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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메르코수르-유럽연합 무역협정의 이해
중남미 일반 Diego Telias Universidad ORT Uruguay Lecturer 2026/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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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초부터 유럽연합(EU)과 메르코수르(Mercosur) 간 무역협정이 연내 체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제기되었다.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고 다자무역체제를 둘러싼 논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CPTPP(Comprehensive and Progressive Agreement for Trans-Pacific Partnership)와 RCEP(Regional 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 같은 메가 무역협정이 등장하였다. 이러한 국제 환경 속에서 두 주요 경제 블록 간 협정 체결은 국제질서 전반에 중요한 함의를 지닌다.
본고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파라과이, 볼리비아로 구성된 메르코수르의 2025년 상황을 검토한다. 회원국 간 관계와 정치·경제적 맥락을 살피되, 특히 EU와의 협정 타결 과정을 중점적으로 분석한다. 라틴아메리카 최대의 지역 통합체인 메르코수르는 제도적 유연성에 대한 내부적 요구와 더불어 아시아 등 역외 시장으로의 진출 필요성에 직면해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회원국들과의 무역협정 체결은 메르코수르의 대외 전략 변화의 긍정적 신호로 평가할 수 있다.
메르코수르-유럽연합(EU) 협정: 30년 협상의 결실
남미공동시장인 메르코수르는 1990년대 역내 민주화와 자유주의 확산이라는 역사적 흐름 속에서 출범하였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파라과이는 자유무역협정이나 관세동맹을 넘어 공동시장 창설을 목표로 1991년 아순시온 조약(Treaty of Asunción)을 체결하였다. 이후 30여 년간 메르코수르는 회원국 간 경제통합을 진전시키고 민주주의 조항을 제도화했으며, 역내에서 브라질의 리더십을 발휘하는 주요 플랫폼으로 기능해왔다. 그러나 공동역외관세 예외가 과도하게 적용되면서, 실질적인 공동시장은 물론 완전한 관세동맹으로서의 기능도 충분히 공고화되지 못했다는 한계가 지속적으로 지적되어 왔다.
태평양동맹(Pacific Alliance)과 같은 보다 개방적인 지역주의 모델과 비교할 때, 메르코수르는 블록 차원에서 역외 주요 시장과의 포괄적 협정 체결에 실패해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집트, 이스라엘, 인도, 남아프리카관세동맹(SACU)과 협정을 체결하였으나, 라틴아메리카 외 지역에서는 실질적 파급력을 지닌 무역협정을 발전시키지 못했다. 그러나 아르헨티나의 하비에르 밀레이(Javier Milei) 대통령이 지적했듯이, 이러한 인식을 전환할 수 있는 결정적 계기가 되는 협정이 존재한다. 바로 EU와의 자유무역협정(FTA)이다. 이 협정은 1990년대 논의가 시작되었으며, 최종적으로는 2026년 1월에 이르러서야 타결되었다.
2024년 12월 우루과이에서 개최된 메르코수르 정상회의에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Ursula von der Leyen) 유럽집행위원장이 참석하여 메르코수르-EU 연합협정 협상 타결을 공식 발표하였다.사실 2019년에 이미 정치적 타결이 선언된 바 있으나, 이번에는 법률 검토와 공식 번역 절차를 거쳐 협정문이 완비되면서 공식화되었다. 본 협정은 무역 분야를 넘어 정치·제도적 협력까지 포괄하고 있어, 유럽 국가들의 서명 및 비준 절차는 더욱 복잡한 양상을 띠었다. 7억 명 이상의 인구를 포괄하는 이 협정의 향방은 2025년 한 해 동안 유럽 측의 결정에 달려 있었다. 이에 따라 유럽집행위원회는 27개 회원국 의회의 개별 승인이 필요하지 않은 무역 챕터를 우선 발효하는 방안을 검토하며 협정 이행을 추진하고자 했다.
협정은 오랫동안 프랑스, 폴란드, 오스트리아, 아일랜드 등 일부 유럽 국가들의 반대에 직면해 왔다. 이들 국가는 환경 보호를 명분으로 내세웠으나, 이는 실제로는 남미산 농산물 유입이 자국 농업에 미칠 경쟁 압력에 대한 우려를 완화하기 위한 정치적 논리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2025년 9월 말 프랑스 농민들은 메르코수르 협정 반대 시위를 조직하며 비준 저지를 위한 연합 결성을 시도하였다. 이들은 저가 수입품 유입을 문제 삼으며, EU의 위생 및 환경 기준이 철저히 준수될 것을 요구하였다.
