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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슬로바키아 총리의 '쿠데타 음모' 주장 속 반정부·친유럽 시위 격화... 우크라이나와의 관계 악화

슬로바키아 EMERiCs 2025/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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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를 인용, 보도하시는 경우, 출처를 반드시 “ EMERiCs 중동부유럽 ”으로 명시해 주시기 바랍니다.

□ 피코 총리의 쿠데타 음모 주장과 반체제 세력 탄압 강화

o 반정부 시위대에 대한 쿠데타 기도 혐의 제기 및 우크라이나 연루설 주장
- 로베르트 피코(Roberto Fico) 슬로바키아 총리는 야권과 시민단체가 정부 전복을 위한 쿠데타를 준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피코 총리는 정보기관이 입수한 문서를 근거로 반정부 세력이 정부 청사를 점거하여 정부의 정상적인 업무 수행을 방해하려 한다고 주장했으며, 이와 관련하여 국가안보위원회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의 통제를 받는 그루지야군단이 슬로바키아 내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들이 과거 우크라이나와 그루지야에서 발생한 반정부 시위의 배후 세력이었다고 밝혔다.
- 이에 따라 슬로바키아 정부는 강력한 조치를 실행에 옮겼다. 야나 마슈카로바(Jana Maškarová) 슬로바키아 경찰청장은 우크라이나인 1명에 대한 추방 절차가 진행 중이며, 추가로 8~10명에 대해서는 입국 금지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발표했다. 마투시 슈타이 에슈톡(Matúš Šutaj-Eštok) 슬로바키아 내무장관은 이들이 국가안보에 위협이 되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설명했으며, 현재 4명에 대해서는 이미 솅겐 지역 입국이 금지됐고, 5명에 대해서도 추가 제재가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o 야당 및 시민단체의 반박과 정치적 탄압 비판
- 야당과 시민사회는 피코 총리의 주장이 정치적 탄압을 위한 허구라고 강력히 반발했다. 미할 시메츠카 진보슬로바키아 대표는 이러한 발언이 총리직에 걸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또한, 자국 내 물가 상승, 국가 기능 저하, 이웃 국가들과의 관계 악화 등 실질적인 현안을 해결하지 못했다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 시위 주최 측은 성명을 통해 피코 총리의 주장이 망상적이라고 비난했다. 자유연대당(Freedom and Solidarity) 소속 유라이 크루파 의원은 첩보기관의 보고서가 조작됐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쿠데타 음모설이 정부의 실정을 은폐하기 위한 정치적 조작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국회 국방안보위원회가 해당 보고서를 제대로 검토하지 못했다고 지적하며 정부의 투명성 부족을 비판했다.

□ 우크라이나-슬로바키아 외교 갈등 심화와 상호 비방전 격화

o 가스 운송 중단 문제를 둘러싼 양국 간 갈등 표면화
- 양국 관계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의 가스 운송 계약 만료 후 운송을 중단하면서 악화되었다. 피코 총리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슬로바키아의 '적'이라고 지칭하며 "젤렌스키가 슬로바키아에 해를 끼치고 있다"고 강력히 비난했다. 그는 슬로바키아와 헝가리가 러시아산 가스의 우크라이나 경유 운송 연장을 요청했음에도 키이우가 이를 거부한 것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 젤렌스키 대통령은 피코 총리가 미국이나 다른 파트너 국가들이 아닌 모스크바를 선택했다고 비판했다.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피코 총리가 국내 지지율 하락과 대규모 시위에 직면하여 외부의 적을 찾고 있으며, 자신의 실패에 대한 책임을 다른 나라와 지도자들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o 양국 대사 초치 및 강경 발언으로 외교 갈등 심화
- 유라이 블라나르(Juraj Blanár) 슬로바키아 외무부 장관은 우크라이나의 발언이 슬로바키아의 내정을 간섭하는 것이라고 비난하며 미로슬라브 카스트란(Myroslav Kastran) 주슬로바키아 우크라이나 대사를 초치했다. 이에 대응해 우크라이나도 슬로바키아 대사를 초치하고 건설적인 대화 재개를 촉구했으나, 양국 간 외교적 긴장은 더욱 고조됐다.
- 이번 갈등은 피코 총리가 우크라이나를 대상으로 사이버 공격과 슬로바키아 부동산 등기시스템 해킹 의혹을 제기하면서 더욱 심화됐다. 우크라이나 대사관은 이러한 주장이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으며, 우크라이나 정부는 피코 총리의 친러시아 정책이 슬로바키아의 EU 및 NATO 회원국 지위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슬로바키아 내 친유럽 시위 확산과 정치적 긴장 고조

