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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러시아와 중국의 전략적 이해관계와 상하이협력기구(SCO)의 진화

러시아 Rovshan Ibrahimov Hankuk University of Foreign Studies Professor 2025/10/31

자료인용안내

자료를 인용, 보도하시는 경우, 출처를 반드시 “ EMERiCs 러시아ㆍ유라시아 ”로 명시해 주시기 바랍니다.

1. 소련 붕괴 이후 러시아의 대외정책 인식

소련 붕괴 이후 러시아는 국제사회에서의 위상을 유지하기 위해, ‘옐친 독트린(Yeltsin Doctrine)’*을 선언하였으며, 이에 따라 구소련(post-Soviet) 지역은 러시아의 핵심 영향권으로 규정되었다(Kremlin (1997)). 미국, 나토(NATO), 유럽연합(EU) 등 서방 세력 역시 대체로 이 지역에서 러시아의 우위를 인정하는 입장을 보였다.

     * 소련 붕괴 이후 러시아가 구소련 지역을 자국의 핵심 영향권으로 간주하고, 정치/경제/안보적 우위를 유지하기 위한 대외정책 원칙 

그럼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는 구소련 국가들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서방의 영향력 증대를 차단하기 위해 적극적인 통합 정책을 추진하였다. 특히 1993년에 채택된 러시아의 첫 외교정책 독트린(소련 붕괴 이후 최초의 공식 입장)은 구소련 국가들과의 관계 구축을 핵심 목표 중 하나로 명시하였다.

1991년 소련 해체 선언과 동시에 결성된 독립국가연합(CIS: Commonwealth of Independent States)이 그 첫 사례이며, 이어 1992년에는 타슈켄트 안보조약(CSTO: Collective Security Treaty Organization)이 체결되었다. 이 두 플랫폼이 모두 지역 협력 성격을 띠고 있었던 반면, 이후 출범한 상하이협력기구(SCO: Shanghai Cooperation Organization)는 중앙아시아를 핵심 축으로 한 안보·정치 협력체로 발전하였다.

1996년에 설립된 상하이 5개국 그룹(러시아, 중국,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은 2001년 창설된 상하이협력기구(SCO)의 기반이 되었다. 1997년 5월, 러시아 대통령 보리스 옐친(Boris Yeltsin)과 중국 국가주석 장쩌민(Jiang Zemin)은 상하이 5개국 협력의 틀 속에서 ‘다극적 세계(multipolar world)’의 중요성을 강조한 공동선언문에 서명함으로써 양국 간 전략적 연대를 공식화하였다. ‘다극성’이라는 개념은 당시로서는 비교적 새로운 것이었으나, 러시아와 중국이 서로의 외교적 관점과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공통된 인식을 형성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2. SCO와 관련된 러시아와 중국의 전략적 관점

가. 푸틴의 외교정책과 SCO 창설의 배경

2000년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 러시아 대통령이 집권하자마자, 러시아는 즉시 새로운 외교정책을 채택하였다. 동 외교정책은 구소련 국가들과 관련하여 ▲러시아 국경 주변에 우호적인 이웃 관계의 벨트(belt of good-neighborliness)를 조성하고, ▲해외에 거주하는 러시아 시민과 동포들의 권리와 이익을 보호하며, ▲러시아어와 러시아 문화를 적극적으로 확산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었다. 이러한 조항들은 비단 구소련 지역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었으나, 정책의 초기 적용과 실험 무대는 자연스럽게 이 지역에서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었다.

푸틴이라는 새로운 러시아 지도자의 인식은 2001년 6월 15일 보다 체계적인 조직 형태로 출범한 SCO의 창설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RIA Novosti (2025)). 이 시기, 전통적으로 러시아가 주도하는 다자기구 참여에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던 우즈베키스탄(Uzbekistan)이 새 협력체 구조에 합류하였다. SCO 헌장(Charter of the SCO)에 따르면, SCO의 기본 목표는 ‘지역의 평화, 안보, 그리고 안정의 유지와 강화’이다. SCO는 러시아와 중국이 공유한 다극적 질서(multipolarity) 인식의 형성에 기여했으나, 그 창설의 근본 목적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첫째, 국경 분쟁 해결 및 접경 지역에서의 군사적 신뢰 구축
둘째, 중앙아시아 국가들을 위한 통합된 협력 플랫폼 구축
셋째, 러시아와 중국 간 공통 기반 마련
넷째, 중앙아시아 내 서방의 침투 및 존재 방지

