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아시아 주요국 내 가뭄 위기 발생
중앙아시아 전역이 기후변화로 인한 심각한 가뭄에 직면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역대 최고 수준의 폭염과 강수량 부족이 지속되면서, 카자흐스탄 서부 망기스타우(Mangistau) 지역 등지에서는 수천 마리의 가축이 먹이와 물을 찾지 못해 폐사하는 일이 발생했다. 실제 2021년 카자흐스탄에서는 말과 소 등 2,000마리가 넘는 가축이 굶어 죽었고, 농민들은 마실 물과 사료 부족으로 큰 타격을 받은 바 있다.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드 지역 역시 강우 부족과 강 수위 저하로 식수 공급이 중단되어, 하루 8시간 단수와 같은 물 배급제가 시행되었다. 튀르크메니스탄 남부 아할(Ahal) 지역은 최근 13년간 최악의 가뭄을 겪으면서 방목장 초지가 마르고 사료 생산이 급감하여 주민들이 가축을 헐값에 처분하는 상황에 몰리기도 하였다. 이러한 극단적 가뭄 사례들은 중앙아시아가 이미 기후변화로 인한 물부족 위기의 놓여 있음을 보여준다.
중앙아시아 가뭄의 근본 배경에는 기후변화에 따른 장기적 건조화 현상과 인구 증가라는 구조적 요인이 자리한다. 지난 한 세기 동안 중앙아시아 지역의 폭염과 가뭄 발생 빈도는 1990년대 이후 현저히 증가했으며, 일부 연구에서는 향후 극단적인 날씨가 반복될 것이라고 예고하기도 하였다. 평균 기온 상승으로 높은 산지의 빙하가 빠르게 녹고 있고, 녹은 물의 유입량이 줄어들어 하류 유역의 강수량 패턴이 변화하고 있다. 동시에 중앙아시아 인구는 여전히 증가 추세로, 인구 및 경제 성장에 따른 물 수요 증가가 가뭄으로 인한 물 부족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예를 들어, 세계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2000~2023년 전세계 가뭄 발생률이 29% 상승한 가운데, 중앙아시아에서는 농작물 수확량 감소와 가축 처분이 빈번하여 농가 소득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특히 타지키스탄과 키르기스스탄 같은 산악국가에서 빙하 용수에 의존하는 강 유량 감소 추세가 두드러져, 하류 국가들과의 물 분쟁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한편, 중앙아시아의 물 문제를 논할 때 소련 시절의 대규모 수로 계획을 빼놓을 수 없다. 1970~80년대 소련은 시베리아의 북극해로 흐르는 거대 하천들(이르티쉬강 등)을 남쪽으로 돌려 중앙아시아의 관개 용수와 ‘아랄해 살리기’에 활용하는 '시베리아 강물 남하'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그러나 이 계획은 막대한 비용과 환경 파괴 우려, 그리고 국내 반대 여론에 부딪혀 1986년 결국 전면 중단되었다. 당시 과학자들은 북쪽 강물을 돌릴 경우 시베리아의 생태계 파괴와 아랄해 분쟁 발생을 예견했었다. 소련 붕괴 이후 중앙아시아 5개 공화국이 독립하면서 이러한 대규모 수로 건설은 현실화되지 못했지만, 가뭄이 심각해질 때마다 중앙아시아 지도자들은 간헐적으로 이 구상을 부활시킬 가능성을 거론해왔다. 예컨대 지난 2010년 카자흐스탄의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시베리아 강물 남하 계획을 재검토하자고 제안하면서, 러시아와 협력하여 향후 가뭄에 공동 대응할 필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중앙아시아 가뭄 위기가 심화되면서 상기 문제가 다시 국제정치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2020년대 들어 가뭄과 물부족 사태가 러시아 남부와 시베리아 일부까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적 고립 상태에 놓인 러시아에 대한 중앙아시아의 입김이 커지자, 중앙아시아 각국은 사실상 러시아에 공개적으로 물 지원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중앙아시아의 가뭄 위기를 외면할 경우 "수백만의 중앙아시아인이 물을 찾아 러시아로 이주할 수밖에 없다"라고 압박하고 있다. 중앙아시아 국가 지도층은 러시아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우군 확보가 절실한 처지인 만큼 이들의 요구를 들어줄 것으로 기대하지만, 정작 러시아 당국은 중앙아시아의 가뭄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기보다는 "이들 스스로 물 관리를 제대로 못한 탓"이라며 냉담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배경 속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각각의 가뭄 대응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중앙아시아 국가별 가뭄 및 자연재해 현황과 대응 정책
중앙아시아 5개국은 지리적 조건과 경제 구조가 다르지만, 모두 가뭄과 물 부족의 압박을 경험하고 있으며, 각자 나름의 자구책을 모색하고 있다.