메르코수르 국가들에 있어 본 협정은 선진국 블록에 대한 특혜적 시장 접근을 의미하며, 농산물과 광물 수출 확대를 위한 결정적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협정은 유럽 주도의 규범과 표준에 대한 합의를 포함하고 있어, 메르코수르 국가들의 제도적 현대화를 촉진하는 중요한 유인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이 협정의 의미는 단순한 경제적 성과에 국한되지 않는다. 미·중 전략 경쟁, 트럼프 시기의 정책 유산, 중국 의존 심화 등 복합적인 국제 환경 속에서 메르코수르-EU 파트너십은 다자주의와 규칙 기반 국제질서를 공유하는 두 블록 간 연대를 제도적으로 강화하는 계기가 된다. EU가 최근 중국이 차지해온 남미의 주요 파트너 역할을 일정 부분 대체하기 위해서도 이 협정은 필수적인 수단으로 평가된다.
유럽집행위원회가 최종 협정문을 회원국과 유럽의회에 송부한 이후, 협정은 유럽의회와 27개 회원국 가운데 가중다수(인구 65% 이상을 대표하는 최소 15개국)의 승인을 받아야 했다. 2025년 11월에는 메르코수르 최대 해외투자국인 EU와의 12월 정상회의에서 협정이 서명될 것으로 전망되었다. 그러나 해당 시점에는 서명이 이루어지지 못했고, 프랑스, 오스트리아, 헝가리, 폴란드, 아일랜드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2026년 1월에 이르러서야 최종 타결되었다. 마지막까지 반대 입장을 유지하던 이탈리아가 지지로 선회하면서 가중다수 확보가 가능해졌고, 이에 따라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의 방문과 협정 서명이 성사되었다.
다각화 전략: EFTA·UAE와의 협정 추진
EU와의 협정은 시장 규모, 주요 글로벌 블록과의 협정 체결, 그리고 30년 이상 누적된 기대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그러나 메르코수르는 이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국가 및 지역과의 무역협정 협상도 병행해왔다. 캐나다, EFTA, 싱가포르, 아랍에미리트 (UAE), 인도네시아, 한국 등과의 협상 아젠다는 메르코수르 대외 전략의 다변화를 보여주며, 각 협상의 진척 수준은 상이하다.
2025년 9월 중순, 메르코수르와 EFTA 회원국 간 자유무역협정이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타결되었다.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리히텐슈타인, 스위스로 구성된 EFTA와의 이 협정은 약 3억 명 규모의 자유무역지대를 형성하며, 양측 수출 품목의 97% 이상을 무관세로 거래할 수 있도록 한다. 아직 발효 절차가 남아 있으나, 각국은 조속한 비준을 약속하였다. EU와의 대형 협정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이루어진 이번 타결은, 메르코수르가 내부적·외부적으로 실용주의적 접근을 취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였다. 특히 이 협정은 무역을 넘어 지식재산권과 정부조달 분야까지 포함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메르코수르는 2025년 말 이전에 또 다른 협정의 타결도 추진하였다. 브라질의 마우루 비에이라(Mauro Vieira) 외교장관은 약 1년 6개월간의 협상 끝에 UAE와의 협정이 조만간 마무리될 것이라고 전망하였다. 이 협정을 통해 메르코수르 국가들은 육류, 곡물, 과일 등의 수출을 확대하고, 낙농을 비롯한 기타 산업 부문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된다. 교역 규모 자체는 상대적으로 크지 않지만, 중동 지역의 새로운 파트너와 협정을 체결한다는 점에서 전략적 의미가 크다.
이들 협정이 성사될 경우, 메르코수르는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등 동남아 신흥시장으로 협상 아젠다를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 메르코수르는 이들 국가를 대상으로 농산물 수출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EU와 무역협정을 체결한 인도네시아는 시장 다변화 전략의 일환으로 메르코수르와의 협정 체결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양측 모두 EU와의 협상을 우선시해왔으나, 관련 협정의 타결은 메르코수르-인도네시아 간 교역 확대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 브라질 주도로 협상 개시가 추진되어 온 베트남 역시 유사한 맥락에 놓여 있다.
내부 갈등과 향후 과제
아르헨티나의 밀레이 대통령은 메르코수르에 대해 매우 비판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그는 회원국이 메르코수르의 승인 없이도 제3국과 독자적으로 협정을 협상·체결할 수 있도록 규칙의 유연성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아르헨티나는 상반기 순회 의장국(2025)을 맡았으며, 임기를 마무리하면서 블록 내 회원국의 자율성 강화를 거듭 요구했다. 자유를 중시하는 자신의 정치적 서사에 부합하게, 밀레이 대통령은 무역 확대를 강조하며 재임 기간 중 파나마와 엘살바도르와의 협상을 개시하는 등 추가 협정 확보에 나섰다고 밝혔다.
