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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특집이슈

[월간정세변화] 러시아, 핵 독트린 변경안 발표

러시아 EMERiCs - - 2024/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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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핵 독트린 개정안 발표 


푸틴 대통령, 핵 독트린 개정안 발표


2024년 9월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 안전보장이사회 TV 회의에서 러시아의 핵 전략 변경 사항을 발표했다. 이번 변경안에서 주목할 부분은 핵 미보유국이라 하더라도 핵을 보유한 국가의 참여 또는 지원을 받아 러시아 또는 러시아 우방에 대한 심각한 위협을 가하는 경우 이는 러시아 연방에 대한 공동 공격으로 간주되어 핵을 통한 대응이 가능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이 ‘핵 미보유국’, ‘핵 보유국’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전달하고자 하는 메지시는 매우 명확했다. 우크라이나가 미국, 프랑스, 영국 등 핵무기를 보유한 국가의 무기를 이용하여 러시아 본토를 공격할 경우 핵무기를 사용하여 대응하겠다는 위협이다. 특히 이번 발표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Volodymyr Zelensky)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서방국가들에게 러시아 본토 타격을 위한 서방국 미사일 사용을 허용해달라고 요청하는 가운데 워싱턴에서 조 바이든(Joe Biden) 미국 대통령과 면담을 하루 앞둔 시점에 발표되었다는 점에서 이와 같은 해석이 더욱 설득력을 얻는다. 한편 지난 8월 우크라이나가 쿠르스크 지역을 일부 점령할 당시 서방이 제공한 무기를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러시아는 서방과 서방 동맹국의 위협이 커지고 있다는 판단 하에 핵 교리를 개정할 것이라고 경고해 왔다.  


러시아의 핵 사용 기준 크게 완화…핵 미보유국에 대한 핵공격 가능 명시


푸틴 대통령은 미사일, 드론, 항공기, 위성 등 자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모든 종류의 공격이 러시아 국경을 넘는다는 신뢰할 만한 정보가 확인되는 경우 핵무기 사용 기준을 충족한다고 밝히며, 특히 모든 기준은 러시아의 최우방국인 벨라루스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5,044여 개의 핵탄두를 보유한 미국보다 500여개 많은 5,580개의 핵탄두를 보유한 세계 최대 핵 보유국으로, 핵무기 일부는 벨라루스에 배치한 상태이다.  2020년에 발표된 기존 러시아 핵 독트린은 주권과 영토 보전을 위한 핵 억지력(nuclear deterrence)을 강조하고 있다. 2020년 독트린에 명시된 핵무기 사용 조건 4가지는 △ 러시아 본토에 대한 탄도 미사일 공격 또는 공격 계획에 관한 신뢰할 만한 정보가 있을 경우 △ 러시아 또는 러시아 동맹국에 대한 핵무기 또는 대량 살상무기의 사용 △ 러시아 핵  통제 체제 및 통신 인프라에 대한 공격 △ 러시아의 존재 자체를 위협하는 재래식 무기의 공격이 포함된다. 다만 기존 독트린의 모든 핵 사용 조건은 공격의 주체가 핵 보유국일 경우에만 적용된다는 점이 이번 개정안에서 크게 변경된 부분이다. 러시아는 이번 개정안을 통해 우크라이나가 핵 보유국들이 지원한 무기를 사용하여 러시아를 공격할 경우 제3국에 대한 핵 공격도 가능하다는 근거를 마련하였으며, 벨라루스에 대한 공격에도 핵으로 대응하겠다는 내용을 최초로 공식적으로 명시했다. 이에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상황은 크게 확대되었다. 


한편 앞서 언급된 젤렌스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회담 결과 미국산 장거리 미사일을 사용한 러시아 공격은 허용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속적인 금전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미국, 2024년 3월 극비 핵 전략 계획 승인…러시아 반발 


미국 대통령, 극비 핵 전략 계획 승인


2024년 8월 뉴욕타임즈(The New York Times)는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3월 미국의 극비 핵 전략 계획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중국, 러시아, 북한 등에 대한 핵 대응 전략을 담고 있는 ‘핵 활용 지침(Nuclear Employment Guidance)’을 4년에 한 번씩 개정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내용은 국방 및 국가 안보와 관련된 소수의 인원에게만 공개된다. 개정된 핵 활용 지침의 주요 내용은 중국 핵 무기의 규모와 다양성의 증가에 대한 대응 방안, 그리고 러시아, 중국, 북한을 동시에 억제할 필요성인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에는 미국의 적대세력이 핵을 사용하겠다는 위협이 크지 않았으나, 러시아와 중국 간의 새로운 협력 관계나 북한과 이란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을 지원하고 그에 대한 보답으로 러시아로부터 다양한 미사일 개발 지원을 받을 가능성 등이 대두되며 미국의 전략도 복잡해지고 있다. 


