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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인도 기준금리정책과 경기부양

인도 이순철 부산외국어대학교 러시아-인도통상학부 교수 2012/06/25

지난 6월 18일 인도중앙은행은 시장의 기대와는 달리 금리인하를 단행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인도경제인협회, 인도상공회의소 등 인도경제계는 침체일로에 있는 경기를 부양해야 하는 입장에서 인도중앙은행이 금리를 인하하지 않음으로써 인도경제를 침체로 내몰고 있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이에 반해 일부 학자들을 중심으로 금번 인도중앙은행이 금리를 인하하지 않는 것은 인도경제 전체를 위해 올바른 판단이라고 인도중앙은행의 입장을 지지하고 나섰다. 지금 인도에서는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를 낮추어야 하느냐 아니면 여전히 높은 수준에 있는 물가상승에 대한 부담으로 고금리를 유지해야 하는지에 관한 논의가 뜨겁게 진행되고 있다.

 

인도경제가 9년 만에 최악의 성장률인 5.3%를 기록하였다. 이에 대응하여 기준금리를 인하하여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해야 한다는 기대가 시장에 팽배해 있었다. 특히 최근에 유럽지역의 위기가 더욱 심화되면서 인도경제도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따라서 이러한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준금리 인하가 최상의 경기부양 정책으로 시장은 인식하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인도경제가 인도중앙은행이 2010년 3월 이후 지속적으로 고금리 정책의 수행으로 시중의 유동성을 크게 떨어뜨린 것이 경기침체의 원인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금번에 인도중앙은행이 금리를 인하하여 침체일로에 있는 인도경제를 부양할 것으로 크게 기대하고 있었다.

그림  인도 기준금리 변동 추이
(단위: %)

   

자료: 인도중앙은행

 

이러한 기대에도 불구하고 인도중앙은행은 지난 18일 금리인하를 단행하지 않았다. 금리인하를 기대했던 기업인, 금융회사, 무역인, 투자자들은 크게 실망하면서 중앙은행의 금리정책을 비난하였다. 최소한 0.25%p이상의 금리가 인하될 것으로 예상했던 시장은 크게 출렁였다. 우선 인도증시가 크게 하락하였다. 금리인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발표와 함께 인도증시는 244포인트나 하락하였으며, 채권금리는 급상승하였다. 특히 은행과 부동산관련 품목의 주가가 가장 많은 타격을 받았다. 또한 자동차생산업체들도 일제히 고금리로 인하여 자동차 판매는 이미 불황기를 맞이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자동차 판매의 70%가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고 있기 때문에 자동차 판매는 금리에 매우 민감하다.

 

이러한 반응에도 불구하고 인도중앙은행은 높은 인플레이션 압력에서 금리를 인하하는 것은 오히려 민간투자를 구축하는 구축효과를 유발할 뿐 경기활성화에는 전혀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견해를 강력하게 내세우고 있다. 현재 인도정부가 재정지출을 통하여 상당히 많은 자금을 시장에 공급하였으며, 이로 인하여 물가는 높은 수준에서 계속 유지되고 있으며, 현재 경기가 하락하는 것은 유동성 문제가 아니라 투자의 부진에 의한 것으로 투자를 확대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도경제성장률의 부진은 제조업의 0.01% 성장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쳤으며, 이는 투자부진에 의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물부문의 투자추이를 보여주는 총 고정자산 형성(GFCF)의 성장률이 2004/05년 이후 처음으로 30%이하로 떨어져 2011/12년에 29.5%증가에 그쳤다. 이러한 투자 부진이 경기하락에 큰 영향을 미친 상태에서 금리를 인하할 경우 오히려 구축효과를 발생시켜 경기부양효과는 발생하지 않고 오히려 시장에 유동성을 확대시켜 물가만 상승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것이 인도중앙은행의 입장이다.

 

지난 5월 소매물가는 10.36%, 도매물가는 7.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채소류의 물가가 26%이상 증가하는 등 인도의 물가상승이 여전히 높은 상태에 있다. 또한 인도정부가 지속적으로 정부지출을 확대하여 재정수지 적자가 크게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인도중앙은행의 입장에서는 쉽게 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
더욱이 인도중앙은행은 인도경제를 실업은 상승하면서 물가는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근접해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물가는 현재 7~10%수준에 있으면서도 경기는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경기부양을 위한 금리인하는 경기를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입장이다. 더욱이 현재 인도는 공급에서 병목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는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 상황에서 경기를 살리기 위해서는 금리인하보다는 정부의 개혁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인도중앙은행은 판단하고 있다. 우선 인프라 등에 대한 사업에 대하여 승인을 우선적으로 해줄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디젤 등에 지급되는 보조금은 삭감하거나 가격현실화를 하는 방안도 요구된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노력이 저축을 증가시키고, 경상수지 적자 및 인플레이션 압력을 낮출 것이며, 또한 민간투자를 구축하는 효과도 축소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금리를 인하하지는 않았지만, 인도중앙은행은 다양한 방법으로 경기부양을 위한 노력을 다할 것임을 단언하였다. 우선 수출업에 신용을 확대하기 위한 수출신용재대출(export credit refinance)율을 기존의 15%에서 50%로 상승시켜 3만 crore루피 정도의 유동성을 제공하기로 하였다. 이는 지급준비율(CRR) 0.5%p인하와 유사한 정도의 유동성을 공급할 것으로 중앙은행은 추산하고 있다.

 

또한 인도중앙은행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유럽의 위기로부터 발생하고 있는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서도 지금 당장 금리인하보다는 사태를 지켜보면서 금리를 인하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현재 인도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하향일로의 산업생산성, 10년 이래 최악의 경제성장, 축소되는 투자, 높은 경상 및 재정 수지 적자, 높은 보조금 지급에 의한 시장왜곡, 7% 이상의 높은 물가상승률, 감소해 가는 저축률, 큰 폭으로 평가 절하되고 있는 루피화 가치, 증가하고 있는 부채, 감소하고 있는 외국인투자, 그리고 세계 경기침체와 유럽위기 등의 외부적 환경 등 인도경제가 안고 있는 문제들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재정정책과 금융정책을 활용해야 하는데, 현재 재정은 지나친 보조금 지급 등으로 인하여 더 이상 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없다. 이에 따라 금리를 인하해야 하지만, 금리인하는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쉽지 않는 상태이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으면 인도중앙은행은 금리인하를 통한 시장에 유동성 공급은 어려운 것으로 판단된다.

 

사실 현재 진행 중인 금리정책에 대한 논의가 맞는지 맞지 않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위에 언급한 많은 문제들이 하나씩 해결되어야만 금리정책도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에 높은 물가에도 인도중앙은행이 금리를 인하한다면 지금보다 인도경제가 더 심각하게 침체될 경우일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인도경제는 많은 경제전망기관들이 발표하고 있듯이 BRICS에서 가장 먼저 투자 부적격 국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현재 인도경제가 5%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이는 다른 국가들에 비하면 높은 성장률이다. 하지만 현재 인도경제를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즉 인도경제가 더 이상 침체로 가게 된다면 사면초과에 부딪칠 가능성이 높고 이로 인하여 인도경제는 다른 국가들보다 더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희망이 있다면 유럽지역의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되고, 인도정부가 다양한 개혁정책을 추진할 경우 인도경제의 불확실성도 해소되면서 회복세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문제들이 어느 정도 해결될 것인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1-2개월이 중요하다. 따라서 앞으로 1-2개월이 인도경제 전망에 매우 중요한 시기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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