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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특집이슈

[월간정세변화] 미국·이란 평화 협상의 현황과 전망

이란 이혜빈 EC21R&C 연구원 2026/06/30

자료인용안내

자료를 인용, 보도하시는 경우, 출처를 반드시 “ EMERiCs 아프리카ㆍ중동 ”으로 명시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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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의 전개와 타결

공습 개시와 휴전 합의
2026년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미사일 프로그램 억제와 정권 교체를 목표로 대(對)이란 공습을 개시하였다. 이란은 이스라엘과 역내 미군 기지, 아랍국가를 상대로 반격에 나서는 한편, 주요 교역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Strait of Hormuz) 을 봉쇄하였다. 해협 봉쇄로 전쟁은 군사적 충돌을 넘어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을 뒤흔드는 복합 위기로 번졌다.

휴전을 위한 협상은 군사적 압박과 외교적 중재가 맞물리며 진행되었다. 미국은 초기에 이란의 무조건 항복을 요구하고 에너지 시설과 교량 타격을 압박 카드로 내세웠으나, 거듭 제시한 최후통첩 시한이 실제 군사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으면서 협상의 길이 열렸다. 그 결과 4월 8일 파키스탄의 중재로 미·이란 간 조건부 2주 휴전이 성립되었고, 이후 여러 차례 연장을 거치며 협상의 틀이 잡혔다.

제3국 중재 중심의 휴전 협상 진행
미·이란 휴전 협상은 당사국이 직접 마주 앉기보다 제3국 중재를 거쳐 진행되었다. 협상은 이란의 10개항 계획과 미국의 15개항 계획을 토대로 삼았으며, 핵·미사일 프로그램과 제재 완화 시점이 주요 쟁점이었다. 4월 11일 이슬라마바드 회담은 여러 쟁점에서 진전을 보였으나, 핵 농축 문제를 둘러싼 이견으로 최종 합의에는 이르지 못하였다. 협상이 이처럼 교착과 진전을 되풀이한 배경에는 당사국 간 신뢰 부재가 있었으며, 이로 인해 제3국 중재가 협상을 지속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였다.

6월 17일 도출된 14개항 양해각서(MoU)는 최종 평화협정에 앞서 군사 행동 중단과 후속 협상의 조건을 규정한 문건이다. 양해각서 서명 이후 협상은 한 단계 진전되어, 6월 21일부터 이틀간 스위스 뷔르겐슈토크(Bürgenstock) 에서 미국·이란·파키스탄·카타르 4자 회담이 개최되었다. 18시간에 걸친 협의 끝에 양측은 양해각서 이행을 감독할 고위급위원회를 설치하고, 60일 내 최종 협정 체결을 위한 로드맵에 합의하였다. 아울러 핵·제재·분쟁해결을 다룰 실무 작업반과 레바논 충돌 관리를 위한 갈등완화 기구(de-confliction cell), 호르무즈 해협 통항 안전을 위한 연락선이 마련되었다. 다만 이 회담은 후속 기술 협상의 토대를 놓은 단계로, 최종 협정 타결까지는 추가 협상이 남아 있다.

14개항 양해각서의 주요 내용

군사 행동 중단과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14개항 양해각서(MoU)는 60일간의 휴전을 규정하고, 그 기간 동안 최종 평화협정을 협상하도록 하였다. 군사 부문에서 양측은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 군사 행동을 즉각·영구 중단하고, 향후 상호 무력 사용이나 그 위협을 자제하기로 합의하였다(1·2항). 미국은 양해각서 서명 즉시 해상 봉쇄 해제에 착수하여 30일 내 완전히 종료하고, 최종 협정 후 30일 내 이란 인근에서 병력을 철수하기로 하였다(4항).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은 양해각서의 주요 사안 중 하나로, 이란은 서명 직후 페르시아만과 오만해를 오가는 상업 선박의 무상 통항을 60일간 보장하고 기뢰 제거 등 기술적 조치를 30일 내 이행하기로 하였다(5항). 또한 해협의 향후 관리와 해상 서비스 방안을 오만 및 인접 연안국과 협의하도록 규정하였다. 이는 봉쇄 해제의 절차와 시한을 명문화함으로써 에너지 공급망 정상화의 제도적 근거를 마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재건 기금·핵 합의와 이행 보증
경제·재건 부문에서 미국은 역내 파트너와 함께 최소 3,000억 달러(약 461조 4,000억 원) 규모의 이란 재건·경제개발 계획을 마련하기로 하였다(6항). 아울러 양해각서 서명 즉시 이란산 원유·석유제품 수출에 대한 제재 유예를 발효하고, 동결 자산의 해제 절차를 협의하며, 제재의 단계적 해제 일정을 최종 협정에 담기로 하였다(10·11항). 이는 전쟁으로 침체된 이란 경제의 회복을 합의 이행과 연계한 구조로 해석된다.

