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에서는 이슬람 부흥운동이 필리핀 무슬림 공동체에 어떠한 측면에서 영향을 미쳤으며, 특히 이들의 분리주의 운동의 발생과 전개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를 살펴보았다. 필리핀 무슬림 분리주의 운동은 독립 후 중앙정부가 추진한 근대화 과정에서 발생한 소외감과 상대적 박탈감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분리주의 운동을 가능하게 했던 원동력은 당시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던 이슬람 부흥운동에서 찾을 수 있다. 선교와 교육활동으로 전개된 이슬람 부흥운동은 무엇보다도 그동안 지역과 종족 단위로 분열되어 있던 필리핀 무슬림들에게 통일된 민족 정체성, 즉 모로 민족주의를 탄생시켰다. 이를 기반으로 전개하고 있는 분리·독립 운동은 이슬람 원리에 입각한 이슬람 국가의 수립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를 수용하지 못하는 중앙정부와 지속적으로 갈등을 빚고 있다. 수많은 협상과 타협이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50여 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분쟁이 지속되는 이유는 필리핀 정부의 미약한 분쟁해결 능력과 무슬림 세력 내부의 지속적인 분열, 그리고 외부세력의 미온적이고 근시안적인 중재 행태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세 요소에 특별한 변화가 없는 한 필리핀 무슬림 분리주의 운동의 미래는 여전히 진행형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