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 Conference of the Parties to the UNFCCC, 30th)가 역사상 최초로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개최 도시는 아마존강 하구에 위치한 파라(Para) 주(州) 벨렝(Belém)으로, 브라질은 이번 COP30을 통해 자연, 아마존 원주민,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를 기후 외교의 핵심 의제로 부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벨렝은 사회적·환경적 취약성과 역사적 불평등을 특징으로 하는 아마존 도시 중심지로, 일부 문헌에서는 벨렝을 불안정한 도시 인프라, 사회적 배제, 환경적 위험을 통해 기후정의가 표현되는 상징적 지역으로 정의하고 있다(Suzuki et. al., 2024). 동 지역에서 COP30을 개최하는 것은 열대우림 보호의 시급성을 강조하고, 홍수·불안정한 주거환경·기본 서비스에 대한 접근 제한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원주민들의 취약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브라질 정부의 포괄적 전략의 일환으로 분석되고 있다(Suzuki et. al., 2025).
이번 COP30은 파리협정(Paris Agreement) 10주년을 맞이하는 행사로, 전 세계 198개국에서 정부 대표단, NGO, 기업, 원주민 대표를 포함하여 6만-7만 5,000 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회의는 ‘기후 적응(adaptation)’ 의제를 중심으로 온실가스 감축목표(NDCs: 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를 포함한 국가별 기후 공약 개정, 기후 금융, 기후정의, 에너지 전환, 생태계 보호 등을 다룰 예정이다.
서론
자이르 메시아스 보우소나루(Jair Messias Bolsonaro) 前 행정부 정부 시기 브라질은 환경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평가되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Luiz Inácio Lula da Silva) 現 브라질 대통령은 환경 문제 완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룰라 정부는 아마존 보호 사업을 재개하였는데, 동 사업 재개 이후 열대우림의 삼림 벌채가 약 2년 만에 기존 대비 46% 감소한 것으로 집계된다. 또한 브라질 전력의 약 90% 이상이 수력, 바이오에너지, 풍력, 태양열 등 청정 에너지원으로부터 생산되고 있다.
그러나, 브라질에서는 농업 비즈니스를 위한 삼림 벌채가 지속되고 있으며, 석유·가스는 여전히 브라질 경제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브라질 농업부는 최근 벌채된 토지에서의 대두 재배를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관찰되며, 광업에너지부는 벨렝 인근을 포함한 아마존 지역에서 신규 석유 및 가스 탐사를 승인하였다. 아울러 브라질 국영 석유회사인 페트로브라스(Petrobras)는 미래 투자의 약 70% 이상을 석유 및 가스 확장 사업에 배정하였으며, 에너지 전환에는 약 15%만을 배정하였다. 2024년에는 석유가 대두와 철광석을 제치고 브라질의 최대 수출품으로 자리매김하였으며, 화석 연료 생산은 2030년까지 현재 대비 약 2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브라질 상원은 지난 2025년 5월 논란이 되었던 환경 규제 간소화 법안*을 승인하였는데, 환경 단체들은 이를 1981년 이후 확립된 환경 보호 프레임워크에 대한 "치명적 타격(death blow)"이라고 평가하였다. 브라질은 2035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2005년 대비 약 67% 감축하고,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는 것을 주요 환경 목표로 수립하고 있으나, 이는 상기 언급된 농업 비즈니스 및 화석 연료에 대한 의존 등의 요인으로 인해 실현되지 못할 위험이 있다.
*동 법안은 환경 사업 관련 허가 절차를 대폭 간소화하고, 환경 사업 수행 시 온라인으로 자진 신고(Self-declaration)만 하면 자동 허가를 받는 체계 등을 도입
이러한 상황 속, 일부 전문가들은 브라질이 이번 COP30에서 기후 리더십 목표를 구체적인 국내 정책과 일치시킬 수 있는지 증명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브라질, COP30에서 아마존 지역 및 원주민 단체의 환경 분야 중요성 부각
벨렝에서 COP30을 개최하는 것은 세계 최대 열대우림을 글로벌 기후 협상의 중심에 두는 것을 의미한다. 아마존은 거대한 탄소 흡수원일 뿐만 아니라 풍부한 생물다양성을 지닌 원주민들의 고향이며, 아마존 보호는 글로벌 기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핵심적인 요인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 브라질은 기후 의제에서 아마존 원주민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관찰되며, 이와 관련 이번 COP30의 핵심 원칙으로 정부, 시민사회, 기업, 지역사회 간의 협력을 강조하는 개념인 ‘무티랑(mutirão)’을 채택하였다. 또한 ‘원주민 서클(Indigenous Peoples' Circle)’을 출범하여 원주민 단체와의 직접 연결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며, 국제 원주민 위원회를 설립하여 국제사회에서 원주민들의 목소리가 대표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다.
이번 COP30은 아마존 원주민들에게도 그들의 역사적 권리를 인정받고 글로벌 기후 거버넌스에서의 입지를 강화시킬 수 있는 중대한 기회로 평가된다. 원주민들은 "우리의 영토권 인정과 보호 없이는 기후 위기에 대한 해결책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자신들의 토지 경계 설정이 우선적인 조치로 추진되기를 요구하고 있다. 원주민 총회에서 제기한 주요 요구사항은 아래 <표 1>과 같다.