나. 러시아와 중국의 이해관계 조정 및 공동목표

오늘날 SCO가 다루는 논의 범위는 국제적이고 광범위하지만, 설립 당시에는 중앙아시아 등 ‘지역 수준의 문제들’을 다루는 데 목적이 있었다. 2001년 SCO가 공식 출범했을 당시, 러시아와 중국에게 가장 핵심적인 목표는 중앙아시아 지역에서의 서방 세력 개입을 차단하는 것이었다. 양국 모두 중앙아시아를 자국의 ‘취약점(soft underbelly)’으로 인식했으며, 이 지역을 통해 외부 세력이나 비우호적 영향력이 역내 침투할 경우, 국가 안보가 직접적인 도전에 직면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양국은 자국 내 투르크계와 무슬림 인구가 다수 거주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슬람 급진주의와 투르크 민족주의의 확산을 잠재적 위협으로 인식하였다.

이러한 맥락에서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SCO 내에서 독자적인 정책 행위자(subject)라기보다, 러시아와 중국의 전략적 관심 대상(object)으로 기능하였다. 두 국가는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지니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각자의 영향권이 직접적으로 충돌하지 않는 범위 내 협력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공동으로 SCO를 창설할 수 있었다. 이러한 점은 러시아가 제3국의 실질적 참여를 허용한 드문 사례로 평가된다. 요약하면, 러시아의 이익은 지정학적(geopolitical) 성격을, 중국의 이익은 지경학적(geoeconomic) 성격을 띤다. 러시아는 중앙아시아를 자국의 전통적 영향권으로 간주했기 때문에, 초기에는 중국과의 경쟁이나 이해 불일치가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않았다. 오히려 중국의 경제력과 외교적 역량을 활용함으로써, 서방 세력의 중앙아시아 개입을 차단한다는 공통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등장과 함께 미국이 ‘대중 견제’와 ‘대러 제재’를 동시에 강화하자, 러시아와 중국은 SCO를 더욱 전략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중국은 트럼프의 관세·기술 제재를 SCO를 통한 새로운 경제 질서 구축으로 대응하려 했으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국제적 고립을 타개하기 위한 외교적 탈출구로 SCO를 강조했다. 특히 양국 모두 ‘달러 패권 약화’와 ‘미국주도 국제질서의 대안 구축’을 공동 목표로 제시했으나, 중국은 경제적 리더십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러시아는 안보 및 에너지 중심의 영향력 회복을 목표로 했다. 이처럼 트럼프 2기 이후의 SCO는 양국이 공통된 ‘반미 전략’을 공유하면서도, SCO 내부 영향력 주도권을 둘러싼 구조적 경쟁을 동시에 내포하게 되었다

다. 서방의 제한적 개입과 러시아의 대응

전반적으로 러시아와 중국이 서방 및 주요 기관들의 중앙아시아 내 영향력 확대를 차단하려 했던 목표는 상당 부분 달성되었다. 서방 국가들 역시 초기에는 구소련 지역에서 러시아의 우위를 일정 부분 인정하였다. 이러한 경향은 특히 유럽 내 구소련 국가들에서 두드러졌다. 이들 국가는 중앙·동유럽 국가들과 달리, NATO나 EU의 통합 과정에 포함되지 않았으며, 협력 또한 제한적인 범위에서만 진행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NATO와 EU는 구소련 국가들을 대상으로 한 제한적 협력 프로그램을 유지하였는데, 가령 NATO는 ‘평화를 위한 파트너십(Partnership for Peace)’및 ‘개별적 파트너십 행동계획(Individual Partnership Action Plan)’을 제시했으며, EU는 법적 틀로서 ‘파트너십 및 협력협정(Partnership and Cooperation Agreement)’을 체결하였다. 한편 러시아의 입장에서는 자국 역시 이들 프로그램에 직접 참여하고 있었기 때문에, 해당 협력 구조는 러시아에 실질적인 위협이나 자극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았다.

