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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정보

[미술] 인도네시아 싱아사리 왕국 반야바라밀상의 정치적 맥락 — 탈식민주의시대 문화재 반환과 종교미술의 맥락 변화

인도네시아 국내연구자료 학술논문 강희정 미술사와 시각문화 발간일 : 2017-11-30 등록일 : 2017-12-08 원문링크

인도네시아를 대표하는 중요한 조각상으로 자카르타 국립박물관 소장의 반야바라밀상을 꼽을 수 있다. 이 조각은 보존상태가 양호하여 예술적인 가치가 높을 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 특히 동부 자바의 중세 종교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예배상이었다. 인도네시아를 점령했던 식민 본국 네덜란드로 반출되었다가 인도네시아의 독립 이후 반환된 국가의 보물이다. 인도네시아 사람들에게 있어서 이 반야바라밀상의 위상은 그 어느 것보다 높으며 그것은 이 상이 지니는 종교적 맥락 때문이 아니다. 동부 자바에서 발견된 반야바라밀보살상은 ‘최상의 지혜’라는 추상이 보살상으로 구체화된 인체조각이다. 최상의 지혜인 반야를 얻어야 성불하여 붓다가 되어 피안으로 건너갈 수 있기 때문에 반야바라밀은 불모(佛母)라고 불린다. 불모 반야바라밀을 싱아사리 왕국의 첫 번째 왕비인 껀 데데스의 모습으로 만든 것이 바로 이 반야바라밀보살의 종교적, 불교적, 역사적 맥락이다. 이 맥락은 반야바라밀상이 종교적인 예배상으로서의 기능을 잃고 폐기되었을 때 사라졌다. 1819년 동인도 회사 소속 주재관보 모네로가 말랑의 사원유적에서 이 상을 발견하여 네덜란드로 반출한 후, 이 반야바라밀보살상이 고국으로 돌아온 것은 1978년이었다. 이 조각이 반환되기까지의 기간은 결코 짧지 않았으며, 반야바라밀상을 포함한 인도네시아의 반출 문화재의 반환 결정이 내려지기까지의 곡절은국제 정세와 인도네시아, 네덜란드의 정치적 격변에 연동되었다. 인도네시아 현지에 남아있었다면 마자빠힛과 싱아사리 왕조의 국모 껀 데데스의 신격화된 조각으로, 불모인 보살상으로 의미 있었을 반야바라밀상은 네덜란드와 인도네시아 양국의 우호와 친선을 상징하는 정치적인 화해의 대상으로, 네덜란드가 돌려준 반환 문화재라는 새로운 맥락 속에 위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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