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중앙아시아를 향한 탈레반의 최근 외교·안보 정책
러시아ㆍ유라시아 일반 Zhulduz Baizakova Al-Farabi Kazakh National University Senior Researcher 2026/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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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2025년 말 기준, 탈레반 당국과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긴장 관계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역내 국가들은 국경 지역 불안정, 지속적인 마약 밀수, 아프가니스탄발 난민 유입 가능성 증대 등 복합적이고 다층적인 안보 위협에 직면해 있다.
탈레반 정권은 중앙아시아 국가들로부터 여전히 공식 국가 승인을 획득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카자흐스탄과 키르기스스탄은 탈레반을 자국 금지 테러조직 명단에서 삭제하였다.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탈레반 공식 승인 유보는 단순한 거리두기가 아니라, 안보 리스크 관리와 외교적 협상력을 동시에 유지하려는 전략적 선택이다. 극단주의 조직 잔존, 탈레반 통치 방식의 국제 규범 이탈, 서방과의 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외교적 비용, 역내 공동 입장 부재는 조기 승인을 제약하는 핵심 요인이다. 그 결과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승인 자체를 조건부 보상으로 남겨둔 채, 실용적 협력과 제한적 관여를 병행하고 있다.
이러한 제도적 변화에도 불구하고, 경제 분야를 중심으로 한 실용적 협력은 지속되고 있다. 역내 국가들은 투르크메니스탄-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인도(TAPI: Turkmenistan-Afghanistan-Pakistan-India) 파이프라인과 CASA-1000 전력망 사업(CASA-1000: Central Asia-South Asia Power Project) 등 주요 초국경 인프라 사업에 관심을 계속 유지해왔다.
특히 우즈베키스탄은 중앙아시아와 남아시아를 연결하는 트랜스 아프간 철도(Trans-Afghan Railway) 사업 추진에 적극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그러나 안보·재정·정치적 제약이 중첩되면서 이러한 사업들의 전면 이행은 상당한 난관에 직면해 있다.
2023년 아프가니스탄과 우즈베키스탄 간 교역액은 2억 6,600만 달러(약 3,823억 원)로 2022년 대비 약 6배 증가하였으며, 같은 해 투르크메니스탄과의 교역액은 4억 8,100만 달러(약 6,915억 원)를 기록하였다. 카자흐스탄의 경우 2022년 9억 8,740만 달러(약 1조 4,196억 원)에서 2023년 약 10억 달러(약 1조 4,380억 원)로 확대되었다. 2024년 3월부터 2025년 1월까지 약 10개월간 아프가니스탄과 중앙아시아 5개국 간 총 교역액은 16억 9,600만 달러(약 2조 4,386억 원)에 달하였으며, 이 가운데 아프가니스탄의 수입이 15억 8,400만 달러(약 2조 2,776억 원)를 차지해 전력, 연료, 밀가루, 식용유, 화학비료, 시멘트 등 필수재 및 산업 자재 중심의 구조적 무역 불균형이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역내 관계를 규정하는 핵심 변수는 여전히 안보 문제에 있다.
2021년 미군 철수 이후 아프가니스탄은 글로벌 군사 개입 중심지에서 유라시아 대륙 내부의 지정학적 완충지이자 연결 공간으로 전환되었다. 서방 국가들이 제재와 제한적 인도적 지원을 통한 간접 관리 전략을 유지하는 가운데, 중국·러시아·이란 등 역내 행위자들은 안보 안정, 자원 접근, 연결성 확보를 목적으로 실용적 관여를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아프가니스탄은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안보·에너지·교통·수자원 정책과 직접 결합된 전략 공간으로 재부상하였으며, 탈레반 정권 역시 인프라 경유권과 국경 통제를 협상 지렛대로 활용하는 능동적 행위자로 자리잡았다. 따라서 아프가니스탄을 둘러싼 지정학은 단순한 불안정 관리 문제가 아니라, 역내 권력 재편 과정에서 경쟁과 협력이 병존하는 다층적 질서로 이해되어야 한다.