또한, EU는 남코카커스(South Caucasus)와 중앙아시아(Central Asia)를 거쳐 극동으로 이어지는 교통·물류 회랑을 개발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제안했는데, 이것이 바로 1993년에 출범한 ‘유럽-코카커스-아시아 교통회랑(TRACECA: Transport Corridor Europe-Caucasus-Asia)’이다. EU는 동 프로그램의 틀 내에서 역내 국가들의 교통 인프라를 현대화하기 위해 재정 지원과 기술적 협력을 제공할 계획이었다. 중국(China)의 입장에서 볼 때, 당시 카자흐스탄(Kazakhstan)에서 추진된 인프라 개발 사업은 수용 가능한 수준이었는데, 이는 당시 중국이 아직 ‘일대일로(One Belt, One Road)’와 같은 대규모 국제 인프라 구상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이전이었기 때문이다(해당 구상은 2013년에 공식적으로 제시).

마찬가지로 카자흐스탄의 유전 개발 사업에 주요 서방 에너지 기업들이 참여한 것 역시 러시아를 심각하게 자극하지 않았다. 카자흐스탄의 대표적 유전인 텡기즈 유전(Tengiz Field)은 1991년부터 가동되어 왔으며, 동 프로젝트에는 카자흐스탄의 카즈무나이가스(KazMunayGas, 20%), 미국의 셰브론(Chevron, 50%)과 엑슨모빌(ExxonMobil, 25%), 그리고 러시아의 루크오일(Lukoil, 5%)이 참여하고 있다. 또한 카자흐스탄에서 생산되는 석유의 대부분은 러시아 영토를 경유해 세계 시장으로 수출되는 것으로 확인되는데, 실제 전체 수출량의 약 80%가 카스피해 파이프라인 컨소시엄(Caspian Pipeline Consortium)을 통해 러시아의 노보로시스크(Novorossiysk) 항구까지 운송된다.

한편, 2001년 9·11 테러 이후 국제사회의 대테러 작전이 전개되면서, 러시아는 외교적 딜레마에 직면했다. 당시 러시아는 마지못해 우즈베키스탄(Uzbekistan)과 키르기스스탄(Kyrgyzstan) 내에 미군과 나토(NATO) 동맹군이 아프가니스탄 군사작전을 지원하기 위한 물류·보급용 공군기지를 개설하는 현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2005년,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미국이 자국 내정에 간섭하고 정권 교체를 시도했다고 비난하며 미군의 철수를 요구했고, 결국 기지를 폐쇄했다. 이어 2014년에는 키르기스스탄 정부가 러시아의 적극적인 외교적 로비와 재정 지원을 대가로 같은 조치를 취하며 공군기지를 폐쇄하였다.

3. SCO의 확장과 구조적 변화

가. 회원국 확대와 지역적 확장

2001년 SCO가 공식 설립된 이후, 회원국들은 정기적인 정상회의와 각료회의를 통해 협력 의제를 점진적으로 확대하였다. 특히 2001년 9·11 테러 이후, 국제사회의 대테러 공조가 주요 의제로 부상하면서, SCO는 테러리즘·분리주의·극단주의를 공동의 위협으로 규정하고 협력의 제도화를 추진하였다.

이러한 움직임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우즈베키스탄(Uzbekistan)과 키르기스스탄(Kyrgyzstan) 내 미군 및 나토(NATO) 동맹군의 주둔과도 연관되어 있었다. 다만 명시적 합의에도 불구하고, SCO 차원의 대테러 협력이 실질적인 군사 행동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 시기 이후, 인도(India)·파키스탄(Pakistan)·이란(Iran) 세 국가는 SCO 참여에 관심을 표명했다. 2005년 이들 세 국가는 옵서버(Observer) 자격을 부여받았으며, 이는 SCO의 범위와 성격이 중앙아시아를 넘어 남아시아·중동으로 확장되는 전환점이 되었다(Global Times (2025)). 파키스탄에게 SCO는 역내 국가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잠재적 안보 위협을 관리할 수 있는 플랫폼이었으며, 인도 역시 아프가니스탄(Afghanistan)으로부터 비롯될 수 있는 안보 불안을 공동 대응 차원에서 관리하고자 했다.