핵 부문에서 이란은 핵무기를 개발·확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하고, 비축 농축물질은 국제원자력기구(IAEA) 감독하에 현장 저농축(down blending)을 최소 방식으로 처리하기로 하였다(8항). 다만 이란의 농축 권한 자체를 인정할지는 최종 협정에서 다루기로 하여 핵심 쟁점은 여전히 미결 상태로 남아 있다. 이행 감독과 관련해서는 양해각서 이행을 점검할 집행 기구를 설치하고(12항), 최종 협정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로 추인받도록 규정하였다(14항). 그러나 어느 한쪽이 언제든 협상에서 이탈할 수 있다는 단서가 병존하여, 합의의 구속력에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란 경제의 침체와 위기

초인플레이션과 통화 가치 붕괴
전쟁은 이미 취약하던 이란 경제를 급격한 침체로 몰아넣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26년 이란 경제가 6.1% 역성장하고 물가상승률이 68.9%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였다. 전쟁 이전부터 이어진 경제 제재의 여파로 2025년 물가상승률이 이미 50%를 넘었고, 리알화 가치는 2025년 미국과의 12일 전쟁을 거치며 수개월 만에 약 60% 하락하였다. 이번 전쟁은 이러한 불안정을 더욱 가중시켜, 물가와 환율이 함께 악화되었다. 

생활 물가의 상승세는 특히 가팔랐다. 식품 물가상승률은 2025년 10월 64%에서 2026년 2월 105%로 높아졌으며, 빵·곡물은 140%, 유지류는 219%에 이르렀다. 리알화 가치는 미 달러당 약 132만 리알 수준으로 하락하였고, 당국은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고 현금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자국 역사상 최고액권인 1,000만 리알권을 발행하였다. 다만 이란이 2024년 이후 국내총생산(GDP) 통계를 공개하지 않고 인터넷 차단으로 국내 통계의 접근이 제한된 점을 고려하면, 실제 상황은 공식 지표보다 악화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이중 압박과 전후 재건 전망
이란 경제의 악화는 자국이 단행한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도 무관하지 않다. 이란 교역량의 90% 이상이 해협을 통과하는 가운데, 미국이 이란 항구를 해상 봉쇄로 맞대응하자 원유 수출을 비롯한 대외 교역의 상당 부분이 중단되었다. 아울러 미국이 이란과 거래하는 중국 은행에 대한 추가 제재를 예고하여 봉쇄와 금융 제재가 함께 작용하는 이중 압박이 형성되었다. 이는 이란의 주요 자금원을 제약하고 국제수지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전쟁이 남긴 물적 피해도 적지 않다. 미·이스라엘의 공습은 정유시설과 발전소 등 에너지 기반시설에 집중되었으며, 인프라 피해 규모는 2,000억~2,700억 달러(약 307조 6,000억 원 ~ 415조 2,600억 원)로 추산된다. 이란 경제 당국은 전후 재건에 10년 이상이 소요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회복 속도를 두고는 전망이 엇갈린다. 제재가 해제되면 비교적 빠른 반등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있는 반면, 낙관적 시나리오에서도 본격적 회복보다는 장기 침체가 이어질 것이라는 견해도 적지 않다.

호르무즈 해협과 글로벌 에너지 시장

해협 봉쇄에 따른 유가 상승과 공급 위축
호르무즈 해협은 전쟁 이전 세계 에너지 공급의 약 20%가 지나던 통로로, 이란의 봉쇄는 수십 년 만의 심각한 에너지 충격으로 이어졌다. 2026년 2월 28일 개전 이후 해상 원유 수송이 사실상 차단되면서 에너지 가격은 가파르게 상승하였다. 국제 유가 기준인 브렌트유는 4월과 5월 배럴당 110달러(약 16만 8,900원)를 넘나드는 고점을 기록하였으며, 같은 기간 이란의 원유 선적량은 3월 하루 170만 배럴에서 5월 30만 배럴 미만으로 감소하였다.

봉쇄의 여파는 이란에 국한되지 않았다. 페르시아만 내 원유 선적이 전반적으로 위축되어 만(灣) 일대 정유시설과 송유관이 전쟁으로 손상되면서 공급 차질이 가중되었다. 6월 17일 양해각서 서명 이후 미국이 해상 봉쇄를 해제하고 해협 통항이 재개되면서 원유 수송은 점차 회복되었으나, 통항 선박 수는 6월 하순에도 전쟁 이전의 20% 수준에 머물렀다. 협상 진행 중에도 레바논에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충돌이 이어지고 있으며 이란은 이를 양해각서 위반으로 규정하며 해협 재봉쇄를 거론하는 등 긴장이 지속되고 있다. 아울러 중앙 항로의 기뢰 제거 작업이 진행 중이며 전쟁위험 보험료도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어, 해상 물류가 정상화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종전 기대에 따른 가격 조정과 시장의 신중론
협상에 대한 기대는 유가에 빠르게 반영되었다. 미·이란이 휴전을 연장하는 60일 양해각서에 합의하였다는 관측이 확산되면서, 브렌트유는 5월 한 달간 약 19% 하락하여 코로나19 이후 최대 월간 하락 폭을 기록하였고 2026년 고점 대비로는 약 20% 떨어졌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같은 달 16.5% 내렸다. 해협 재개방으로 원유 수송이 정상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가격 하락을 이끌었다.

