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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정보

[정치] 19세기 이후 통합주의의 역사적 전개과정을 통해 본 21세기 중남미 통합운동의 회의적 전망* - 미란다, 볼리바르/ 마르띠/ 차베스를 중심으로

중남미 일반 국내연구자료 학술논문 전용갑 /Yonggab Jeon 한국외국어대학교 중남미연구소 발간일 : 2015-09-17 등록일 : 2017-09-21 원문링크

지난 2백 년 간 라틴아메리카에서 가장 광범위하게, 그리고 가장 지속적으로 회자되었던 이슈 중의 하나는 아마도 ‘통합’일 것이다. 이 화두는 18세기 후반 라틴아메리카 해방의 '선구자(Precursor)'인 프란시스꼬 데 미란다(Francisco de Miranda)가 북으로는 미시시피 강에서 남으로는 오르노스 곶(Cabo de Hornos)에 이르기까지 광활한 대륙을 하나의 주권국가로 묶는 ‘콜롬비아(Colombia)’ 구상을 통해 처음 제기한 이래, 오늘날까지 대륙의 철학과 사상 등 정신사적 지형은 물론 정치, 경제, 사회, 문화와 같은 거의 모든 현실적 층위를 아우르는 거대 담론으로 기능해 왔다. 그러나 통합논의가 언제나 동일한 조건 하에 표출되었던 것은 아니다. 라틴아메리카가 처한 시대적 상황에 따라 통합을 주창하는 당위성과 지향하는 초점 또한 변화되어 왔다. 즉, 미란다 이후 19세기 전반기까지의 통합론은 스페인 식민지배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독립의 수단’으로 제기되었으며 따라서 그 외연도 주로 정치, 군사, 사회적 통합을 근간으로 하는 물리적, 제도적 성격을 띠고 있었다. 반면 19세기 중반부터 20세기 후반까지 약 150년 동안의 통합론은, 같은 기간 동안 팽창주의를 근간으로 아메리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헤게모니를 장악한 미국을 의식한 반미주의, 반제국주의적 흐름과 밀접한 연관을 지니며 전개되었다. 이미 외형적인 정치적 독립을 달성한 이 시기의 통합론은 전 시기의 물리적 통합을 넘어 대륙의 국가발전 방안과 특히 “독립은 형식의 변화가 아니라 정신적 변화의 문제”라는 호세 마르띠의 말이 함축하듯 ‘정신적 해방과 각성’을 촉구하는 내면적, 철학적 성격이 심화되었다. 마지막으로, 동서냉전이 해체된 20세기 후반이후 오늘날까지의 통합논의는 최근의 중남미 좌파 정부들이 중심이 된 ALBA나 세계은행(World Bank)과 국제통화기금(IMF)에 대항한 남미은행, 그리고 미국과 캐나다를 제외한 나머지 33개국의 지역 공동체인 라틴아메리카 ․ 카리브 국가공동체(CELAC)의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듯 주로 세계화와 신자유주의에 대한 대안적 성격이 강하며, 통합의 논리 또한 라틴아메리카만의 국지적 차원을 넘어 범세계적인 틀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이와 같은 통합론의 변천과정은 이 화두가 고정된 ‘목적 지향적 담론’이 아니라 주변 환경에 따라 변화, 조응하는 ‘유기체적 담론’임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통합론의 역사적 전개과정에 주목한다면, 이 논의의 과거와 현재적 평가는 물론 미래의 향방까지도 조심스레 예측할 수 있는 시야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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