블록의 또 다른 핵심 국가인 브라질은 하반기 순회 의장국(2025)을 맡았다. 브라질 정부는 무역 확대, 에너지 전환, 기술 발전, 조직범죄 대응, 불평등 완화라는 다섯 가지 우선과제를 제시하였다. 라틴아메리카 지역주의의 적극적 옹호자인 룰라(Lula) 대통령에게 유럽과의 협정은 국제적 리더로서의 입지를 강화할 중요한 기회였다. 강한 좌파 성향에도 불구하고, 민주주의와 다자주의, 환경 등 글로벌 의제에 대한 진보적 입장을 기반으로 한 리더십을 국제사회에 보여줄 수 있는 계기이기도 했다.
메르코수르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라는 두 대국을 중심으로 형성되었지만, 블록을 통해 글로벌 시장 진출 기회를 모색하는 우루과이와 파라과이 같은 소규모 파트너국들도 포함한다. 야만두 오르시(Yamandú Orsi) 우루과이 대통령이 언급했듯이, 이들 국가는 메르코수르 내에서 중재자 역할을 수행하며 양대 강국 간 극단적 입장을 조정해왔다. 또한 메르코수르의 현대화와 제도적 유연화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왔으며, 이는 특정 정부의 성향을 넘어서는 구조적 과제로 남아 있다.
메르코수르는 EU와의 협정 서명을 통해 2026년을 비교적 성공적으로 시작하였다. 브라질의 입장에서는 순회 의장국(2025) 임기 중, 특히 12월 브라질리아 회의에서 협정을 타결함으로써 리더십을 과시하고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국제적 이미지를 제고하는 것이 중요한 성과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협정 과정은 브라질 정부의 초기 계획과는 다소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었다. 실제로 룰라 대통령은 다른 정상들이 참석한 아순시온 공식 서명식에는 불참했으며, 이미 자국에서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을 접견한 상태였다.
결국 유럽의회의 비준 절차가 여전히 남아 있고 승인 가능성은 높게 점쳐지지만, 메르코수르는 대외 협상 아젠다에서 중대한 진전을 이룬 것이 분명하다. 서명식 개최국인 파라과이의 산티아고 페냐(Santiago Peña) 대통령은 룰라 대통령의 주도적 역할을 공개적으로 인정했지만, 룰라의 불참은 EU와의 협정 진전과는 별개로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간 관계가 여전히 원활하지 않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양국 관계는 향후 수개월간 메르코수르의 진로를 결정짓는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참고 문헌]
∙ Agencia Brasil. 2025. https://agenciabrasil.ebc.com.br/es/internacional/noticia/2025-07/brasil-asume-presidencia-del-mercosur-con-foco-en-integracion-regional
∙ Ámbito 2024. https://www.ambito.com/uruguay/javier-milei-volvio-proponer-flexibilizar-el-mercosur-e-impulsar-acuerdos-bilaterales-n6095734
∙ Bloomberg Línea 2025. https://www.bloomberglinea.com/mundo/los-agricultores-franceses-protestan-y-piden-al-gobierno-vetar-el-acuerdo-con-mercosur/
∙ Euro news. 2025. https://www.euronews.com/my-europe/2025/09/16/will-the-eu-mercosur-partnership-get-off-the-ground
∙ EU-Mercosur. 2025. https://www.euronews.com/my-europe/2025/09/16/will-the-eu-mercosur-partnership-get-off-the-ground
∙ Gobierno Argentina. 2024. https://www.argentina.gob.ar/noticias/presidente-milei-el-mercosur-nacio-con-la-idea-de-profundizar-nuestros-lazos-comerciales-y
∙ Gobierno Argentina. 2025. https://www.argentina.gob.ar/noticias/el-presidente-javier-milei-cerro-la-cumbre-del-mercosur-con-una-fuerte-critica-la
∙ Gobierno Uruguay. 2025. https://www.gub.uy/ministerio-relaciones-exteriores/comunicacion/noticias/se-firmo-acuerdo-entre-mercosur-efta
∙ La Mañana 2025. https://www.xn--lamaana-7za.uy/politica/desde-nueva-york-orsi-defiende-el-multilateralismo-y-un-nuevo-modelo-para-uruguay/
∙ Medios Públicos. 2025. https://mediospublicos.uy/acuerdo-comercial-entre-el-mercosur-y-emiratos-arabes-unidos-se-firmaria-este-ano/
∙ Mercosur. 2024. https://www.mercosur.int/wp-content/uploads/2024/12/Declaracion-Conjunta-MCS-UE_ESP.pdf
∙ Montevideo Portal. 2025. https://www.montevideo.com.uy/Noticias/Espana-urge-a-ratificar-acuerdo-UE-Mercosur--No-hay-que-perder-un-minuto--uc937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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