다만 시장은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였다. 국제자본시장협회(ICMA)*의 밥 파커 선임 자문역은 평화협정의 지속성에 대한 확신이 서기 전까지 유가가 당분간 배럴당 90~100달러(13만 8,200원~15만 3,600원)선에 머물 것으로 전망하였다. 해협이 재개방되더라도 그 개방이 부분적 수준에 그칠 수 있고, 전쟁으로 인한 정유시설·송유관 피해와 재고 소진, 유조선 운항의 보안 문제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는 점도 신중론의 근거로 지적되었다. 결국 에너지 시장의 안정은 휴전 후 이어지는 최종 협정의 타결과 해협 정상화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 국제자본시장협회(ICMA): 취리히에 본부를 둔 1969년 설립된 비영리 회원제 협회. 채권시장의 표준·권고를 제정하고 규제 당국과 협력하는 역할을 함

휴전의 지속가능성과 주요 쟁점

핵 농축과 안보 현안을 둘러싼 입장차
양해각서는 60일 휴전과 군사 행동 중단을 규정하였으나, 이것이 최종 평화협정으로 이어질지는 남은 쟁점의 타결 여부에 달려 있다. 가장 첨예한 사안은 핵 농축 문제로, 미국은 이란의 농축 활동을 완전히 중단시키는 ‘농축 제로’를 요구해 온 반면, 이란은 평화적 목적의 농축을 주권적 권리로 규정하며 이를 거부하였다. 양해각서는 농축물질의 저농축 처리에는 합의하면서도 농축 권한 자체는 최종 협정의 과제로 넘겨, 이 쟁점은 협상 단계에 그대로 남았다. 다만 6월 하순 스위스 회담에서 이란이 IAEA 사찰단의 복귀에 동의함으로써, 검증 체계 복원의 첫 단계는 마련되었다.

핵 이외의 안보 현안도 합의의 지속성을 위협하는 요인이다. 이란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과 역내 대리세력 문제, 전쟁 피해에 대한 배상과 동결 자산 해제의 범위·시점, IAEA 사찰의 공백을 메울 검증 체계 등이 남은 과제로 지적된다. 

주요 행위자의 입장과 합의의 불확실성
휴전의 향배는 당사국뿐 아니라 역내·역외 행위자의 이해관계에도 영향을 받는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미사일 역량이 충분히 제거되지 않은 합의에 신중한 입장을 보여 왔으며, 일부 각료는 레바논 휴전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실제로 양해각서 서명 이후에도 이스라엘과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 간 충돌이 이어졌고, 이란은 이를 양해각서 1항 위반으로 규정하며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 가능성을 언급하였다. 레바논 전선의 불안정은 합의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로 지적된다.

역외 행위자의 태도 또한 불확실성을 더한다. 이란의 주요 교역 상대인 중국과 러시아는 전쟁 국면에서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지 않았으며, 미국이 이란과 거래하는 중국 은행에 대한 제재를 예고하면서 이란의 대외 여건은 한층 제약되었다. 아울러 미국 내에서도 이번 합의를 둘러싼 비판이 제기되고 있어, 합의가 최종 협정으로 진전되더라도 비준과 이행 과정에서 적지 않은 변수가 따를 것으로 보인다. 

휴전 이후의 전망과 과제

휴전의 지속성을 둘러싼 변수
14개항 양해각서는 전쟁을 중단시키는 출발점이 되었으나, 최종 평화협정으로 이어질지는 향후 60일의 협상에 달려 있다. 합의가 진전되는 경우 제재의 단계적 해제와 3,000억 달러(약 461조 4,000억 원) 규모의 재건 계획이 가동되어 이란 경제가 회복 국면에 진입하고,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 정상화로 에너지 시장의 불안정도 완화될 수 있다. 반면 핵 농축을 비롯한 쟁점에서 이견이 좁혀지지 않을 경우 휴전이 군사 행동 재개로 이어지거나 합의 이행이 지연될 수 있다. 실제로 2026년 6월 26일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의 상선을 공격한 이란에 보복 타격을 가하였고, 27일과 28일에도 상선 공격과 미국의 재타격, 이란의 재보복이 잇따랐다. 이는 양해각서 서명 이후 처음 발생한 미·이란 간 직접 교전으로 휴전이 다시 무력 충돌로 흔들릴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에너지 시장의 향방
단기적으로 에너지 시장은 휴전 합의와 군사적 긴장 사이에서 불안정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해협 재개방 기대가 유가 하락을 이끌었으나, 정유시설·송유관 피해와 재고 소진, 유조선 운항의 보안 문제가 남아 있어 공급 정상화에는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합의 이행이 구체화되기 전까지 유가는 상당한 변동성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결국 이번 양해각서는 군사적 충돌을 멈추는 성과를 거두었으나 그 자체로 평화를 보장하지는 못한다. 합의가 항구적 평화로 정착될지는 핵 협상의 진척과 레바논 전선의 안정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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