본 연구는 탈레반과 중앙아시아 국가들 간 외교정책 변화를 검토하고,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주요 안보 동향을 분석한다.
역내 정책 구조: 정치·경제적 측면
2025년 1월 미국 행정부 교체 이후 아프가니스탄 인도적 지원은 재검토를 거쳐 부분 축소되었다. 이로 인해 다수 비인도적 지원 프로그램이 중단되거나 종료되었으며, 제한적 지원만이 유엔 및 국제 비정부기구(NGO)를 통해 전달되고 있다. 그 결과 탈레반 정권은 과거 기초 경제활동을 뒷받침하던 외부 자금 유입에서 점차 단절되고 있다.
서방 금융기관들이 90억 달러(약 13조 2,570억 원) 이상의 아프가니스탄 국가자산을 동결하고 있음에도, 탈레반 정권은 거시경제의 전면 붕괴를 일정 부분 방지해왔다. 이는 국내 세수 징수 강화, 공공지출 축소, 대외무역 구조의 제한적 조정을 통해 가능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에도 경제의 전반적 안정성은 여전히 취약하며, 국제 금융체계 접근 제한은 지속적인 구조적 제약 요인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탈레반의 외교·안보 정책은 안정적이고 자율적인 재원 확보에 대한 필요성에 의해 형성되고 있다. 국내 조세 징수는 국경 통과 지점을 중심으로 대폭 강화되었다. 동시에 아프가니스탄에서는 합성마약, 특히 메스암페타민*의 생산과 밀매가 증가하고 있다. 이는 합성마약이 농업 주기에 대한 의존도가 낮고 은닉이 용이하다는 구조적 특성에 기인한다. 2022년 금지 조치 이후 아편 재배가 감소하였으나, 국제 모니터링에 따르면 합성마약 거래는 확대되어 지역 권력자들에게 비공식적 소득원을 제공하고 있다.
*중추신경계를 강력하게 자극하는 합성 향정신성 물질로서, 높은 중독성과 심각한 신경학적·신체적 위해성을 지닌 불법 약물
대규모 인구 이동은 아프가니스탄 경제 상황을 더욱 복합적으로 만드는 요인이다. 2023년 이후 수백만 명의 아프간인이 주로 이란과 파키스탄 등 인접국으로부터 다양한 압력을 받아 귀환하였다. 탈레반 당국은 이러한 귀환을 단순한 인도적·물류적 과제로 한정하지 않고, 세금과 수수료 부과, 재산 및 서류 절차에 대한 통제를 통해 잠재적 재정 수입을 창출할 수 있는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2025년 현재 탈레반의 통치 지속 능력은 장기적인 경제 계획보다 점진적이고 실용적인 적응 전략에 기반한 것으로 평가된다. 탈레반 당국은 역내 파트너들과의 선별적 협력, 제한적 에너지·자원 협정 체결, 아프가니스탄의 중앙아시아 경유·교역 거점화를 통해 서방 원조 의존도를 점진적으로 낮추려 하고 있다. 그러나 높은 인구 증가율, 광범위한 빈곤, 1인당 소득의 정체는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경제 회복을 지속적으로 제약하는 요인이다.
