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디지털 혁명: 성과와 과제
아프리카ㆍ 중동 일반 Samuel Igbatayo Afe Babalola University Professor Afe Babalola University 2024/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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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디지털 기술은 생산성 향상, 고용 창출, 포용적 성장과 번영을 향한 세계 경제의 변화에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다. 데이터를 생성, 저장, 처리하는 도구나 시스템으로 정의되는 디지털 기술은 인류의 삶에 큰 변화를 가져왔으며,1) 데이터 저장∙처리용 전자기기의 보편적인 도입은 노동 생산성과 근로 효율성 제고에 기여하고 있다. 디지털 기술의 광범위한 보급은 기업활동은 물론 사회∙정치적 활동도 함께 촉진하고, 이에 따라 세계 각국이 사회경제적 변혁이나 혼란을 경험하기도 한다.
디지털 기술의 도입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도 주민들의 생활양식과 기업 활동의 양상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특히 정보통신기술(ICT) 부문은 지난 수년에 걸쳐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2019년 기준 누적 170만 개의 일자리를 직∙간접적으로 창출했다. 2018년 기준 경제적 가치는 1,440억 달러(약 200조 원)에 달해 사하라 이남 국가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8.6%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되었다.2)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는 지난 10여 년간 디지털화가 빠르게 진행되며 수억 명의 주민들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게 되었고, 모바일 결제나 온라인 학습 플랫폼과 같은 다양한 형태의 디지털 서비스도 널리 보급되었다. 아프리카의 디지털화에 관한 세계은행의 2024년 보고서에 따르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인터넷 사용자 수는 2016년부터 2021년까지 115%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총 1억 6,000만 명의 아프리카 인구에 광대역 인터넷이 새로 보급되었다. 또한 2014년부터 2021년까지 추가로 디지털 결제를 이용한 사람은 1억 9,1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3)
본고에서는 상술한 배경을 바탕으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디지털 혁명이 현재 어떠한 단계에 있는지를 분석하고, 역내 디지털화 구상의 진전 동향 및 도전과제에 대해서도 탐색해보기로 한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디지털화 현황
지금까지 빠르게 발전해 온 아프리카의 디지털 경제는 앞으로도 성장을 계속해 2030년까지 경제적 가치가 1,800억 달러(약 25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4) 아프리카 대륙 자유무역지대(AfCFTA)는 전세계의 자유무역협력체 중 회원국 합산 면적이 가장 넓으며, 가맹국 인구 총합은 14억 명 이상에 2023년도 GDP 성장률은 4%를 기록했다. 또한 아프리카는 중산층의 성장을 바탕으로 기술적 혁신의 새로운 요람으로 부상하고 있고, 기업 가치 100만 달러(약 13억 8,000만 원)를 달성한 현지 기업도 약 400여 개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된다.5)
특히 지난 10여 년간 진행된 ICT 부문의 급속한 성장은 아프리카의 디지털화를 가속했다. 이에 따라 비즈니스 인큐베이터, 스타트업, 데이터 센터가 속속들이 현지에 들어섰으며, 민간부문과 청년층이 주도하는 640개 이상의 기술 허브6)도 각지에 설립되었다. 2023년도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 보고서(GSER)는 나이지리아의 라고스, 케냐의 나이로비, 남아공의 케이프타운과 요하네스버그, 가나의 아크라를 아프리카의 5대 혁신 생태계로 규정했는데, 이들 도시에서는 기술 허브와 투자자 네트워크, 현지 스타트업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7)
디지털 기술과 지식의 확산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 △회복력 및 효율성 신장 △글로벌 시장 접근성 향상 △서비스 거래 개선 △투명성 및 책임성 제고 △일자리 창출과 같은 다양한 혜택을 가져온다. 비록 아프리카의 디지털화 수준이 아직까지는 세계 다른 지역에 비해 낮은 편이기는 하지만, 최근 자료에 따르면 아프리카와 외부 지역 사이의 디지털 격차는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 일례로 국제통화기금(IMF)은 2020년도 보고서를 통해 아프리카의 인터넷 보급률이 2000년대 초반에 비해 10배 이상 급상승하면서 여타 지역의 성장률(약 3배)을 크게 뛰어넘었다고 분석했다. 특히 모바일 기기가 광범위하게 보급된 이후로는 아프리카의 많은 주민들이 데스크탑 컴퓨터 등 거치형 통신기기가 아닌 이동식 기기를 통해 인터넷에 접속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진전에도 불구하고 아프리카 국내외적인 디지털 격차는 여전히 개선해야 할 시급한 문제로 남아있다. 