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ㆍ중동

15년 전인 2000년, 짐바브웨인 대부분이 대통령 로버트 무가베(Robert Mugabe)가 몇 년 이내에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많은 짐바브웨 국민들은 무가베가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는 것이 짐바브웨가 경제적으로 재도약하는 데에 필수적인 조건이라고 생각했다. 2000년 당시 짐바브웨 경제 상황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었기 때문에 1980년 무가베가 집권한 이후 처음으로 무가베와 집권당인 짐바브웨 아프리카민족동맹(Zimbabwe African National Union-Patriotic Front: ZANU–PF)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일고 있었다.

그러나 15년이 지난 지금 무가베는 여전히 권력을 유지하고 있고 짐바브웨 경제는 여전히 최악의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 ZANU-PF는 지난 달 개최된 연례회의에서 경제를 살릴 대책을 내놓지는 않고 가장 오래된 무가베에 관한 연속극 제작에 더 많은 투자를 할 것을 결정했다. 2015년 짐바브웨 예산은 희망적이지 않다. 공공 서비스 분야 등 정부 지출은 늘어나야 하는 상황이지만 재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경제 전망도 많은 산업분야에서 발전이 아니라 마이너스 성장을 계속 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무가베의 퇴진이 짐바브웨 경제 발전에 필수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무가베 연속극에 대한 투자를 더욱 늘린 것은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겨 줄 뿐이며 짐바브웨에 대한 전망을 현재보다 훨씬 더 부정적으로 만들고 있다. 지금 현재 짐바브웨의 상황은 무가베 개인의 우상화에 대한 투자보다는 경제회복을 위한 투자를 더 늘려야 하는 상황이다.

김광수

한국외국어대학교 아프리카연구소 HK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