그러나 인도와 파키스탄의 복잡한 양자관계를 감안하면, 두 나라가 동시에 옵서버로 참여한 것은 상대국이 SCO를 자국 이익 추구에 활용하지 못하도록 ‘상호 견제 장치(counter-balancing mechanism)’를 마련하려는 전략적 의도도 내포하고 있었다.

이후 2017년, 인도와 파키스탄은 정식 회원국으로 가입하였는데, 이들의 가입은 중앙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을 목표로 하는 협력체에, 지역 내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없고 상호 대립하는 두 국가가 동시에 포함된다는 점에서 구조적 모순을 낳았다. 이로 인해 SCO는 본래의 지역 안보 협력 틀에서 벗어나, 남아시아의 지정학적 긴장을 내포하게 되었다. 특히 인도와 파키스탄 간의 경쟁은 단순한 양국 갈등을 넘어 중국(China)과 인도(India) 간 관계에도 잠재적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창립 회원국들은 SCO의 외연 확대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정치적·경제적 이익과 함께, 인도 참여로 인한 잠재적 갈등 요인까지 ‘자발적으로 수용한 셈’이 되었다.

더불어 2025년에는 이란(Iran)과 벨라루스(Belarus)가 새롭게 정식 회원국으로 가입하였다. 이로써 SCO의 외연은 중앙아시아를 넘어 중동과 동유럽까지 확장되었다. 이란의 가입은 중동에서의 SCO의 외교적 영향력 확대를 상징하며, 벨라루스의 가입은 러시아의 서방 견제 전략과 긴밀히 연동되어 있다.

나. 파트너 체계의 확대와 제도적 개편

SCO는 옵서버(Observer) 국가 외에도 ‘대화 파트너(Dialogue Partner)’ 제도를 운영해 왔다. 2025년 8월 기준, 대화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는 국가는 아제르바이잔(Azerbaijan), 아르메니아(Armenia), 바레인(Bahrain), 캄보디아(Cambodia), 이집트(Egypt), 쿠웨이트(Kuwait), 라오스(Laos), 몰디브(Maldives), 미얀마(Myanmar), 네팔(Nepal), 카타르(Qatar), 사우디아라비아(Saudi Arabia), 스리랑카(Sri Lanka), 터키(Türkiye), 아랍에미리트(United Arab Emirates) 총 15개국이다. 옵서버 국가는 아프가니스탄(Afghanistan)과 몽골(Mongolia) 2개국이다.

그러나 2025년 9월 개최된 정상회의에서 기존의 두 제도(옵서버와 대화 파트너)가 통합되어, 모든 비회원국이 ‘SCO 파트너(SCO Partner)’라는 단일 범주로 분류되었다. 한편, 앞서 나열된 국가들을 보면, SCO 파트너국들은 지리적·정치적·경제적 배경이 매우 다양하다. 일부 국가는 중앙아시아 지역과 직접적인 이해관계조차 없는 바, 이들 국가가 공통된 안보·정치 의제에서 함께 논의되는 경우는 드물다.

특히 옵서버 자격을 유지해온 아프가니스탄의 경우, 다른 파트너국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참여를 보여왔지만, 그 자체로 복합적인 도전 요인을 내포하고 있다. 이는 많은 회원국에게 아프가니스탄은 여전히 역내 불안정의 잠재적 원천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4. 2025년 톈진(Tianjin) SCO 정상회의: 새로운 다극 질서의 부상

제25차 SCO 정상회의는 2025년 8월 31일부터 9월 1일까지 중국 톈진(Tianjin)에서 개최되었다. 이번 정상회의는 ‘중국 인민의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와 병행하여 진행되었다. 이어 9월 3일 베이징(Beijing)에서는 이를 기념하는 대규모 열병식이 열렸다. 중국이 이처럼 전면적인 군사 퍼레이드를 개최한 것은 2015년 이후 두 번째로, 이번 행사의 주요 목적 중 하나는 참석자들뿐 아니라 국제사회 전체를 향해 중국군의 군사 역량과 어떠한 지역 시나리오에도 대응 가능한 준비 태세를 과시하는 데 있었다.