특히 디지털 서비스의 비용이 역내 소득수준 대비 상대적으로 비싸다는 점, 그리고 다운로드 속도가 7.4 Mbps로 세계 평균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모바일 인터넷의 질이 좋지 않다는 점 등이 있다. 아울러 위에서 언급한 IMF의 2020년도 보고서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 소재한 각국 내부에서도 인터넷 보급률 격차가 나타난다는 문제를 지적했는데,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도시권에서 벗어난 농촌 지역의 대부분은 여전히 인터넷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한편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여성의 인터넷 이용률은 남성보다 32%p 낮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2017년의 34%p에 비해서는 다소 개선된 수치이나 전 세계 평균인 15%p와는 두 배 이상의 차이를 보인다.8)
분야별로 살펴본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디지털 경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 인터넷이 보급되며 등장한 전자상거래 산업은 역내 경제에 변혁을 가져올 잠재력을 지니고있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아프리카의 전자상거래 부문은 연평균 성장률(CAGR) 14.48%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향후 5년간 2배 증가하여 2029년에는 1,130억 달러(약 157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9) 스마트폰이 아프리카 내 인터넷 접속방식 중 61%의 비중으로 성장하는 등(4G망의 경우 33%) 모바일 인터넷 보급도 더욱 가속될 것으로 보인다.10) 특히 모바일 뱅킹을 비롯한 디지털 금융 서비스의 활성화는 전자상거래 산업의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적 요소이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전자상거래는 기업 웹사이트의 직접 판매에서 시작해 페이스북, 왓츠앱(WhatsApp), 인스타그램 등 SNS를 활용한 초소형 기업의 소셜커머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를 띠고, 기업 간 거래(B2B)와 기업-소비자 거래(B2C) 모두를 담당하는 전자상거래 플랫폼도 다수 등장했다. 최근에는 아프리카 전역에서 활동하는 주미아(Jumia), 나이지리아의 콩가(Konga), 남아공의 테이크얼랏(Takealot) 등의 신흥기업들이 주로 도시 지역에 거주하는 중산층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의류나 테크 상품과 같은 다양한 소비재를 온라인으로 판매하고 있다.
한편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는 모바일 송금분야에서도 세계적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데, 현재 역내 GDP 대비 모바일 송금액 비중은 세계 평균 5%를 크게 뛰어넘는 25%를 기록하고 있다. 이 분야가 크게 성장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는 각지에서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와 모바일 앱을 제공하는 신생 핀테크 기업들의 저변 확대,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한 디지털 혁명의 확산과 창의적 기업활동의 증가를 들 수 있다. 전통적 금융체계와 때로는 경쟁하고 때로는 서로 보완하는 핀테크의 등장은 아프리카의 금융 서비스 분야에 혁명적 변화를 야기했고, 현지 금융시장에 속속들이 진출한 핀테크 기업들의 매출액 총합은 2020년을 기준으로 40억~60억 달러(약 5조 5,000억~8조 3,000억 원)에 이른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2020년 보고서에 따르면 케냐와 가나는 국가별 모바일 결제 활용률 순위에서 1위 중국을 이은 2위와 3위 자리에 올랐다.11) <그림 1>은 아프리카 경제의 변혁을 이끌고 있는 디지털 기술의 다양한 사례를 보여준다.
<그림 1> 아프리카 경제를 변화시키고 있는 디지털 기술의 주요 사례
자료: Roncucci and Partners, 2023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디지털화 진전을 가로막는 요소
ICT 분야의 인프라 부족 문제는 아프리카의 디지털화를 제약하는 핵심 장애물이다. 또한 디지털 기술의 활용도와 강한 상관관계를 가지는 국가 및 지방 차원의 경제성장과 혁신, 일자리 환경, 제도적 포용성 측면에서도 발전의 저해 요소가 될 가능성이 있는 다양한 문제점이 관찰된다. 아프리카는 디지털 인프라의 보급률, 접근성, 품질 등 많은 측면에서 세계 여타 지역들에 비해 부족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예를 들어 역내 3G망 보급률은 84%, 4G 모바일망 보급률은 63% 수준을 기록했지만, 인터넷 사용인구의 비율은 22%로 매우 저조한 것으로 집계된다.12) 아울러 역내 인구 중 61%가 지상 광대역 통신망이 보급된 지역에 거주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인터넷을 사용하지는 않는 것으로 조사되는 등 가용기술의 실제 이용률이 낮다는 사실도 문제로 지적된다.
