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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멕시코 바하칼리포르니아 주의 이주민 거버넌스: 2016~2025년 동향과 도전과제
멕시코 Kenia María Ramírez Meda, Adriana Teresa Moreno Universidad Autonoma de Baja California Lecturer 2025/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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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멕시코의 바하칼리포르니아(Baja California) 주(州)는 다양한 형태의 이주민(이민, 관광, 경유 등)들이 집결하는 지역으로, 역내 출발지, 경유지, 목적지 및 귀환지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다. 2019년 이후부터는 국내외 이민 정책 변화로 인해 멕시코 내 강제 이주 현상이 증가하기 시작하였으며, 이러한 상황 속 바하칼리포르니아는 국내외 이주민들의 주요 대기 및 체류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2016년 아이티 이주민의 대규모 유입과 2018년 3/4분기 말 중남미(온두라스,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이주민 유입 이후 바하칼리포르니아로의 이주민 유입이 지속되고 있다. 바하칼리포르니아 이주정책부서(Migration Policy Unit)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바하칼리포르니아에는 온두라스, 쿠바,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니카라과, 브라질, 콜롬비아, 베네수엘라, 페루 출신의 이주민들이 거주중인 것으로 확인된다.
이러한 상황 속, 2019년 코로나19(COVID-19) 팬데믹 발발 이후 멕시코·미국의 이민 정책 변화와 최근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의 강경한 이민 정책은 바하칼리포르니아의 이주 관리 거버넌스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본고는 2016~2025년 바하르칼리포르니아의 이주민 유입·관리 동향을 검토하고, 국내외 지원 현황과 함께 이주민 거버넌스에 대한 정책적 시사점을 제공하고자 한다.
2016~2025년 바하칼리포르니아 내 이주민 동향
(가. 2016~2019년 아이티/중남미 이주민 유입)
바하칼리포르니아로의 첫 번째 대규모 아이티인 유입은 2016년 중반에 시작되어 2017년 초에 최고점에 도달하였다. 특히, 메히칼리(Mexicali)와 티후아나(Tijuana)는 약 4년 간 다수 아이티 이주민들의 이주 목적지로 부상하였으며, 동 지역으로 이동한 이주민들은 다양한 노동 분야에 정착하고 교육을 받은 것으로 확인된다.
그러나 이러한 대규모 유입은 정부의 체계적인 대응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는데, 가령 일부 전문가들은 당시 예상하지 못한 수의 인구가 유입되어 정부가 대응에 어려움을 겪었으며, 특히 정부 관리 시설에서 1차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적절한 전략이 부재하였다고 지적하였다.
이후 2018년 3/4분기~2019년 중남미 이주민들의 유입은 바하칼리포르니아의 이주민 관리 체계(이주민 대상 신분증 발급 등)를 강화하는 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동 시기 멕시코는 미국의 "안전한 제3국(Safe Third Country)*" 정책을 거부하였으나, 바하칼리포르니아는 "멕시코에 머물기(Remain in Mexico)" 프로그램으로도 알려진 이주자보호규약(MPP: Migrant Protection Protocols)** 하에서 이주민 수용을 확대한 것으로 확인된다.
*망명 신청자가 특정 국가에 도착하기 전에 이미 “안전한 제3국”으로 지정된 국가를 거쳤다면 동 국가에서 망명을 신청할 것을 규정하는 제도로, 미국은 멕시코에 동 협정 체결을 요구했으나, 멕시코 정부는 이를 공식적으로 거부
**2019년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행정부가 도입한 정책으로, 중남미 출신 이주민이 미국 국경에서 망명을 신청하면, 신청자는 미국 영토 안에서 대기하는 것이 아니라 멕시코 국경 도시에서 심사 결과를 기다려야 함
(나. 2019~2022년 코로나19 팬데믹)
미국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2019~2022) ‘타이틀 42(Title 42)*’ 아래 멕시코 남부~북부 국경을 폐쇄하였다. 이에 메히칼리 당국은 임시 보호소를 개설하기도 하였으나, 명확한 운영 기준이 수립되지 않아 원활한 운영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타이틀 42’는 국경 인근의 대기 시간 증가와 이주민 억류를 초래하였으며, 국경 보호소 내 심각한 포화 상태를 야기하였다.
이러한 상황 속, 바하칼리포르니아 정부는 국제이주기구(IOM: 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Migration), 유엔난민기구(UNHCR), 유엔아동기금(UNICEF) 등 국제기구와 협력하여 이주민 지원을 강화하였으며, 주로 건강 보호 조치에 관한 정보 전달에 중점을 두었다. 그러나 이러한 협력은 팬데믹으로 인한 시민사회 보호소 폐쇄와 2019년 이후 이주민 지원 기금의 중단 등으로 인한 영향을 상쇄하지는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 연방법전 제42편(Title 42 of the U.S. Code) 중 보건·공중위생 관련 조항을 의미하는 것으로, 동 조항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전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이주민의 입국을 제한하거나 차단할 수 있는 권한’을 규정
2021년 4/4분기와 2022년 초에는 두 번째 대규모 아이티 이주민들이 유입되었다. 동 시기 약 2,800명의 아이티인이 바하칼리포르니아 주에 유입되었으며, 이 중 약 1,750명이 메히칼리에 도착하였다. 당국은 통합가족개발기구(DIF: Integral Family Development agency)를 통해 11개 임시 보호소를 제공하였으며, 주거, 식품, 보건(1차 진료 및 예방 접종), 노동 시장 진입 등 포괄적인 지원을 제공하였다.