정치적 측면에서 탈레반의 통치 모델은 이념적 경직성과 전략적 실용주의가 병존하는 이중 성격을 지닌다. 국내적으로 탈레반은 엄격한 이슬람법 해석을 강제하여 시민의 자유와 여성 권리를 심각하게 제한하고 있다. 반면 국제적 차원에서는 경제 협력 확대, 정치적 정당성 확보, 필수 자원 획득을 목적으로 역내 국가들과의 관계를 보다 정교하게 조정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이중 전략은 탈레반의 권력 공고화에 일정한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평가된다. 영토 통제에 실패한 이슬람국가(IS)와 달리, 탈레반은 무장 반군 조직에서 비교적 지속 가능한 통치 주체로 전환하는 데 성공하였다. 서방 국제사회로부터 광범위한 거부와 제재에 직면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탈레반의 정당성은 국가 권력을 장악하고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을 근거로 급진 이슬람주의 네트워크 내부에서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불안정한 환경 속에서도 중앙아시아 각국 정부는 아프가니스탄 이슬람 토후국(IEA: Islamic Emirate of Afghanistan)과의 지속 가능한 관계 구축을 목표로 지정학적·경제적 구상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중앙아시아의 공동 이익을 제도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통합적 역내 메커니즘이 부재하다는 점은 핵심적인 제약으로 남아 있다. 탈레반과 중앙아시아 국가들 모두 다자 협력보다는 양자 협상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으며, 이러한 경향은 아프간 국경 지역의 안보 불안이 지속됨에도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전략적 연결성 사업을 계속 중시하는 데서 확인된다. 이들 사업은 단순한 경제적 기회를 넘어, 경제 통합을 통한 역내 안정화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다.
공식 승인 부재와 안보 위협에도 중앙아시아–아프가니스탄 간 경제 협력이 지속되는 것은, 협력 범위가 필수재 중심의 저위험·단기 거래로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탈레반은 교역로 보호와 국경 통제를 통해 최소한의 거래 안정성을 제공하며,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이를 아프가니스탄의 급격한 불안정화를 완화하는 안보 관리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협력은 본질적으로 조건부이며, 대규모 투자나 구조적 통합으로의 전환은 안정적 안보 보장이 전제되지 않는 한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다음은 아프가니스탄 이슬람 토후국(IEA)과 중앙아시아(CA) 국가들 간 협력 관계를 규정하는 주요 인프라 사업 세 가지에 대한 개요이다.
1.TAPI(투르크메니스탄-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인도) 파이프라인은 투르크메니스탄의 에너지 수출 다변화와 파키스탄·인도의 에너지 부족 완화를 목적으로 제안된 사업으로, 관련 국가들의 주요 정책 의제로 지속되어 왔다. 총 연장 1,814km 가운데 800km 이상이 아프간 영토를 통과하므로, 아프가니스탄은 이 사업에서 핵심 경유국 지위를 차지한다. 투르크메니스탄은 자국 구간 건설을 완료하였으나, 아프가니스탄 구간은 서부 및 남부 지역에서 이슬람국가 호라산 지부(IS-K)의 위협이 재개되면서 공사가 지연되고 있다. 결국 이 사업의 실현 가능성은 지속적 안보 위협 속에서도 탈레반이 파이프라인 경로를 안정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지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그림1> TAPI(투르크메니스탄-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인도) 파이프라인
자료: LotusArise, 「TAPI Gas Pipeline (Turkmenistan-Afghanistan-Pakistan-India)」,
https://lotusarise.com/tapi-gas-pipeline-upsc/ (검색일: 2026.1.30)
2.CASA-1000(중앙아시아-남아시아 전력망) 사업 역시 유사한 구조적 난관에 직면해 있다. 이 사업은 여름철 키르기스스탄과 타지키스탄에서 발생하는 수력발전 잉여 전력을 남아시아로 수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키르기스스탄과 타지키스탄의 관련 인프라 구축은 2024년 말 기준 대부분 완료되었다. 그러나 아프가니스탄 전력망 구간의 최종 동기화는 북부 지역, 특히 쿤두즈(Kunduz)와 바글란(Baghlan) 주의 지속적인 불안정으로 인해 여전히 지연되고 있다.
