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영역 건너뛰기
지역메뉴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전문가오피니언

볼리비아 관개농업 시스템 향상과 국제개발협력 가능성 탐색

볼리비아 하상섭 한국외국어대학교 한중남미 녹색융합센터 연구교수 2011/06/07

들어가며: 한국의 중남미 국제개발협력


한국은 21세기 들어 에너지외교의 일환으로 석유, 천연가스 등 천연자원을 다량 보유하고 있는 중남미 지역에 대한 관심도가 크게 늘었다. 이에 따라 한국정부는 2008년-2010년 중남미 지역에 대한 무상원조규모를 ODA의 15%선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원조 형태를 자세히 살펴보면 한국은 지난 20년간 신흥 공여국으로서 중남미 지역에 대한 인프라 건설, 물자지원, 기술협력 그리고 재난구호 등 다양한 원조를 제공해 왔고 사업발굴과 추진에 있어서도 수원국의 ‘필요’를 적극 반영하여 원조의 효율성을 증대시켜 오고 있다. 핵심원조 분야인 ‘빈곤퇴치, 교육, 보건 및 의료, 정보통신, 민주주의와 거버넌스 시스템 구축, 양성평등과 여성의 권리보호, 환경보호, 자연재해, 마약, 조직범죄 및 분쟁 예방과 해결’ 등에 개발 역점 과제를 두고 사업을 확장시켜오고 있다(이현주 2008:11). 물론 지나치게 많은 협력분야 때문에 각 사업별 명확한 목표와 정책 가이드라인이 아직 잡혀 있지 않아 체계적인 전략의 부재 속에서 산발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비판도 존재한다. 특히 중남미 지역에 가장 많은 ODA사업을 추진 중에 있는 미국, 스페인, 일본, 스웨덴의 경우와 비교하여 전략적인 ‘선택과 집중’이 부족하거나 새로운 사업발굴에 다소 늦게 대처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기도 하다.


본 페이퍼는 위와 같은 비판들을 수용하면서 향후 21세기 한국의 대중남미 ODA 사업 진출 중에 잠재성이 뛰어난 농업발전 분야에 대한 새로운 개발협력에 대한 전망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특히 중남미 개발도상국들은 전통적으로 농업 발전을 통해 경제 발전을 모색해 온 지역적 특징을 보인다. 하지만 21세기에 들어와서도 농업 생산성 향상을 위한 농업 시스템과 제도적 개선은 요원한 상태이다. 개발원조 핵심 대상 국가들로 떠 오른 빈곤 국가들의 경우에는 이 분야에 대한 수요국의 필요와 요청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이러한 경향들을 고려해 새로운 개발협력 분야로 상정 가능한 중남미 지역에서의 21세기형 농업개발 및 국제개발협력 방안을 구상해 보겠다. 본 페이퍼가 대상으로 하는 국가는 볼리비아이다. 볼리비아와의 개발협력을 위해 현재 이 국가가 직면하고 있는 다양한 농업위기 상황들을 인식하고 이를 바탕으로 협력 가능성을 타진해 보고자 한다.


볼리비아의 경제사회 불평등


잘 알려진 대로 볼리비아는 남미지역 국가들 중에 최빈국에 해당한다. 남미지역에서 전통적인 농업국인 파라과이와 더불어 국제개발원조 국가 중에 하나이다. 국민 일인당 연간 평균소득이 2006년 기준으로 1,200 달러에 못 미치고 있고, 총인구에서 거의 40% 정도가 극빈층으로 분류되어 있을 정도이다. 게다가 볼리비아는 지니 계수(Gini Coefficient) 통계상 0.6%로 남미지역에서도 가장 사회 불평등(social inequality)이 심한 국가 중에 하나이다. 소득의 양극화가 심한 이유이다. 인구의 10%가 볼리비아 국가 총소득의 40%를 점유하고 있고 이와는 반대로 원주민공동체들과 농촌 인구들은 경제적으로 그리고 사회 소외 계층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2008년 통계로 이러한 일인당 소득 수치는 지난 50년간 볼리비아 경제사회 구조 변화에서 바뀌지 않고 지속적인 현상으로 관찰되고 있다. 반면에 남미 이웃 국가들은 브라질의 경우 소득 수준이 과거에 비해 350% 증가했고, 칠레는 200% 그리고 아르헨티나는 75% 정도 증가했다. 빈곤 비율은 도시의 54%에 비해 농촌의 경우 여전히 83%에 달하며 기초생활 불만족도에서도 도시와 농촌의 수준은 39%대 91%로 대비를 보이고 있다. 세계은행의 보고에 의하면 비록 2000년대 들어와 국가 전체 차원으로 생활수준이 개선되고 있다고 하더라도 혜택은 여전히 도시 지역들에 집중되어 있다.


