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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브라질을 지금보다 3배 더 활용하려면

브라질 조희문 한국외국어대학교 법과대학 교수 2009/09/12


인종차별이 없는 자유로운 나라

 

브라질에 살고있는 동양인에게 브라질이 좋은 이유를 물어보면 자유롭고 인종차별을 느낄 수 없기 때문이라는 대답을 공통적으로 한다. 고향을 떠나 타국생활을 하는데 인종차별이 없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더구나 자유롭게 살 수 있다는데...


브라질의 연방헌법은 국민주권에 기초한 “법치민주주의”와 “자유경제주의”를 가장 큰 국가원칙으로 세워놓았고 이를 실천에 옮겨왔다. 비록 치안이 불안하고 여러 공권력에 부정부패가 얽혀져 있지만 이러한 부정부패를 찾아서 목숨을 걸고 직무수행을 하는 연방경찰과 검찰당국 그리고 판사들의 용기는 브라질의 메스컴을 심심치않게 장식한다.


내가 아는 찰리탱이라는 중국인은 40여년전 미국 보스턴은행의 브라질주재원으로 파견나왔다가 브라질에 반해 이곳에 주저않은 은행중역이다. 그는 브라질의 자연, 성장 가능성등에 반했지만 자기를 브라질에 묶어둔 것은 편견없는 자유였다고 자신있게 말하곤 한다. 찰리탱과 같은 외국인은 브라질에 비일비재하다. 최근들어서는 우리나라 주재원들이 퇴직하여 브라질에 자리를 잡은 O.B.들의 숫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미래 성장가능성과 편견없는 자유로운 삶이 그들을 브라질에 묶어둔 것이 아닐까.


 

포용과 융합의 브라질 문화

 

이러한 브라질의 포용.융합문화는 브라질 문화를 이해하는데 키역할을 한다. 유럽뿐만 아니라 중남미 일대를 다녀보더라도 동양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은 사회곳곳에 알음알음 퍼져있다. 이웃 아르헨티나와 칠레만 하더라도 동양인에 대한 편견때문에 신경이 쓰인다는 것이 그곳에 살고있는 사람들의 말이다. 그런데 브라질은 이러한 편견문화가 없다. 브라질인이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것이 브라질문화가 브라질에 이민온 다양한 이민문화가 융합되어 형성되었다는 것이다. 중심문화가 이질문화를 포용한 것이 아니라 서로 섞여 새로운 것이 만들어진 것이라는 것이다. 문화표현과 화합의 자유가 있기에 경제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브라질사람들은 자유로운 삶을 영위하는 것이다. 브라질의 삼바축구, 문학, 그림, 음악, 춤, 음식등 모든 사회문화는 융합과 포용의 산물이다. 브라질인들은 문화적인 호기심을 갖고 외래 이민문화를 받아들여 이를 브라질사회에 정착시키는 포용력이 뛰어나다. 브라질 사회에서 열심히 창의력을 갖고 도전하면 성공을 할 확률이 다른 곳보다 높다. 이민역사가 우리보다 빠른 일본이 브라질에서 음식, 예술, 건축, 학문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본문화를 브라질에 접목시키고 연착륙시켰으며 뛰어난 예술가 학자들을 배출한 것은 브라질의 이러한 편견없는 포용문화에 기인한다.


유명한 화가인 토미 오타케는 23세에 브라질에 살고 있는 형제를 방문했다가 브라질에 주저앉은 경우다. 동양적 영감을 브라질에 옮겨 놓은 그녀의 화폭에 브라질이 반했다. 편견있는 사회였다면 불가능했었을 그녀의 삶이었다.