카자흐스탄: 가뭄 피해와 물 관리 개혁 노력
카자흐스탄은 광대한 영토를 가진 농업·목축 국가로, 최근 몇 년간 가뭄의 직격탄을 맞았다. 2021년 대가뭄 당시 서부 지방에서는 1,000마리가 넘는 말·소·양이 굶주림으로 폐사했고, 일부 목동들은 여물에 젖은 종이박스를 섞어 급여할 정도로 사료난을 겪었다. 가뭄과 폭염은 사료 작황 부진과 가격 폭등을 불러와 생계형 목축 농가에 큰 타격을 주었다. 이로 인해 카자흐스탄 정부는 비상조치로 가축 사료용 곡물 수출을 전면 금지하고, 주변국에 긴급 용수 지원을 요청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또한 중앙정부 차원에서 피해가 심각한 일부 주(州)에 비상사태 선포와 함께 예비 사료 비축분을 긴급 지원하고, 가축 폐사 책임을 물어 농업부 장관이 경질되는 정치적 파장까지 있었다. 이러한 사태는 카자흐스탄으로 하여금 가뭄 대응 역량을 강화하고 물 관리 시스템을 재편하는 계기가 되었다.
카자흐스탄 정부는 기상 모니터링과 가뭄 조기경보 체계를 개선하고, 댐 및 저수지 인프라를 현대화하는 등 종합적인 물 관리 개혁을 추진 중이다. 2023년 개정된 ‘물 관리법’과 국가 물 산업 발전 전략을 통해 여러 부처에 걸쳐 분산되었던 물 정책을 통합 조율하고, 민관 협력으로 물 부문 파트너십 협의회를 신설해 거버넌스 효율을 높였다. 카자흐스탄은 또한 자연 기반 해법(NbS)으로 삼림 복원과 초지 관리에 힘쓰고 있다. 예를 들어, 2030년까지 150만 헥타르의 황폐화된 토지를 재조림하는 국가 프로그램을 통해 지하수 함양과 토양 수분 보전을 도모하고 있는데, 이는 홍수·가뭄 조절과 생물다양성 보존을 동시에 노리는 전략의 일환이다. 요컨대 카자흐스탄은 가뭄을 반복되는 기후 현실로 받아들이며, 단기 구호조치와 장기 구조개혁을 병행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 관개농업 구조조정과 대대적 물 절약 혁신 추진
우즈베키스탄은 중앙아시아에서 인구가 가장 많고 관개농업 비중이 큰 국가로, 물 부족 문제가 국가 안보 사안으로 대두되어 왔다. 국내 가용 수자원의 80%를 국경 밖에서 흘러오는 강에 의존하기 때문에, 기후변화와 상류국의 용수 사용에 매우 취약하다. 실제 2021년 가뭄 당시 시르다리아·아무다리아 강 유량 감소로 일부 지역 식수 공급이 마비되고 농작물 피해가 속출하자,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사마르칸드시를 비롯한 도시에 일일 8시간 제한 급수 조치를 내리는 등 긴급 대응에 나선 바 있다. 전통적으로 면화 재배에 집중했던 우즈베키스탄은 물 위기를 계기로 농업 구조조정과 현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는 최근 몇 년간 대규모 관개 기술 혁신과 물 관리 디지털화를 추진하여 물사용 효율 극대화에 노력하고 있다. 그 결과 현재까지 약 130만 헥타르의 농경지에 물 절약 기술이 도입되었으며, 이 중 47만8천 헥타르에 최첨단 관개 시설이 설치되는 성과를 거두었다.