볼리비아의 농업발전과 물 전쟁


볼리비아는 풍부한 천연자원을 통한 광산 활동과 석유 및 천연가스 자원, 혹은 리듐 자원의 보고로 알려져 있는 남미 지역에 위치한 내륙 국가이지만 전형적인 농업 국가이다. 볼리비아 농업 발전을 위한 혹은 농업 생산이 가능한 토지는 전 면적(1,084 km2)에서 34%에 해당한다. 하지만 이 중에서도 관개 시스템이 갖추어 진 상태로 경작이 가능한 면적은 2010년 통계로 단지 3.9%에 지나지 않는다. 관개 시스템이 들어선 토지 면적이 226,500 헥타르(ha)에 지나지 않고 있다. 관개 시스템도 지표수를 이용한 관개 시설이 갖추어진 면적은 128,000 헥타르(ha)이고 스프링클러 관개 방식은 300 헥타르(ha)에 머물고 있다. 2000년-2004년 동안 통계를 기준으로 보면 관개농업 방식을 통한 농업생산은 볼리비아 GDP에서 약 14%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전통적인 농업 국가로서 특징을 살려 볼리비아 정부는 자국의 농업 발전을 위한 일환으로 이러한 열악한 상태의 관개 농업 시스템의 전환을 통해 농촌 지역의 삶의 질을 개선시키고 농촌 공동체들의 향후 발전을 물론 장기적인 차원에서 볼리비아 농업생산 구조를 개선하고 및 이를 통한 경제의 발전 및 성장이라는 시너지 효과 창출을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 이러한 인식의 전환은 특히 국가의 수자원 공급 방식에서 민영화 방식을 선택한 이후 오랫동안 지속된 수도 ‘라 파즈(La Paz)’와 ‘코차밤바(Cochabamba)’ 지역의 대규모 사회적 저항(일명 ‘물 전쟁’)이 계기가 되었다. 볼리비아 정부는 이러한 수자원 공급 방식의 정부 책임을 인정하고 대대적인 제도적 개혁을 통해 특히 농업 관개 부문에서 효율적인 수자원 관리를 약속했다. 예를 들어, 기존에는 몇몇 국가 정부 엘리트들에 의해 혹은 기업을 중심으로 관리되어 왔던 수자원 정책에 대한 지역의 농촌공동체 및 원주민 공동체들의 의사결정 참여, 수자원 및 관개 시스템 관리에서 전통적인 방식과 새로운 기술 통합, 수자원 이용에 관한 권리 등록과 허용, 관개 인프라의 효율성 증진, 수질의 강화, 이 분야 시스템 개선을 위한 정부의 필요 투자 확대 및 재정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투자 등을 볼리비아 수자원 정책 변화의 우선 사항들로 고려했다. 제도적으로도 볼리비아는 여타 남미 국가들과 비교해서 수자원 관리에 대한 중요성을 부여해 처음으로 수자원 부(Water Ministry)를 두고 이를 통합적으로 관리하고 있을 정도이다.


상기했듯이, 2000년-2004년 동안 볼리비아의 농업생산은 볼리비아 GDP에 14% 정도의 기여를 했으며 고용부문에서도 총인구의 40%가 이 분야에 종사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고용 수준은 농촌 지역으로 접근하면 농촌 인구 중 거의 80%가 농업에 종사하는 것으로 통계가 잡힌다. 개별연도 통계 수치로 보면 2001년 농업 부문에서만 4억 3,200만 달러의 수출을 기록했으며 이는 볼리비아 국가 전체 수출의 30%에 해당한다. 볼리비아의 동쪽 지역은 농업 수출에 막대한 영향을 주고 있는 대두, 해바라기 그리고 사탕수수 등을 생산한다. 하지만 서쪽 지역에서는 지방 시장과 자급 농업 생산이 주를 이루고 있다.


볼리비아 농업발전과 관개농업의 발전 필요성


게다가 볼리비아 정치적 불안정으로 인한 정부의 빈번한 교체와 사회적 긴장 관계의 지속은 그동안 볼리비아의 빈곤 감축의 개선에도 많은 한계를 드러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06년 처음으로 원주민 출신 대통령으로 당선된 에보 모랄레스(Evo Morales) 정부는 새로운 '국가발전계획(Plan Nacional de Desarrollo; PND)'을 통해 이러한 근본적인 빈곤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특히 관개농업 시스템의 개선과 증진 사업은 이러한 국가발전 계획에서 핵심을 차지하고 있는 프로젝트이다. 관개농업 향상을 통해 농업 생산량을 증대시키고 생산품의 다변화를 유도하며 농촌 지역에서 일자리 창출은 물론 향후 볼리비아의 식량안보 확보에도 커다란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볼리비아의 수자원부(Water Ministry)보고에 의하면 관개농업 증진은 향후 볼리비아 농촌 및 농업발전에 다음과 같은 구체적인 분야들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 온다고 본다. 예를 들어, 농업 생산량의 안정적인 확보를 위한 기후변화 위협 감소, 생산량의 증대를 통한 수출 능력 증가와 이로 인한 농업 재정 마련, 토지 이용의 강화, 소득 증대와 농촌에서 도시로의 국내 이주의 감소, 고부가가치 농업 상품으로의 다변화, 생산 투자 증대 등의 장점들을 들 수 있다.


위와 같은 많은 장점을 가진 볼리비아 관개농업 사업에 향후 한국의 국제개발협력을 통한 진출이 기대된다. 볼리비아의 관개농업 발전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개발원조 및 개발협력 사업으로 잠재성은 크다. 특히 한국의 관개농업 관련 기술발전 정보들과 노하우 그리고 이와 연계한 농업발전 정책들이 동시에 개발협력 사업으로 이어지기를 희망해 본다. 

본 페이지에 등재된 자료는 운영기관(KIEP)EMERiCs의 공식적인 입장을 대변하고 있지 않습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