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세계대전 이후 1970년대 말 이전까지 이탈리아 대외정책은 진영 선택의 갈등에서 민족주의와 국제주의 간 선택으로 전개되면서도 미국에 대해 반응적이고 추종적인 범주를 벗어나지 못한 상태에서 구체적인 외교노선으로 정립되지 못했다. 그러나 1978년에 발발한 아프가니스탄 분쟁에 대한 대응을 보면, 표면적으로는 대미의존적 경향에 서 보인 바와 같이 국내 정치경제적 사정에 의해 소극적 대응으로 나타났지만 내면적으로는 점차 대미의존적 경향을 벗어나 준강대국으로서의 국가이익 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2000년대의 이라크 전쟁과 관련해서는 소극적인 태도를 벗어나 적극적인 대응양상으로 전환됨과 동시에 중도-좌파의 유럽중심주의와 중도-우파의 대서양중심주의라는 구체적인 양대 노선으로 정립되었다. 미국 및 유럽과의 관계를 종합적으로 판단할 때, 양대 노선 중에서 이탈리아로서는 유럽과 유럽 연합의 우선성을 지켜나가려는 유럽중심주의가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