<그림2> CASA 1000
자료: CASA-1000, 「What is CASA-1000?」,
https://www.casa-1000.org/(검색일:2026.1.30)
3.트랜스 아프간 철도(Trans-Afghan Railway)는 내륙국인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파키스탄의 인도양 항구를 연결하는 가장 야심적인 역내 인프라 사업으로 평가된다. 해당 사업이 완공되면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역내 교역 구조는 근본적으로 재편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 사업은 현재까지 초기 계획 단계에 머물러 있다. 2025년 7월 우즈베키스탄,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의 외교장관들은 최종 타당성 조사 착수를 위한 기본 협정에 서명하였다. 이에 따라 철도 노선은 테르메즈(Termez)–나이바바드(Naibabad)–마이단샤르(Maidan Shahr)–로가르(Logar)–하를라치(Kharlachi) 회랑으로 조정되었으나, 여전히 복잡한 공학적 해법을 요구한다. 총 사업비 약 70억 달러(약 10조 3,145억 원) 규모의 이 사업은 힌두쿠시(Hindu Kush) 산맥을 관통하며, 해발 3,500m 이상 고지대에 300개 이상의 교량과 다수 대규모 터널을 건설해야 한다. 이러한 기술적 제약으로 해당 철도는 세계에서 가장 고도가 높고 기술적으로 까다로운 노선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안정적 재정 투자 유치를 위해 장기적이고 지속 가능한 안보 보장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림3> 트랜스 아프간 철도 프로젝트
자료: Daryo, 「Preparation of feasibility study for Trans-Afghan railway project commences」,
https://daryo.uz/en/2024/02/20/preparation-of-feasibility-study-for-trans-afghan-railway-project-commences/ (검색일:2026.1.30)
중앙아시아 국가들 가운데 우즈베키스탄은 가장 일관된 실용주의적 협력 전략을 추구해왔으며, 직접적 정치적 대립보다 외교, 무역, 인프라 연결성 강화를 우선시하고 있다. 무역 통계에 따르면 우즈베키스탄은 현재 아프가니스탄의 최대 역내 무역 파트너이다. 2025년 10월 말 기준 양국 간 교역액은 13억 달러(약 1조 9,152억 원)로, 2024년 같은 기간의 8억 8,630만 달러(약 1조 3,057억 원)와 비교할 때 46.7% 증가하였다. 이에 비해 2025년 1~8월 카자흐스탄과 아프가니스탄 이슬람 토후국(IEA) 간 교역액은 3억 3,590만 달러(약 4,948억 원)에 그쳤으며, 나머지 세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교역 규모는 이보다 현저히 낮다.
우즈베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간 교역 규모가 다른 중앙아시아 국가들보다 큰 것은, 테르메즈를 중심으로 한 안정적 국경·물류 인프라와 국가 주도형 실용주의 외교 전략에 기반한 구조적 결과이다. 우즈베키스탄은 아프가니스탄의 필수재 수요와 자국 수출 구조 간 높은 상호보완성을 활용하는 동시에, 아프가니스탄을 남아시아로 연결되는 장기적 경유지로 인식하여 교역을 전략적으로 유지·확대하고 있다.
코슈테파 운하(Qosh Tepa Canal)는 우즈베키스탄과 투르크메니스탄의 대탈레반 실용적 협력을 촉진하는 핵심 요인으로 부상하였다. 아프가니스탄이 아무다리야강(Amu Darya River) 수자원 통제력을 점차 강화함에 따라, 해당 운하는 단순한 인프라 개발 사업을 넘어 역내 외교 관계를 형성하는 전략적 수단으로 전환되고 있다. 이에 따라 양국은 아프가니스탄과의 직접 대결보다 외교적 접근을 우선하고 있다.