<표 1>에서는 2008~2020년 인터넷, 전기, 컴퓨터 혹은 태블릿, 휴대전화 이용 여부에 따른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경제∙지리적 집단 소속 비율을 확인할 수 있다.
<표 1> 2008~2020년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주민들의 전기 및 디지털 기술 이용 여부에 따른 집단 소속 비율
(단위: %, 괄호 안은 표준오차)
표 읽는 법 예시: 인터넷을 이용하는 인구 중 1일당 소득 1.9달러 미만 비율은 3.8%, 인터넷을 이용하지 않는 인구 중 1일당 소득 1.9달러 미만 비율은 26.8%
* 1분위: 하위 20%; 2분위: 하위 20-40%; 3분위: 하위 40%-60%; 4분위: 하위 60-80%
자료: 세계은행(2023)
한 연구자는 아프리카의 디지털화 수준이 시장경제 선진국들에 비해 떨어진다는 점에 주목하고, 디지털 인프라가 크게 부족하다는 문제가 아프리카의 디지털화를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그는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향후 10년에 걸쳐 연간 800억~1,000억 달러(약 110조~140조 원)를 아프리카 각지의 인프라에 투자하는 방안을 제시했다.13)
아프리카연합(AU)의 디지털화 구상
아프리카의 막대한 디지털화 잠재력은 아프리카연합(AU)에서도 많은 관심을 쏟고 있는 주제이다. 일례로 AU가 수립한 디지털화 전략(DTS: Digital Transformation Strategy)은 △산업 △무역 △금융 서비스 △행정 △교육 △보건 △농업 등 다양한 경제부문에서의 디지털화를 구체화하려는 노력의 산물로서, 정책결정자들이 아프리카의 디지털화를 진전시키는 데 도움을 주는 지침을 담고 있다. 또한 DTS는 아프리카가 신흥기술을 자체적으로 보유하는 형태의 디지털화를 가속화한다는 경제개발 비전을 제시하면서, 아프리카가 글로벌 경제의 소비자에 그치지 않고 생산자로 도약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에 더해 AU 집행이사회는 2022년 2월에 디지털 신분증 사업에 관한 프레임워크를 채택했고, 동년 9월에는 아프리카 각국의 교육부 장관들이 AU의 디지털 교육전략(DES)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기도 했다.
DTS의 핵심 내용 중 하나는 AfCFTA 차원에서의 디지털화 전략의 일환으로 2030년까지 디지털 단일시장(DSM)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이 구상은 아프리카 국가들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혁신과 전자상거래의 장인 디지털 단일시장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각 하위지역은 물론 대륙 전체에 적용되는 통일된 규제와 기준을 마련하고, 최대한 많은 주민들이 안전하고 저렴한 방식으로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결론
디지털 기술은 글로벌 경제가 혁신, 창의성, 효율성, 생산성, 성장의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특히 ICT를 근간으로 하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디지털 경제는 최근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면서 2018년 기준 역내 GDP 총합의 8.6%에 달하는 1,440억 달러(약 200조 원) 규모를 달성했다.
다만 인터넷과 모바일 기기 보급률이 지난 수십년에 걸쳐 급속히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아프리카의 디지털화 수준은 여전히 세계의 여타 지역에 비해 미진한데,14) 이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전역에 ICT 인프라 설비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AU는 DTS를 바탕으로 아프리카의 디지털 기술 도입을 촉진하고 여타 지역과의 디지털 격차를 극복하려는 노력의 선봉에서 인프라 도입과 디지털 격차 감소를 위해 더욱 힘써야 할 것이다.
* 각주
1) Johnstone et al., 2022
2) Ndungu’u and Signé, 2020; Igbatayo, 2022
3) World Bank, 2024
4) ECDPM, 2022
5) Roncucci and partners, 2024
6) 액셀러레이터, 인큐베이터, 대학별 스타트업 지원 연구소, 공동사무실 등 기술기업의 창업과 발전을 지원하는 기반이 갖춰진 지역
7) Startup Genome, 2023
8) GSMA, 2024
9) techcabal insights, 2024
10) Tricarico, 2023
11) Boston Consulting Group, 2020
12) World Bank, 2024
13) Ghanem, 2020
14) Igbatayo,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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