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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인도의 인플레이션과 기본금리 인하 논쟁

인도 이순철 부산외국어대학교 러시아-인도통상학부 교수 2012/08/23

인도의 도매물가지수가 7월에 6.87%까지 하락하면서 이제는 인도중앙은행이 경기부양을 위해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때가 되었다고 중앙정부와 산업계가 중앙은행에 더욱 압박을 가하고 있다. 하지만 인도중앙은행은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시장에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 기준금리의 인하는 시기상조라고 대응하고 있다.

 

 

현재 물가수준이 최근에 하향하고 있기 때문에 금리를 인하해도 된다는 근거는 다음과 같다.

 

첫째, 인플레이션의 기저효과(base effect)로 인하여 물가의 하락 추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물가가 작년 9월 이후 하락하가다 2012년 2월부터 상승한 후, 2012년 4월을 기점으로 다시 하락하는 추세가 명확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둘째, 수입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물가도 하락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최근에 높은 원유가격이 점진적으로 하락하며, 수입제품의 투입비용이 낮아지면서 국내에 공급되는 제품의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수입비용 상승에 의한 물가 상승은 점진적으로 해소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셋째,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가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인플레이션 기대는 인플레이션 정책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인도상공회의소의 조사에 따르면 최근 과거 4분기동안의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는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앞으로 인플레이션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것이다.
넷째, 서비스 물가까지 고려한다면 물가는 하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예로, GDP 디플레이터가 2011/12년 1분기 10.1%에서 2011/12년 4분기 6.5%까지 하락하고 있으며, 이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감소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인도중앙은행 총재인 D. Subbarao는 여전히 높은 수준의 물가가 염려되고 있기 때문에 금리인하는 신중히 이행될 것이며, 여전히 인도중앙은행은 물가안정이 가장 중요한 정책 우선순위임을 밝히고 있다. 최근에 물가상승의 원인은 공급측면으로부터 발생하고 있기보다는 수요측면으로부터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수요를 제한하는 물가정책이 더 시급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오히려 현재 인도경제의 침체를 극복하는 방법은 금리인하보다는 투자확대를 위한 정부의 정책이 더 중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즉 인도의 경기침체는 글로벌 위기도 나름대로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현재는 국내요인이 더 중요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중앙은행은 판단하고 있다. 더욱이 중앙은행은 중앙정부의 재정적자에 의한 지출이 인플레이션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중앙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재정적자는 정부의 지출을 확대시키고 있고 이는 다시 소비로 연결되고 있다. 이러한 소비의 확대는 결과적으로 수요를 증가시키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을 확대시키고 있다는 것이 중앙은행의 판단이다.

 

더욱이 7월에 발표한 도매물가지수에는 물가상승에 지표가 되는 몇 가지 품목의 가격 상승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비이상적인 채소가격 하락과 높은 설탕가격 상승의 제한적 반영, 그리고 급격한 원유가격 하락이 7월 도매물가지수를 왜곡시켰다고 판단하고 있다. 즉 인도중앙은행은 최근의 물가 하락은 매우 일시적인 현상으로 판단하고 있다.

 

최근에 양파와 감자가격이 상승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채소가격이 하락하였다는 점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2012년 7월 양파와 감자 가격은 각각 15%와 12% 상승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채소가격이 6%로 하락한 것은 아주 이례적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물론 7월에 원유물가가 6%로 하락한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원유가격은 상승할 수 있는 여지가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더욱이 7월 물가하락은 지난 해 매우 높았던 원유가격의 역기저효과(adverse base effect)에 따른 것으로 최근에 물가하락은 안심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7월말부터 다시 원유가격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원유가격 하락에 의한 인플레이션 하락은 인도중앙은행의 금리정책에 전혀 영향을 줄 수가 없다고 보고 있다. 또한 7월 도매물가지수는 전달대비의 물가지수로 만약에 디젤, LPG, 등유, 전기료 등의 가격 상승을 전년대비로 환산하여 물가수준을 다시 추정할 경우 7월 물가지수는 7.5%가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더욱이 제조업 및 비제조업의 인플레이션을 고려할 경우, 물가는 상승한 것으로 나타날 것이 명확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최근에 몬순이 급속하게 발달하여 부족한 강우량이 많이 해소되었지만, 여전히 일부지역에는 강우량이 부족하고, 늦은 강우로 인하여 파종시기를 놓쳐 곡물생산이 크게 하락할 것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식품인플레이션에 대한 압력은 높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중앙은행은 식품인플레이션은 최고 9.7%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에 금리인하를 둘러싼 인플레이션 논쟁은 결국 지지부진한 인도경제를 부양해야 한다는 강한 압력에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인도 중앙은행과 중앙정부간의 견해차이가 이제는 인플레이션의 변동으로 집중되고 있다. 인플레이션의 변동에 대하여 어떻게 해석하는가에 따라 인도중앙은행이 금리인하에 대한 결정이 달라진다. 만약 인도의 물가하락 추세가 수요의 하락에 의한 것이라고 인도중앙정부가 판단된다면 금리는 인하되겠지만, 수요하락에 의한 것이 아니라 공급측면에 의한 일시적인 물가하락이라고 판단한다면 금리인하는 다음 달에도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중앙은행은 정부와 산업계로부터 강한 금리인하 압력을 받고 있다는 점도 금리인하에 영향을 줄 것이다. 하지만 금리인하에 가장 중요한 것은 중앙은행이 수요하락에 의한 물가하락이라는 판단이 될 때 금리 인하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앞으로 인도중앙은행이 단순히 경기를 부양한다는 측면에서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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