(다. 2023~2025 미국의 이민 정책 변화)
2023년 5월 코로나 종식 이후, 다수 시민단체들은 특정 조건 하에서 CBP One* 앱을 통해 미국 정부에 망명 신청서를 제출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였다. 이는 코로나19 공중보건 비상사태 종료 이후 멕시코 국경에서 예상되는 이주 흐름 증가를 예상한 조치로, 바하칼리포르니아 주정부 역시 시민단체 및 CBP와 협력하여 예약 일정을 조율하기 위한 노력을 전개하였다.
*미국 세관국경보호청(CBP)이 제작(2020)한 모바일 앱으로, 망명 신청자들은 동 앱을 통해 직접 국경 검문소를 방문하지 않고 온라인으로 망명을 신청할 수 있음
그러나 실제로 CBP One은 앱 접속 불량, 예약 부족, 언어 문제, 기술 장벽 등의 문제로 당시 멕시코 국경 인근의 어려움을 완화하는 데 제한적인 성과를 거두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특히 이주민 유입이 집중되는 바하칼리포르니아에 영향을 미쳤다. 이와 더불어 트럼프 2기 행정부는 CBP One의 모든 예약을 취소하는 행정 명령을 발표하였으며, 이로 인해 국내외 망명 신청자들은 지역 내 무기한 체류 혹은 출신지로의 귀환 중 선택해야 하는 불확실한 상태에 놓이게 되었다.
한편, 2023년 5월 11일에는 ‘타이틀 42’가 공식적으로 종료되었으나 美 정부는 비정규 이주민에 대한 신속한 추방 절차가 포함된 ‘타이틀 8(Title 8)’을 재개하였다. 이와 함께 쿠바, 니카라과, 아이티, 베네수엘라 등에 대한 가석방 프로그램(Parole Program)* 확대를 발표하였는데, 이는 바하칼리포르니아를 포함한 멕시코 북부 국경의 이주 흐름을 증가시켰다.
*‘타이틀 8’에서, 특정 개인이나 집단이 정식 비자나 영주권 없이도 임시로 미국에 입국하고 체류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
멕시코 정부 및 국제기구의 바하칼리포르니아 이주민 지원
멕시코 정부는 "멕시코가 당신을 포옹합니다(México te Abraza)" 정책(2025.01)을 통해 다양한 국경 항구와 중부 및 남부 도시 내 추방된 멕시코 귀환 이주민의 상황을 해결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일례로, 당국은 동 정책 아래 메히칼리와 티후아나에 각각 최대 5,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2개의 대형 보호소를 설립하였다. 그러나 동시에 정부는 시설 감시를 위해 멕시코 국가경비대를 배치하였는데, 이로 인해 동 시설들의 이용률이 저조한 것으로 관찰된다. 멕시코 귀환 이주민들은 상기 시설 내 국가경비대의 존재로 인해 메히칼리와 티후아나의 시민사회단체가 운영하는 보호소에 머물기를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바하칼리포르니아 주 시민사회 이주민 네트워크는 미국의 변화하는 이민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이주민들의 체류 기한을 늘리고 이주민 보호 관련 교육을 수료하는 등의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동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것은 역내 이주민 거버넌스 향상을 위한 핵심적인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관계자들에 따르면 멕시코 정부는 동 네트워크에 대한 일부 지원을 중단하였으며, 제한적인 지원만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관찰된다.
한편, 유엔난민기구(UNHCR)는 특별 보호 절차가 적용되는 아동 및 청소년을 지원하기 위한 "보호의 원(Circle of Protection)*" 이니셔티브를 시행하고 있으며, 유엔아동기금(UNICEF)은 이주민 인구 내 유아, 아동, 청소년들의 교육, 보호, 물, 위생 및 공중위생(WASH), 보건, 영양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지원을 전개하고 있다. 아울러 이들은 아동청소년 종합보호시스템(the Comprehensive Protection System for Girls, Boys, and Adolescents)**에 참여하고 주 이주문제협의회(State Council on Migratory Affairs)*** 등과도 긴밀한 협력을 유지하고 있다.
