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영역 건너뛰기
지역메뉴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전문가오피니언

동남아시아의 청정개발체제(Clean Development Mechanism) 사업의 가능성

동남아시아 일반 나희량 부경대학교 경영대학 국제통상학부 조교수 2012/12/10

최근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 및 이에 대응하기 위한 지속가능성장의 필요성이 세계경제의 가장 중요한 화두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2012.6.20~22일 브라질에서 열린 Rio+20회담에서 한국을 녹색성장을 선도하는 국가로 발전시키겠다고 선언하였고, 10.20일에는 인천 송도에 향후 2020년까지 8,300억 달러 규모의 소위 환경세계은행으로 불리는 녹색기후기금(Green Climate Fund)의 사무국 유치에 성공하는 등 기후변화에 따른 지속가능성장의 필요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글로벌 차원에서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1992년의 UN기후변화협약을 체결하고 이에 근거한 교토메커니즘을 도입하여 탄소배출권 거래제도(Emission Trading), 공동이행제도(Joint Implementation), 청정개발체제(Clean Development Mechanism, 이하 CDM)를 시행하고 있다. 이 중 교토의정서(Kyoto Protocol) 비부속서 I(non-Annex I) 국가는 CDM사업을 통한 국가 및 기업 간 탄소배출권 거래만이 허용되었다. 우리나라는 비부속서 I 국가로 온실가스감축 의무대상(Annex I) 국가는 아니지만 지속가능성장 또는 녹색성장이라는 새로운 성장 패러다임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이에 필요한 저탄소, 고효율의 친환경 에너지 시장의 확대가 불가피함에 따라 온실가스감축을 위한 국가적 차원의 전략 및 대응에 부심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의무감축국에 포함되기 전까지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 우선 CDM사업을 활용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볼 때 우리나라와 지리적으로 가깝고 CDM사업을 위한 여건이 유리한 ASEAN 국가들과의 협력은 양자 간 상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우선 우리나라와 ASEAN 양자 간의 기후변화에 대처하고 녹색성장을 위한 협력을 추진하기 위한 청사진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점에서 우선 ASEAN에서의 CDM사업의 현황을 파악하고 한-ASEAN 간 CDM사업의 협력과 발전을 위한 로드맵의 설정이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ASEAN은 석유, 석탄 등의 화석연료를 대체할 바이오 에너지로 각광받고 있는 바이오디젤, 바이오에탄올 등의 연료가 되는 팜 오일, 사탕수수, Jatropha curcas 등의 작물의 대규모 생산(plantation)이 가능하다. 이미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에서 유럽, 미국 등의 세계적 에너지 기업들이 동 분야의 대규모 CDM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바이오 에너지 시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바이오 에너지 부문의 CDM사업은 라오스, 미얀마, 베트남, 캄보디아 등 ASEAN 후발국들로 확장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향후 post-Kyoto체제가 본격화 될 경우 의무적으로 할당된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감축량을 달성하기 위한 선진국 기업들을 중심으로 한 ASEAN으로의 CDM사업 진출 및 확장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듯 ASEAN은 천혜의 자연자원과 기후적 요건으로 인해 신재생 에너지 및 바이오 에너지 생산을 위한 CDM사업이 각광받고 있고 이에 대한 실제적인 사업도 급증하고 있는 추세이다. 이렇게 볼 때 우리나라는 이러한 추세 속에서 환경개선 및 온실가스감축 기술 등의 비교우위를 활용하여 ASEAN의 CDM사업 등 녹색성장을 위한 다양한 사업의 허브로 발전하기 위한 전략을 구상해야 할 필요가 있다.

ASEAN의 CDM사업의 현황의 경우 글로벌차원에서 보면 상대적으로 작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첫 사업이 시작된 2006년 이후 ASEAN에서의 CDM사업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CDM사업의 위축이 중국, 인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았던 것으로 보인다. 2012.6월 기준 CDM 집행위원회에 등록된 ASEAN의 CDM사업은 총 483건으로 총 등록 건수 4,685건의 10.3%에 달한다. 이는 중국(2,363건, 50.4%), 인도(908건, 19.4%), 라틴아메리카(629건, 13.4%)에 이어 4위 수준이고 아시아지역으로만 한정한다면 14.5%의 비중을 차지한다. 하지만 CDM사업 건수가 아닌 투자규모를 기준으로 할 경우 ASEAN CDM사업 투자규모는 89.1억 달러로 전 세계 2,313.7억 달러의 3.9%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는 중국(1,528.5억 달러, 66.1%), 인도(396.0억 달러, 17.1%), 라틴아메리카(184.2억 달러, 8.0%)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다. 아시아지역으로만 한정할 경우에도 4.4%에 그치고 있다. 이는 90% 이상의 대부분의 CDM관련 투자가 중국, 인도, 브라질, 멕시코 등 특정 국가들에 집중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온실가스 감축성과를 나타내는 CER(Certified Emission Reduction) 발행규모에서도 4.2%를 차지한다. 이처럼 외형적 기준으로만 보면 ASEAN의 CDM사업은 그 건수에 비해 그 투자규모 및 성과 면에서 상대적으로 미약하다고 할 수 있다. GDP 대비 CER 발행규모 면에서도 중국과 인도의 평균에 비해 작고 이는 실제로 CDM사업의 성과 면에서도 중국과 인도에 못 미치는 상황임을 보여준다.