특히 우즈베키스탄은 국경 하천인 아무다리야강의 아프가니스탄 측 수자원 이용 확대에 대응하여, 대립보다 적응에 기반한 전략을 채택하였다. 타슈켄트는 코슈테파 운하 건설과 연계된 취수를 포함해 아프가니스탄의 수자원 이용 권리에 공식적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으며, 대신 해당 사업을 장기적 국가 수자원 관리 계획에 반영해야 할 구조적 제약 조건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러한 접근법은 우즈베키스탄의 대아프가니스탄 실용주의 정책 기조와 본질적으로 연계되어 있다. 2023년 이후 우즈베키스탄은 수자원 가용성에 대한 지속적 압박을 예상하고, 국내 수자원 관리 부문 개혁을 가속화해왔다. 카자흐스탄과 투르크메니스탄에서도 유사한 정책 경향이 관찰된다. 외부적 보장이나 역내 중재에 의존하기보다, 코슈테파 운하에 대한 이들 국가의 대응 방식은 명확한 전략적 선택을 반영한다. 즉, 정치적 긴장 고조보다 국내 회복력 강화, 기술적 현대화, 통제된 형태의 협력을 통해 아프가니스탄과 연계된 위험을 관리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역내 안보 환경
2025년 2월 발표된 유엔 분석지원및제재모니터링팀(UN Analytical Support and Sanctions Monitoring Team) 보고서에 따르면, 파키스탄 탈레반 운동(TTP: Tehrik-e-Taliban Pakistan)과 타지크 극단주의 조직 자마트 안사룰라(JA: Jamaat Ansarullah)는 아프가니스탄 내에서 훈련 캠프를 운영하고 있으며, 알카에다(Al-Qaida) 및 일부 지역 탈레반 세력으로부터 작전적 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해당 캠프들은 코스트(Khost), 쿠나르(Kunar), 난가르하르(Nangarhar), 팍티카(Paktika), 타하르(Takhar) 주에 분포해 있다.
보고서는 또한 알카에다와 연계된 지하디스트(Jihadist) 네트워크가 아프가니스탄 전체 34개 주 가운데 약 14개 주에서 훈련 및 물류 목적의 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
흔히 '타지크 탈레반'으로 지칭되는 자마트 안사룰라(Jamaat Ansarullah)는 코스트(Khost) 주에서 알카에다와 연계된 교관 및 기술적 지원을 받아 훈련 시설을 운영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또한 타하르(Takhar) 주 칼라프간(Kalafgan) 지구에도 중앙아시아 및 광역 지역 출신 무장 세력을 대상으로 하는 추가 훈련 센터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이러한 시설들은 아프가니스탄 북부 지역뿐 아니라 잠재적으로 인접 국가를 대상으로 한 무장 세력의 훈련 및 배치를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자마트 안사룰라(Jamaat Ansarullah)는 2006년 우즈베키스탄 이슬람 운동(IMU: Islamic Movement of Uzbekistan)의 분파로 타지키스탄에서 설립된 이후, 지속적으로 타지키스탄 정부에 도전해왔다. 이 조직은 창설 초기부터 아프가니스탄 북부를 활동 거점으로 삼아왔으며, 탈레반과 IMU 연계 네트워크로부터 물류 및 작전상 지원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개 자료와 지역 분석에 따르면, 2021년 여름 탈레반의 공세 과정에서 자마트 안사룰라는 북부 바다흐샨(Badakhshan) 주의 여러 지구에 사실상의 통제권(de facto control)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파키스탄 탈레반 운동(TTP), 자마트 안사룰라(JA), 알카에다(Al-Qaida)는 아프가니스탄 북부 및 동부 지역을 훈련, 모집, 작전 계획 수립을 위한 비교적 안전한 은신처로 지속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는 역내 안보 환경에 구조적 도전 과제가 여전히 존재함을 보여주며, 해당 지역에서 활동하는 초국경 지하디스트 네트워크가 제기하는 위험성이 지속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한편 역내 안보 평가에서는 이슬람국가 호라산 지부(IS-K)가 제기하는 위협이 지속적으로 강조되고 있다. 이 조직은 탈레반에 대항하는 가장 강력한 무장 세력 가운데 하나로 널리 인식되며, 중앙아시아를 포함한 역내 전반에서 전투원을 모집할 수 있는 역량을 입증해왔다. 공개 자료와 역내 안보 분석에 따르면, IS-K는 험준한 지형과 제한적 국가 통제가 결합된 아프가니스탄 북부 일부 지역에 거점을 유지하며 무장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2025년 11월 말 중국인 근로자들을 표적으로 한 국경 공격이 발생하여, 타지키스탄 국경 지역에서 도로 건설 및 금광 채굴 작업에 종사하던 중국인 5명이 사망하였다. 이에 대해 타지키스탄 당국은 아프가니스탄 바다흐샨(Badakhshan) 주에서 활동하는 이슬람 무장세력이 타지키스탄 하틀론(Khatlon) 지역에 위치한 중국 금광 채굴 캠프를 대상으로 드론 공격을 감행하였다고 주장하였다.