*난민과 이주민 지원 관련 모든 활동에서 ‘보호(권리·안전·존엄성)’를 최우선에 두는 전략
**멕시코 국가 차원의 아동·청소년 권리 보호 제도
***멕시코 각 주(州) 단위에서 운영되는 이주 관련 정책 협의·조정 기구
국제이주기구(IOM) 역시 바하칼리포르니아 자치대학교(Autonomous University of Baja California)와의 협력을 통해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동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사회봉사 및 전문 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이주민 보호소의 역량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대학 내부에서는 의학부, 간호학부, 치의학부와의 협력을 통해 이주민의 보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이 전개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이주민 건강(Migrant Health)"으로 명명된 사회봉사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IOM과 대학은 동 프로그램 아래 지난 2024년 약 1,200명의 이주민들에게 인도적 지원을 제공한 것으로 확인된다.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최근 미국 정부의 국제개발처(USAID: United States Agency for International Development) 예산 삭감으로 인해 상기 조직들 중 다수가 바하칼리포르니아에서 운영을 중단하였거나 활동을 최소화한 것으로 확인된다. 지역 보호소 등 소규모 단체 역시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으며, 이는 이주민 및 실향민 지원에 큰 도전과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멕시코 이주민 거버넌스의 주요 도전과제
(조직 간 협력 체계 미흡) 멕시코 내 학계, 국제기구, 시민사회, 정부 관계자들은 이주민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으며, 경유 이주민, 귀환 이주민, 국내실향민(IDPs), 동반 또는 비동반 아동‧청소년 등 집단별로 차별화된 지원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이주민 지원 체계는 제도화 측면에서 여전히 개선의 여지가 있으며, 특히 사후관리, 기관 간 관할 범위 확립, 자원 배분 측면의 보완이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관찰된다.
(노동시장 접근성 저조) 현재 국제기구, 시민사회, 정부 주도의 이주민 노동시장 포용성 강화 전략은 공식 노동시장 진입을 위한 연계 서비스(채용박람회, 직업훈련, 역량 인증 등)에 국한되어 있으며, 연방 납세자 등록(RFC: Federal Taxpayer Registry), 금융 시스템 접근, 언어 능력, 주소지 확보 등 공식 고용의 진입 장벽을 해소하기 위한 전략이 미흡한 상황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주 집단별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노동시장 통합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며, 이와 관련 국제노동기구(ILO) 역시 다양한 출신지를 가진 이주민들을 대규모로 수용하는 국가에서 상기 언급된 정책의 도입‧이행이 필수적임을 강조한 바 있다.
(이해관계자들 간 역량 차이) 현재 멕시코 이주민 지원 단체·개인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 간 경험, 자원 접근성, 제도적 역량 수준이 상이한 것으로 관찰된다.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공식적인 정책 프레임워크는 마련되지 않았으며, 장기 정책 프레임워크로의 통합률 역시 미흡한 것으로 확인된다.
결론 및 시사점
바하칼리포르니아는 멕시코 이주민 거버넌스 부문에서 핵심적인 지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나, 역내 이주민 관련 공공 정책이 부족한 것으로 확인된다. 실제, 바하칼리포르니아주에 이주민 거버넌스를 위해 배정된 예산은 제한적이며, 이러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식적인 정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바하칼리포르니아 주 이주민 문제에 대한 정부의 거버넌스 전략은 대체로 선제적 대응보다는 ‘반응적(responsive)’인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이주민 거버넌스에 대한 책임은 시민사회 단체 및 국제기구로 이전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 과거 정부가 멕시코시티(Mexico City), 치와와(Chihuahua), 듀랑고(Durango) 등 여타 주에 이주 거버넌스 지표(MGI: Migration Governance Indicators)*를 도입*한 바와 같이, 바하칼리포르니아 주에도 명확한 지표를 포함한 공식적인 이주민 정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관찰된다.
*국제이주기구(IOM: 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Migration)와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conomist Intelligence Unit, EIU)이 공동 개발한 정책 평가 도구로, 각 국가·지역의 이주(migration) 관리 정책과 거버넌스 수준을 평가
**멕시코 정부는 지난 2022년 치와와 주에 이주 거버넌스 지표(MGI: Migration Governance Indicators)를 주(州) 수준 최초 적용한 바 있으며, 이후 멕시코시티, 듀랑고, 게레로(Guerrero), 미초아칸(Michoacan) 등 주요 주로 MGI를 확장 도입하여 이주민 거버넌스를 체계화
[참고자료]
Ramírez, K.M. (2022). El reto de la atención a migrantes haitianos en Mexicali. https://migracion.nexos.com.mx/2022/04/el-reto-de-la-atencion-a-migrantes-haitianos-en-mexicali/?_gl=1*u4ojvs*_ga*NTU5Mjk3Nzc0LjE2NDkyNjk1NTY.*_ga_M343X0P3QV*MTY0OTI2OTU1Ni4xLjAuMTY0OTI2OTU1Ni42MA..&fbclid=IwZXh0bgNhZW0CMTAAYnJpZBExalFZNzgwNFJmV1BNRTZSWQEemVJ8BNEUr7qk8azn5Cq-HBHADRhqOR4rNzEv8mFJ7gP25CVCWpz85DjXjxw_aem_r6CsaP2ubuhOb7sjsaN9hw
Secretaría de Gobernación e Instituto Nacional de Migración, “Respuesta a solicitud por la plataforma de transparencia mediante oficio INM/DGRAM/DIRNEAM/2020”
Silva A. & Padilla V. (2020). Instituciones en crisis y acción colectiva frente a las migraciones globales. El caso de la llegada de haitianos a Tijuana, B.C., 2016-2017. Desafíos,32(1). Doi: https://doi.org/10.12804/revistas.urosario.edu.co/desafios/a.6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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