<표 1> 원주민 총회의 주요 요구 사항
출처: 참고자료 종합
글로벌 사우스, COP30에서 ‘적응 금융’ 확대 촉구
COP30의 핵심 쟁점 중 하나는 ‘기후 금융(climate finance)’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24년 11월 11일~12일 간 아제르바이잔 바쿠(Baku)에서 개최된 COP29에서 각국 정부는 2035년까지 연간 3,000억 달러(약 416조 원) 규모의 공공 기후 금융을 조성한다는 목표를 수립하였으며, 브라질은 동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바쿠에서 벨렝까지(from Baku to Belém)’로 명명된 로드맵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 로드맵은 파리협정 제2.1조(c)항*과 연계되어 글로벌 금융 흐름 재정렬 및 개발도상국에 대한 기후 금융 지원을 확대에 중점을 둘 것으로 관찰된다.
*동 조항은 글로벌 금융 흐름을 온실가스 저배출 경로와 기후 회복력 있는 발전 경로에 부합하도록 정렬(alignment)할 것을 명시
한편 일부 개발도상국들은 상기 3,000억 달러 목표가 실질적인 성과를 달성하기에 부족하다고 평가하고 있으며, 2025년과 2030년 사이에 ‘적응* 금융(adaptation finance)’을 약 3배 확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기후 금융의 약 3%가 완화를 위한 자연 기반 솔루션에 사용되고, 약 11%가 적응 금융에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이와 관련 국제보존협회(Conservation International)는 아마존 보호만을 위해서도 연간 70억 달러(약 9조 원)가 소요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지난 10년간 동원된 금액은 60억 달러(약 8조 원) 미만인 것으로 집계되었다.
*이미 진행 중인 기후변화의 영향에 적응하여 피해를 줄이고 회복력을 높이는 활동
이러한 상황 속 브라질 정부 역시 글로벌 사우스를 주도하는 주요 국가로서 적응 부문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데, 가령 아나 토니(Ana Toni) COP30 CEO는 "적응은 글로벌 사우스의 핵심 이슈"라고 강조하며, 기술 이전·역량 구축·자연 기반 솔루션 마련 등을 위한 글로벌 적응 목표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발표하였다. 룰라 정부는 기후 금융 및 국제협력 측면에서 보다 적극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으며, 이번 COP30을 통해 브라질이 ‘글로벌 사우스’의 대표적 목소리로 자리매김하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글로벌 사우스 시민단체들은 이번 COP30이 ▲지역사회와 원주민이 자금에 직접 접근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무상원조 방식의 금융 지원을 제공하며, ▲화석 연료 추출 및 삼림 벌채 등에 대한 유해 보조금을 재분배하고, ▲지출을 투명하게 모니터링하기 위한 메커니즘을 수립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결론 및 시사점
벨렝에서 개최되는 이번 COP30에 대해 높은 기대와 함께 다양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국제사회는 적응, 기후정의, 글로벌 사우스를 위한 기후 금융 분야의 진전을 기대하고 있으며, 이러한 상황 속 브라질은 기후 목표와 국내 정책, 자국의 경제 지형 간의 조화로운 균형을 달성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브라질이 세계 주요 석유 생산국 중 하나인 바 이번 COP30의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평가를 제기(Horn & Ramos, 2025)하고 있으나, 약 2,000억 톤(t) 규모의 탄소를 흡수하고 있는 아마존 지역이 글로벌 기후 위기를 완화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역시 상존하고 있다.
이번 COP30은 삼림 벌채 종식, 신재생에너지 증진, 공정한 기후 금융 메커니즘에 대한 구속력 있는 약속과 함께 글로벌 기후 목표 달성을 위한 전환점이 될 수 있으며, 아마존 지역의 의의를 COP30의 ‘상징적인 개최지’에서 글로벌 기후 거버넌스와 지속가능성을 위한 ‘핵심 허브’로 확장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브라질의 대외적 기후정책 의지와 국내 정책 간 괴리는 여전히 명확하다. 브라질은 아마존 보호와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주요 의제로 강조하고 있으나, 국내적으로는 석유·가스 의존 구조와 환경 규제 완화 움직임이 병존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 브라질이 COP30을 기점으로 기후 리더십을 실질적으로 공고히 하기 위해서는, 대외적 공약과 국내 산업정책 및 제도적 개혁을 상호 보완적으로 정렬시키는 노력이 요구된다. 구체적으로는 ▲석유·가스 탐사 및 농업 비즈니스와 관련한 삼림 벌채 축소를 위한 단계적 규제 강화, ▲환경 규제 간소화 법의 보완적 장치 마련, ▲원주민 권익 보장을 포함한 포용적 기후정책 추진 등의 전략이 마련될 수 있으며, 이러한 방안을 통해 브라질의 기후 리더십은 단순한 수사(rhetoric)가 아닌 실질적 정책 의지로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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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English version of the original article can be downloaded below.
 | 안젤라 사녤라(Angela Sagnella)는 이탈리아 페루자 외국인대학교(University for Foreigners of Perugia)의 라틴아메리카학 부교수입니다. 그녀는 라틴아메리카 전역의 정치 역학과 사회 변화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으며, 특히 남미 남부 지역(Southern Cone)의 정치 동향, 사회운동 등을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또한, 경제 정책과 정치 발전에도 관심을 두어, 재정 정책, 불평등, 경제 위기 등이 민주주의 과정과 사회 변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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