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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브라질 모델과 석유산업

브라질 김영철 부산외국어대학교 중남미지역원 HK교수 2011/12/29

□브라질 모델과 심해 유전 개발

 

브라질은 이미 세계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20년이 되면 중국, 미국과 인도에 이어 세계 4위의 경제대국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적인 경제성장이 중산층을 확대시키는 것으로 연결되고 있어, 지난 8년간 스페인 인구와 맞먹는 4,000만 명이 중산층으로 유입되면서, 보건, 교육, 대출과 공식부문의 고용으로 흡수되었다. 브라질과 같이 인구가 많은 국가에서 중산층이 넓어지면 전체적인 국내 수요가 증가하고 소비가 확대되기 때문에 자생적인 경제순환 구조를 구성할 수 있게 된다. 대부분의 국가들이 전체적인 인구 규모, 부의 균등분배와 불안정한 고용으로 선순환적인 경제구조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브라질의 성장은 놀라운 것이라 할 수 있다.


□지우마 호세피의 브라질 모델

 

브라질은 2012년에 정치와 경제를 포함하여 지속가능하고 포괄적인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3가지 방향의 정책을 기획하고 있다. 첫째는 국가와 시장의 균형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인데, 정부는 생산성 증대와 혁신을 통해 시장이 가장 잘 작동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둘째는 전체적인 경제 팽창과 균형적인 무역을 통해서 친(親)성장 정책을 추진할 것이다. 셋째는 생산성 향상에 따른 임금 인상을 통해 중산층을 확대하고 빈곤계층을 지속적으로 축소할 것이다.
이러한 경제와 정치의 민주주의를 위해 재정확보와 안정이 매우 중요한 문제로 대두하게 될 것인데 문제해결을 위해 투자확대를 주도할 것이다. 사실 생활수준과 소득분배가 개선된 것은 가난한 가족에게 더 많은 부가 갈 수 있도록 정부가 정책적으로 지원했기 때문이다.
브라질 모델은 자생적인 발전을 가능하도록 하고 있는데 가난한 국민들에게 부가 분배되도록 하여 소비를 확대하고 새로운 투자기회를 만들고 있다. 민간 투자에 대한 금융 인센티브와 공공 투자의 증대가 브라질의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있어 경제가 특별한 인플레이션 압력을 받지 않고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것이다. 최저임금과 같은 정부의 노동정책이 생산성에 따른 임금인상과 중산층의 확대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 따라 소비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자립적인 경제 발전을 지탱하고 있다.
사실 이와 같은 브라질 모델은 국제시장 변동에 따라 많은 부침(浮沈)을 거듭하게 된다. 브라질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국제시장의 변수는 역시 원자재 가격 변동이라 할 수 있다. 원자재 가격의 변동은 브라질의 주요 무역대상국들의 경제활동과 무관하지 않다. 이러한 사이클은 항상 있어 왔는데 브라질 경제사를 보면 국제시장의 변동에 탄력적으로 대응하지 못해 경제성장이 멈추거나 후퇴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지금의 경제성장도 국제시장의 변화에 따라 많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취약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자급자족의 수준을 높이는 것이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법인데 지난 2009년의 국제금융위기가 그 해법을 보여주었다.
또 하나의 해법은 브라질이 자원을 자급자족하는 것으로 최근 브라질에서 불고 있는 석유개발 산업 열풍이 여기에 해당한다. 모든 산업들이 국내 경제활동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석유사업과 같은 자원 경제가 미치는 영향이 가장 클 것이다. 브라질이 2015년까지 개발하고자 하는 유전들이 그 사례라 할 수 있다. 브라질의 석유산업은 현재의 브라질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줄 것이다. 그것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브라질 모델을 완성하는 단계로서의 의미가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석유강국 브라질, 심해유전

 