 

 

기업.정치계는 열심히 노력한 만큼 그 결실을 보장

 

편견.차별없는 사회적 특성때문에 브라질의 기업.정치계는 열심히 노력한 만큼 그 결실을 보장한다. 동양인과 흑인은 그 외모때문에 아무래도 백인에 비해 눈에 띄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동양인을 대표하는 일본인은 브라질의 정계, 경제계, 학계에 두각을 보이고 있다. 2008년에 이민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현재 대대적인 준비를 하고 있다. 일본교민은 일본국적자가 10만, 브라질 국적자가 130만등 총 140만정도가 브라질에 있다. 지금까지 약 26만명의 일본이민이 들어왔으니 5세대에 거치는 동안 꾸준하게 인구가 불어난 것이다. 브라질인구가 1억8천5백만 정도가 되니 불과 1%도 되지 않는 인구비율로 (물론, 일본인의 약 70%는 상파울로주, 12%가 파라나주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약간의 조정을 필요하겠지만) 중앙사회에 성공적으로 자리잡았다. 자유롭고 편견없는 브라질사회의 특징을 극단적으로 증명하는 사례라 할 것이다.


자 이러한 브라질의 장래는 어떠한가. 이곳에 제2의 보금자리를 튼 이방인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이 브라질의 미래이다. 이민자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살고있는 곳이 무조건 선진강대국이 되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다. 그래서 미국으로 이민가는 것이 아닌가, 자식의 장래를 위해...

 


선진 강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는 장래성이 있는 나라

 

내 생각으로는 문물의 왕래가 수월한 세계화 시대에서 강대국이 되려면 영토, 인구, 경제규모가 모두 커야 한다. 현재, 국토면적이 400만km2이상인 국가는 미국, 브라질, 중국, 러시아, 호주, 캐나다 등 6개국 뿐이다. 인구가 1억이상인 국가는 11개국으로 미국, 러시아, 브라질, 중국, 인도, 일본, 멕시코, 방글라데시, 나이제리아, 파키스탄, 인도네시아이며, 이중 중국, 인도, 미국만이 3억이상이다. 경제규모(GDP)가 4000억불 이상인 국가는 미국, 브라질, 중국, 인도, 일본, 멕시코, 호주, 캐나다, 불란서, 독일, 스페인, 이태리, 베네룩스, 영국, 한국등 15개국인데 이중 인구가 1억이상인 나라는 6개국에 불과하며, 이중 미국, 중국, 브라질 3개국만이 거대한 땅덩어리를 갖고 있다. 영토가 큰 나라중에서도 미국, 중국, 브라질을 제외하고는 자연환경상 거주환경이 좋다고 볼 수 없다. 이중 남반구에 있는 브라질이 유독 인종에 대한 편견이 없고 능력만 있으면 중심사회로 진출할 수 있는 사회환경이 마련된 곳이다. 즉, 브라질은 외양만으로 볼 때에는 선진 강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는 장래성이 있는 나라이다. 그래서 브릭스중에서도 브라질에 대한 우리의 관심은 좀 더 각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브라질 이민역사는 벌써 42년을 넘어섰다. 그런데 지난 20년간 브라질에 대한 이민의 수는 정체상태이며 오히려 그 수는 줄어들고 있다. 이민은 본국보다 더 잘사는 나라로 가는 것이 대세라고 한다면 한국의 경제력이 브라질을 추월했던 87년이래 우리나라 이민의 수가 정체상태에 빠진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래서 현재 브라질의 우리나라 이민은 2세 3세를 통한 현지공급형 현지 사회정착형 이민사회로 변화되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의 현지투자진출 증가 추세

 

한편, 우리나라의 경제력이 증가하면서 남미지역의 중심지이자 소비시장이 되는 브라질에 대한 우리나라 기업의 현지투자진출도 자연스럽게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투자형태는 우리나라기업의 국제경쟁력과 유관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전자제품 및 IT산업분야에 집중되어 있다. 그런데 브라질은 우리에게 단순히 소비시장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다. 브라질의 진짜매력은 모두가 알다시피 농축산물과 자연자원의 보고라는데 있다. 세계의 목장 세계의 광산으로서 역할을 수행할 준비가 되어 있는 곳이다.


내가 서두에 장황하게 브라질의 민주주의, 자유, 인종평등에 관해 언급한 이유는 우리가 브라질을 어떻게 보고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 것을 서로 생각하고자 함이었다. 지금은 브라질의 소비시장을 보고 우리상품을 파는 1단계의 접근을 하고 있지만 조만간 브라질의 자원을 이용하는 2단계의 접근이 이루어질 것이고 이루어져야 한다.

