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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정보

[산업] 떠오르는 거대시장 인도네시아 진출전략

인도네시아 국내연구자료 연구보고서 송민선 LG경제연구원 발간일 : 2004-02-27 등록일 : 2018-09-27 원문링크

90년대 들어서면서 동남아시아에 대한 관심이 새삼스레 높아지고 있다. 동남아경제는 91~96 년 동안 세계 연평균 성장률 1.6%의 4배가 넘는 7.1%의 성장률을 기록, 세계에서 성장활력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 부상하였다. 뿐만 아니라 그 동안의 고성장을 바탕으로 일부 국가들은 저렴한 생산기지로서의 장점과 더불어 소비시장으로서의 면모까지 갖추어 가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동남아시아 국가들 중에서도 신흥 거대시장으로 주목받는 대표적인 나라이다. 지난 30여년 동안 연평균 6.8%의 안정성장을 이루어 온 인도네시아는 90년대 중반에 들어서는 성장률이 8%대까지 올라가고 1인당 국민소득도 내구소비재에 대한 구매력이 생긴다는 1,000달러를 넘어섰다. 소득수준의 상승과 함께 경제규모가 급속히 확대되어 인도네시아의 96년 현재 명목 GDP는 말레이시아와 필리핀, 그리고 베트남의 GDP를 합한 것보다 더 크다. 구매력을 기준으로 본 GDP는 우리나라의 1.4배가 된다. 세계에서 4번째로 인구가 많은 인도네시아가 현재의 속도로 경제성장을 지속할 경우 2000년 경에는 구매력 기준으로 세계 7위의 거대시장이 될 전망이다.

소득수준이 높아지고 경제규모가 확대되면서 일어나고 있는 중요한 변화 중 하나는 구매력있는 소비계층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인도네시아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를 근거로 추산해 볼 때 기본적인 의식주 문제를 해결하고 어느정도 생활기반이 잡힌 중,상류층 인구가 최소한전체인구의 38%인 7,400만명에 이른다. 중산층의 확산은 소비패턴의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소비지출에서 내구소비재의 비중이 증가하면서 비누, 치약 등 생활 필수품이나 라디오와 같은 저가 소비재에 국한되었던 인도네시아의 소비시장이 점차 TV, VCR, 냉장고 등 중고가 소비재로 확산되고 있다. 아직까지 내구소비재의 보급률이나 시장규모가 그리 크지는 않지만 90~95년 사이의 판매증가율을 살펴보면 식료품과 비내구소비재보다 내구소비재가 월등히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어 향후 경제발전과 함께 내구소비재 시장이 급속히 확대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이렇게 인도네시아의 소비잠재력이 현실화되고 있는 데 반해 인도네시아의 산업은 섬유, 목재 등 몇몇 경공업을 제외하면 아직 급증하는 수요를 감당할 만큼 충분히 발달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인도네시아는 우리 나라를 포함한 외국기업들에게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시장이 아닐 수 없다. 93~95년 사이 인도네시아에 대한 외국인투자가 2배 이상 증가한 것이나 미국정부가 인도네시아를 신흥 거대시장으로 지목하고 자국기업들에게 시장진출을 적극 유도하고 있는 사실은 이와 무관하지 않다. 90년대 들어 투자 및 무역에 관련된 규제가 크게 완화되면서 인도네시아의 사업환경이 전보다 양호해지고 있다는 사실도 인도네시아에 대한 외국인투자가들의 관심을 증대시키는 중요한 요인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제조업을 발전시키기 위한 동력으로 외국인투자를 활용하기 위해 지속적인 규제완화조치를 취해 왔다. 특히 94년의 외국인투자 규제완화조치는 획기적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데 이를 계기로 외국인투자가들은 100%외국인소유기업을 자유롭게 설립할 수 있게 되었으며 그 동안 투자가 금지되었던 항만, 도로, 전력, 통신 등 인프라산업에 대한 투자도 가능하게 되었다. 외국인투자 뿐 아니라 금융부문에서의 개혁도 이루어지고 있다. 관세인하, 수출입 절차 간소화 등 무역에 관련된 규제완화도 추진되고 있으며 이러한 자유화, 개방화, 규제완화의 기조는 향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투자대상지로서 인도네시아의 매력을 높여주는 또 하나의 변화는 아세안자유무역지대 (AFTA)의출범이다. 아세안 각국은 2003년까지 역내 관세를 5%이하로 줄이고 각국의 비관세장벽을 완화하여자유무역지대를 달성한다는 계획을 순조로이 추진중이다. 현재 7개 국가로 구성되어 있는 ASEAN은늦어도 2000년까지 인도차이나 국가들을 정식회원으로 받아들일 예정이어서 동남아시아 전체가 AFTA를 통해 단일시장으로 묶일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동남아시아는 인구규모와 성장활력에서유럽과 북미를 능가하는 큰 시장이 된다. 인도네시아는 인도차이나 국가들을 제외하면 임금수준이 가장 낮고 동남아 남단에 동서로 길게 자리잡고 있어서 동남아 전역으로의 접근이 용이하기 때문에 내수시장으로서 뿐만 아니라 동남아 단일시장 공략을 위한 지역거점으로서도 활용될 수 있다.

소비시장의 확대, 투자환경의 개선, 그리고 AFTA 추진 등 인도네시아에서 일어나고 있는 여러가지 변화들은 우리 기업들로 하여금 인도네시아 시장의 의미를 재인식하고 새로운 진출전략을 수립, 실천하지 않으면 안되도록 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 일어나고 있는 새로운 변화를 적극 활용하여 무한한 잠재력의 현지시장을 선점하려면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새로운 패러다임에 따라 진출전략을 전환해야 한다. 