이러한 행보는 국제적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은 “그들이 한 일을 보고 매우 인상 깊었다. 훌륭한 행사였다. 그들은 내가 보고 있기를 바랐다. 나는 보고 있었다”고 언급했다. 트럼프의 발언은 중국이 군사력 과시를 통해 전략적 메시지를 전달하려 했던 의도가 일정 부분 성과를 거두었음을 시사한다.

이번 정상회의는 중국에서 열린 다섯 번째 SCO 정상회의로, 역대 가장 많은 20여 명 이상의 국가 및 정부 수반과 8개 국제기구 대표들이 참석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주요 참석자에는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 슬로바키아의 로베르트 피코(Robert Fico) 총리, 세르비아의 알렉산다르 부치치(Aleksandar Vučić) 대통령 등이 포함되었다. 일각에서는 이번 회의를 중국이 미국을 견제하기 위한 ‘반(反)미 연대’ 또는 ‘저항 전선(resistance front)’ 형성의 일환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시진핑(Xi Jinping) 중국 국가주석은 회의에서 ‘평등하고 질서 있는 다극적 세계(equal and orderly multipolar world)’의 구축을 촉구하며, 회원국 간 안보 및 경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로서 ‘SCO 개발은행(Shanghai Cooperation Organization Development Bank)의 조속한 설립’을 제안했다. 러시아 역시 동일한 입장을 견지하였으며, 시진핑과 푸틴 대통령은 여러 공식 행사에서 나란히 서며 상호 연대를 과시했다. 이는 양국 지도자들이 미국에 맞서 전략적 공조를 강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제스처로 해석되었다.

중국에게 이번 정상회의는 아시아 지역 내 주도권 경쟁에서 자신감을 과시하는 외교 무대였으며, 러시아에게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심화된 국제적 고립을 완화하고 서방의 부정적 여론을 견제하기 위한 외교적 탈출구로 작용했다.

5. 결론: 다극 질서 속의 SCO와 향후 과제

이번 정상회의에서 채택된 최종 선언문을 통해 드러난 핵심은 다음과 같다. 즉, ‘국제법의 일반적으로 인정된 원칙에 기반한, 보다 대표적이고 민주적이며 공정한 다극적 세계 질서의 구축’에 대한 공동의 약속이다. 선언문은 또한 국제무대에서의 일방적 강제 조치, 특히 경제 제재와 관세 부과 등 미국의 대외정책 수단을 비판하였으며, 이는 2025년 이후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해 온 제재·관세 정책에 대한 사실상의 규탄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선언문에는 ‘21세기 다양성과 다극성에 관한 유라시아 헌장(Eurasian Charter on Diversity and Multipolarity in the 21st Century)’을 발전시키자는 제안도 포함되었다. 전체적으로 이번 회의는 SCO 창설 초기부터 중국과 러시아가 강조해 온 ‘다극성(multipolarity)’ 개념을 중심으로 전개되었다.

그러나 1990년대의 다극성 담론과 2025년 현재의 담론은 맥락과 의미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1990년대의 논의가 ‘미국 일극 체제에 대한 개념적 대응’에 머물렀다면, 2025년의 다극성은 이미 ‘미·중 경쟁이 현실화된 국제 질서 속에서의 대안적 구조 구상’으로 진화하였다.

오늘날 중국은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주요 경쟁자로 부상했으며, 러시아는 SCO를 서방에 대한 전략적 균형추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국제적 고립이 심화되자, 러시아는 외교적 시선을 서방에서 동쪽으로 돌리며 SCO를 외교적 탈출구이자 협력의 장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결국 SCO는 중국과 러시아를 비롯한 회원국들에게 ‘대안적 국제 질서’를 모색할 수 있는 제도적 틀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각국이 인식하는 ‘대안’의 의미와 방향이 상이하기 때문에,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 단일한 입장이나 공동 노선이 명확히 형성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SCO는 여전히 ‘다극 질서의 상징적 연대체’로서의 의미를 유지하고 있으나, 그 내적 다양성과 회원국 간 이해관계의 차이는 향후 SCO의 통합성 및 실질적 영향력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함께 내포하고 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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