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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아프리카 관문, 남아공의 최근 경제현황과 정책

남아프리카공화국 서상현 포스코경영연구소 글로벌연구실 연구위원 2011/11/07

아프리카 관문, 남아공의 최근 경제현황과 정책

 

남아공은 ‘아프리카 속의 유럽’ 으로 정치, 경제 시스템의 선진화, 잘 갖추어진 인프라 그리고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들 중 백인들을 가장 쉽게 만날 수 있는 곳 이어서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은 이곳이 아프리카라는 것을 믿지 않으려 한다. 특히 사계절이 뚜렷하여 다른 아프리카와 다르게 좋은 기후도 매력적이다.


남아공을 언급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과거 흑백간의 인종차별과 아프리카 최대의 경제대국이라는 점이다. 남아공이 아프리카에서 차지하는 경제적 위상은 아프리카 경제를 이끄는 선도국이자, 최대의 시장이라는 점이다. 이로 인해 남아공을 아프리카 진출의 교도부 혹은 거점 국가로 정하고 아프리카 비즈니스의 출발점으로 삼기도 한다.


남아공은2010년 기준, 국내총생산(GDP)은 3,544억불로 아프리카 전체 53개국 GDP의 약 22%를 점유하고 있다. 2010년 기준, 1인당 국민소득 약 7,101 달러(PPP 기준 1만 달러가 넘음)로 충분한 구매력을 가지고 있는 시장으로 평가되고 있다. 상품교역에 있어서도 아프리카 최대 규모로, 2009년 기준, 아프리카 대외교역의 약 16% 를 점유하고 있으며 특히 아프리카 전체 전력 생산과 광물생산의 약 절반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산업면에서 아프리카의 선도 국가로서 손색이 없다.


이러한 남아공 경제의 힘은 다른 여타 아프리카 국가들에 비해 산업구조면에서 금융, 유통 등 3차 산업과 자동차, 화학, 철강 등 성숙된 제조업 산업구조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3차 산업이 발전하여 2010년 기준, 남아공 GDP(부가가치창출 측면)에서 3차 산업은 65.8%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1, 2차 산업 비중은 각각 3%, 31.2%를 차지하고 있다. 3차 산업 못지않게 아프리카 제조업의 약 40%를 차지할 정도로 2차 산업 역시 발달되어 있다.

 

주요 2차 산업으로는 광산업, 철강, 석유화학, 자동차산업 등으로 분류하는데, 광업은 풍부한 지하자원을 보유하고 있어, 일찍이 광산업이 발전하였으며, 2010년 기준 남아공 GDP의 약 8.8% 점유하고 있으며, 수출의 경우 20% 이상을 차지하는 남아공 주요 외화수입의 원천이기도 하다. 또한 풍부한 철광석 매장(10억톤, 세계14위)을 바탕으로 발전한 철강 산업은 남아공 제1의 제조업으로서 2010년 기준, 제조업 총생산량의 약 22% 차지하고 있으며 아프리카 전체 철강 생산의 약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철강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제조업은 석유화학으로 2010년 기준, 남아공 제조업 생산량의 약 21%를 점유하고 있다. 대표적인 남아공 화학기업으로는 사솔(SASOL)을 들 수 있는데, 사솔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석탄에서 액화석유를 추출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자동차 산업은 정부 육성정책에 따라 BMW, 벤츠, 도요타 등 세계 10대 주요 메이커들 중 8개 메이커들의 생산 공장을 유치했으며,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6%이다. 특히 벤트의 C 클래스 200과 BMW 3 시리즈는 남아공에서 전략 제작하여 전 세계로 수출하고 있다.

 

 

최근 남아공 경제 동향

 

남아공 경제는 1994년 흑인 정권 수립이후 평균 5%대 경제성장을 이루었다. 특히 2000년대 중반 이후 남아공 경제는 광물 등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대외 경제여건 호전, 소비 및 설비투자 신장 등에 힘입어 5%대 이상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견실한 경제성장세를 지속하였다. 그러나 2008년 중반 이후 시작된 글로벌 경제위기의 여파로 2009년에는 마이너스 성장(-1.7%)을 보였으나, 2010년에는 월드컵 개최로 인해 인프라투자 확대 등 사회 간접자본의 집중 투자와 외국인 관광객 증가로 2.8% 성장으로 돌아섰다.


