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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튀르키예, 러시아-우크라이나 갈등에서 핵심 중재자로 부상... EU·미국과의 관계 재정립 모색
튀르키예 이경은 EC21R&C 연구원 2025/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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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튀르키예,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전략적 중재국으로 부상
o 튀르키예, 러-우 평화협상 주최 제안
- 튀르키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양측 간 평화협상 주최 의사를 지속적으로 표명해 왔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Recep Tayyip Erdogan) 튀르키예 대통령은 자국이 러시아-우크라이나 평화협상의 "이상적인 주최국"이라고 주장하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Volodymyr Zelenskyy) 우크라이나 대통령 및 세르게이 라브로프(Sergei Lavrov) 러시아 외무장관과의 개별 회담을 통해 양측의 입장을 청취하고 "새로운 방정식"이 형성되고 있다고 평가하였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특히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의 전쟁 종식 의지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모든 관련 당사자가 참여하는 협상만이 공정하고 지속 가능한 평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하였다.
- 하칸 피단(Hakan Fidan) 튀르키예 외교부 장관은 런던에서 개최된 유럽 정상회의에서 평화협상 주최 제안을 재확인하며, 튀르키예가 "공정하고 지속 가능한 평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임을 강조하였다. 또한, 튀르키예가 2022년 3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직접 협상을 주최한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에도 이러한 역할을 수행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언급하였다.
o 중재 역량 강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 전개
- 튀르키예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부터 흑해 곡물 수출 협정 체결에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중재자로서의 입지를 구축해왔다. 튀르키예 정부는 식량 위기 완화 및 양국 간 포로 교환 촉진 등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함으로써 외교적 신뢰도를 제고하였다. 누만 쿠르툴무쉬(Numan Kurtulmuş) 튀르키예 국회의장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러시아와 서방 간의 전쟁"이라고 규정하면서, 일부 세력이 전쟁 지속을 선호했기 때문에 평화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주장하였다.
- 최근 이스탄불에서는 미국과 러시아 간의 회담이 개최되어 양국 대사관 운영 관련 양자 문제를 논의하였다. 튀르키예는 이러한 외교적 접촉을 지원함으로써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피단 외교부장관은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러시아가 이스탄불 협상을 제외한 대부분의 협상 테이블에서 배제되어 왔기 때문에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고 지적하였다.
□ 튀르키예의 균형 외교 전략
o 우크라이나 및 러시아와 긴밀한 상호관계 모색
- 튀르키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양측 모두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균형 외교를 추구해왔다. 튀르키예는 바이락타르(Bayraktar) 무인기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등 군사적 지원을 제공하면서도,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에는 참여하지 않는 독자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또한, 몬트뢰 협약(Montreux Convention)에 따라 흑해에 비지역 군함의 진입을 제한함으로써 러시아 함대의 이동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하였다.
- 튀르키예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미국-러시아 회담이 개최된 날에 앙카라를 방문하게 함으로써, 양측 모두와의 외교 채널을 유지하고 있음을 과시하였다. 이러한 균형 외교는 튀르키예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 모두에게 "신뢰할 수 있는 중재자"로 인식되도록 하는 전략의 일환으로 평가된다.
o 군사·경제적 이해관계를 통한 영향력 확대
- 튀르키예는 약 80만 명의 병력을 보유한 NATO 회원국 중 두 번째로 큰 군사력을 바탕으로 지역 안보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최근 튀르키예 방문 중 평화협정 보장을 위한 동맹국 군대의 우크라이나 배치 가능성을 언급하며, 이에 대해 에르도안 대통령과 논의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Bloomberg)에 따르면 튀르키예는 잠재적 평화유지군 파견에 대한 개방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으며, 다자간 협의에 직접 참여하는 조건 하에 평화유지 임무에 참여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경제적으로도 튀르키예는 러시아와의 교역을 지속하며 전략적 이익을 추구하고 있다. 누만 쿠르툴무쉬 국회의장은 양국 간 교역액이 540억 달러(약 78조 1,100억 원)를 초과했다고 언급하며, 에너지, 무역, 교육, 문화, 관광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이 심화되고 있다고 평가하였다. 특히 러시아가 건설 중인 튀르키예 핵발전소 협력 사업은 양국 간 경제적 협력의 중요한 축으로 작용하고 있다.