미국, 중국·러시아·북한의 핵 도전에 대비…러시아는 미국이 세계 안보 위협한다며 비난


먼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개전 이후 계속해서 핵무기를 사용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2022년 10월 러시아의 핵 사용 가능성이 50% 수준으로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었으며,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방인 중국의 시진핑(Xi Jining) 주석과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개최된 G20 정상회담에서 만나 핵 전쟁은 결코 일어나서는 안되며, 우크라이나에서 핵무기를 사용하거나 사용하겠다는 위협에도 반대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도록 함으로써 위기를 진정시킨 바 있다.


중국의 핵 확장은 미국 정보 당국이 2년 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1964년 첫 핵무기 개발에 성공한 이후 중국은 ‘선제불사용(no-first-use)’ 정책과 ‘확실한 보복(assured retaliation)’을 통한 억지 전략(strategy of deterrence)를 추진해 왔다. 60년 동안 중국은 핵무기의 역할을 자기 방어에 국한시키는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해 왔고, 2022년에도 “중국은 어떠한 경우에도 핵무기를 선제 사용하지 않겠다고 엄숙히 약속했다”고 확인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중국의 핵 정책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중국의 핵 보유량과 다양성이 향후10년 내에 미국과 러시아 수준에 도달하거나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며, 중국과 러시아는 합동 군사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2024년 9월 라파엘 그로시(Rafael Grossi) 국제원자력기구(IAEA: International Atomic Energy Agency) 사무총장은 북한을 공식적인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고 대회를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로시 사무총장에 따르면 북한은 2006년 UN 제재와 국제법을 위반하고 사실상의 핵 보유극이 되었으나 국제적인 관여가 부족했으며, 이후 핵 프로그램이 상당한 수준으로 진행되었다고 덧붙였다.  현재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는 최대 50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이 극비 핵 전략 계획을 승인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러시아는 미국이 세계 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러시아 또한 핵 독트린을 변경하여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NATO, 러시아 핵 위협에도 우크라이나 지원 계속할 것


NATO 신임 사무총장, “우크라이나 지원 계속할 것”


2024년 9월 30일 취임한 마크 뤼테(Mark Rutte)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North Atlantic Treaty Organization) 신임 사무총장은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임기 동안 추진할 NATO의 세 가지 우선순위로 △우크라이나 지원 △NATO의 집단 억지력 강화 △인도-태평양 등 다른 지역과의 관계 구축을 꼽았다. 취임 직전 발표된 러시아의 핵 독트린 개정안과 관련해서는 “무모하고 무책임한 수사”라고 평하면서도,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이 임박했다는 징후는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군사시설을 상대로 서방의 장거리 미사일을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을 요청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가 핵 독트린 개정안을 통해 핵 위협을 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뤼테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가 적국을 공격할 권리를 지지하지만 장거리 미사일 사용 제한 해제는 해당 국가의 몫이라고 선을 그었다.  또한 뤼테 사무총장은 NATO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우크라이나를 NATO 회원국으로 받아들이겠다는 전임자의 의지를 재확인했다. 


NATO 핵 억지력 강화 필요성 제기 


세르게이 라브로프(Sergey Lavrov) 러시아 외무부 장관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더욱 격렬히 공격하도록 서방이 지원 또는 허용한다면 우크라이나는 ‘자살적 모험(suicidal escapade)’ 에 빠지게 될 것이라며 강력한 경고를 보냈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여러 차례 핵 위협을 언급했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Dmitry Medvedev) 러시아 전 대통령 또한 핵무기 사용은 ‘매우 어려운 결과를 낳는 나쁜 이야기’라며, 러시아가 핵무기 사용을 원하는 것은 아니지만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지속적인 지원은 부득이한 선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거듭 밝혔다. 러시아의 핵 위협이 NATO의 러시아 공격과 그로 인한 대규모 전쟁을 막는 방패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며, 그 반대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임계선 아래에서 NATO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서방의 도움을 받아 미사일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있고, 러시아도 핵무기를 제외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우크라이나 전쟁을 승리로 이끌기를 원하고 있다. 이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드론과 미사일로 서로에 대한 공격을 점차 확대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NATO의 핵 억지력 강화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NATO는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핵 억지 임무의 신뢰성, 효과성, 안전성 및 보안을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초지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이듬해 빌니우스에서 개최된 NATO 정상회담에서 핵 능력 현대화 계획을 발표했다. 핵 능력 현대화는 핵 보유국인 미국, 영국, 프랑스의 국가군 강화와 유럽이 보유한 항공기 업그레이드가 포함되며, 기존 탄두의 수를 늘리지 않는 범위에서 진행된다.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경쟁보다는 협력을 최선의 해결책으로 판단할 수준까지 위험을 지속적으로 높여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벨라루스, 러시아 전술핵무기 자국 내 배치


벨라루스, NATO 회원국 3개국과 접경…위협 강화 목적


2024년 3월 러시아는 자국 전술핵무기 일부를 벨라루스에 이동 배치했다. 이는 NATO 동부 지역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의 일부인 것으로 풀이되지만, NATO 측은 이 조치가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의 본질을 크게 바꾸지는 않는다고 분석했다. 