또한, 관개 운하 바닥 콘크리트 포장 및 누수 차단 사업을 전국적으로 전개하여, 매년 약 70억 입방미터의 용수를 절약하고 있다. 특히 2024년을 ‘관개 인프라 개보수의 해’로 정하고, 전국 주요 수로 5,000km를 전면 보수하여 관개수 손실을 대폭 줄일 계획이다. 한편 우즈베키스탄은 디지털 기술도 적극 도입하여 실시간 용수 모니터링 시스템(일명 스마트 워터)을 구축했다. 전국에 11,349대의 스마트 계측기가 설치되어 온라인으로 용수 사용량을 집계하고, 전용 정보시스템을 통해 데이터 분석 및 송수 제어를 실시함으로써 물 배분의 투명성과 효율을 10% 이상 향상시켰다. 이와 함께 지하수위 모니터링 센서, 관개 펌프의 전력사용 감시 등 물-에너지 관리 통합 플랫폼도 운영 중이다.
우즈베키스탄은 또한 농업 작물 구성의 다변화와 수자원 외교에도 나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소비량이 많은 면화 재배 면적을 축소하는 대신 밀·사료작물 등 식량작물 위주로 전환하여 물 수요를 줄이고 식량 안보를 높이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인접국과의 물 관리 협력을 강화하여 갈등 예방에 힘쓰는 중이다. 2023년 투르크메니스탄과 아무다리아강 공동관리 정부위원회를 열어, 강 상류의 우즈베크 관개시설 법적 지위 확립과 하천 제방보강 공동사업 등에 합의한 바 있으며, 타지키스탄·키르기스스탄 등 상류국과도 국제 아랄해 기금(IFAS) 등을 통한 지역 차원의 수자원 공유 협력을 도모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우즈베키스탄은 기술 혁신과 국제 협력을 양대 축으로 물 위기에 대응하면서, 국민들에게 수자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키르기스스탄: 상류 국가의 딜레마… 역내 협력 강화 모색
키르기스스탄은 중앙아시아 두 대하(大河)인 아무다리아와 시르다리아의 수원지 중 하나로 물 공급원 역할을 하지만, 역설적으로 겨울철 전력난과 농업용수 부족을 겪는 상류 국가의 딜레마를 안고 있다. 키르기스스탄은 높은 산지에 위치하여 풍부한 빙하와 강수를 가졌으나, 그 물을 저장했다가 필요한 시기에 공급할 인프라가 부족하고 경제적 여력이 제한적이다. 2021년에는 키르기스스탄 북부 추이(Chüy) 지역에서 관개용 운하 수위가 평년의 절반 이하로 급격히 떨어져 농민 수백 명이 정부 청사 앞 시위에 나서는 일도 벌어졌다. 이들은 물 배분의 불공정과 지방정부의 무관심을 규탄하며 관개 체계 개선을 요구하였고, 정부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정하여 현장에 각료를 파견하고 긴급 대책을 약속했다.