타지키스탄 국가안보위원회는 탈레반 지도부를 공개 비판하며 무장 세력의 국경 침입 중단과 가해자 체포를 촉구하였다. 이에 대해 탈레반은 사건에 대한 일체의 개입을 부인하는 한편, 해당 공격을 지역 불안정화를 목적으로 한 특정 급진 세력의 소행으로 규정하였다. 동시에 아프가니스탄 당국은 수사 과정에서 타지키스탄과 협력할 의사를 표명하였다.
주목할 점은 타지키스탄이 탈레반과의 관계에서 중앙아시아 국가들 가운데 가장 신중하고 경계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타지키스탄은 현재 역내에서 탈레반이 임명한 외교관을 승인하지 않고, 가니(Ghani) 전 정권이 임명한 대사를 계속 인정하는 유일한 국가이다. 한편 탈레반은 타지키스탄이 민족저항전선(NRF: National Resistance Front) 지도부를 은신시키고 아프가니스탄 이슬람 토후국의 불안정화를 시도하는 세력을 지원한다고 지속적으로 비난하고 있다.
타지키스탄과 탈레반 간 관계가 특히 악화된 것은, 아프가니스탄 북부에서 활동하는 자마트 안사룰라 등 반타지키스탄 무장 조직의 존재와 탈레반의 소수 민족 배제적 통치 구조에 대한 구조적 불신 때문이다. 여기에 타지키스탄의 반탈레반 정치 노선과 NRF와의 접촉, 외교관 승인 거부 등이 결합되면서 양측 관계는 실용적 협력보다 지속적인 안보적 대립 구도로 고착화되고 있다.
이들 공격 사건은 중앙아시아 전반에 상당한 우려를 야기하였다. 그러나 현재까지 공격을 수행한 주체의 구체적 신원은 공식 확인되지 않았다. 역내 언론과 분석에서는 파키스탄 탈레반 운동(TTP), 아프간–타지크 국경 일대에서 활동하는 지역 무장 네트워크(자마트 안사룰라 등), 또는 불안정 조장을 목적으로 하는 기타 비국가 행위자 등 다양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일부 해석에서는 이러한 사건이 외부 세력의 간접적 개입과 연계되었을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을 제시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타지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간의 오랜 긴장 관계에도, 이번 공격의 표적이 타지크인이 아닌 중국인이었다는 사실이다. 이는 중국이 최근 아프가니스탄에서 경제적·안보적 이해관계를 중심으로 핵심 행위자로 부상하고 있음을 반영한다. 중국은 아프가니스탄이 보유한 구리, 금, 희토류 등 주요 광물 자원에 전략적 관심을 지속적으로 표명해왔다. 이에 따라 중국은 아프가니스탄을 일대일로(BRI: Belt and Road Initiative)에 보다 포괄적으로 통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안정된 아프가니스탄을 의미 있는 장기 협력의 필수 전제 조건으로 인식하고 있다.