□ 우크라이나 갈등을 통한 국제적 위상 강화 및 EU 관계 개선 전략
o 국제안보 중재자로서의 위상 강화 모색
- 튀르키예는 러-우 전쟁에서의 중재 역할을 통해 글로벌 무대에서의 위상을 강화하고자 한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튀르키예가 모든 협상에서 촉진자 역할을 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하며, 자국을 "국제사회의 신뢰받는 파트너이자 적극적이고 책임감 있는 구성원"으로 포지셔닝하고 있다. 이러한 접근은 튀르키예가 단순한 지역 강국을 넘어 글로벌 이슈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주요 행위자로 자리매김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 또한, 튀르키예는 유럽 안보 체제 구축에 있어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자 한다. 메수트 차신(Mesut Casin) 튀르키예 대통령 자문관은 "유럽 동맹국들은 튀르키예 없이는 유럽 대륙의 방위와 유로-대서양 안보를 지속할 수 없다는 것을 이해했다"고 주장하며, 튀르키예가 유럽 안보 및 방위 역량을 지원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하였다.
o EU 가입 협상 및 대외 관계 개선 레버리지로 활용
- 에르도안 대통령은 최근 담화에서 "유럽 연합을 경제에서 국방, 정치에서 국제적 위상에 이르기까지 교착 상태에서 구할 수 있는 것은 튀르키예와 그의 완전한 EU 회원국 지위"라고 주장하였다. 또한, EU의 약화되는 경제력과 노동력에 튀르키예가 새로운 기회를 제시할 수 있다고 강조하며, 상호 이익과 존중에 기반한 회원국 가입 과정을 진전시킬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 하칸 피단 외교부장관은 EU 가입 협상이 지연된 이유로 EU의 정치적 계산법을 지적하며, EU가 무슬림 다수 국가를 수용하는 것을 꺼린다고 주장하였다. 1999년 후보국 지위를 획득하고 2005년 협상을 시작한 튀르키예의 EU 가입 과정은 2016년 이후 민주주의 후퇴 우려와 그리스, 키프로스와의 분쟁으로 교착 상태에 빠져있다. 튀르키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평화 협상에서의 역할을 강화함으로써 비자 자유화 및 관세 협정 확대와 같은 EU의 양보를 이끌어내려는 전략을 추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감수 : 김철민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 참고자료
Reuters, Turkey to repeat offer to host Ukraine-Russia peace talks at London summit, source says, 2025.03.01.
Daily Sabah, 'Türkiye ready to support peace efforts between Russia, Ukraine', 2025.02.27.
AA, Only Türkiye, its EU membership can save Europe from its deadlock on economy, defense: President Erdogan, 2025.02.24.
Daily Sabah, Only Türkiye can save EU from deadlock: President Erdoğan, 2025.02.24.
Daily Sabah, Erdoğan receives Russian foreign minister Lavrov in Ankara, 2025.02.24.
AA, Turkish President Erdogan receives Russian foreign minister, 2025.02.24.
DW, Can Turkey play a role in Ukraine's future?, 2025.02.21.
The Kyiv Independent, Turkey considers sending peacekeepers to Ukraine, Bloomberg reports, 2025.02.27.
EU News, Ukraine, second round of US-Russia talks in Istanbul. Putin accuses “Western elites” of not wanting peace, 2025.02.27.
RFI, European leaders reframe approach to arms sales to Turkey as Ukraine deal looms, 2025.02.22.
19Fortyfive, Turkey’s Balancing Act in the Ukraine Conflict—Again, 2025.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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