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의 목적은 시장에서 나타나는 경제적 행위를 문화적인 측면에서 탐구하기 위한 것이다. 본 논문은 베트남에서 생명보험 시장이 어떻게 발전해왔고 어떠한 특성을 가지고 있는가를 사회문화적인 맥락에서 파악해보았다. 베트남 보험협회 자료와 인터뷰 조사에 기초하여 상품 유형별 생명보험 계약 성과를 분석해본 결과 베트남 생명보험 시장의 특징은 다음과 같이 나타났다. 첫째, 순수 보장성 보험 상품보다는 생사혼합보험과 투자연계보험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둘째, 종신보험이나 사망보험과 같은 보장성보험 상품에 대한 판매 비중이 현저하게 낮다는 점이다. 즉, 베트남인들에게 보험은 하나의 저축을 위한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고 사망보험과 같은 순수 보장을 위한 상품 구매는 꺼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가 나타난 근원적 이유는 베트남인들의 죽음에 대한 인식과 조상에 대한 의례(ban tho)의 일상화 등에서 기인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한편, 최근 새로운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는 교육보험의 인기는 베트남인들이 교육을 중시하는 전통 그리고 경제발전과 함께 세대 간 수직 이동을 향한 베트남인들의 열망이 결합되어 보험 시장에서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었다. 이러한 양상은 전통과 근대화의 만남 그리고 그에 따라 발생하는 문화적 혼종성에 따른 베트남인들의 적응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본 연구는 생명보험 수요에 대한 동기를 불러일으키는 근원의 맥락과 그 행위의 의미를 파악하기 위하여 사회적 규범과 가치 등의 사회문화적인 맥락에 대한 이해가 동반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왜냐하면, 시장은 더 넓은 사회문화적 맥락으로부터 지속적인 영향을 받으면서 상호작용을 통해 변화되고 발전하는, 즉 사회적으로 구성된 실체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