브라질은 2020년까지 하루 500만 배럴의 유전을 생산할 꿈에 부풀어 있다. 심해유전(Pre-sal)은 2007년 매장량이 200억 배럴일 것으로 추정되었으나 계속 매장예정지가 발견되면서 최근에는 2.5배에 이르는 500억 배럴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험광구에서 일부 생산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그렇게 큰 규모는 아닌데도 불구하고 지우마 호세피(Dilma Rousseff) 대통령은 오일 머니를 브라질 모델을 발전시킬 수 있는 교육, 보건과 인프라에 투자할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석유 서비스 산업을 육성하고자 한다.
그러나 소모적이고 부패한 정치체제, 지나친 정부개입과 보호주의적인 국내시장, 그리고 저축, 투자와 교육에 대한 가치 저평가 등이 석유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장애요인들이다. 이러한 구조적인 요인 외에 더 직접적이고 현실적인 문제가 있는데 그것은 심해유전을 어떻게 채굴할 것인가이다. 유전은 해안에서 300km 떨어진 곳에서 수심 2km에서 더 내려가서 암전 5km 지하에 있다. 채굴하려면 수면에서 유전까지 7km를 내려가야 하는데 기술적인 문제가 있을 뿐만 아니라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경제성에 문제가 있다.
새로운 유전을 개발하고 정제와 같은 육상 시설을 마련하기 위해 브라질 석유공사(Petrobras)는 향후 5년간 매년 45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현재 심해유전은 이전에는 뚜삐(Tupi)로 알려진 룰라 광구에서 100만 배럴을 채굴해 칠레에 판매했다. 브라질 석유공사는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룰라 광구에서 하루 10만 배럴을 생산하고 있는데, 2020년까지 하루 500만 배럴을 생산할 계획이고 이중 40%는 심해유전에 채굴할 예정이다. 현재 브라질은 세계 11위의 원유생산국인데, 2020년까지는 세계5위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 정부는 석유산업으로 국내저축이 GDP의 16%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을 낙후된 인프라를 재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우마 호세피 대통령의 역점사업인 제2기 성장촉진정책(PAC2)의 주요 사업 내용이 브라질 전국토를 연결하는 철도와 항만 시설을 구축하는 것인데 여기에 투자되는 자본의 많은 부분이 석유산업의 수익으로 충당할 예정이다. 물론 민간 자본 유치와 병행하고자 하지만 기본적인 재원은 역시 석유산업에서 가져올 계획이다.
그런데 브라질의 유전개발은 자본흡수, 네덜란드병, 개혁피로 등으로 실패할 가능도 있다. 브라질의 심해유전 개발비는 2010년 브라질 GDP의 절반에 해당하는 1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이것은 미국이 아폴로 우주선을 달에 보낼 때 들어간 2,000억달러 보다도 훨씬 많은 비용이다. 이런 문제 때문에 유전개발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네덜란드병리 현상이 올해에도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한다. 최근 전통적인 수출산품들이 가격 상승으로 많은 수익을 올렸으나, 반대로 제조상품 수입이 급증하여 무역수지가 악화되었다. 이런 현상이 석유산업에도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석유산업의 생산성을 높이는 것인데 브라질 정부가 교육, 문화, 과학과 기술, 환경의 지속성과 빈곤감소와 같은 정책을 추진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네덜란드병이 발병한다면 전체적인 경제 균형이 무너지고, 1차 산품에 의존하고 있는 기존의 브라질 경제구조에서 그 주요 산품이 석유로 바뀐 것뿐이기 때문에 정부차원의 산업구조 조정과 함께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정책들이 동반되어야 한다. 그리고 석유산업은 여러 측면의 법률 재․#44060;정이 추진되면서 정치인들이 이런 작업 과정에서 잦은 마찰과 분쟁으로 인해 산업 구축에 필요한 많은 정책들이 지연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으며, 설사 빠른 결정으로 추진된다고 하더라도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할 경우에는 개혁피로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개혁피로 현상이 누적된다면 석유산업 육성에 필요한 많은 정책과 노력들이 중단될 수 있는 위험성을 안고 있다. 이와 같은 브라질 국내 요인 외에 외부적인 환경 변화에 따른 석유산업의 위기가 닥쳐올 수도 있다.
가장 큰 외부적인 요인은 석유가격의 하락이다. 심해유전개발은 많은 경비가 소요되는 되는데 지금과 같이 고유가가 유지된다면 채산성이 충분히 유지될 수 있지만 석유가격이 하락한다면 석유 산업 뿐만 아니라 브라질 경제구조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클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 석유공사는 초기 개발 사업에 따른 문제가 극복되었기 때문에 비용대비 생산성이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다고 발표하고 있지만 심해유전의 위험성을 고려한다면 여전히 가격 하락에 따른 생산 저하는 해결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다음으로는 대체에너지 개발 속도와 시장 성장이다. 현재 선진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에서 대체 에너지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지금까지는 대체에너지를 개발하는 단계에 머물렀다면 이제부터는 상용화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브라질도 바이오 에너지 개발에서 선두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어 석유 개발에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위험성을 지니고 있다. 석유개발이 진행되어 본격적으로 생산되는 시점이 향후 5년이라면 대체에너지 상용화의 속도를 고려해야 한다. 대체에너지가 더 폭 넓게 사용된다면 석유개발이 뒤늦게 찾아온 기회로 남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다. 석유산업에 투자되는 많은 금융자본이 국외자본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 국제금융시장이 다시 한 번 요동친다면 석유산업이 좌초될 수 있는 위험성은 얼마든지 있다. 이런 측면에서 국제 금융 시장의 변동이 브라질의 석유산업 성장을 결정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브라질 모델은 어디로...

지우마 호세피 대통령이 주장하는 브라질 모델은 역사적으로 경제․#49324;회적으로 배제되었던 대중들이 함께 하는 발전이다. 경제발전의 이익을 볼사 파밀리아(Bolsa Familia)를 통해 분배하고,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하여 노동시장 접근이 더 쉽게 하는 것이다. 또한 인프라 구축을 통해 그 동안 소외되었던 지역과 경제성장 중심지를 연결하여 지역적인 불균형을 해소하는 것이 경제발전이라고 주장한다. 이런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분야는 역시 인프라투자를 통한 일자리 창출에 있다. 최근 제조업 부분의 성장으로 많은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있다.
지우마 호세피 정부의 정책들은 대부분 룰라 정권에서 출발해서 계속 이어지고 있다. 석유 개발도 역시 같은 맥락에서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브라질이 석유 강국으로 자리매김하고 그 경제적 이익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유지하고자 한다. ‘석유는 우리의 것’이라고 주장하던 룰라의 성장모델과 큰 차이는 없으나 지속적으로 소외되었던 저소득층과 함께 하는 성장이라는 측면에서 브라질의 미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석유가 브라질 경제발전사에서 끊임없이 반복되었던 ‘새롭게 발견된 산품’이 아니기를 기대한다. 

 


[참고자료]

“The Americas: The Brazilian model”, Nov 8th 2011.
“Brazil’s economy: The devil in the deep-sea oil”, Nov 3rd 2011.
“Brazil’s oil boom: Filling up the future”, Nov 2nd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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