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중국의 부상에 가장 기민하게 대응해 온 국가 중 하나로 평가돼온 싱가포르의 지식기반 강화 노력을 미시적 차원에서 분석한다. 특히 디자인을 교육과 연구의 중심에 둔 새로운 국립대학 SUTD의 설립에 싱가포 르의 전략적 포지셔닝 조정 의도가 담겨있다고 보고, SUTD 설립 과정의 논의들과 그 이론적 토대들을 검토한다. SUTD가 추구하는 ‘Big D’는 이공계 전반은 물론 사회경제 시스템에 관한 디자인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그렇게 기존 협의의 디자인 개념을 극복하고 ‘디자인적 사고’에 기초하여 과학기술 연구와 교육, 혁신을 추동하고자 하는 것은 매우 선도적·실험적 추구라 할 만하다. 또한 SUTD가 중시하는 지식은 노하우 등의 암묵적 지식을 포괄하고, 그를 획득·체화하기 위한 현장중심의 실천·사용·상호 작용을 통한 학습을 중시한다는 점 또한 학계의 새로운 이해를 반영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학계의 논의를 국가혁신체제 속에 실질적으로 제도화 하려 한 싱가포르의 노력을 분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