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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새로운 보호무역주의 시대를 맞이하는 크로아티아
크로아티아 Kristijan Kotarski University of Zagreb Associate Professor 2025/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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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개방도 상승과 경제성장
크로아티아는 2013년 EU 가입 이후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제외하고 매년 무역개방도1)가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2015년에는 크로아티아의 무역개방도가 처음으로 EU 평균을 넘어섰고, 현재는 124.5%로 EU 27개국 평균인 106%를 크게 상회한다.2) 이처럼 크로아티아에서 무역은 지난 10년간 경제 성장과 고용 확대를 견인하며 GDP 대비 대외부채 비율을 2013년 113%에서 2024년 3분기 75.2%로 꾸준히 감소시키는 데 기여했다.3) 상품과 서비스 수출의 총액은 2019년 342억 4,000만 달러(약 50조 4,184억 원)에서 2023년 488억 1,000만 달러(약 71조 8,727억 원)로 145억 7,000만 달러(약 21조 4,543억 원) 증가했다.4) 여기에 더해 EU의 지원금과 해외송금 유입을 기반으로 한 개인소비와 고정자본 투자 증가도 크로아티아의 경제 성장을 추동하였다.
최근의 실증적 연구 결과는 크로아티아의 성장이 국제무역 동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크로아티아는 EU 회원국들 중에서도 가장 높은 경제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데, 2019년 4분기부터 2024년 3분기까지의 누적 GDP 성장률은 19%에 달하며 이는 EU 27개국 평균의 3배를 넘는 수준이고 미국의 성장률 보다도 높다.5) 2025년에는 주요 교역국들의 수요 증가율 감소가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크로아티아의 상품 수출은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반면 서비스 수출은 여행 부문의 비용 압박으로 다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반적으로 2025년에는 내수가 크게 확대되면서 경제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6) 크로아티아의 대미-대중무역 현황
크로아티아는 상품 수출의 67.77%와 서비스 수출의 64.24%가 EU 단일시장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글로벌 무역전쟁의 영향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이는 미-중 또는 EU-미국 간 무역전쟁 발생에 대한 중요한 방어막이다. <표 1>은 2019-2023년 크로아티아와 미국, 중국과의 양자 무역이 전체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보여준다.
<표 1> 크로아티아 전체 무역에서 對미국·對중국 무역이 차지하는 비중
자료: TradeMap Data를 기반으로 저자 구성
<표 1>은 2019년부터 2023년까지 크로아티아의 전체 무역에서 미국, 중국과의 상품 및 서비스 수출입 규모가 차지하는 비중을 보여준다. 크로아티아의 대미 상품 수출액은 전체 수출액의 0.23~3.07%로,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미국-EU 간 무역 협정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고 EU 수출품에 대해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고 해도 크로아티아의 대미 상품 수출에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EU의 대미 상품 무역흑자(EU GDP의 1.5%)의 약 40%를 차지하는 두 개의 주요 수출 분야 대한 추가 관세 부과에는 주의를 기울여 대비해야 한다.7) 첫째는 자동차·선박·항공기·기차 등의 운송 장비이며, 둘째는 의약품인데, 현재 이러한 고부가가치 제품 대부분은 최소한의 관세나 무관세가 적용되고 있다. 특히 제약품의 실효관세율은 0%다.8) 만약 이 두 분야가 미국의 관세 부과 대상이 된다면, 해당 산업 부문에는 적지 않은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의약품은 크로아티아 대미 수출의 35%를 차지하고 있다.