ASEAN 역내의 경우 말레이시아,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등 5개국의 비중이 70.4%를 차지고 있고 이중에서도 인도네시아, 베트남이 총 투자액의 73.1%를 차지하고 있어 특정 국가들에 편중된 현상을 보인다. 또한 ASEAN 개별 국가차원으로 볼 때 그 수준은 더욱 미미하다. CDM사업 건수가 가장 많은 베트남의 경우에도 아시아의 3.0%, 세계 전체의 2.5%에 그치고 있고 투자규모는 아시아의 1.6%, 세계 전체의 1.4%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표 1>. 세계 및 지역별 CDM사업 현황

 

CDM registered

2012 CERs

CDM processing in total

2012 CERs

 

Number

share (%)

kCERs

share (%)

Number

share (%)

kCERs

share (%)

Asia & Pacific

3,871

82.6

1,774,829

80.5

7,333

81.3

2,030,902

79.3

China

2,363

50.4

1,288,064

58.4

4,028

44.7

1,419,813

55.5

India

908

19.4

276,818

12.6

2,159

23.9

373,349

14.6

ASEAN

483

10.3

92,515

4.2

916

10.2

115,997

4.5

Latin America

629

13.4

316,347

14.4

1,230

14.0

358,446

14.0

Africa

94

2.0

63,235

2.9

261

2.9

101,310

4.0

Middle east

49

1.5

30,854

1.4

98

1.1

34,063

1.3

Europe, Central Asia

42

0.9

18,672

0.8

99

1.1

35,738

1.4

Total

4,685

100.0

2,203,938

100.0

9,021

100.0

2,560,460

100.0

자료: http://www.cd4cdm.org/CDMJIpipeline.htm

 

사업유형별로 보면 ASEAN의 CDM사업 중 가장 다수를 차지하는 것은 바이오가스와 바이오매스를 이용한 에너지사업이다. 2011년 말 현재 바이오가스 사업은 162건으로 총 사업 건수의 39.0%를 차지한다. 또한 바이오매스 사업은 59건으로 총 사업의 14.2%를 차지한다. 두 사업을 합하면 ASEAN 총 CDM사업 건수의 53.2%로 과반을 넘는다. 베트남은 예외적으로 수력관련 사업이 가장 활발한데 2012.6월 말 기준 92건으로 베트남 총 CDM사업건수의 80.7%에 달한다. 이는 베트남의 경우 메콩강 개발사업과 관련된 사업이 주종을 이루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요약하면 ASEAN은 기후변화대응 및 지속적 경제발전을 위한 CDM사업의 최적지로서 그 성장잠재력이 매우 크다. 하지만 현재 CDM사업을 위한 투자는 중국, 인도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위에 있으며 그 잠재력에 비해 과소평가 받고 있는 상황으로 평가된다. 이는 CDM사업이 전적으로 투자의 사업성 및 투자자의 이윤획득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ASEAN은 보다 적합한 투자 적격지로서 변화되기 위한 대내외적 제도 및 투자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또한 바이오가스, 바이오매스를 이용한 사업에 집중되어 있는 편중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수력, 풍력, 태양력 등 보다 다양한 CDM사업을 유치하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녹색기후기금의 설립과 더불어 ASEAN과의 CDM사업 협력 및 녹색기금 활용을 위한 청사진을 미리 준비해 나가야 할 것이다. ASEAN의 CDM사업의 활성화에 따라 동 분야의 녹색금융 및 기업서비스에 대한 수요도 향후 급증할 것으로 보이며 이 분야에서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 획득하기 위한 전략을 선제적으로 수행해야 할 것이다. 한국과 ASEAN은 그동안 축적해 온 무역, 투자 등 경제협력을 기반으로 CDM사업의 활용 및 협력을 위한 노력을 통해 양자 모두 기후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면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담보해 낼 수 있는 기반을 다지는데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본 페이지에 등재된 자료는 운영기관(KIEP)EMERiCs의 공식적인 입장을 대변하고 있지 않습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