첫째, 투자의 다각화·고도화를 모색해야 한다. 우리 기업들은 80년대 후반부터 인도네시아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시작하여 현재는 진출한 기업의 수가 300여개에 달한다. 이들 대부분은 인도네시아의 저렴한 노동력과 자원을 활용하여 노동집약적 상품을 생산, 이를 국내로 반입하거나 제3국으로 수출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어 왔다. 그 결과 우리기업들의 대인도네시아 투자는 자연히 제조업에 집중되었고 제조업 내에서도 섬유. 목재, 식품 등 노동집약적 경공업에 치중되어 왔다.

그러나 이제는 인프라, 부동산, 금융, 관광 등 비제조업 분야로 투자를 다각화할 필요가 있다. 정부의 규제완화와 더불어 비제조업 분야에서도 사업기회가 커지고 있으며 우리 기업들이 여러 분야에 진출하여 상호협조체제를 구축할 경우 시너지효과를 얻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편 제조업 내에서는 화학, 전기 , 전자, 자동차, 금속 등 중화학산업 분야로 투자를 고도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임금이 상승하여 저렴한 생산기지로서의 장점이 서서히 사라지고 있는 반면에 공업화가 진전되면서 각종 내구소비재는 물론 공업원료, 부품, 기계장비 등의 현지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둘째, 내수시장에 대한 공략을 강화해야 한다. 우리 기업들은 그동안 인도네시아를 생산기지로만 보아 왔기 때문에 내수판매에 소극적이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의 시장잠재력이 서서히 현실화되어 가는 현 시점에서는 기존의 소극적인 태도를 버리고 보다 적극적으로 내수시장 공략에 나서지 않으면 안된다.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성공을 거 두려면 무엇보다 ▲우수한 기업 및 브랜드 이미지 ▲좋은 품질 ▲효율적인 판매망이 갖추어져야 한다. 이 세 가지 요소는 다른 나라에서도 마찬가지로 중요하지만 지역이 방대하여 효율적인 판매망 없이는 시장침투가 불가능하며 기업간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는 인도네시아 시장에서는 더욱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인도네시아 소비자들에게 좋은 브랜드 이미지를 남기기 위해서는 진출 초기부터 제품 및 브랜드 광고, 기업 홍보 등을 효과적이고 집중적으로 실시할 필요가 있다. 또한 소비자들의 상품선택 기준이 점차 가격 위주에서 비가격적인 요소 위주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현지에 맞는 서비스체제를 구축하여 만족스런 고객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다. 우리 기업들은 아직 인도네시아를 저기능, 단순제품 시장으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중.상류층 인구가 확대되고 유명 외국기업들이 속속 진출하는 상황에서 코스트 절감보다는 품질에 대한 고객의 신뢰 를 쌓는데 더 역점을 두어야 한다. 이와 함께 소비계층 분화에 대응하여 다양한 상품개발에도 힘써야 한다. 효율적인 판매망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초기 진출시 자사유통망을 지닌 합작파트너를 활용하면서 현지시장에 대한 경험을 축적하고 어느 정도 사업기반이 잡힌 후 대도시를 중심으로 전국적인 거점망을 구축하는 단계적 전략이 바람직하다. 인도네시아 소비시장은 지역이 넓은데다 다양한 문화를 가진 종족과 인종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지역, 소득계층, 인종 등에 따른 차별적 마케팅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셋째, 생산 및 경영의 현지화를 추진해야 한다. 이제까지 우리 기업들의 대인도네시아 진출 패턴은한국의 모기업이 제품이나 기술개발을 전적으로 담당하고 인도네시아의 자기업은 필요한 시설과 원,부자재를 한국에서 조달하여 조립, 생산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경영에 대한 통제권을 유지하기 위해 중요한 자리에 현지인을 고용하는 일도 기피해 왔다. 이러한 생산 및 경영방식은 현지의 수요와 기호 변화에 대한 대응속도를 늦추고 현지인 사원들 의 사기를 떨어뜨림으로써 궁극적으로 판로확대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우리 기업들이 최근 동남아 현지 시장을 겨냥한 제품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는 선진 외국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적정수준까지 기술이전을 확대하고 인도네시아 내에서의 R&D활동을 활성화하는 한편 현지부품 조달 비중을 확대시키는 등 생산의 현지화를 이룰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중요한 직책에 현지인을 고용하고 현지기업의 의사결정권한을 확대하는 등 경영의 현지화를 추진함으로써 현지인들의 경험과 정보를 활용하여 내수시장에 대한 침투력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

넷째, 역내 네트워크형 투자를 적극 모색해야 한다. AFTA가 추진되고 역내 경제협력 프로그램이 활성화됨에 따라 생산과 판매를 국별로 계획, 실행하는 것보다 각국의 생산비용과 기술수준을 고려하여 동남아지역을 포괄하는 공정별 분업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점차 더 유리해지고 있다. 내수시장뿐만 아니라 동남아 단일시장을 공략하는 네트워크형 투자의 한 축으로 인도네시아를 활용하는 방안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인도네시아는 현재보다 앞으로의 성장잠재력이 더 큰 시장으로 인도네시아의 대다수 국민들이 '본격적인 소비자' 로서의 면모를 갖추기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진출 초기에는 기대했던 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해 실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장기적인 안목과 끈기를 가지고 접근한다면 머지 않아 인도네시아의 성장잠재력을 우리 기업의 성장활력으로 탈바꿈시킬 수 있을 것이다. 21세기의 유망시장 인도네시아는 시장의 판도가 완전히 짜여지지 않은 지금 좀 더 적극적으로 진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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