한편 미국의 대유럽 정책이 모든 국가에 동일하게 적용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인 정보기술혁신재단(ITIF: Information Technology and Innovation Foundation)은 4개 지표(국방비 지출, 무역수지, 반미 무역·기술 정책, 중국의 기술경제적 약탈에 대한 저항 의지)를 기반으로 트럼프 리스크 지수(TRI: Trump Risk Index)를 산출했다.9) -5부터 5까지의 척도에서 마이너스 점수는 미국의 관세 위험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그림 1>에서 보듯이 크로아티아의 TRI 점수는 주요국가들 표본의 중간에 위치해 있다. 국방비 지출(-0.26)과 대중국 강경도(-0.48) 지표에서는 마이너스 점수를 기록했지만, 이와 관련하여 크로아티아는 국방비를 NATO의 공동 목표인 GDP 대비 2% 수준으로 늘리고,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EU의 관세 부과 제안에서 보였던 중국에 대한 모호한 태도를 변경함으로써 미국의 우려를 크게 완화하고 관세 부담을 회피하는 전략을 채택할 수 있다.
<그림 1> 주요국 별 트럼프 리스크 지수
자료: Information Technology & Innovation Foundation
중국이 전 세계 120개국 이상의 주요 교역 파트너가 되었다는 글로벌 트렌드와는 달리, 크로아티아는 대중무역보다 오히려 대미무역 규모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10) 2023년 크로아티아-미국 간 교역액은 31억 7,000만 달러(약 4조 6,313억 원)로, 크로아티아-중국 간 교역액 15억 4,000만 달러(약 2조 2,500억 원)의 두 배 이상이었다. <그림 2>는 2006년 이후 크로아티아-미국 간 양자 무역의 추이를 보여주며, 미국의 흑자보다 크로아티아의 흑자가 우세하다. 2022년에는 예외적으로 미국이 큰 폭의 흑자를 기록했는데, 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유럽의 에너지 위기로 크로아티아의 미국산 천연가스 및 기타 탄화수소 수입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2023년 크로아티아는 가스의 41%를 미국에서 조달했으며, 크로아티아가 중부 유럽의 에너지 허브로 자리매김하면서 탄화수소 수입 증가 추세는 향후 몇 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는 최근 안드레이 플렌코비치(Andrej Plenković) 크로아티아 총리가 슬로베니아, 헝가리와의 가스 연결,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의 남부 연결, 슬로베니아에서 오스트리아 및 바이에른으로 이어지는 서쪽 방향 등 인프라 확충을 강화하기 위한 정부의 조치를 설명할 때에도 강조된 내용이다. 플렌코비치 총리는 아드리아해 송유관(Adriatic Pipeline)에 대해서도 비슷한 조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과 EU가 중국의 과잉생산에 공동으로 대응하는 데에 합의하고 제재를 부과하는 경우, 중국이 이에 대응하여 EU에 보복관세를 부과하더라도 크로아티아에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2023년 크로아티아의 대중 상품 수출액은 8,500만 달러(약 1,242억 원)을 기록했으며, 이 중 43%가 목재 및 목재 관련 제품이었다. 2023년 크로아티아의 대중국 서비스 수출은 전체의 0.14%, 상품 수입 비중은 2.70%, 서비스 수입 비중은 0.62%를 기록했다.
<그림 2> 미국의 대크로아티아 무역 수지 추이(단위: 10억 달러)
자료: U.S. Bureau of Economic Analysis
미국-EU 무역 동맹 강화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과 함께 미국과 EU의 무역 동맹은 강 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기술 시장을 선점한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에 대한 EU의 방어적인 태도와 EU 국가들의 국방비 지출 확대를 요구하는 미국의 요구로 인한 긴장이 계속되고는 있지만, 양자간 무역 동맹에 대한 방향성은 확고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EU가 석유와 가스의 대규모 구매를 통해 미국과의 엄청난 무역적자를 해소하지 않으면 모든 EU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11) 여러 차례의 대러 에너지 제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EU 소비량의 18% 차지하고 있는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를12) 줄이기 위하여 EU는 미국산 가스 구매를 확대할 전망이다. 또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으로 EU 국가들은 NATO 군사비 지출을 늘려야 한다는 데에 전반적으로 동의하고 있는 추세이다.13) 따라서 미국과의 갈등 이슈는 빠르게 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전략자원 부문에서 EU에 대한 의존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다. EU는 미국으로부터 베릴륨을 비롯한 8개 자원을 수입하고 있으며, 미국은 주로 화학 및 제약 분야에서 32개 전략 자원을 EU에 의존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자원 부문의 높은 상호 의존도는 미국의 대EU 상품 무역 적자 확대와 거대 기술 기업에 대한 EU의 높은 세율로 인한 수익 감소에도 불구하고 갈등보다는 협력을 선택할 동인이 될 수 있다(<그림 3> 참조).
