령과 공식 회담을 가졌다. 이번 방문은 러시아 ‘동방정책’의 일환으로, 서방의 지속적인 압박 속에서 아시아 태평양 국가들과의 경제 협력을 강화하려는 목적으로 이루어졌다.
- 푸틴 대통령은 후렐수흐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양국 간 산업, 농업, 에너지 및 교통 분야에서의 협력 방안을 논의하였으며, 국제 및 지역 문제도 주요 의제로 다루었다. 특히, 이번 회담은 85주년을 맞이한 할힌골 전투 승리 기념일과, 75주년을 맞이한 몽골-러시아 합작 철도기업 ‘울란바토르 철도’의 기념행사와 맞물려 더욱 의미를 더했다. 또한, 양국 간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연료, 에너지, 교통, 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 방안이 구체적으로 논의되었다.
◦ 경제 협력 강화, 발전소 현대화 및 재건 협력에 합의
- 방문 기간 러시아와 몽골은 울란바토르 제3화력발전소(TPP-3) 재건을 위한 기본 프로젝트 개발 협정을 체결하였다. 이 협정은 양국 정상이 참석한 기념식에서 다른 4건의 문서와 함께 서명되었다. 러시아 에너지기업 인터라오(Inter RAO)는 발전소의 현대화 및 재건에 참여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몽골 수도 주민들에게 안정적인 전력과 열을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몽골에 필요한 에너지 자원을 제공해왔으며, 향후 원자력에너지 부문에서 몽골과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다고 강조하였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몽골에 들어온 휘발유와 디젤 연료의 90%가 러시아에서 공급되었다고 언급하였다. 또한, 러시아, 몽골, 중국을 연결하는 소유즈 보스토크(Soyuz Vostok) 가스관의 설계 문서가 완료되었으며, 이는 가스 부문에서의 협력 전망이 밝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 몽골, ICC 체포영장 집행 거부
◦ 체포영장 발부 이후 ICC 회원국 방문 첫 사례
- 푸틴 대통령의 이번 몽골 방문은 2023년 국제형사재판소(ICC: International Criminal Court) 체포영장이 발부된 이후 최초의 ICC 회원국 방문이다. ICC는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로 어린이를 불법 추방한 전쟁범죄 혐의로 푸틴 대통령에 대한 체포 영장을 발부한 바 있다. ICC 회원국은 몽골은 체포 영장을 집행해야 할 책임이 있지만, 몽골은 울란바토르에서 성대한 기념식으로 푸틴을 맞이하며 집행을 거부하였다.
- 우크라이나는 ICC의 창설 조약인 로마 규정(Rome Statute)을 인용하여 영장 대상자가 자국 영토에 들어올 경우 회원국이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몽골에 촉구하였다. 그러나 몽골은 우크라이나와 ICC의 요청에 대해 공개적으로 대응하지 않았다. 구소련 위성국이었던 몽골은 1991년 소련 붕괴 이후 러시아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왔으며, 가스와 전력 공급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 ICC와 국제 형사법 제도에 큰 타격
- 몽골이 푸틴 대통령을 체포하지 않은 것에 대해 유럽연합(EU), 우크라이나, 국제 인권 단체들이 비판을 제기하였다. 헤오르히 티키(Heorhii Tykhii) 우크라이나 외교부 대변인은 몽골의 무대응을 “ICC와 국제형사법 제도에 큰 타격”이라고 표현하며, 몽골이 기소된 범죄자가 사법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허용하여 그의 전쟁범죄에 대한 책임을 공유했다고 덧붙였다.
- 법률 전문가들은 ICC 회원국들이 법원의 영장에 따라 행동해야 하는 만큼, 몽골이 체포 영장을 집행하지 않은 것에 대해 기소될 수 있다고 지적하였다. 몽골의 푸틴 대통령 체포 거부는 ICC의 집행 능력의 한계를 보여주며, 국제형사법 제도의 효과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몽골 정부는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을 이유로 ICC 영장을 집행할 경우 국가 이익이 위태로울 수 있다고 밝혔다.
☐ 몽골, 러시아에 대한 높은 경제 의존도...서방과의 교류는 제한적
◦ 러시아, 중국에 이어 몽골 수입의 두 번째로 큰 부분 차지...에너지·전기 등 필수품목에 집중
- 몽골은 석유 제품의 95%와 전력의 20% 이상을 러시아에서 수입하는 등 러시아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가 매우 높다. 이처럼 에너지와 전력 등 필수품목에 대해 러시아에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러시아에 대한 몽골의 외교적 입지는 매우 제한적이다. 러시아는 지난해 몽골 전체 수입액의 26%를 차지했는데, 이는 중국의 41%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비율이다.
- 몽골과 러시아의 합작 사업인 울란바토르 철도는 몽골의 교통망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몽골, 러시아, 중국의 관련 기관들이 현재의 필요와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관련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갱신하고 있는 점도 이들의 경제적 상호 의존성을 잘 나타낸다. 이는 몽골이 러시아와의 관계를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는 선택을 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 몽골, ‘제3의 이웃’ 정책...중국과 러시아 사이에서 생존 모색
- 몽골은 강력한 이웃 국가인 러시아와 중국으로부터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제3의 이웃’ 정책을 채택하였다. 이 정책은 미국, 독일, 일본, 한국과 같은 국가들과의 우호적인 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러나 위로는 러시아, 아래로는 중국 단 2개 국가와 국경의 100%를 접하고 있는 몽골의 지리적 입지 때문에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높은 의존도는 몽골의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 국제사회와의 교류를 강화하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몽골은 여전히 이웃 국가들의 경제적, 정치적 영향력에 취약하다. 몽골은 지난해 전체 수출의 91%가 중국으로 향하는 등 대중 석탄 수출 증가에 힘입어 견조한 경제 성장을 누리고 있다. 그러나 몽골의 연료 공급과 운송 네트워크에 대한 러시아 의존은 외교 정책 결정에 있어 여전히 중요한 요소로 남아 있다.
- 한편, 미국과 다른 서방 국가들은 몽골과의 관계 강화를 위해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안토니 블링컨(Antony Blinken)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8월 몽골을 방문하였으며, 에마뉘엘 마크롱(Emmanuel Macron) 프랑스 대통령과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Frank-Walter Steinmeier) 독일 대통령도 최근 몽골을 방문하였다. 이러한 방문은 몽골이 이웃 국가들과의 관계를 균형 있게 유지하면서 국제사회의 지원을 모색하려는 노력을 보여준다.
< 감수 : 이평래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Global Times, Putin’s Mongolia visit eyes ‘enhancing economic ties, a continuation of Pivot to the East policy’, 2024.9.3.
Montsame, President of Mongolia Khurelsukh and President of the Russian Federation Putin Hold Official Talks, 2024.9.3.
Anadolou Agency, Russia, Mongolia agree to modernize Ulaanbaatar thermal power plant, 2024.9.3
BBC, Putin welcomed in Mongolia despite ICC arrest warrant, 2024.9.3.
Politico, Sorry not sorry, says Mongolia after failure to arrest Putin, 2024.9.3.
The Conversation, Putin’s visit to Mongolia defies ICC warrant and tests neutral nation’s ‘third neighbor’ diplomacy, 2024.9.2.
[관련정보]
몽골, 러시아와 정상 회담... 양국 관계 강화 합의(2024.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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