 


브라질의 자원을 이용하는 2단계 투자진출을 해야

 

우리가 자원개발 능력이 있고 필요성이 있으나 자원이 없으면 자원있는 곳으로 진출하는 것은 아주 당연하다. 농사를 짓고 싶은데 땅이 부족하면 남의 땅을 빌리면 되는 것이고, 석유.철광석이 부족하면 있는 곳에서 파서 쓰면 되는 것이다. 주권개념이 많이 희석되어 있는 현재 한반도의 좁은 땅덩어리에서 농축산업을 부흥시키는 것도 한계에 있고, 자원무기화가 가시화되어 가는 상황에서 해외에서 자원개발을 위한 투자진출을 해야 하는 것은 우리의 의무적인 선택이다. 브라질은 이러한 기회를 우리에게 주고 있고 이것이 우리가 브라질을 지금보더 3배 더 이용하고 즐길 수 있는 방법이다.


브라질은 그 사회적인 특성, 법적인 특성상 이러한 자원개발을 위한 진출이 가능한 곳이다. 차별을 받을 것도 없고, 국유화의 위험도 없는 곳이다. 열심히 투자하고 기업을 부흥시키면 그것으로 반기는 것이 융화이민사회인 브라질의 특성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역량을 집중하여 정부와 민간이 가장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접근방식을 강구해야 한다.

 

나는 아주 오래전부터 정부가 브라질 특별관리청을 세워 브라질에 관한 정책과 인력을 풀제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라고 주문했었다. 실무진의 입장에서는 어이없는 생각이 될 수도 있다. 대외정책이야 외교통상부에서 하고 있고 사안에 따라 필요시 외통부를 중심으로 관련부서 및 국책연구소, 민간연구기관 및 관심기업들을 수시로 불러 해결하면 될 것을 어떻게 특정국가를 상대로 한 특별관리청이 필요하냐고 반문할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생각해 보자. 산업부장관이 브라질을 방문한 후 여러 약속을 하고 좋은 생각을 갖고 돌아온다고 하더라고 국내외 사안을 매일 챙겨야 하는 판국에 시간이 지나면 브라질방문시 갖았던 생각은 모두 잊어버리게 된다. 정책우선순위에서 밀리기 때문이다. 가능성이 있는 몇개 국가는 정말 특별관리해야 한다. 선택과 집중의 논리이다. 지난 2년간 양국정상이 방문하여 합의한 내용의 이행사항을 한 번 점검해보라. 담당자들이 정말 신명나서 일을 하고 있는지. 당장 이번에 진행되는 양국간 2차포럼의 주제만 하더라도 실무담당자들에게는 버거운 것들 뿐이다. 구체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확신이 없으니 신명이 날 수 없다. 브라질일만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관민 전문가들이 모여 양국간의 사안을 검토하고 그 이행을 점검하고 지원해주는 조율기관이 없기 때문이다. 브라질 특별관리청이란 이러한 선택과 집중의 개념에서 나오는 유기적인 개념이다.

 

 

정부 주도의 관민 합동 운영하는 브라질 창구 필요

 

정부부처에서 브라질관련부서를 모두 통합한다는 말이 아니다. 정부가 주도하여 관민이 합동하여 운영하는 대외창구의 역할을 의미하는 것이다. 아마 브라질에 파견된 중국외교관이 모두 포르투갈어를 구사하고 포어권문화에 대한 전문적 식견이 있다고 한다고 하면 이해의 실마리가 풀릴지 모르겠다. 중국외무부는 대브라질관련 모든 정책을 조율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데, 이에 걸맞는 힘과 역량을 집중적으로 쏟아 부었기 때문이다. 경제력이나 인력이 뒤떨어지는 우리가 중국보다 더 분산적이고 더 비전문적이고 더 산만한 정책을 고집할 수는 없지 않는가.

 

정말 브라질은 경제적인 귀천에 관계없이 자유롭게 살 수 있는 곳이다. 여기에 경제력만 뒷받침해준다면 동양인이 정승처럼 돈을 벌어 정승처럼 쓸 수 있는 곳으로 브라질만한 곳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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