<그림 3> 미국의 주요 교역 상대국과의 무역 수지(2023년, 단위: 십억 달러)
자료: U.S. Bureau of Economic Analysis
미국과의 협력 강화, 중국의 시장 확대는 경계
크로아티아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보호무역주의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고 있다. 크로아티아는 중국에 대한 무역 노출도가 매우 제한적이며, 미국과의 무역은 비교적 균형을 이루고 있다. 미국산 가스 수입 증가는 이러한 균형을 더욱 강화하며, 경제적·지정학적 우선 순위와도 부합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2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 하더라도 크로아티아는 이러한 도전을 극복할 수 있는 환경에 있으며, 더구나 이는 미국산 군사 장비의 추가 구매를 통해 사전 조율이 가능한 사안이다. 이러한 안정성은 크로아티아에 다른 많은 EU 회원국들이 부러워할 만한 회복력을 제공한다.
그러나 크로아티아도 세계 대부분의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지난 20년간 글로벌 경제의 주요 구조적 변화, 특히 중국의 제조업 집중이라는 간접적이고 장기적인 결과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는 않다. 마그네슘이나 의약품 원료와 같은 특정 중국산 제품에 대한 비대칭적 의존도가 높아질 위험 외에도, EU의 탈산업화라는 더욱 잠재적이고 지속적인 위협이 존재한다. 중국 시장에서 EU 기업들의 점유율 하락, 개발도상국에서의 시장 점유율 하락, 그리고 EU로 유입되는 중국산 제품은 EU의 경제 침체를 심화할 수 있다. 이 경우 크로아티아도 주요 EU 교역 파트너들에 대한 상품과 서비스 수출이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되어 어려움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중국의 보조금을 받는 상품에 대한 일시적인 관세 인상을 포함하여 EU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공통되고 실행 가능한 전략을 찾는 것은 크로아티아를 비롯한 EU 회원국 모두의 경제적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 EU의 일원으로서 크로아티아는 미국과의 균형 잡힌 무역 관계를 활용하여 글로벌 불확실성에 대응하면서 동시에 EU 차원의 전략에 발맞춰야 한다. 크로아티아의 지속적인 경제 성장과 회복력 유지를 위해서는 EU 전반의 경쟁력을 지원하고 미국과의 양자 안정성을 유지하는 이러한 이중적 접근 방식을 고수해야 한다.
미국-EU 경제 협력 확대는 대규모 규모의 경제를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시장 통합을 가능하게 하며, 이는 중국의 과당 경쟁 수출에 맞서 강력하고 경쟁력 있는 입지를 구축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분석된다. 크로아티아의 생산업체와 수출업체도 이러한 광범위한 미국-EU 협력을 통해 생산량을 크게 확대하고, 분열된 지정학적 환경 속에서 리쇼어링(Reshoring) 및 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 이니셔티브의 중요한 허브 역할을 할 수 있어 이득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더 성숙한 경제에 비해 낮은 생산 비용은 이러한 추세를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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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주
1) 무역개방도: 국내총생산 대비 수출입액 비율. 국가 경제의 대외 지향성을 평가하는 척도임
2) Our World in Data, 2024
3) Croatian National Bank, 2024
4) TradeMap data(https://www.trademap.org/Index.aspx)를 기반으로 저자 계산
5) Kral, 2024a
6) European Commission, 202
7) Kral, 2024b
8) FitchRating, 2024
9) Atkinson and Long, 2024
10) Green, 2023
11) Oliver, 2024
12) Hockenos, 2025
13) Peseckyte,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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