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세계에서 최고의 권위를 지닌 아가한 건축상(The Aga KhanAward for Architecture)이 제정된 1980년 이후 인도와 파키스탄, 방글라데시를 포함하는 남아시아 지역에서 13개의 수상작품이 나왔다. 이 논문에서는아가한 건축상을 수상한 남아시아 건축 중 세 개의 양식과 수상 의의를 살펴보고자 한다. 현재 남아시아 아대륙(亞大陸) 3개국의 무슬림 인구는 5억 명이넘으며 전세계 무슬림 인구의 1/3에 이른다. 또한 남아시아는 역사적으로 12세기 이후에야 이슬람 왕조가 수립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근대이전 가장 강력한 이슬람 제국 중 하나로 꼽혔던 무굴제국(Mughal Empire)의 전통과 문화를 이어받은 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1947년 영국식민통치로부터 독립하면서 종교에 따라 삼국이 나뉘며 남아시아 아대륙의 무슬림 인구는 많은어려움에 봉착하였다. 인도의 무슬림 인구는 동·서 파키스탄(現 방글라데시와파키스탄)으로 상당수 이주하였으며 이 과정에서 종파주의(communalism)에따른 갈등으로 수많은 폭동과 학살이 자행되며 힌두교와 시크교 등 타종교와공존하였던 무슬림 사회가 매우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다. 동·서 파키스탄 역시 동파키스탄이 1971년 방글라데시로 독립하는 등 정치·사회적 혼란이 연이어지며 무슬림 정체성에 대한 의문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같은 남아시아의 정치·사회적 배경에서 아가한 건축상의 수여는 이슬람이 주된 종교로 자리 잡은 다른 지역에 비해 매우 조심스러운 문제일 수 있다. 그러므로이 논문에서는 아가한 건축상과 함께 남아시아에서 이를 수상한 세 개의 대표작을 분석함으로써 남아시아 현대 이슬람 건축의 특성을 고찰하고자 하였다. 그리고 아가한 건축상이 지향하는 ‘현대 이슬람 건축’에 대한 인식과 의의를 살펴보면서 남아시아에서 어떠한 건축이 이러한 의도에 따라 선정되었는지 그 이유와 한계를 이해하고자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