o 푸틴과의 회담 이후 대규모 반정부·친유럽 시위 지속
- 피코 총리가 2024년 12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모스크바에서 회담을 가진 후, 슬로바키아 전역에서 대규모 친EU 시위가 발생했다. 수도 브라티슬라바에서는 약 6만 명이 참가했으며, 기타 도시들에서도 4만 명 이상이 시위에 동참하여 정부의 친러시아 정책을 규탄했다. 시위대는 피코 정부가 슬로바키아의 EU 및 NATO 가입국 지위를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국가의 친서방 노선 유지를 요구했다.
- 일부 지방도시에서도 시위가 발생하였다. 반스카 비스트리차에서는 'Ne v našom meste(우리 도시에서는 안 된다)'라는 시민단체의 주도로 약 6천 명이 시위를 벌였다. 해당 시위대는 "피코는 이제 충분하다"라는 구호와 함께 정부의 대러시아 정책 선회를 비판하는 플래카드를 들고 행진했다. 트르나바(Trnava)와 루체네츠(Lučenec) 등 다른 도시들에서도 시민들이 법치주의 수호와 민주적 가치 존중을 요구하며 시위를 이어갔다.

o 여당, 내부 분열로 인한 의회 과반 상실과 정국 불안정 심화
- 피코 총리가 이끄는 연립정부는 제2여당인 'HLAS'당 소속 의원 4명의 이탈로 의회 과반수를 상실하는 중대한 위기를 맞았다. HLAS당은 라도미르 살리트로시와 사무엘 미갈(Samuel Migaľ) 의원을 당에서 제명했으며, 나머지 2명에 대해서는 "기회를 더 주겠다"고 밝혔다. 이탈한 의원들은 정부와 여당의 비민주적 운영 방식에 대한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 제명된 살리트로시 의원은 코르자르(Korzár) 지와의 인터뷰에서 여당이 의원들과 그 가족들에게 "게슈타포식 수법"을 사용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여당이 의원들의 가족과 기업들을 대상으로 압박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내부 분열은 피코 정부의 정책 추진력을 크게 약화시키고 있으며, 슬로바키아의 정치적 불안정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감수 : 김철민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 참고자료
Radio Prague International, Zeman expresses support for PM Fico at meeting with Slovak minister, 2025.01.02.
Hospodářské noviny, Fico stupňuje obvinění: Slovensko rozvrací Gruzínská legie řízená z Ukrajiny. A vás platí Soros!, 2025.01.31.
iDNES.cz, Vměšujete se. Slovensko si předvolalo ukrajinského velvyslance, 2025.01.29.
iDNES.cz, Slovensko kvůli chystanému puči vyhostí jednoho Ukrajince, řekla šéfka policie, 2025.01.30.
iDNES.cz, Čeští exprezidenti přijali šéfa slovenské diplomacie. Zeman podpořil Fica, 2025.02.01.
iDNES.cz, Dost bylo Fica! Proevropské demonstrace na Slovensku pokračují, 2025.01.31.
Radio Prague International, Czech politicians continue to interfere in Slovakia's affairs, Fico claims, 2025.01.31.
Hospodářské noviny, Použili proti nám i našim rodinám gestapácké metody, říká slovenský poslanec, který připravil Fica o většinu v parlamentu, 2025.01.29.
Euractiv, Slovakia’s Fico again accuses Czech diplomats and media of interference, 2025.01.31.
Politico, Slovakia summons Ukrainian ambassador over gas transit feud, 2025.01.29.
BBC, Slovak PM accuses opposition of planning coup to topple him, 2025.01.23.
Reuters, Slovakia's Fico to discuss gas transit with European Commission on Thursday, 2025.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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