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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정세변화] 이란 반정부 시위 발생 배경과 이란 경제의 구조적 문제
이란 이혜빈 EC21R&C 연구원 2026/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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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경제 위기와 시위 발발 배경
리얄화 하락과 경제 구조의 문제점
2025년 12월 28일 이란 리얄화가 미국 달러 대비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며 테헤란 바자르 상인들이 파업에 돌입했다. 리얄화는 2025년 한 해 동안 가치가 절반으로 하락했으며, 공식 인플레이션율은 12월 기준 42.5~52.6%로 기록되었다. 마흐디 고드시(Mahdi Ghodsi) 이코노미스트는 “국민들의 실질 소득이 과거의 3분의 1에서 4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월급이 150달러(약 21만 7천원) 수준인 저소득층은 물가 상승으로 경제적 부담이 증가한 상황이다.
바자르 상인들은 1979년 혁명 당시에도 중요한 역할을 했던 집단이다. 한 의류 상인은 소셜미디어에 “고객들에게 새 가격을 말하기가 어렵다”고 게시했다. 에스판디야르 밧망헬리지(Esfandyar Batmanghelidj) 대표는 “시위를 조직하려면 상호 연결된 네트워크와 참여할 수 있는 여유가 필요한데, 이것이 바자리 상인들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경제 문제의 배경에는 재정 운영과 보조금 시스템의 구조적 측면이 있는 것으로 지적된다. 페제시키안(Masoud Pezeshkian) 대통령은 1월 1일 외환 우대 환율 시스템 폐지를 발표했다. 10년간 운영된 이 시스템은 수입업자들에게 보조금을 제공하는 방식이었다. 정부는 ▲월 100만 토만(약 1만원) 전자 식료품 크레딧 지급 ▲공무원 급여 43% 인상 ▲부가가치세 12%에서 10%로 인하 ▲기초 식품 수입 88억 달러(12조 5,277억 원) 보조금 배정 등의 대책을 제시했다. 경제학자들은 이러한 조치만으로는 문제 해결에 한계가 있다는 견해를 제시하고 있다.
6월 이스라엘 공격과 지정학적 상황의 변화
2025년 6월 이스라엘군이 미군과 합동으로 이란 핵시설을 12일간 공격했으며, 고위 보안 관료가 사망하고 군사 시설이 피해를 입었다. 리얄화는 공격 이후 하락세가 가속화되었다. 테헤란의 한 기술 기업가는 “6월 이후 경제 상황 악화로 직원들을 해고해야 했다”고 증언했다.
지난 2년간 이스라엘은 헤즈볼라(Hezbollah)와 하마스(Hamas)에 대한 작전을 수행했으며, 2024년 말 시리아에서 바샤르 알아사드(Bashar al-Assad) 정권이 붕괴했다. 미국과 유럽의 제재가 지속되는 가운데 핵 협상 역시 교착 상태에 머물러 있으며, 이로 인해 이란 경제는 재정 불안과 심화된 경제 격차라는 이중의 부담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구조적 압박 속에서 12월 28일 발생한 통화 가치 급락은 누적된 경제적 불만이 외부로 표출되는 직접적인 계기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시위의 확산과 사회적 양상
바자르에서 전국으로...2주간의 전개 과정
12월 28일 테헤란 바자르에서 시작된 시위는 파업과 가두 행진으로 이어졌다. 상인들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시장의 폐쇄 모습과 시위 장면이 게시되었다. 한 상인은 시위 이틀째 “이란에게 자유를(Freedom for Iran)”이라는 문구와 함께 영상을 올렸다. 시위대는 “독재자에게 죽음을”, “하메네이에게 죽음을”을 구호로 내세웠으며, 일부는 1979년 혁명으로 폐위된 팔라비(Pahlavi) 왕가와 관련된 구호를 사용했다.
뉴욕타임스(The New York Times)가 확인한 영상들은 남부 야수지(Yasuj), 북동부 마슈하드(Mashhad), 국경 인근 보즈노르드(Bojnord) 등 여러 지역에서 시위가 발생했음을 보여준다. 미국 인권활동가뉴스에이전시(Human Rights Activists News Agency)는 시위가 31개 주 중 27개 주, 100개 이상의 도시로 확대되었다고 집계했다.
남서부 시라즈대학(Shiraz University) 학생들은 채팅방을 통해 시위를 조직했으며, 첫날 밤 이슬람공화국 깃발을 훼손했다. 대학 측이 기숙사 문을 폐쇄했으나 학생들은 다시 시위에 참여했다. 셋째 날 밤 보안군이 대화를 시도했으나 학생들은 응하지 않았다. 이후 보안군은 경찰봉, 최루 스프레이를 사용했으나 시위는 지속되었다.
2022년과 다른 참여 양상...계층 간 차이 완화
이번 시위는 다양한 계층이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여성, 생명, 자유” 운동은 마흐사 아미니(Mahsa Amini)의 사망을 계기로 주로 도시 중산층과 청년층이 사회적 이슈로 시위를 전개했다. 당시 시위는 보수적인 지역이나 저소득층의 참여가 제한적이었다. 이번 시위는 경제 문제를 공통 요인으로 삼아, 특정 계층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지역과 사회 계층으로 참여가 확산된 양상을 보였다. 테헤란의 시위 참가자는 “정부가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경제적 부담은 지방과 국경 지역에서도 시위 참여로 이어졌다. 1월 3일 서부 일람(Ilam)주에서 보안군이 정부 건물 인근 시위대에게 발포하여 3~5명이 사망한 것으로 쿠르드 인권단체가 보고했다. 40세 시위 참가자 알리(가명)는 "상황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관영 파르스(Fars) 통신은 남서부 로르데간(Lordegan)에서 총격으로 경찰관 2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정부의 대응 양상
페제시키안의 경제 대책과 그 한계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시위 발생 직후 대응 조치를 발표했다. 중앙은행 총재를 교체하고 1월 10일부터 1인당 월 100만 토만(약 1만원) 전자 식료품 크레딧을 지급하기로 했다. 외환 우대 환율 시스템을 폐지하고 소비자 직접 지원 방식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남서부 방문 시 그는 국영 IRNA 통신을 통해 “국민이 불만족스럽다면 정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월 100만 토만(약 1만원)의 보조금은 50%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제한적 효과가 예상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파테메 모하제라니(Fatemeh Mohajerani) 대통령 대변인은 “우대 환율 종료로 일부 품목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의회 예산안은 ▲공무원 급여 43% 인상 ▲부가가치세 12%에서 10%로 인하 ▲기초 식품 수입 88억 달러(12조 5,277억 원) 보조금 배정 ▲밀 구매 및 연금 조정 자금 배정 등을 포함한다. 경제학자들은 제재 상황에서 통화 안정과 인플레이션 감축을 위한 재정 여력 확보에 제약이 있다는 견해를 제시하고 있다.
하메네이의 강경 입장과 정부 내 대응 차이
하메네이(Ayatollah Ali Khamenei) 최고지도자는 페제시키안과 다른 입장을 표명했다. 토요일 연설에서 “외부 세력이 불안을 조장했다”며 “시위대에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요일에는 “이슬람공화국이 많은 희생을 통해 수립되었다. 파괴 행위에 대응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사법부 수장 골람호세인 모흐세니 에제이(Gholamhossein Mohseni Ejei)는 “이전의 대응 방식을 변경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제이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시위를 지지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대응 방침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테헤란 검찰은 금요일 관련자들에게 사형을 선고할 수 있다고 발표했으며, 최고국가안보회의는 강력한 대응을 밝힌 성명을 발표했다. 정부 내에서 대응 방향에 차이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관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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