IS-K의 선전 및 모집 활동은 중국, 특히 신장 위구르 자치구(Xinjiang Uyghur Autonomous Region)에 대한 중국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적대적 담론을 반복적으로 강조해왔다. 위구르족 참여의 구체적 규모는 확인하기 어려우나, 이러한 메시지는 초국경 지하디스트 네트워크에 호소함으로써 아프가니스탄을 보다 광범위한 역내 대결의 전략적 거점으로 규정하려는 시도를 반영한다. 이러한 역학은 아프가니스탄 북부의 불안정을 자국 안보에 대한 직접적 위협으로 인식하는 중앙아시아 각국 정부의 우려를 지속적으로 증대시키고 있다.
더욱이 마약 밀매는 아프가니스탄 북부 국경 지역의 불안정을 지속적으로 심화시키는 핵심 요인이다. 역내 관측자들과 법 집행 기관들에 따르면, 특히 아프간–타지크 국경을 따라 국경 수비대와 마약 밀매 조직 간의 충돌이 반복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사건들은 타지키스탄 고르노바다흐샨 자치주(Gorno-Badakhshan Autonomous Region)와 아프가니스탄 바다흐샨(Badakhshan) 주에 인접한 지역에 집중되어 있는 것으로 보고된다. 타지키스탄 내 마약류 압수량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국경 통제가 강화되었음에도 기존 밀매 경로가 지속적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대규모 난민 귀환은 역내 안보 환경의 불안정성을 더욱 심화시키는 또 하나의 주요 요인이다. 유엔 자료에 따르면 최근 260만 명 이상의 아프간인이 귀환하였으며, 이 가운데 상당수는 이란, 파키스탄, 타지키스탄 등 인접국으로부터 강제 추방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난민 귀환은 국제 원조의 급격한 감소, 국내 경제 위축, 그리고 여성의 공식 노동시장 배제가 제도화되는 시점과 맞물려 발생하였다. 그 결과 누적된 사회경제적 압박은 급진화 경향의 확산, 범죄 네트워크의 활성화, 그리고 무장 세력의 모집을 용이하게 하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중앙아시아 각국 정부는 파키스탄의 동향을 포함한 이러한 전개 과정을 상당한 불안과 우려 속에서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2025년 8월 26일 우즈베키스탄 외무부에서 개최된 아프가니스탄 접촉그룹(Contact Group on Afghanistan) 제1차 회의는 이러한 과제들에 대응하기 위한 제도적 시도를 보여준다.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의 특별 대표들이 참석한 이 회의는 초국경 조직범죄, 극단주의, 마약 밀매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을 조율할 독립적인 역내 협의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한다.
2025년 12월 14~15일에는 중국, 파키스탄, 러시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의 대표들이 참석한 역내 협의회의가 테헤란에서 개최되었다. 주목할 점은 탈레반이 초청을 받았음에도, 초청국들과의 기존 양자 관계만으로도 외교적 협력이 충분하다는 이유를 들어 회의 참석을 거부하였다는 사실이다.
회의 논의는 주로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간의 악화된 양자 관계에 초점이 맞춰졌으며, 참가국들은 외교적 대화로의 복귀와 국경 긴장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였다. 또한 향후 일정으로 투르크메니스탄과 파키스탄에서 후속 회의를 개최하는 방안이 제안되었다. 이러한 논의 과정은 역내 주요 행위자들이 다양한 다자 플랫폼을 통해 탈레반과의 대화를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아프가니스탄을 역내 안보 질서에 보다 깊이 통합하려는 의도를 공유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결론
2025년 말 타지키스탄에서 발생한 중국인 대상 공격 사건은 단순한 개별 테러 행위라기보다, 아프가니스탄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보다 심층적인 역내 구조 변화의 한 단면으로 해석될 필요가 있다. 탈레반의 권력 공고화, 안보 거버넌스의 분절화, 무장 단체의 전략적 도구화, 그리고 정보전의 강화가 상호 작용하면서, 역내에는 고도의 전략적 불확실성이 축적되고 있다.