최근 키르기스스탄 정부는 가뭄과 만성적인 전력난을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 상류국의 이점을 활용한 수력발전 능력 확충과 주변국과의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소련 시절부터 계획되었으나 미뤄졌던 캄바라타-1(Kambar-Ata-1) 대형 수력댐 건설이 그 대표적 사례다. 키르기스스탄은 자체 자금 부족으로 과거 러시아에 댐 건설을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러시아 측 투자 지연과 경제 제재 등으로 무산된 사례가 있다. 그러던 와중 지난 2023년 1월, 키르기스스탄은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과 함께 캄바라타-1 댐 건설을 공동 추진하기로 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세 나라가 로드맵에 합의하고 2024년 착공을 목표로 한 이 프로젝트는 약 19억 ㎥ 저수 용량과 1,900MW 발전 용량을 제공할 예정이다. 키르기스스탄은 동 프로젝트를 통해 겨울철 전력 공급을 확보하고 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은 여름철 안정적인 관개수 공급을 보장받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오랜 물 분쟁의 골칫거리였던 댐 건설이 오히려 협력의 상징으로 바뀐 것으로, 에너지·물 부족이 분쟁보다 협력으로 중앙아시아를 묶는 새로운 계기가 되고 있다는 평가 받고 있다.
한편, 키르기스스탄은 노후 관개시설 개·보수와 신규 저수지 건설 등 국내 농업용수 인프라 개선에도 국제기구의 지원을 받고 있다. 다만 2020년대 들어 계속된 가뭄으로 토크토굴 저수지 등의 저수량이 감소하면서 전력 생산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어, 기후변화로 인한 수자원 변동성에 취약한 상태다. 결국 키르기스스탄의 물 문제 해결은 국경을 넘어선 협력과 국내 인프라 투자의 이중 과제로 요약되며, 최근 캄바라타 협력은 그중 지역 협력 측면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라 할 수 있다.
타지키스탄: 중앙아시아 수자원 허브의 인프라 확충과 기후 대응 노력
타지키스탄은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산악지대를 품고 있으며, 지역 전체 빙하의 60% 이상을 보유한 국가다. 이를 통해 중앙아시아로 흘러 드는 담수의 과반을 공급하는 ‘중앙아시아의 물탱크’ 역할을 해왔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용수 손실과 관리 미비로 만성적 물 부족을 겪는 모순이 존재한다. 열악한 관개 인프라 탓에 수로의 60% 가까운 물이 누수로 낭비되고 있으며, 특히 농촌 지역 수만 가구는 여전히 안정적 식수 공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
가뭄 시 농업과 수력발전 부문에 큰 타격을 입는데, 강수 편차가 큰 해에는 농민 소득이 15~30% 감소하고, 눈 녹은 물 유입 부족으로 수력발전소 저수지 수위가 낮아져 전력 생산 차질이 빚어지기도 한다. 2023년에는 강수량이 적어 전력 공급 제한조치로 5백만 달러(약 70억 원) 이상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러한 취약성을 개선하고자, 타지키스탄은 대형 수력 인프라 건설과 국제사회 연대를 통한 지속가능한 물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우선 국내 최대의 숙원 사업인 로군(Rogun) 댐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소련 시대에 계획되었다가 중단된 초대형 댐으로, 2016년 재착공하여 부분적인 발전을 시작했고 완공 시에는 세계 최고높이(335m) 댐이 되어 아무다리아 수량 조절과 전력 수출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 비록 과거 우즈베키스탄은 로군 댐이 하류 수량을 줄인다며 강하게 반대했으나, 최근 들어 양국 관계 개선으로 갈등이 완화되어 타지키스탄은 자금 조달과 공사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되었다.