그러나 이 시기 아프리카 평균 경제성장률이 남아공보다 3% 가까이 높은 성장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남아공의 경제성장은 만족스럽지 못한 수준이었다. 이는 세계 글로벌 경제로 인한 영향도 있었지만, 2009년 집권한 제이콥 주마 대통령의 경제 운영 정책에 있어서도 여러 가지 문제점을 표출하였다. 특히 집권 여당 내 권력분점에 따른 경제정책기조 변경 가능성, 에이즈 보균자 580만 명 등 국민건강 문제, 세계 최고 수준의 강력범죄율, 백인 고급인력 해외유출 등 구조적 제약들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이밖에 2008년부터 촉발된 전력부족 문제는 남아공의 주요 산업 근간이 광업의 위축을 가져와 남아공 화폐 란드화의 강세와 함께 남아공 수출에 큰 타격을 주었다. 남아공 수출의 타격은 곧 실업 증가로 이어져 남아공 실업률은 25%에 달하고 있다. 특히 젊은층들의 실업률은 40%를 넘어 북아프리카 민주화 혁명과 비슷한 사회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문제들은 집권당 ANC 내에서 강경파들의 목소리를 높이는 계기가 되었는데 ANC 청년 의장은 남아공의 광산, 은행, 토지를 국유화한다고 강력히 주장하고 있으며 이에 대해 가난한 흑인들, 특히 젊은이들이 적극 호응하고 있다. 이에 대해 주마 대통령은 향후 5년간 100만개 일자리 창출을 약속하고 적극적인 부양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아직도 부족한 도로, 철도, 발전, 항만시설 등에 대해 대규모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있다. 외국인들의 남아공 투자는 아직도 영국, 미국, EU 등 서방국가들이 주도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중국이 최대 교역국이자 투자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남아공 경제 정책

 

1994년 흑인 정부가 수립되면서 만델라의 재건개발프로그램(RDP)에서 타보 음베키의 GEAR(Growth, Employment and Redistribution) 정책에 이르기까지 분배와 성장을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백인 기득권층의 재산권을 보장하면서 시장개방, 사유화, 건전재정 유지를 기조로 하는 경제정책을 목표로 채택하여 백인들의 불안감을 잠재우면서 흑인경쟁력강화법(BEE)을 통해 흑인들의 능력을 증가시키는 등 여러 가지 경제 정책들을 시행하여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수백 년 간 고착되었던 흑백간의 빈부격차는 쉽게 줄이지 못하고 있으며 특히 최근에는 흑흑 간의 빈부격차가 새로운 사회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즉 BEE를 통해 신흥 흑인 중산층들과 정권을 배경으로 새로운 이권세력으로 부상하는 정치출신 기업가 등 소수의 흑인들이 경제 주도세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처럼 대다수 흑인들은 여전히 가난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흑인 젊은층들을 중심으로 사회에 대한 불만들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주마 정부는 2010년 2020년까지 5백만 명의 신규 고용창출을 목표로 하는 신 성장전략을 확정 발표하였다. 이들 부문을 6개로 나누었는데 인프라, 농업, 광업, 녹색산업, 관광, 서비스업 등으로 신 성장 동력 발굴, 노사 간 사회협약 체결, 실업률 감소(25%→15% 수준)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남아공 통상 산업부는 2011년 4월 10년 내 5% 실업률 감축을 목표로 하는 산업정책 액션플랜 2(IPAP2 : Industry Policy Action Plan 2)를 발표하였다. 주요내용으로는 기존산업 업그레이드 및 신규산업(선박수리, 석유/가스개발) 육성, 산업개발지역(IDZ) 확대 조성, 광업 분야 가공 산업 지원 등이다. IPAP2는 남아공이 ‘10년 말 발표한 향후 10년간 일자리 5백만 개 창출을 목표로 하는 신 성장전략의 산업분야의 이행계획이다.
 

이처럼 남아공 정부정책의 최대 목적은 남아공에서 가난과 실업률을 줄이고 흑백간의 빈부격차를 해소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그러나 흑인정부 수립이후 증가하는 관료들의 부정부패와 무능력 그리고 종족에 기반한 정치권력 지형으로 정책을 수행하는 여러 가지 장애 요인들을 안고 있다. 예를 들면, ANC와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남아프리카노동조합(Cosatu)나 남아공 공산당은 광산 및 토지의 국유화를 주장하는 반면, ANC 온건파들은 급격한 정책변경보다 점진적인 개혁을 주장하는 등 정치 갈등이 존재하고 있다.

 

남아공은 아프리카 최대 산업국이자 정치에서도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아프리카 유일의 G20 회원국으로 아프리카 이익을 대변하기도 한다. 그러나 최근 남아공의 경제성장은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에 비해 실망스럽다. 올해 브릭스 회원국으로 정식 가입하여 경제부진을 탈출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지만, 남아공 경제정책에 대한 선진국들의 반응은 미온적이다. 이러한 틈을 타고 중국이 남아공에 적극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중국은 이미 공상은행을 통해 남아공 스탠다드 은행 지분 20%를 55억 달러에 인수하는 등 최근 남아공 최대 투자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남아공의 풍부한 크롬, 니켈, 망간 등 희소금속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실제 중국의 남아공에 대한 투자가 대부분 자원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알 수 있다. 또한 아프리카 최대 소비시장인 남아공에서 중국의 저가 제품들이 장악하고 있다. 중국의 이러한 파상적인 침투로 남아공 최대 피해자는 노동자들이다. 이미 남아공 섬유산업이 중국제품으로 인해 타격을 받아 실업자가 발생하고 있어 또 다른 문제를 양산하고 있다.
 

이처럼 남아공은 2010년 이후 세계 경제가 회복함에도 불구하고 큰 경제성장을 이루지 못했고 또 다시 글로벌 경제가 후퇴하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주마 정권의 경제정책이 어떻게 실행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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