벨라루스는 구소련시절 핵무기를 보유했던 4개 공화국 중 하나로, 카자흐스탄·우크라이나와 함께 1990년대 구소련 붕괴와 더불어 독립하면서 러시아, 미국, 영국의 안보 보장을 받는 대가로 핵무기를 러시아에 양도한 바 있다. 이후에도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오던 러시아와 벨라루스는 2021년 국가 통합에 합의하고 다양한 통합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며,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벨라루스가 전초기지로 활용된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전술핵 이동 배치와 관련하여 알렉산드르 루카셴코(Aleksandr Lukashenko) 벨라루스 대통령이 오랫동안 요청해 온 바에 따라 진행된 일이며, 미국이 수십년 동안 유럽 각국에 전술핵을 배치한 것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전술핵은 일반적으로 사거리가 짧고 파괴력이 상대적으로 적어 치명적인 억지력 행사를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활용할 목적으로 배치된다. 벨라루스는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폴란드 등 NATO 회원국 3개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다. 한편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사이에 위치한 러시아 경외지 칼리닌그라드에도 전술핵이 배치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메드베데프 전 대통령은 핀란드와 스웨덴이 NATO 가입 신청을 하면 러시아 또한 발트해에서 핵 균형을 회복해야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미국도 유럽 5개국에 전술핵무기 배치…NATO에 억지력 제공, 미국과 유럽 국가들 간 군사적 동맹의 상징으로 간주 


미국 또한 냉전 시기에 서유럽의 NATO 기지에 핵무기를 배치했다. 현재 미국의 전술핵무기는 벨기에,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튀르키예 등 5개 NATO 회원국의 6개 가지에 배치되어 있다. 영국과 프랑스는 자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1970년대 미국이 유럽에 배치한 핵무기는 7,000개를 초과했으나, 1987년 중거리 핵전력조약(INF: Intermediate-Range Nuclear Forces Treaty)을 체결하며 미국과 소련 양측 모두 중거리 핵무기 탑재 미사일과 발사대를 모두 폐기했다. 한편 2019년 미국과 러시아가 각각 탈퇴를 선언하며 INF는 소멸되었다. 냉전이 종식되면서 소련을 견제하기 위해 유럽에 배치되었던 미국 핵무기의 필요성에 의문이 제기되었으나, NATO에 귀중한 군사적 억지력을 제공하고 있으며 미국의 동맹국에 대한 헌신의 상징이라는 측면해서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발트해 지역, NATO 방위력 강화 시도 


푸틴 대통령, 핀란드와 스웨덴 NATO 가입에 핵 위협


2022년 4월 러시아는 핀란드와 스웨덴이 NATO에 가입하면 핵무기 배치를 포함해 발트해 지역 무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핀란드와 스웨덴은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수십 년간 유지해 오던 군사적 중립을 포기하고 NATO 가입 논의를 시작했다. 양국 지도자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유럽 전체의 안보환경을 변화시켰다고 밝혔다. 메드베데프 러시아 전 대통령은 러시아와 국경을 접하고 발트해를 공유하고 있는 스웨덴과 핀란드가 NATO에 가입할 경우 러시아와 NATO 회원국이 공유하는 국경의 거리가 두 배 이상 증가한다며, 육상, 해상 및 영공의 방어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발트해에 대한 비핵 지위 논의는 더 이상 없을 것이라며, 러시아는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모든 안보 및 방위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핀란드는 2023년, 스웨덴은 2024년에 NATO 회원국으로 공식 가입을 완료했다. 


발트해, 러시아 발트 함대와 핵무기의 본거지이자 유일의 부동항


스웨덴, 핀란드, 러시아,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폴란드, 독일, 덴마크에 둘러싸여 있는 발트해는 연안국가들의 주요 해상 운송로이며 해상 풍력발전소, 조수 및 파력 에너지 변환기, 가스 파이프라인 및 해저 통신 케이블을 포함한 여러 구가 주요 에너지 및 통신 인프라가 위치하고 있다. 1990년대에는 9개의 연안 국가 중 덴마크와 독일 단 2개국만이 NATO 회원국이었으나, 현재는 러시아를 제외한 8개국이 모두가 NATO에 가입한 상태이다. NATO 관점에서는 동맹국 간 용이한 군사 이동과 발트해 통제권 확보 측면에서 상당히 긍정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러시아에게도 발트해는 포기할 수 없는 요지로, 수출 및 수입을 위한 주요 항로이자 발트 함대와 핵무기의 본거지인 칼리닌그라드에 타국 국경을 통과하지 않고 접근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이다. 또한 러시아 유일의 부동항이기도 하다. 러시아가 발트해의 통제권을 장악하기 위해 핵무기를 배치하고 발트해를 봉쇄하는 최악의 경우에 대비하여 스웨덴을 비롯한 NATO 회원국들은 해군 병력을 확장하는 등 위협에 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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