동시에 타지키스탄은 국제협력을 통한 기후적응 프로젝트를 다수 도입하고 있다. 유엔 사막화방지협약(UNCCD) 등 국제 합의에 적극 참여하여 토지복원 및 지속가능한 물 관리 사업에 자금을 확보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과수원 조성, 물 효율적 관개 시스템 보급, 소형 저수지 건설, 수원 모니터링 센서 설치 등 농촌 친환경 개발 사업을 전개 중이다. 예컨대 2022년 중앙아시아 지속가능 토지관리 이니셔티브를 통해 150만 달러(약 21억 원) 규모의 지원을 받아 과일나무 묘목장 건립, 가뭄저항성 품종 보급, 물원격 센서 설치 등이 이루어졌다. 그리고 1,000개 이상의 빙하가 이미 사라진 현실을 직시하며, 국내 빙하지역 보호와 기후변화 대응 담론을 국제무대에서 주도하고 있다. 실제로 타지키스탄은 유엔 물 회의 등에서 ‘빙하의 해’를 제안하고, 중앙아시아 물 협력 강화를 꾸준히 촉구해왔다 . 이처럼 타지키스탄은 풍부한 물 자원이 무용지물이 되지 않도록 인프라 개발과 지속가능성 제고에 힘쓰면서, 국제사회와 연대하여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노선을 취하고 있다.
투르크메니스탄의 물 위기: 사막국가의 생존 전략과 외교적 도전
투르크메니스탄은 국토의 대부분이 사막이며, 아무다리아 강에 국가 수자원을 거의 전적으로 의존하는 국가다. 국내 담수의 90% 이상을 아무다리아에서 끌어다 쓰고, 농업 용수의 90% 이상을 면화와 밀 경작 등에 소비하고 있어, 강 유량에 극도로 민감한 구조를 지녔다. 소련 시기에 건설된 카라쿰 운하를 통해 아무다리아 물을 서쪽으로 수송, 수도 아슈하바트까지 공급하고 있으나, 증발과 누수가 심해 효율이 낮다. 2021년 가뭄 때 투르크메니스탄 북부에서는 물 부족으로 곡물 수확량이 줄고 농민들이 가축을 시장에 내다파는 등 어려움을 겪었으나, 국가 통제하의 언론 환경 탓에 구체적 피해 수치는 외부에 거의 공개되지 않았다. 투르크메니스탄 정부는 농민들에게 충분한 종자와 비료, 현대 설비, 그리고 필요한 물을 공급하라고 지시하는 등 성공적인 수확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런 조치와 달리 투르크메니스탄의 물 사정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어, 당국도 내부적으로는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00년대 중반부터 사막 지대에 '골든 에이지 호수(Altyn Asyr)'라는 거대한 인공 저수호 건설을 추진하여 농지의 배수를 모아 재이용하려는 시도를 했는데, 이 프로젝트는 막대한 비용과 환경문제로 완전히 마무리되지 못한 채 부분 가동 중이다. 최근에는 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 등과 함께 아랄해 위원회(IFAS) 활동을 재활성화하여, 상류국에 물 사용 절제를 촉구하고 하류국 간 연대를 모색하고 있다.
특히 2023년 들어 투르크메니스탄이 직면한 새로운 도전은 아프가니스탄의 대형 수로 건설이다. 탈레반 당국이 북부 지역에서 추진 중인 코쉬 테파(Qosh Tepa) 운하는 아무다리아 강물을 약 20%까지 북쪽으로 끌어와 아프간 농경지에 공급하려는 프로젝트로, 완공 시 투르크메니스탄으로 흘러드는 아무다리아 수량의 최대 80%까지 삭감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투르크메니스탄 농업과 식량안보에 치명타가 될 수 있는 수치다. 실제로 투르크메니스탄의 아무다리아 관개수로는 약 125만 헥타르의 경지에 수자원을 공급하고 있는데, 운하 완공 후에는 이 면적 대부분이 용수 부족 사태를 겪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투르크메니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은 모두 아프간의 일방적 공사에 공식 항의하면서 국제적 협의를 요구하고 있지만, 아프가니스탄은 중앙아시아 물 분배 협정에 속하지 않아 마땅한 중재 기구가 없는 형편이다. 이처럼 투르크메니스탄은 국내적으로는 물 낭비 억제와 인프라 효율화라는 과제를 안고 있고, 국외적으로는 상류·인접 국가들의 행보에 취약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향후 아프간 운하 문제 해결을 위한 역내 협상 주도, 관개 기술 현대화, 작물 구조 조정 등의 대응이 시급한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