탈레반의 인접국 관계는 역내 다양한 행위자들을 관리하기 위한 실용적 지렛대 계산에 기반하여 형성되고 있다. 특히 중앙아시아 국가들, 그중에서도 우즈베키스탄과 투르크메니스탄을 상대로는 코슈테파 운하 건설과 TAPI 가스관, 트랜스 아프간 철도 등 역내 인프라 사업을 둘러싼 의도적 불확실성을 수자원 관리 문제와 결합한 협상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사업들이 장기간 보류된 상태로 유지되는 한, 이는 상대국에 대한 효과적인 협상 지렛대로 기능한다.
반면 타지키스탄과의 관계에서는 안보 사안이 보다 두드러지며, 자마트 안사룰라(JA)와 IS-K 등 무장 조직의 활동, 그리고 마약 밀매 문제가 주요 협상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상이한 접근 방식은 탈레반이 점차 이념 중심 행위자를 넘어 합리적이고 이익 중심적인 행위자로 전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나아가 탈레반은 이웃 국가들의 정책적 목표와 취약점을 비교적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이를 향후 협상과 합의 과정에서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축적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아프가니스탄은 수동적인 배경이 아니라, 역내 권력 경쟁이 전개되고 조정되는 능동적인 전략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그 파트너들이 직면한 핵심 과제는, 모호성 자체가 전략적 자원으로 활용되는 유동적이고 경쟁적인 지역 질서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대응하는 데 있다.
현재 탈레반 행정부는 특히 파키스탄 국경을 중심으로 이웃 국가들에 대한 전략적 지렛대를 공고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중앙아시아 국가들을 대상으로 한 외교정책은 각국의 경제적 관여 수준에 따라 조정되고 있으나, 그 핵심 전략은 2021년 집권 이후 전반적으로 일관되게 유지되어왔다. 탈레반은 중앙아시아 국가들과의 관계를 상호 의존에 기반한 파트너십으로 인식하고 있다. 즉, 아프가니스탄은 보다 유리한 교역 조건과 심화된 역내 통합, 나아가 확대된 외교적 지지를 추구하는 반면,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내륙국이라는 구조적 제약을 완화할 수 있는 경로를 제공하는 아프가니스탄을 통해 역내 연결성 강화를 도모하고자 한다. 이러한 상호 보완적 이해관계는 특히 이중 내륙국인 우즈베키스탄에서 두드러지는데, 우즈베키스탄은 자국을 역내 핵심 경유 거점으로 전환하려는 장기적 전략적 포부를 갖고 있다.
탈레반 지도부는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해양 접근을 확보할 수 있는 실질적이고 신뢰할 만한 대안이 제한적이라는 점을 명확히 인식하고 있다. 더 나아가 이들은 역내에서 점차 심화될 수자원 부족 문제를 잠재적인 전략 자원으로 활용할 준비가 되어 있다. 톈산(Tien Shan)과 파미르(Pamir) 산맥의 빙하가 가속적으로 소실됨에 따라, 해당 지역은 수자원 제약과 물류적 취약성이 중첩되는 구조적 압력에 직면하고 있으며, 이는 중장기적으로 역내 국가들의 정책 선택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탈레반은 전반적으로 전략적 인내를 유지하는 행위자로 평가된다. 파키스탄이라는 핵보유국의 역내 영향력에 일정 부분 도전하는 데 성공한 데 이어, 2025년 7월 러시아라는 또 다른 핵보유국으로부터 공식 승인을 확보한 이후, 아프가니스탄은 제한된 비용으로 최대한의 정치적 양보를 도출하기 위해 심리적 압박과 정보 조작을 결합한 전략을 점진적으로 구사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기존 정책 노선을 점차 조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으며, 그 결과 현재 우즈베키스탄이 채택하고 있는 실용적이고 이익 중심적인 대화 방식으로의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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